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04
고재남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미·러 관계 전망
세미나 일자 2016. 1. 26
발 표 고재남 유럽·아프리카연구부장(소장 대리) 토 론 김덕주 유럽·아프리카연구부 교수
김현욱 미주연구부 교수
서동주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책임연구위원
이 문건은 집필자의 견해를 바탕으로 ‘열린 외교’의 구현과 외교정책수립을 위한 이 글은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에서 매주 개최되는
주요국제문제분석 세미나에서의 논의를 참고로 하여 저자가 작성한 것입니다.
발 행 일 2017년 2월 7일 발 행 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편 집 김자용 연구원
디 자 인 역사공간 인 쇄 웃고문화사
발간등록번호 11-1261021-000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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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문제의 제기 01
탈냉전기 미국 신 정부 출범과 미·러 관계의 변화 추이 03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정책 추진 환경 10
트럼프 행정부하 미·러 관계 전망 17
정책적 고려사항 22
2017-04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미·러 관계 전망
1. 문제의 제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국정 비전으로 제시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미국인을 포함한 세계인들의 ‘우려와 기대’ 속에 2017년 1월 20일 출범하였음.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이 구축·주도해 온 세계 질서에는 물론 미국의 국내외 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향 후 미국의 국내외 정책과 세계 정세 변화의 ‘불확실성(uncertainty)’과 ‘불예측성 (unpredictability)’을 증대시키고 있음.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제시한 국내외 정책, 기득권 정치 세력 및 언론과의 이견과 마찰, 그의 경력(군, 행정부 및 정치권에서의 근무 경험 전무), 대중 영합주의, 독특한 성격과 정서 등은 이러한 우려를 증대시키고 있음.
현재 미·러 관계는 양국 간 ‘신 냉전’, ‘군사적 충돌 가능성 상존’ 등이 지적될 정도로 탈냉전기 최악의 상태에 있으며,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미·러 양자 관계의 향배에는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사태, 북한 핵문제, 핵 군축·테러 등 국제 현안의 해결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
미국에서 신 행정부의 출범은 미·러 관계의 변화 요인으로 작용해 왔으며, 푸틴 (Vladimir Putin)에게 우호적이고 가치와 이념보다는 이익을 중시하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러시아에게 대미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
으로 간주되고 있음.
그동안 미국 대선이 미·소/미·러 관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온 일부 연구자들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중시하는 민주당보다는 현실주의의 실익을 중시하는 공화 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러 관계가 더 협력적이었다는 주장을 하였음.
또한 탈냉전기 미·러 관계에서는 미국 내 신 행정부의 출범 후 협력 관계로 시작 했다가 갈등·대립 관계로 끝맺음하는 사이클이 지속되어 왔는데, 그 요인들을 둘러 싸고 미국 책임론, 러시아 책임론, 그리고 양국 책임론이 공존하고 있음.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행정부 내 외교·안보 각료들이 구성되었는데도 불구 하고, 향후 미·러 관계의 향배에 대한 정확한 전망이 불가능한 상황임.
이는 미·러 양국 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국제 현안의 난해성, 트럼프 행정부 내 대러 정책에 대한 이견 상존,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 간 대러 정책의 차이, 양국 국민들의 반미·반러 여론 등 때문임.
향후 미·러 관계는 미·중 관계, 러·중 관계, 한·러 관계, 러·북 관계 등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
특히, 북한과 가장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가장 적대적인 대립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 간 양자관계의 변화 양태는 향후 북한 핵문제 해결 등 동북아 정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
본 보고서는 우선 탈냉전기 미국 신 행정부의 출범과 미·러 관계의 변화 양태와 요인을 분석한 후, 트럼프 행정부하 미·러 관계의 결정 요인을 촉진 요인과 제약 요인 으로 구분해 분석하여 국제 현안을 중심으로 양국관계를 전망해 보고 있음.
2. 탈냉전기 미국 신 정부 출범과 미·러 관계의 변화 추이
가. 미국 신 행정부의 출범과 미·러 관계의 변화 추이
탈냉전기 미·러 관계의 급격한 개선은 소련 시기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서기장/대통령의 소위 ‘4D 정책(탈이념주의, 탈냉전주의, 탈군사주의, 민주주의)’로 종합되는 ‘신 정치적 사고(New Political Thinking)’에 입각한 대미·대유럽 정책의 추진 결과임.
부시(George H. W. Bush) 대통령은 고르바초프의 신 정치적 사고를 적극 활용하는 정책을 추진했으며, 그 결과 중유럽의 탈공산화가 촉진되었고 유럽 재래식무기 감축 조약 (CFE: Treaty on Conventional Forces in Europe, 1990년), 전략무기감축협정 (START: The Strategic Arms Reduction Talks, 1991년) I 등이 체결되었음.
부시 대통령은 1989년 12월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지중해에 위치한 몰타에서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하였음.
또한 부시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개혁·개방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소연방 붕괴가 가속화되자, 옐친(Boris Yeltsin) 대통령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 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였음.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1992년 대선정국에 직면해 옐친 정부가 급진적인 경제개혁 으로 극심한 정치·경제·사회 혼란을 겪고 있음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으며, 그 결과 러시아 내 반미 감정을 증폭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실책을 범하였음.
클린턴(Bill Clinton) 행정부(1993~2001년)는 출범과 더불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글로벌 차원에서 확산시키는 ‘개입과 확대 정책(engagement and enlargement policy)’이라는 대외정책을 적극 추진했으며, 따라서 옐친 대통령의 시장경제 및 민주 주의로의 체제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음.
클린턴 대통령은 취임 3달 후인 1993년 4월 밴쿠버에서 옐친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개최하고 ‘역동적이고 효과적인 동반자 관계(a dynamic and effective US-Russia Partnership)’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하면서, 연례 정상회담, 고어·
체르노미르딘 위원회 등 고위급 회담을 통해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확대하기로 합의하였음.
클린턴 행정부는 옐친 대통령과 전례없이 15회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한편 으로는 러시아 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글로벌 정책에 호응시키기 위한 대러 정책을 추진하였음.
그러나 미국 등 서방 세계의 기대에 못미친 경제 지원과 경제위기 심화, 미국 주도의 유럽 질서 재편 정책(예: NATO-PFP 프로그램 및 NATO 확대 추진 등)은 옐친 정부의 대미 견제 정책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음. 즉, 러시아에서 1996년 1월 친서방주의자인 코지레프(Andrei Kozyrev)가 물러나고 유라시아주의자 이자 다극주의 신봉자인 프리마코프(Yevgeny Primakov)가 외무장관이 되었음.
또한 클린턴 행정부는 옐친 대통령의 건강 이상에 따른 국정수행 능력의 현저한 약화, 1998년 8월 모라토리엄 선언이 증명해 주는 경제위기의 심화, 1999년 8월 제2차 체첸 전의 발생 등과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의 지정학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클린턴 행정부 말기 미·러 관계가 악화되었음.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1997년 탈러·반러적인 독립국가연합(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국가들의 GUAM(그루지아,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몰도바) 결성을 지원하였으며,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99년 폴란드, 헝가리, 체코 공화국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에 가입시켰으며, 1999년 초에는 NATO의 코소보 사태 개입을 실행하였음.
대러 관계 개선에 부정적이던 부시 행정부(2001~2009년)는 출범하자마자 클린턴 행정부의 대러 정책을 비판하면서 클린턴 행정부의 대러 정책 흔적 지우기와 대러 봉쇄 정책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음.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2001년 6월 슬로베니아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반전되었으며, 부시 행정부의 대러 협력 정책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하였음.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관계는 9.11 테러 사태를 계기로 크게 진전되었는데, 이는 푸틴 대통령의 대미 관계 개선 노력에 기인함. 푸틴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로는 첫 번째로 부시 대통령에게 9.11 테러 사태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뒤이은 부시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반 테러 군사작전에 적극 협조하였음. 또한 푸틴 대통령은 대미 쿠바 정보 수집 시설을 폐쇄함과 동시에, 부시 행정부의 탄도탄 요격미사일 조약(ABM: Treaty on the Limitation of Anti-Ballistic Missile Systems) 탈퇴를 수용 하면서 전략공격무기감축협정(SORT: Strategic Offensive Reductions Treaty, 2002년)의 체결을 받아들였음. 심지어 푸틴 정부는 2002년 러시아가 주장한 거부 권이 부여되지 않은 ‘나토·러시아 위원회(NATO-Russia Council)’의 구성을 조건 으로 발트 3국의 NATO 가입을 용인하였음.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러한 푸틴 정부의 대미 협력 정책에도 불구하고 2003년 3월 러시아가 반대하는 이라크 침공을 단행했고, 유럽 MD와 NATO 확대를 추진했으며, 심지어 러시아가 특수 이해 지역으로 주장하는 CIS 내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시민 혁명을 지원해 친 서방 정권을 수립했으며, 2006년에는 가스프롬(GAZPROM)의 그리스-터키 가스관 건설 사업 참여를 무산시켰음.
이러한 부시 행정부의 러시아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이익을 침해하는 일방주의 정책은 푸틴 정부의 대미 적대 정책을 강화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였음. 특히, 제2기 푸틴 정부 들어 강대국으로의 재부상은 러시아의 외교·안보 정책을 순응적·협력적 기조에서 공세적·독자적 기조로 변화시켰으며, 이는 2007년 2월 뮌헨 국제안보회의 에서 공개적으로 표명되었음. 동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북한의 핵개발, 중동 정세의 불안정 등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기인한다고 주장하였음.
부시 행정부는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8년 들어 코소보 독립(2월)과 불가리아에서 개최된 NATO 정상회담(4월)에서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실현시키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걸었음. 부시 행정부의 조지아,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노력은 프랑스, 독일 등의 반대로 무산되었지만, 조지아 사카쉬빌리 (Mikheil Saakashvili) 대통령의 가입 여건 조성을 위한 남오세티아에 대한 군사 작전은 러·조지아 전쟁으로 비화되면서 부시 행정부 말년에 미·러 관계를 크게 악화 시켰음.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2009~2017년)는 출범과 더불어 부시 행정부하에서 악화된 대러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관계 ‘재조정 정책(reset-button policy)’을 추진 하였음.
오바마 행정부의 대러 관계 개선정책 추진은 ‘핵없는 세계 건설’과 반 테러 작전, 세계 경제위기 극복 등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기인함.
메드베데프(Dmitri Medvedev) 정부도 2008년 8월 발생한 미국발 세계 경제·
금융 위기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현대화’ 정책을 추진했음. 러시아에게 미국은 이를 위한 주요 협력 대상국이었음.
양국 정부는 전략핵무기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감축하는 New START를 2010년에 체결했으며, 핵 테러로부터 공동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2010년 4월 시작된 ‘핵안보 정상회의’,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G20 정상회의 등 다자정상회의는 물론 양자 정상회의를 통해 양국 간 협력 관계를 확대·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 였음.
그러나 양국관계가 점차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초부터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시민혁명, 소위 ‘아랍의 봄’에 따른 리비아 사태와 시리아 사태의 해법을 둘러싼 대립이 시작되면서부터임. 특히, 2011년 9월 푸틴의 대선 출마 선언과 뒤이은 반 푸틴 데모, 그리고 동년 12월 실시된 국가두마 선거 부정에 대한 사상 최대의 반 정부 및 반 푸틴 데모에 관한 오바마 행정부 주요 인사들의 지지성 발언, 그리고
반 정부 인사 체포에 대한 클린턴 국무장관의 비난, 신임 주러 대사인 맥폴(Michael McFaul)의 야당 인사 접촉 등은, 당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오바마 정부에 대한 비판을 증대시키면서 양국관계를 악화시켰음. 당시 러시아 집권세력은 미국이 러시아 내에서 시민혁명을 기도하고 있다고 인식함.
미·러 관계는 제3기 푸틴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더욱 악화되었는데,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미국에서 2012년 5월 개최된 NATO 정상회담과 G8 정상회담에 불참 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맞대응해 동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담에 불참 하였음.
한편, 러시아 국내문제에 대한 미국 언론과 정치인들의 비난, 그리고 미국 의회의 대러 제재 조치도 미·러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음. 또한 2013년 8월 발생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Central Intelligence Agency) 직원 스노우든 망명사태는 오바마 행정부가 동년 9월 초 상트 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예정된 미·러 정상을 취소하는 사태로 비화되었음.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2월 개최된 소치 동계올림픽에 불참했으며, 동년 3월 발생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에 대응해 서방 세계의 대러 제재를 주도하였음. 이는 러시아의 맞제재를 초래하면서 양국 관계를 ‘신 냉전’으로 지칭될 정도로 악화시켰음.
실제로 양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물론 만남을 기피(예: 오바마 대통령 2015년 5월 러시아 전승기념식 불참, 푸틴 대통령 2016년 3월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불참)할 정도로 상호 불신 및 적대감이 커진 상태에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 (Hillary Rodham Clinton) 후보 낙선시키기 공작으로 의심될 러시아의 이메일 해킹 사건이 발발해 오바마 행정부의 추가 대러 제재가 부과되는 등 미·러 관계가 탈냉전기 최악의 상태에 있음.
나. 탈냉전기 미·러 관계의 주요 특징과 요인
지난 25년간 미국 신 정부의 대러 정책과 이에 따른 미·러 관계는 일정한 패턴, 즉 신 정부 출범 초기에 대러 관계 재조정 정책에 따라 우호·협력 관계가 유지되나, 2~3년 후부터 양국의 국내 문제 및 국제 현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점차 갈등과 대립 관계로 변화되는 양태를 주기적으로 보여 주었음.
일부 학자들과 언론인들이 주장하는 미국 공화당 행정부와 민주당 행정부 간 대러 정책의 차이는 크지 않는 것으로 증명되었음. 오히려 탈냉전기 미·러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미국 대통령의 대러 인식과 외교·안보 정책 방향,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과 대미 정책 방향, 당면한 국제 현안에 대한 양국 정부의 입장, 그리고 양국의 국내 정치·경제 여건 등이었음.
예를 들어, 탈냉전기 미·러 관계는 민주당 대통령 클린턴 행정부하에서 가장 장기간 (1993-1998년)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했으며, 같은 민주당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하에서 가장 장기간(2011~2017년) 첨예한 갈등·대립 관계가 지속 되었음.
부시 행정부하에서 미·러 관계는 반 테러 국제공조가 두드러진 2001~2002년을 제외하고 협력보다는 갈등·대립 관계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러시아의 안보 이익을 무시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가 주요 요인이었음. 즉, 부시 행정부는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침공, NATO 확대와 MD 추진, CIS 내 시민혁명의 지원 등을 추진하였음.
또한 제2기 푸틴 정부(2004~2008년)하에서 러시아의 강대국으로 재부상은 러시아의 독자적·공세적 정책, 그리고 CIS 통합정책을 강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그 결과 국제 현안을 둘러싼 미·러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되었음.
탈냉전기 미·러 관계의 변화는 러시아 요인보다는 초강대국 미국 요인으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아 왔으며, 러시아의 대미 정책 및 미국 주도의 국제 문제에 대한 정책은
‘대응적(reactive)’ 양태를 보여 주었음.
예를 들어, 미·러 양국의 갈등·대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NATO 확대, NATO MD 구축, 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사태 등은 인과론적으로 분석해 볼 때 미국의 정책 추진 또는 개입에 러시아가 후속 대응하는 식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음.
따라서 미·러 관계는 양국 정부 간 국내외 문제에 대한 인식과 정책의 차이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협력과 갈등·대립 관계의 순환’ 속에 협력과 갈등의 구성비가 달리 나타날 것임.
필자는 과거 탈냉전기 미·러 갈등의 심화·지속 요인으로 (1) 푸틴의 반미주의 vs 부시·오바마의 러시아·푸틴 무시주의, (2) 러시아의 강대국주의 vs 미국의 패권주의·
일방주의, (3) 러시아의 내정 불간섭주의 vs 미국의 인도적 개입주의, (4) 러시아식 민주주의 vs 미국의 보편적 민주주의, (5) 러시아의 CIS 통합주의 vs 미국의 CIS 지정학적 다원주의 등을 지적하였음.1)
결론적으로,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미·러 관계의 개선에 긍정 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나, 양국 간 국제 현안 및 양자 현안에 대한 이견이 상존해 전면적인 협력 관계 구축이나 지속적인 우호·협력 관계의 유지는 쉽지 않을 것임.
1) 고재남, “최근 미·러 갈등의 심화와 양국관계 전망”,「주요국제문제분석」 No. 2013-27(국립외교원 외교안보 연구소; 2013. 9. 12).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미·러 관계의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나, 양국 간 국제
현안 및 양자 현안에 대한 이견이 상존해
전면적인 협력 관계 구축이나 지속적인
우호·협력 관계의 유지는 쉽지 않을 것임.
3.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정책 추진 환경
가. 관계 개선 촉진 요인
(1) 트럼프의 정책 성향과 대러 인식
성공한 사업가이자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outsider)로서 백악관에 입성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증명해 주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 다른 정책 성향, 즉 대외관계에서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이념보다는 이익을 중시하며, 미국 이익을 위해서는 어느 국가와도 실리추구의 거래도 마다하지 않는 정책 성향을 보일 것임.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큰 폭의 핵감축에 동의할 경우 대러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공언하였음.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국내 정책 우선주의를 펼치면서 전임 정부와 같이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을 추구하기보다는 역할분담론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며, 이는 러시아가 유라시아와 중동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을 존중하는 정책 경향을 보일 것임.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이익을 무시하는 일방주의 정책을 펼쳤고,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가 ‘지역 강대국’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였음.
트럼프 대통령은 일면식이 없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인상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대선 과정에서 “푸틴은 오바마보다 훨씬 현명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추켜 세웠음.
또한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자 시절인 2017년 1월 8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 오직 어리석고 우둔한 사람만이 그것을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대러 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밝혔음.
또한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내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 러시아는 과거보다 훨씬 우리를 존중하고, (미·러) 양국은 아마도 세계가 직면한 매우 중대하고 시급한 문제 들과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다”라고 향후 대러 협력 의지를 밝혔음.
또한 푸틴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의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이메일 해킹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푸틴 정부에 대한 심리적 부채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2) 외교·안보 정책 기조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과 더불어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6대 국정기조’, 즉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 미국 우선 외교정책, 일자리 창출과 성장, 미군의 재건, 법질서 회복, 모든 미국인을 위한 무역협정 등을 발표하였음.
외교정책의 경우,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이익과 미국의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춘 외교정책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ISIS와 여타 이슬람 급진 테러그룹들을 격퇴·박멸 시키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공동 작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히고 있음.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테러 그룹들의 자금원을 차단하고 정보 공유를 확대하며 그들의 선전선동과 인력충원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적 파트너들과 협업하겠다”고 밝히고 있음.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반 ISIS-테러 정책은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을 추동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NATO와 중국에 대한 정책 방향도 미·러 관계 개선 요인으로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국익에 기초한 외교정책을 추구하면서 외교를 끌어안을 것”이고 해외에서 적들을 찾기보다는 “우리는 항상 과거의 적이 친구가 되고 과거의 친구가 동맹이 될 때 언제나 행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음.
이러한 ‘목적지향형 실용주의’ 외교는 국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위해 현재 최악의 미·러 양국관계를 개선하는 동인이 될 것임.
(3) 푸틴 정부의 대미 협력 확대 정책
오바마 대통령과 매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의 대선승리가 확정된 2016년 11월 9일 축하 전문을 보내 대미 관계 개선의 의지와 희망을 피력하였음.
축하 전문에서 푸틴은 “나는 당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건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양자 협력의 틀이 재구축됨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우리 들의 협력 수준이 질적으로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되길 희망한다”고 적고 있음.
푸틴 대통령은 12월 1일 가진 연방의회에 대한 교서에서 “러시아는 미국 신 행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양자관계의 정상화는 매우 중요하고 이는 동등하고 호혜 적인 원칙에 기초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지역·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 간 협력은 전 세계의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미·러 양국의 관계 정상화와 협력 확대 의지를 천명하였음.
또한 푸틴 정부는 2016년 11월 30일 발표한 ‘외교정책 개념’에서도 미국과 호혜적인 관계 구축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양국관계가 “동등하고, 상호 신뢰, 상대방의 이익 존중, 국내 문제에 대한 불개입 등에 기초해 지속적이면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음.
결론적으로 푸틴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양자·다자 차원의 우호·협력 관계를 복원해, 미국을 포함한 서방 세계의 대러 제재를 해제시켜 러시아의 경제위기 극복과 외교적 고립을 극복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음.
나. 관계 개선 억제 요인
(1) 외교·안보 팀과 이견 상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주로 보수 강경매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주요 외교·안보 부처의 각료 및 고위직에 지명했음.
이들 가운데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과 매티스(James Mattis) 국방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 및 당선자 시절에 제시한 NATO 및 대러 정책과 다른 정책들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대러 정책 수행이 쉽지 않을 것임을 증명해줌.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주요 외교·안보 각료
외교·안보 부처 지명자 정책 성향
국가안보회의(NSC) 마이클 플린(Michael Flynn)(전 국가정보국 국장) 보수 강경 매파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캐슬린 맥파랜드(Kathleen McFarland) 보수 강경 매파 국무부 렉스 틸러슨(CEO of Exxon Mobile) 보수 강경 매파
국방부 제임스 매티스(전 남부사령관) 보수 강경 매파
국토안보장관 존 켈리(John Kelly)(전 남부사령관) 보수 강경 매파
CIA 마이크 폼페오(Mike Pompeo) 보수 강경 매파
국가정보국(DNI) 마이클 로저스(Michael Rogers) (전 국가안보국 국장) 보수 강경 매파 국방부 합참의장 조셉 던포드(Joseph Dunford)
예를 들어,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와 메티스 국방장관 지명자는 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대러 제재, NATO, 해킹에 관한 발언과 차이가 있는 견해를 피력하였음.
또한 외교·안보 정책에 관한 식견과 정책 추진 경험이 부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러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들 외교·안보팀의 의견을 존중할 가능성이 많음.
(2) 미·러 간 국제 현안에 대한 이견
상기하는 바와 같이, 미·러 양국은 중동 정세, NATO 확대와 NATO MD, CIS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시리아 사태 등과 같은 국제 현안에 대한 이견이 매우 커서, 트럼프 행정부하에서 이들 이견을 모두 해소하면서 양국관계를 전면적 협력 관계로 발전시키기 어려울 것임.
특히, 이들 현안 가운데 제3자 현안(예: 시리아 사태, 이란 핵합의,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아닌 미국이 당사자인 현안들, 즉 NATO 확대와 대러 견제력 강화를 위한 발트 3국과 폴란드 내 NATO 군의 전진 배치, NATO 차원의 MD 체제 구축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해 이들 정책을 변화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임.
(3) 러시아의 클린턴 후보 및 민주당 전국위원회 해킹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을 위한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이메일 해킹은 미국 CIA, 미국 연방 수사국(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등 정보기관의 조사에 의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음.
미국 정보기관들은 미국 대선 과정에서 이루어진 해킹은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고위 인사들이 러시아에 적대적인 클린턴 후보를 낙선시키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밝히고 있음.
미국 내 주요 언론과 정치인들도 러시아의 해킹은 미국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입각한 대선 과정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술책으로 주장하고 있음.
이에 따라, 미국 의회 내 메케인(John McCain) 등 대러 강경론자들은 러시아의 해킹에 대한 제재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접근정책을 저지시키기 위한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음.
따라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관련 해킹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관계 개선 정책을 억제시킬 가능성이 많음.
(4) 의회와 언론들의 반러 정서
전임 정부 때부터 언론 통제, 인권 탄압,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등 인접 국가들의 국내 정치 개입, 시리아 아사드(Bashar al-Assad) 정부 지원 등 러시아의 국내외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미국 의회 내 다수 의원들은 그동안 러시아를 제재 또는 압박하는 여러 법안들을 제정해 왔음.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하고 있는 대러 정책들은 공화당의 전통적 정책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따라서 대러 정책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의 반발에 직면할 것임.
특히, 수많은 의원들은 대선 과정에서 이루어진 러시아의 해킹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음. 그 결과 반러 성향이 강한 의원들, 특히 매케인 상원의원, 그레이엄(Lindsey Graham) 상원의원 등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접근정책을 저지시키기 위한 의정활동이 적극 추진되고 있음.
이들 양 의원은 2016년 11월 의회 대표단으로 우크라이나, 조지아,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미국이 러시아 공세를 막을 것임을 강조함.
또한 이들 두 의원은 금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러시아의 불법행위(시리아 내 전쟁 범죄, 사이버 공격, 발트 3국 위협, 해킹 등)에 대한 일련의 의회 청문회를 개최
또한 미국 주류 언론들의 아웃사이더이자 정치적 이단자인 트럼프 후보의 대선 출마와 공화당 후보로의 지명을 받아들일 수 없었으며, 그 결과 트럼프 후보와 당선자를 끌어 내리기 위한 편파성 보도를 양산하였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류 언론 기피증을 심화시켰으며, 취임 후에도 언론과 트럼프 행정부 간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정책 추진 홍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임.
4. 트럼프 행정부하 미·러 관계 전망
가. 통상적인 협력 관계의 복원과 갈등 요인 상존
현재 미·러 양국관계는 탈냉전기 최악의 상황에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양국관계를 통상적인 협력 관계로 복원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임.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에서 악화된 미·러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재조정 정책’을 추진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양국 간 ‘거래 외교(transaction diplomacy)’가 활발히 추진될 것임.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경제 여건의 개선, 대중 견제, ISIS 척결, 핵감축, 반 테러 정책 추진 등과 같은 국내외 정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푸틴 정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대러 관계 정상화를 위해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등 고위급 외교를 적극 추진할 것임.
제3기 푸틴 정부 출범 후 APEC, G20, G8 등 다자 정상회담에서 비공식 만남 외에 양국 방문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았는데, 이는 양국 간 국제 현안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 외에도 양국 대통령 간 불신과 적대감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음.
향후 미·러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관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국제 현안을 둘러싼 이견과 외교·안보팀과 대러 정책 이견, 해킹의 부정적인 국내 여론, 그리고 의회 및 언론들의 저항에 직면해 ‘전면적인 우호·협력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할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미·러 관계를 전임 정부 때보다는 훨씬 개선된 관계로 발전시키면서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할 것임.
나. 주요 현안과 미·러 관계
(1)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러 제재
우크라이나 사태의 지속과 이에 따른 미국의 대러 제재는 오바마 행정부하에서 미·러 관계를 악화시킨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왔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문제의 해결을 통한 대러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임.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안보팀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인정 여부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개진하고 있어서, 향후 미국의 대러 제재의 여부와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려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음. 또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치명적인 무기로 무장시키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음.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큰 핵감축이 성사될 경우,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할 수도 있다는 조건부 인정론을 피력하기도 했음. 한편, 틸러슨 국무장관은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부정하였음.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양국관계 정상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우크 라이나 사태의 해법을 찾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것이며, 그 결과 1~2년 내에 대러 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이 많음.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포로센코(Petro Poroshenko) 정부가 ‘민스트(Minsk) II’에 적시된 사항들(돈바스 일부 지역의 특수지위 부여, 분리주의 세력의 사면 및 지방선거 실시)을 우선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임.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면서 EU, 러시아와 연합해 포로센코 정부의 ‘민스크 협정’ 이행을 통한 문제 해결의 노력을 기울일 것임.
(2) 시리아 사태와 반 ISIS 전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기간 오바마 행정부의 시리아 정책을 비난하면서 러시아, 시리아, 이란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진정한 반 테러 작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음.
그리고 미국의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면서 ISIS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러시 아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음.
특히, 트럼프는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할 경우, 핵강국인 러시아와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러시아와 협력하에 시리아 내전종식과 ISIS 척결을 주장하였음.
따라서 미국의 대시리아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전망되고 ISIS 척결을 위해 미·러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임.
반 테러 전의 경우, 미·러 양국은 반 테러 국제공조를 지속해 왔으나,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의 퇴진 여부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관계 악화로 반 테러 협력이 미진해졌음.
따라서 이들 두 가지 현안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감소 또는 해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하에서 미·러 양국의 ISIS 척결 등 반 테러 국제공조는 크게 강화될 전망임.
(3) NATO MD 구축, NATO 군 전진 배치
탈냉전기 미·러 관계에서 중대한 갈등 요인은 NATO의 확대, 특히 CIS 지역에 대한 확대 추진과 NATO MD 체제 구축임. 특히,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돈바스 분리주 의자들에 대한 지원은 NATO의 군사적 대응을 강화시켜 작년 7월 바르샤바 NATO 정상회의에서 폴란드, 발트 3국 등 4개국에 1000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각각 배치 하기로 합의하였음.
이 합의에 따라서 최근 중무장한 미군 1,000명이 폴란드에 배치되기 시작되었으며, 러시아는 이를 유럽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함.
또한 러시아는 미국 주도의 NATO MD 추진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유럽 공동 MD 체제 구축 제안과 NATO MD가 러시아를 겨냥하지 않는다는 법적인 보장을 요구해 왔음.
러시아는 이런 요구가 수용되지 않고 NATO가 접경지역에서 군사력 증강과 군사훈련을 확대하자,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배치 훈련과 MD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을 시험 발사하였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및 당선자 시절에 NATO는 대러 견제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구시대적 군사협력체이며 국제 테러리즘과의 전쟁에도 잘 부합되지 않는다고 비난하였음.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7월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NATO 국가들이 군비부담을 획기적으로 증액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NATO에서 탈퇴 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음.
그러나 매티스 국방장관과 틸러슨 국무장관은 청문회에서 NATO 동맹국들과의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러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NATO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음.
현재 NATO와 러시아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후 나토·러시아 위원회의 활동을 중단시켜 오고 있음.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하에서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NATO 정책에 변화가 예상되며, 이는 NATO 군의 러시아 접경지역 주둔에 반대하고 있는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많음.
그러나 NATO MD의 경우,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양국 간 군비 경쟁을 촉진하고 군축 협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임.
(4) 군축 협상
오바마 행정부는 ‘핵없는 세계’를 내세우면서 메드베데프 정부와 적극 협력해 2010년 New START를 체결했으며, 이후 추가 핵감축을 위한 협상을 러시아에 제안했으나 양국관계의 악화, NATO MD의 추진으로 러시아가 응하지 않아 추가 핵감축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음.
특히, 미국의 NATO MD 추진과 러시아 접경국 내 신속대응군의 배치 추진은 러시아의 대응을 가져왔고, 그 결과 1987년 체결된 중거리핵전략조약(INF: Intermediate- Range Nuclear Forces Treaty) 위반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었음.
미국은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과 배치는 INF 조약을 위반한다고 지적 했으며, 러시아는 미국이 이지스함을 활용한 NATO MD 체제 구축이 오히려 INF 조약을 위반했다는 반박을 하였음.
트럼프 행정부는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고 군사력 강화를 강조하면서 핵위협의 감소시키기 위한 핵감축 협상을 러시아와 진행하겠다고 선언하였음. 심지어 핵무기의 대폭 감축을 위한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음.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하에서 미·러 관계가 개선될 경우 추가 핵무기 감축 및 INF 조약의 수정 또는 이행을 위한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음.
5. 정책적 고려사항
가. 미·러 관계 개선을 한·러 협력의 긴밀화 기회로 활용
한국의 미·러 관계와 한·러 관계의 탈동조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3기 푸틴 정부 출범 후 점차 악화된 미·러 관계는 한·러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왔음.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미국과 서방 세계의 대러 제재는 한국의 대러 불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러 외교·경제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왔음.
실제로 2013년 11월 푸틴 대통령의 서울 방문을 계기로 합의한 정상회담의 정례화, 양국 국가안보실 간 정례 협의 등이 부분적으로 이행되었고, 한국 대통령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불참, 2015년 러시아의 전승 70주년 기념 행사 불참 등이 있었음.
또한 러시아의 경제 상황 악화와 대러 투자 파이낸싱의 문제들 때문에 양국 간 경협도 크게 위축되어 2014년 258억 달러에 달하던 교역량이 2015년 160억 달러로 급감하였음.
작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의 참석과 한·러 정상회담의 개최는 당시 한·러 협력 관계의 침체를 벗어나면서 외교·경제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를 재추동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하였음.2)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미·러 관계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임. 따라서 한국은 2013년 11월 서울 정상회담과 2016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협력 사업들을 구체화 또는 가속화시키기 위한 정치·외교·경제적 노력을 경주해야 함.
2)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는 필자의 다음 보고서 참고. “박 대통령의 방러 성과 및 향후 과제”,
「주요국제문제분석」 2016-35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나. 미·러 양국의 대북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태세 강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미국의 대북 정책, 특히 핵과 미사일 정책에서 변화가 예상 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대북 정책은 물론 러시아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임.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는 달리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개입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많으며, 그 결과 미·북 양국 간 ‘거래’를 통한 해법 모색을 배제하지 못함.
러시아도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참여하고 있지만,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외교적·평화적 방법으로 해결되길 주장하고 있음. 또한 러시아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북 직접 대화를 지지해 왔으며, 북한 핵개발의 동기를 제거하기 위한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제안해 왔음.
따라서 미·러 관계가 개선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가능성이 많고, 그 해법은 현존하는 한국의 해법과 상이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방안 강구가 필요함.
다.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대한 러시아의 이해 제고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보다 정교한 첨단 MD 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힘. 미국의 이러한 정책으로 이미 합의한 한국 내 사드 배치가 조기에 배치되고 추가적인 군사 기술적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음.
러시아는 미국의 NATO MD를 자국의 전략핵능력을 무력화시킨다는 명분하에 강력히 반대해 오고 있으며, 한국 내 배치도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MD 구축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있음. 또한 러시아는 한국 내 사드 배치는 불가피하게 동북아 국가들 간 군비 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면서 러시아도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음.
한·러 양국의 안보 현안으로 떠오른 한국 내 사드 배치가 한·러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외교·안보 부처 고위급 대러 접촉 활성화 시킴과 동시에, 대러 협상력의 강화를 위해 러시아가 한·러 관계에서 우선적으로 추구 하는 경협 확대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음.
라. 트럼프 행정부의 ‘연러타중(聯露打中)‘ 정책이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 향 분석
키신저(Henry Kissinger)의 강대국 외교에 관한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러 3각 관계에서 미국의 전략은 ‘연러타중’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음.
트럼프 행정부의 ‘연러타중’ 정책은 미·러 관계의 개선과 미·중 관계의 갈등을 점증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나 과거, 1970~1080년대처럼 러·중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임.
러·중 관계는 현재 사상 최고로 좋은 단계에 있으며, 러시아는 정치·경제·외교·
안보 이익을 고려해 대미 관계의 개선을 위해 대중 관계를 희생시키지 않을 것임.
트럼프 행정부의 ‘연러타중’ 정책은 오히려 한국 내 사드 배치와 맞물려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중·러 3국 간 협력 관계를 이완시킬 가능성이 많음
외교·안보 부처 고위급 대러 접촉
활성화시킴과 동시에, 대러 협상력의
강화를 위해 러시아가 한·러 관계에서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경협 확대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음.
따라서 우리 정부의 한국 내 사드의 ‘조건부 배치론’ 강조 등 러·중에 대한 선제적 설득 외교가 필요함.
상반되는 것은 보완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