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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주택정책에 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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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주택정책에 관한 제언

김경환 |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머리말

임기 내내 온갖 정책수단을 동원하여 주택가격 상승에 대처했던 참여정부에 이어 2008년에 출범한 MB정부는 한편으로는 예기치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발과 그로 인해 촉발된 주택경기 침체에, 다른 한편으로는 간헐적인 전월세 가격 상승 에 대응하느라 부심했다. 정권 초기에 「종합부동산세법」을 개정하고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집값 상승기에 도입된 무리한 제도의 정상화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분양가 규제 완화, 1가구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세 철폐 등 핵심 정책은 건설업 체에 대한 특혜제공이나 부자감세라는 비판 속에 국회에서 법률 개정이 좌초되었 다.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둘러싼 지루한 논쟁이 끝날 즈음에는 하우스푸어 문제가 최대의 관심사로 부상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주택거래 활성화와 전월세 시장 안 정,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 등 현안을 해결하고 주거복지 증진이라는 새로운 과제 를 풀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몇 년 동안 예상되는 불안한 국내외 경제 환경은 주택정책의 중요한 제약요건이 될 것이다. 2000~2010년 우 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과 GDP 대비 주택투자율은 평균 4~5% 수 준이었다. 그러나 2011년에는 전자는 3.6%, 후자는 3.0%로 각각 하락했다. 이는 주택경기 침체가 경제성장률 둔화의 요인 중 하나이며 동시에 거시경제의 회복 을 통한 소득증가와 고용안정 없이 주택경기가 살아나기 힘들다는 의미다. 특히 주택가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잠재적인 수요자들의 주택구입 의지를 억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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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어 주택경기 회복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먼저 새 정부의 공약인 하우스푸 어 및 렌트푸어 대책의 실현 가능성과 제약요건 을 검토하여 추진방향을 모색하고, 이어서 주거 복지 정책과 시장을 통한, 전반적인 주거수준 제 고를 위한 정책에 대해 살펴본 다음 근본적인 정 책 전환의 필요성을 결론으로 제시한다.

하우스푸어 및 렌트푸어 대책

새 정부에게 맡겨진 시급한 당면과제는 하우스 푸어 문제이고 하우스푸어 대책의 성패는 거시 경제의 회복 속도와 주택가격 추이의 영향을 받 을 것이다. 대책의 출발점은 정확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차입자들과 대출기관이 합의하여 대출 만기를 연장하거나 금리가 낮은 대출로 전환하 는 등 채무조정과 손실 분담을 유도하는 것이다.

새 정부의 하우스푸어 관련 공약은 부분지분매 각제도와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다.

1. 부분지분매각제도

부분지분매각제도는 자신의 소득으로 대출금액 을 상환하기 어려운 가구들이 소유한 주택의 일 부 지분을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하여 매각대금 으로 금융회사 대출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 하고 매각한 지분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지불하 면서 계속 거주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주거의 안 정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신탁 후 매입제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수요가 얼마 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주택 소유지분이 분할

됨에 따라 어떤 이유로든 주택을 매각해야 할 경 우 원래 소유자와 지분을 매입한 자산관리공사 가 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매매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매각이 지연되거나 분쟁이 발생 할 소지가 있다.

이 방안의 핵심은 주택 소유자가 높은 연체금 리 대신 정상금리에 해당하는 월세를 납부하도 록 한다는 데 있고 결국 민간 대출기관 대신 정 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채무조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우스푸어가 우리 사회의 푸어가 아 니라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은 현재의 하우 스푸어 문제가 금융시스템 전체에 리스크로 작 용하거나 거시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미칠 우려 가 있다는 판단을 전제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 한 판단이 옳을 경우에도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 고 공적 자금 투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 대상 선정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단기대책과 함께 장기고정금리 주택 담보대출의 보급을 확대하여 주택금융의 안정 성을 높이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의 지속적인 확대 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조달이 핵심과제다.

적격대출을 매입하여 주택저당채권(MBS)을 발 행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여력을 늘리는 한편 입법 단계에 있는 커버드 본드 제도가 정착 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금융기관들이 시장 여건 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채권을 원활하게 유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약으로 제시된 대출소비자보호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특성과 위험 에 관한 교육과 홍보노력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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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는 주택연금제도의 가입조건을 현행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완화하고 50세 이상 사전가입자가 60세에 활용할 수 있는 주택연금 중 일시금 인출제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여 부채를 상환하는 제도다. 이 방법은 은 퇴연령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한 주택을 현금화하여 주택대출을 상환하 거나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주택연금 가입 연령이 당초 부부 65세에서 60세로 이미 한 차례 완화된 데다가 장수 리스크와 주택가격 하락 리스크 등을 주택연금보증을 통해 정부가 담당하도록 되어있다.

추가적인 가입조건 완화가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증기금의 적자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당장의 하우스푸어 문제 완화를 위해 연금 가입 연령을 50세로 낮추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주택가격의 2%에 달하는 초기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월지급액 을 줄이는 미국의 HECM Saver와 비슷한 상품을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할 만하다. HECM Saver는 표준적인 역모기지인 HECM Standard에 비해 지급 액을 10~18% 덜 받는 대신 최초 보증료 부담이 0.01%로 매우 낮은 상품이다. 연 보증료는 두 상품 모두 0.5%로 같다.

3.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이른바 렌트푸어 대책인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의 골자는 집주인(임대인)이 전 세보증금 해당액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조달하고, 세입자(임 차인)가 임대료 대신 집주인의 대출금 이자를 납부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전세세 입자의 목돈 마련 부담이 과중하고 월세로 납부할 경우 환산이자율이 예금금리보 다 훨씬 높은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현가능성과 정부지원의 명분에 관한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 금융기 관의 입장에서는 이미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여 전세로 임대한 집주인에게 추가대출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대상은 은행 대출이 없는 임대인으로 한정될 것 이다. 그러나 저금리 환경에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를 위한 전세권 설정조차 꺼리는 임대인들에게 은행으로부터 보증금을 차입하도록 요구하는 것 은 무리다. 또한 임차인이 월세를 연체할 경우 임대인은 보증금에서 미납 임대료 를 차감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잃게 된다. 공적 기관의 지급보증이 있다 해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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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감수할 이유 가 없다.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국민주택기금으로부터 제공되는 금리 3.7%의 서민·근로자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새로운 제도의 실익이 없 다. 이러한 저리자금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세입자 들의 이자상환 부담이나 월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자상환액이나 월세 납부액을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임대료 소득공제제도를 확 대하면 될 것이다. 아니면 소득이나 재산 등 기준 에 입각하여 선정된 임차가구들에게 세제혜택을 부여하여 월세 부담을 4%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단순한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임차인은 전세를 선호할 이유가 없고 임대인도 시중에서 받을 수 있는 월세를 보장받을 수 있어 불만의 소지가 없 을 것이다. 이 경우 세제혜택 수혜자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처럼 현행 제도를 보완하는 것에 비해 집주 인이 세입자 대신 대출을 받도록 하고 이를 기 피하는 집주인을 위해 세제혜택을 주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인지 분명치 않다. 보다 근본적으로 시 장에서 점차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전세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명분이 약하다. 뿐 만 아니라 전세보증금 규모가 커지고 주택매매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증가하고 전세를 레버리지(leverage)로 삼아 주 택을 구입한 임대인에게 제공된 주택담보대출 이 부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정부는 전세제 도가 월세제도로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관 리해야 할 것이다.

주거복지의 확충

새 정부는 생애주기별 복지제도를 주요 공약으 로 내걸었고 주거복지는 복지의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새 정부가 역점을 두어야 할 두 번째 분 야는 주거복지 확충이다.

1. 주거복지의 개념과 정책 대상 정립

주거복지를 복지정책 차원에서 볼 것인지 주택정 책 차원에서 볼 것인지는 주거복지 정책의 개념과 대상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정책 범위의 측면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주거복지 정책은 정부의 부담이 과중하고 구체적 프로그램 을 구현하기도 어려우므로 주거복지정책 대상을 주거취약 계층으로 한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 이다. 일차적인 정책 대상은 전체 가구의 10.6%인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184만 가구다.

앞으로 경제성장률의 둔화로 세수 전망이 불 투명하고 지출소요가 증가하는 등 재정여건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주거복지 수요 증가 에 대응하려면 가용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한편 주택시장이 원활히 작동하여 주거복지 정 책 대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다.

주거복지와 일반 복지의 통합 문제는 앞으로 점점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재정의 효율적 운영 차원에서 중요 하고 복지수요자 입장에서도 노령화가 진행될 수록 주거 문제와 의료 서비스나 돌봄 서비스의 연계 필요성이 증대될 것이므로 주거복지와 여 타 복지 분야 정책의 연계와 통합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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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거복지 정책수단의 선택

주거복지 정책의 수단은 다양하다. 공공임대주택 건설, 임대료 규제 및 임차인 보 호, 임대료 보조금 등 주요 수단의 구체적인 조합은 정책 대상 가구들의 주거여건 과 시장상황, 재정여력 및 행정비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거복지 예산 구조를 보면 경상적 지원은 적고 전세자금 융 자, 보금자리주택과 관련한 분양주택이나 임대주택에 대한 융자가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재원 확충도 필요하지만 현재의 재원 배분이 효율적인지, 수혜대상이 형평성 기준에 부합되는지에 대한 신중한 분석을 토대로 우선순위의 조정도 검토 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시장에서 점차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전세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전세보증금 대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중장 기적으로 비제도권의 전세대출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고 임차인들의 임대료 부 담을 낮추는 것이 옳은 방향일 수 있다.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전체 주택의 10%나 OECD 회원국 평균치 수준으로 올 려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인 근거가 없다. 나라마다 주택사정과 주택정책의 역 사가 다르고 이에 따라 공공임대주택의 비중도 다르기 때문에 평균치는 의미가 없다. 보다 중요한 사실은 정부재정 투입액에 비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편익이 훨씬 낮다는 점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비용대비 편익의 비율이 공공임 대주택은 0.46(46%), 영구임대주택은 0.37(37%)로 추정된다. 현실적으로 130조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에 한 채 지을 때마다 1억 원의 부채가 늘어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맡기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공공임대주택 건설은 추진하되 이보다 비용 대비 편익의 비율이 훨씬 높은 주택바우처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택 바우처 제도는 임차인들이 일정 요건을 갖춘 주택을 선택하게 하고 정부가 임대 료의 일부를 보조해주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바우처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1 년 말에 「주택법」이 개정되어 국가 차원의 임대료보조제도의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임대료 안정에 기여하려면 임차인들이 원하는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민간임대주택과 자가주택의 경계가 모호한 우리나 라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전체 주택 재고가 증가해야 한다. 따라서 바 우처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면서 임대주택 공급대책을 마련하고 점차 적용범 위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권에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전월세 상한제나 임차인 보호 강화 등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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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좋지만 효율성과 공평성을 저해하는 규제 이므로 도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주택시장을 통한 주거수준 향상

주거복지 확충은 중요하지만 정부가 모든 국민 의 주거문제를 책임질 수는 없다. 시장을 통해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수 록 주거복지 정책의 대상범위가 축소되고 수혜 자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해지기 때 문에 주택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보장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정책과제다.

1. 임대주택 시장 안정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자가점유율은 54.5%인 반면 임차가구 중 다른 곳에 주택을 보유한 가구 가 15%에 달하여 자가보유율은 61.3%에 이른다.

이 수치는 미국과 영국의 66%에 비해 다소 낮지 만 일본의 61%와 같고 프랑스 56%, 독일 45% 등 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자가보유율 의 확대보다 자가와 임대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주거수준 향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임대주택이 집을 살 능력이 없는 사 람들의 불가피한 대안으로 인식되었으나 1~2 인 가구 증가 추세가 가속화되고 집값이 안정되 면서 자발적인 임차수요도 늘고 있다. 앞으로 주 택에 대한 인식과 라이프 스타일 변화 등으로 주 택수요가 더욱 다양해지면 임대주택 부문의 역 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민간임 대시장의 원활한 작동이 주택시장 전체의 안정 을 위해 중요하다.

민간임대주택 공급확대를 위해서는 기업형 임대사업이 가능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 하다. 우리나라의 임대차계약은 전세 위주로 되 어 있어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는 데다가 임대 사업의 수익률이 낮아 기관들의 임대주택에 대 한 투자나 기업의 민간임대주택사업 참여에 제 약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기관임대사업자를 유치 하기 위해서는 세제상의 문제뿐 아니라 임대차 계약의 정상화가 선결 과제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우 리나라의 민간임대주택도 집을 두 채 이상 보유 한 개인들에 의해 공급되고 있으므로 이 분야를 양성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근 임대시장에 서는 전세의 비중이 낮아지고 보증부 월세의 비 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월세보다 전 세가 유리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의 전월세 환 산 이율 구조하에서 전세보증금에 대해 과세하 면 전세보다 월세의 경우 임대인의 세금 부담이 더 높기 때문이다. 임차인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 고 전세의 원활한 월세로의 이행을 유도하려면 임대인에 대한 과세와 임차인에 대한 임대료 소 득공제를 통해 월세와 전세 계약방식이 무차별 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다주택 보 유자에 대한 중과세 폐지를 실행하고 중장기적 으로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는 한편 모든 주 택 임대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는 방식으 로 세제를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월세지불액에 대한 소득세 공제의 대상과 금액 을 확대하여 장기적으로 임차인의 월세 선호도 를 높이고 민간임대사업에 대한 수요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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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택공급의 탄력성 제고

전반적인 주거수준의 제고를 위해서는 수요에 부응하는 양질의 신규주택 공급이 필수적이다. 과거 주택부족 시대에 만들어진 주택공급제도를 본질적으로 개편해 야 한다. 정부가 연간 주택공급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택지를 공급하는 방식 을 탈피해야 한다. 민간이 공급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분양자격 요건을 폐지하거 나 단순화하고 기업에 대한 신규분양 기회를 제공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MB정부가 추진하였으나 실패한 분양가 규제 및 그와 관련된 부차적 인 규제의 개선도 공급시스템의 정상화 차원에서 필요하다.

주택공급의 대부분은 기존 주택 재고에서 나오므로 기존 주택 재고의 관리와 업그레이드가 매우 중요하다. 주택 재고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노후화되어가는 주 택의 상당수가 고밀도 아파트이기 때문에 재건축 또는 재개발은 수요에 부응하 는 주택 공급뿐 아니라 도시정비와 도시공간구조 개선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정 부는 서울시 등 지자체와의 정책조율을 통해 원활한 추진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에 대한 대비도 중요한 과제다. 1~2인 가구의 증가 에 따라 소형 주택의 수요가 느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의 과도한 공급은 수요-공급의 미스매치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노령인구의 증가에 대비하 기 위해서는 별도의 노인주택을 공급하는 것보다 현재 거주 주택을 보다 안전하 고 편리한 주거 공간으로 개조하도록 유도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고령층일수 록 이사를 꺼리고 익숙한 곳에서 늙어가기(aging in place)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노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정책은 돌봄서비스, 의료서비스 등 노인복지정책과 연계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3. 부동산 세제 개선

과거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는 조세의 원칙보다는 투기억제를 통한 집값 안정이나 1세대 1가구 지원 등 주택정책 목표를 중시하였다. 특히 주택시장의 경기변동에 따라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조절하는 이른바 냉탕-온탕 방식으로 세제를 운용 해왔다. MB정부가 1세대 다주택 보유를 투기행위가 아닌 임대사업으로 인정하 여 1가구 다주택 보유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폐지하고 종부세를 완화하기로 한 것은 진일보한 정책이다. 새 정부는 양도소득세 개편을 마무리하고 임대소득 에 대한 과세도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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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취득세 율 인하를 제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시적 제 도는 기한 연장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 을 왜곡시킬 수 있고 지자체와의 이해관계 조정 과 세수 결손 보상도 쉽지 않다. 거래세의 적정 부담 수준에 관한 이론은 없지만 실거래 신고제 가 의무화된 마당에 과거 낮은 과표를 전제로 높 게 책정된 세율을 인하하여 거래비용을 낮추는 것은 타당하다. 더구나 거래세 세율이 주택 가액 에 따라 차등화될 이유도 없다. 단기적으로는 거 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을 1~2년 연장하 되 향후 3~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세율을 단일 화하고 수준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부동산 세제의 개편은 중앙과 지방의 재원조정과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하여 거래세 완화-보유세 강화의 구체적인 실 천 방안과 종부세의 존속 여부 및 재산세와의 통 합에 대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 2010년의 경 우 거래세 수입(12.6조 원)이 보유세 수입(7.8조 원)에 비해 훨씬 많고 주택 재산세 납부 건수의 58%가 연간 5만 원 미만이다. 따라서 전체 세수 를 유지하면서 거래세 완화-보유세 강화를 구 현하기가 쉽지 않다. 재산세 소액 납부자들의 세 금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고 보유세와 거래세의 징수 주체가 다르다 는 것도 제약이다. 부자 감세로 비판을 받는 종 부세의 폐지 또는 재산세와의 통합도 정치적 난 제다. 이러한 제약들을 극복하는 것이 근본적인 부동산세제 개선의 핵심 과제다.

4. 주택가격 변동성 완화와 시장 안정

주택가격의 변동성 완화는 민간주택시장을 통 해 주거수준을 높이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그 의미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의 정책처 럼 특정 지역이나 특정 유형의 주택가격 수준이 나 상승률을 관리한다는 것이 아니다. 비이성적 과열이나 근거가 약한 비관론에 의한 주택수요 의 급격한 증감과 비탄력적인 공급으로 인한 수 요와 공급의 괴리가 발생할 여지를 최소화하여 경제·사회 여건 변화에 따른 주택가격의 변동 폭을 줄인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주택가 격 폭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대한 철저한 검증 과 그 결과를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택가격의 변동성 완화는 거시경제 차원에 서도 중요하다. 현재 주택시장 침체의 중요한 원 인이 거시경제의 불안요인이며 주택시장의 불안 이 금융시스템과 거시경제의 교란요인이 될 소 지가 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주택과 금융, 거 시경제 간의 연관관계를 염두에 둔 정책이 필요 하다. 단기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 부채의 연착륙을 관리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개선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또 하나의 과제는 시장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것이다. 2009년 하반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주택가격 하락세는 장래의 주택시장에 대한 비관적 기대의 영향을 받은 측 면이 강하다. 시장 기대심리는 반드시 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집값 상승기에는 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만연하여 비이성적 과열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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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심리가 지배하여 집값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 소비자 심리가 어떤 계기로 반전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론 이 없지만 시장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왜곡된 통계나 해외사례에 대한 오해를 시정함으로써 보다 합리적인 기대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맺음말

역대 정부의 주택정책이 주는 중요한 교훈 중의 하나는 인위적인 경기조절대책 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온갖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이 계속 오른 반면 MB정부 기간에는 수많은 부양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 단 기적인 대책, 한시적인 제도 운용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점점 무디게 만 들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경제적·사회적 불안요인 속에 출범하는 새 정부는 시급 한 현안에 대응하고 유동적인 시장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난제 를 안고 있다. 그러나 임시변통식 단기처방보다는 긴 안목에서 바람직한 정책방 향을 정립하고 일관된 정책기조를 견지하는 것이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랜 기간 동안 우리나라 주택정책을 지배해온 낡은 틀을 근 본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라는 단순한 기준에 입 각한 주택공급 규칙은 2억 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사람보다 보증금 3억 원의 세입 자를 우대한다. 1가구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5억 원짜리 집 한 채 를 소유한 사람보다 2억 원짜리 집 두 채를 보유하고 한 채를 세놓는 사람에게 더 무거운 양도세를 부과한다. 무주택 서민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는데 치중하 여 신규주택을 분양받아 임대사업을 하려는 기업의 투자행위를 봉쇄한다. 새 정 부는 이러한 틀을 바꾸는 데 필요한 세제와 규제 정상화를 위한 입법노력을 관철 할 수 있도록 국회와 여론을 설득할 전략도 준비해야 하겠다.

우리 사회의 세대 간 갈등은 주택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청년층은 임 대주택 수용 의사가 장년층보다 높고 고용 및 소득 등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주택 구입에 소극적이며 주택 가격이 너무 높고 더 떨어져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막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년층과 노년층은 주택이 노후대비를 위한 가장 큰 기반이므 로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심리가 크다. 이러한 세대 갈등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 은 경제성장 잠재력을 통해 소득과 고용을 늘리고 소득분배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주택정책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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