(1) 공해자유의 원칙
전통적인 공해의 자유는 몇 가지 전제에 기반한다. 첫째, 해양 은 사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영유(appropriation)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둘째, 해양의 자원은 고갈되지 않고, 셋째, 일국의 공해의 이용은 다른 국가의 공해 이용을 저해하지 않으며, 마지막으로는 해양은 방대한데 비 해 이용자는 제한적이기에 인간의 활동으로 해양환경이 파괴되지는 않으 리라는 생각이다.210) 또한 1958년 『공해에 관한 협약』 제2조는 공해의
자유 네 가지인 항행의 자유, 어로의 자유, 해저전선과 관선 부설의 자 유, 공해 상공비행의 자유를 국제법의 일반원칙(general principles of international law)으로 명시한 바 있다.211) 공해자유의 원칙은 국제법의 우선적인 원칙이고, 심지어는 연안국의 배타적인 주권 하에 놓이는 영해 도 직선기선을 획정하기 전 영해가 아니었던 부분이 있던 사정이 있다면 이를 감안하여 무해항행권이 존속될 수 있는 것처럼, 일국의 국내법 입 법안을 해양의 특정수역에 새롭게 적용시킨다고 해도 공해자유의 원칙을 무효화할 수는 없다. 앞서 예로 든 영해의 경우, 국가 주권과 연안국의 관할권이 적용이 되는 객체면서 타국이 향유하는 국제법적 권리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212)
그렇다면 공해의 자유와 영토주권 및 관할권과의 관계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공해의 ‘자유’가 무엇으로부터 의 자유인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주권 행사로부터의 자유 로 볼 수도 있지만, 혹은 좀 더 암묵적인 자유로 보는 측에서는 각국이 국제법에서 허용한대로 행위해야 하는 규제수역의 특징으로 보기도 한 다.213)
Lotus
사건에서는 공해의 자유가 ‘공해에 대한 영토주권의 부재’로 정의된 점에서 유추해볼 때 공해의 자유와 영토주권을 상호배타적인 관계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214) UN해양법협약 제89조는 공해에 대한 주권주장의 무효를 명시적으로 입안하였으며, 이는 1973년 여러 해양법 성문화 과정 초안에서 공해가 연안국의 주권과 관할권의 대상이 되지 않 도록 한다는 점이 여러 차례 건의된 데서 비롯된 것이다.215) 그리고 공
210) Schrijver, supra note 57, p. 214.
211) UN, Final Act of the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he Law of the Sea, held at the European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High Seas (29 April 1958), United Nations Treaty Series, No. 6465 (1963), p. 84; Crawford, supra note 36, p. 298.
212) Jennings and Watts, supra note 34, p. 38.
213) Douglas Guilfoyle, ‘The High Seas’, Donald R. Rothwell et al. (eds.), The Oxford Handbook of the Law of the Sea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15), in p. 204.
214) The Case of the S.S. Lotus, Collection of Judgments (September 7, 1927), Series A. No. 10, Publications of the Permanent Court of International Justice (1927), p. 25.
215) Myron H. Nordquist (ed.),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해를 제한하는 근거로는 국제공동체(international community)의 이익을 들고 있다.216)
공해 어업 자유 혹은 어로의 자유는 원양어업국이 원용해온 전 통적인 공해상 자유의 하나로 이미 관습국제법과 조문상 확립된 원칙이 지만, 조업기술217)이 발전하여 어업자원의 고갈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자 국제사회 내 공해 어업자유의 규제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게 되었다.218) 그리고 공해 어업자유의 제한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연안국의 이익보호를 위해 관할권 이원지역 중 인접한 공해에 대해 연안국의 특수한 이익을 수호하는 쪽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다른 방향으로는 국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공해의 생물자원의 보존을 위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는 것이다.219) 그러나 특히 유의할 점은 공해의 자유 중 항해의 자유와는 달리 어업권은 공간의 이용(spatial appropriation), 유한한 물건의 취득과 사용(acquisition and exploitation of commodity)을 다룬다는 점이다.220) 또한 어족자원은 지속적으로 이동 하고, 인간이 만든 경계에 머무르지 않으며, 고갈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에 공동의 천연자원 재산으로 볼 수 있으며, 해수로부터 분리된 경우에 만 비로소 재산권이 된다.221) 공해의 자유 중 어업의 자유, 더 세부화해
1982: A Commentary, Volume III (Hague: Martinus Nijhoff Publishers, 2002), p. 94, para. 89.3-89.9.
216) ILC, Documents of the Eighth Session Including the Report of the Commission to the General Assembly, A.CN.4/SER.!/1956/Add.1 (1956), p. 278, Article 27, para. 5;
해양법이 역사적 기능이 공동 이익의 수호와 조정이라는 언급도 이루어진 바 있다.
Myers S. McDougal and William T. Burke, The Public Order of the Oceans: A Contemporary International Law of the Sea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62), p. 1
217) satellite transponders, aerial or sea-based electronic surveillance, shore-based tracking station to form a vessel monitoring system 등이 예다.
218) Francico Orrego Vicuña, The Changing International Law of High Seas Fisheri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9), p. 1; 이창위, ‘공해어업에 관 한 분쟁해결 제도의 발전과 전망’, 『국제법학회논총』, Vol. 56, No. 3 (2011), p .155 219) Nelson, supra note 186, p. 113.
220) Gavouneli, supra note 54, p. 97.
221) Ibid; R. R. Churchill and A.V. Lowe, The Law of the Sea , 3rd edition, (London:
Manchester University Press, 1999), p. 281.
서 옮기자면, 국제어업법의 성문화에는 이와 같은 특수성이 반영되어야 하기에 기타 해양법 규제보다 어려운 점이 산적해있다. 공해라는 공동의 개방된 공간은 연안국의 관할권이 가장 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인데 비하 여, 어업자원에 대한 이익은 재산권으로 포섭될 수 있기에 공유지의 비 극이 다시금 재발하는 이유가 된다. 어업자원의 이용은 또한 현재와 미 래세대의 이익을 위한 귀중한 공유물의 보존과도 직결된다. UN해양법협 약 및 향후 공해어업 관련 법제는 법적 그리고 경제적 문제에 봉착하였 고, 전통적인 관할권을 존중하면서 국제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 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난점을 가지게 되었다.222)
물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은 1958년 4개 협약을 골자로 하였 기에, 제87조 제1항에 전통적인 공해의 자유도 포섭하고 있다. 제87조는 ILC의 1956년 초안 제27조가 규정한 사항이 발달된 바다.223) ILC는 1956년에 이미 조문 상 항해의 자유, 어업의 자유, 해저전선과 관선 설 치, 항행의 자유 등이 국제법상 실정법(positive law)으로 자리잡았음을 재확인하였다.224) 또한 이제 조업의 자유를 포함하는 공해의 자유는 일 반관습법의 일부로 볼 수 있다.225) 특히 상기 맥락에서의 ‘자유’란 개인 이나 선박의 자유가 아닌 국가가 향유하는 자유이기에, 국제사회에서 각 국가에 권한(competence)을 부과하는 레짐이다.226) 영토에서 국가의 입 법 및 집행관할권 등은 영역성(territoriality)에 기초한다면, 공해에서는 속인주의(nationality)에 근거하여 기국주의로 자국의 선박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227) 결과적으로 1958년 제네바 『공해에 관한 협약』 제2조
222) Gavouneli, supra note 54, p. 98.
223) ILC, Documents of the Eighth Session including the Report of the Commission to the General Assembly, Yearbook of the International Law Commission 1956, volume II, A/CN.4/SER/A/1956/Add.1, p. 259.
224) Ibid., p. 278.
225) Carl August Fleischer, ‘The Relationship of the New Régime on Fisheries to Other Resources’, Recueil des Cours, v. 209 (1988), pp. 170-171.
226) 이런 점에서 한 지역에서 고유한 방법으로 세대에 걸쳐 조업을 하는 개인의 경제 및 사회적 권리인 역사적 어업권(historical fishing right)과는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227) Ibid., pp. 171.
에 명기된 대부분의 공해의 자유 문언이 UN해양법협약 제87조로 이식 되어 다양한 권리의 총체가 보장받게 되었다. 또한 국가 관할권에 관한 한 UN해양법협약의 제7부 공해 부분은 국제법의 관습법을 반영한다.228)
지금까지는 공해 어로의 자유 그 자체를 분석하였는데, 그만큼 공해내 어업권과 어업행위 수행 시 부가되는 자유제한 조항 역시 아울러 검토해야 한다. UN해양법협약 제2절 ‘공해생물자원의 관리 및 보존’의 제116조는 ‘공해어업권’을 다룬다. 이때 모든 국가는 첫째, 자국의 조약상 의무, 두 번째, 특히 제63조 제2항과 제64조부터 제67조에 규정된 연안국 의 권리, 의무 및 이익, 그리고 세 번째, 해당 절의 규정에 따라 자국민 이 공해에서 어업에 종사하도록 할 권리를 지닌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이 미 1956년도 ILC 잠정초안의 주석에서 등장한 내용이며, UN해양법협약 에서는 좀 더 명확하게 조문으로 등장하게 되었다.229) 여기서 ‘자국민 (nationals)’이란 선원의 국적과는 상관없이 어선의 국적으로 정의되기에 제116조상 국가의 일차적 의무는 기국(flag state)이 지게 된다.230) 그러 나 이 중 (b)의 요건인 제63조 EEZ 체제 내 생물자원의 이용 제2항에는 더 많은 논의가 생성되었는데 특히 앞서 연안국의 관할권과 국제기구 중 공유어업자원에 대한 관리주체 논의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제2항에는 연 안국이 EEZ의 생물자원에 관해 자국의 어획능력이 결정하는데, 연안국 이 만약 전체 허용어획량(allowable catch)을 조업할 능력이 부재한 경우 그 밖의 약정이나 제4항에 언급된 조건과 법령에 따라 허용어획량의 잉 여량에 대해 타국의 입어를 허용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제4항은 EEZ 내 어로행위를 하는 타국가의 국민이 연안국의 법령에 의해 수립된 보존 조치와 그 밖의 조건을 준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는 어 부에 대한 조업허가(licensing), 어선과 조업장비의 허가, 어획가능한 어 종의 결정, 어획할당량의 결정, 어로기, 어로수역, 어구의 종류와 크기 등 이 고려될 수 있다. 또한 제63조 이후 제67조까지는 고도회유성 어종, 해 양포유동물, 소하성 어종(anadromous stocks: 溯河性魚種), 강하성 어종
228) Crawford, supra note 36, p. 301.
229) ILC, supra note 223, pp. 278, 286-290.
230) Nordquist, supra note 215, p. 286;
(catadromous species: 降河性魚種) 등에 대해 공해의 자유를 유지하려 는 의도로 성안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연안국이 공해 내 어업에 대해 가지는 어업권을 보장하는 듯한 문언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해당 조항 은 여러 해석에 직면하였는데, 한 진영은 이를 경계왕래 어종에 대한 연 안국의 우월한 권리 혹은 관련 조치를 입법할 수 있는 기제로 마련한 것 으로 보기도 하였다.231) 그러나 반대로 해석을 하는 편에서는 제116조의
‘제63조 제2항과 제64조부터 제67조까지 규정된 연안국의 권리, 의무 및 이익’을 지킬 것을 조건으로(subject to)에 대해 관련 협상 실패 시 조업 국이 연안국의 권리, 의무 및 이익에 대한 상당한 고려를 주문한 것뿐이 며, 그렇다고 해서 연안국의 보존조치에 구속된다거나 연안국의 이익에 복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232) 이와 같은 이견의 대립에 1980년도 까지도 제63조 제2항에 대한 여러 비공식 수정안이 제출되었고, 상당수 는 EEZ 이원 수역의 어업에 관한 연안국의 관할권을 비합리적으로 확장 시키려는 시도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233) 이와 같이 경계왕래어족에 관 한 여러 논란은 향후 1995 UN 공해어업협정이 추가되는 계기가 되었다.
제116조 이후 제117조와 제118조는 공해생물자원의 관리 및 보존에 있 어 조문상 국제환경법원칙을 내포하며, 이에 공해어업의 자유에 대한 제 한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제117조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공해 생물자원 보존조치를 취할 국가의 의무(duty)를 규정한다. 제118조는 생물자원의 보존 및 관리를 위해 국가 간 협력할 것을 규정하는데 이중에는 적절한 경우 소지역 또는 지역어업기구를 설립하는데 서로 협력해야 한다. 해당 의무는 신의칙(good faith)에 의해 협상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234)
제119조는 공해생물자원 중 어업에 초점을 맞추고 더욱 세밀한 요건을 제시한다. 해당 조는 공해생물자원의 허용어획량(allowable
231) Edward L. Miles and William L. Burke, ‘Pressures on the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of 1982 Arising from New Fisheries Conflicts:
The Problem of Straddling Stocks’, Ocean Development & International Law, Vol.
20, Issue 4 (1989), p. 352.
232) ILA, Rept. of the 65th Conference (1992), p. 273.
233) UN Doc. C.2/Informal Meeting/54/Rev1 참조.
234) Nordquist, supra note 215, p.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