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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토 시 론
글로벌 개발협력에도 한류(韓流)가 기대된다
박재길 | 국토연구원 부원장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방식이 새로워지고 있다. 물질적 원조 이 상으로 개발 역량을 키우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구미 선진국은 오 랫동안 개발도상국을 원조해 왔지만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단순 히 요소 투입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하는 방 증인 셈이다. 개발도상국 스스로 자원을 효과적으로 동원하는 방법을 내재 화하도록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 2010년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에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개발 역량 지원을 의제로 채택하였다. 지원국, 수 원국이 개발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나누면서 협력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개발도상국이 사회발전 과정을 배우고자 하는 나라로 가장 먼저 우리나라 가 손꼽히고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나라 중,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와서는 개발도상국의 지도자 및 공무원들이 줄지어 우리나라를 찾 아오고 있다. 분야별로 관계 기관을 찾아 배우고, 질문을 던지고, 현장을 시 찰하고, 체험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제도와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면 서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은 과거 선진국들이 수 세기에 걸쳐 해 온 경제성장을 불과 반세기 만 에 이루어냈다. 그 동안 농촌 중심의 정주공간도 도시 중심의 정주공간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민주화를 통해 인본주의 사회도 열게 되었고, 어느 나라보 다도 앞선 정보화 기술로 사회전체를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발전시켜오고 있다. 한국이 이룩해낸 산업화, 도시화, 민주화 과정 전체가 개도국의 벤치마 킹 모델이 되고 있다. 국토개발 분야만 보더라도 그렇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반명제(反命題)로 서로 부딪혔지만, 우리나라는 도시화 정책이 경제활동 집적의 기반이 되도록 그 둘을 조화시켜왔다. 재원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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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토지를 구획하여 공공주도의 도시개발사업을 추 진해왔다. 토지가치를 높여 민간자본을 집중시킴으 로써 주택지를 만들고,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도 설 치하면서 도시를 구성하였다. 다음 단계로 대도시에 집적된 경제활동을 대도시 주변으로 확산시켰다. 신 도시를 만들고 도시고속도로 및 광역전철을 건설하 여 인구 및 기능을 주변으로 확산시켰다. 이번 단계 에는 대규모 택지개발에 새로 도입한 토지전면매수 방식이 크게 기여하였다. 국민주택 등 주택공급제도 도 새로 확립하여 민간부문의 주택시장 형성도 병행 하였다. 그간 경제성장 및 도시화 과정에서 토지제 도, 계획제도, 건설제도 및 주택제도가 새롭게 변화 되었다. 이같은 국토개발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 에서 여러 제도와 정책이 발전되어왔다. 교육제도, 행재정제도가 수립되었고, 지역사회 개발을 이끈 새 마을운동도 전개하였다.
경제성장과 사회개발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개 발도상국이 우리나라를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 스러운 귀결이다. 개발도상국은 과거 우리나라의 경 우처럼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도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도시로 대거 집중되는 노동자와 주민들을 위한 주택지도 조성해야 하고, 상하수도, 학교 등의 시설도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어떻게 계획을 수립하여 토지를 확보하고, 어떻게 보상하여 취득할지 그 방법을 몰라 답답해하는 경 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쌓아온 지 식과 경험으로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활용한 지식과 쌓아 온 경험을 체계 적으로 정리해 개발도상국에 전달하는 것으로 글로 벌 개발협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발전 과정에 있었던 여러 경험을 정리하고 해석하는 일
에 힘써야 한다. 분야별, 기구별로 분류하여 추진하 던 것을 종합하여 글로벌 개발협력을 체계적으로 수 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동시에 실제로 당사국에 적 용하고자 할 때에는 그 나라의 사회적 배경과 문화 적 맥락을 알고 이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개발협 력이 이들에게 적합한 것이 되도록 진정성을 가지 고 소통하여야 협력 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글로벌 개발협력에 새로운 한류(韓流)가 형성 될 수 있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성장사회에서 해결하지 못 하고 남은 과제와 압축성장의 부작용도 찾아서 해결 해야 한다. 성숙사회를 지향하는 현 시점에서 과거 의 성장사회를 되돌아보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 이다. 그리고는 생태 및 지구환경을 소중히 하고, 사 람과 지역사회가 활기를 발하는 성숙사회를 이뤄 글 로벌 개발협력에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개발협력이 또 하나의 한류를 만 들어 지구촌 전체의 번영에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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