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차 초등학교 다문화 이해 교육의 방향

9주차

초등학교 다문화 이해 교육의 방향

◎ 학습 목표

다문화 교육의 사회적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이를 위한 심리적 근거와 교육 적 처방을 이해할 수 있다.

주제 개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 현상과 관련해서 정치적 단위로서의 국가와 삶의 방 식으로서의 문화가 어떻게 개입하고 기능하는가에 관해 관점이 다르고, 이와 관련 해서 차이과 공존 그리고 중층화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는 하나, 세계화 현상 자체 를 의심하거나 또는 거부해야 한다는 논리가 개입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세계 화를 일종의 허구적이고 규범적인 요청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역사적인 현 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국가나 문화와 관련된 상이한 관점에 따른다 하더라도, 개별 국가는 세계 화의 장애가 아니라 일종의 징검다리로서 기능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전통에 근거 한 문화는 보편적 기준과 배타적인 관련을 맺는 것이 아니라, ‘문화는 행위의 표준 으로서 보편은 사고의 표준’으로서 작용하는 가운데 양자는 상호보완적인 관련을 맺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렇듯 세계화 현상이 경제와 문화를 두 축으로 확산 되면서, 다문화 사회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즉, 경제의 세계화로 인해 촉발된 다양한 문화간의 충돌과 확산이 다문화 사회를 빠르게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스미

스(Smith)가 말하듯이, 인구 구성 변화로 인해 초래되는 사회 변화 양상을 다문화 사회라 한다. 따라서 최근의 세계화 현상으로 인한 인종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지난 수십년 동안 진행되어 왔던 산업화, 도시화, 친환경화 등으로 인한 사회 변화 현상 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최근의 다문화 사회 현상이 전개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 다.

다문화 사회의 배경과 의미

메리필드(Merryfield)는 20세기 이후 세계 변화 추세를 기술의 세계화와 쟁점의 세계화로 규정하면서, 이는 곧 구성원 간의 상호 의존성이 중대되어 개인으로서의 삶의 방식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본다. 즉, 새 로운 기술의 매체는 현재의 정치적 또는 공간적 경계의 제한을 초월하여 지구 수준 의 쟁점과 관련된 아이디어와 정보를 동시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개인으로서의 행위자의 영향이 국가를 초월하여 자국과 타국에 영향을 주게 됨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경제, 과학, 음악, 미술, 기술, 패션, 매체 등과 같 은 지구적 차원의 문화와 지역, 인종, 언어 등을 바탕으로 하는 지역 차원의 수많은 문화 사이에 중첩과 갈등 관계가 복잡 다양하게 형성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와 같이 지형적 공간과 정치적 단위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지도보다는 상호의존적인 삶의 방식을 중심으로 재구성된 세계 지도가 이러한 현상적 의미를 포섭하는데 더 욱 의미있게 기능하게 되며, 바로 이러한 현상을 세계화 현상¹⁾으로 볼 수 있다.

‘지구촌(The global village)’ 개념이 매체의 동시적 공유 즉, 시간적 공간적 관계 의 동일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때, 세계화는 한편으로 체계의 보편성과 동질성을 지향하고 다른 한편으로 구성원의 개별적이고 이질적인 해석(의식)을 지향하는 결

1) 세계화는 행위의 표준이 단일화와 보편화의 기준을 따라 통일적으로 수렴되어 가는 현 상을 의미한다. 국제화는 국가를 단위로 국가의 기준에 따라 국가 간에 優劣을 경쟁하는 현 상을 보이는 반면, 세계화는 국제화의 결과로 나타난 보다 보편적인 기준을 따라 개별 국가 구성원들의 행위의 표준이 수렴되는 현상을 보인다.

과를 가져온다. 이른바 사회의 변화는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수렴현상을 보이고, 사회ㆍ문화적, 관계적 측면에서 확산 현상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화 개념은 궁극적인 지향점을 의미하며, 그러기에 동시에 발달적인 의미를 지닌다. 국가화로부터 시작된 삶의 단위로서의 공동체는 국제화를 거쳐 세 계화로 수렴되며, 동시에 이러한 과정은 어느 한 단계를 뛰어 넘거나 생략할 수 없 는 발달적인 과정으로 전개된다. 즉, 개방화가 폐쇄 상태를 전제하듯이, 세계화는 국가화와 국제화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한국화의 단계를 생략한 채 인류화로 이행 하는 것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인류화는 한국화를 선행적으로 요구하며, 한국화는 인류화를 지향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요컨대 세계화는 한국화(지역화)를 거 점으로 하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자 역사의 지향점이라 말할 수 있다.

세계화에 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경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구 규모의 단일 경제화와 관련되어 있다. 정치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상호 의존적인 통 합 경제 체제로의 이행과 관련하여 세계 무대에에서의 행위의 표준이 보편적인 기 준을 따라 단일화되는 현상과 관련해서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정치 적 이념이 중심이 되었던 20세기 중반까지만해도 세계 인권 선언과 같은 보편적인 기준은 형식적이고 규범적인 선언에 지나지 않았으나, 유럽 연합이나 GATT 체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자가발전적인 경제력이 확장되면서 이념 연관적이며 폐쇄적인 정치 논리가 사장되는 가운데 단일 국가들의 인권 규정이 세계 인권 선언에 수렴하 는 현상을 보이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일화 또는 표준화로서의 세계화 현상에 대해 관점을 달리하여 쟁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경제 단위의 통합과는 별도로, 특정한 문화의 패권적인 지 위를 인정하는 중심과 주변 문명과 야만 등과 같은 이분법적인 세계관을 대신하여, 문화와 문화 간에는 동일함과 서로 다름 즉, 차이에 의한 구별만이 존재는 가운데 공유와 공존 의식이 확산됨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의 관점이 확산되는 과 정에서 단기적으로는 서로 다른 문화 간의 공존보다는, 그동안 주변적인 문화로 취 급되어왔던 소수 민족의 문화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문화 간의 충돌이 불가피 할 것 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즉, 경제 단위의 단일화로 인해 정치 이념이 퇴색할지는 몰 라도 문화의 지역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며, 이로 인해 문화 충돌이 불가피

해 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듯 세계화 현상은 국가 수준에서의 관계에 있어 경제적 문제가 세계적인 중 요성을 띠게 되었으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문화적인 사건 또는 문화적인 규준과 관 련된 이슈가 개입되어 있다. 즉, 국익의 충돌은 경제적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 면에 숨어 있는 문화적인 특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세계화는 지구 수준에서의 상호의존성에 초점을 맞춘 체계 통합(system integration) 및 세 계 구성원들 간의 규범적 결속 관계에 관심을 둔 사회 통합(social integration)에 경사되어 있으나, 이와 같은 체계/사회의 이분법적인 구분은 문화적인 문제를 포섭 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Comte, Saint-Simon, Marx로부터 시작된 세계화에 대한 분석은, 19세기 이후 민족주의 현상으로 인해 나타난 작금의 문화 민족주의화와 세 계화의 동시적인 현상을 설명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세계화는 단선적 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결부된 가운데 중층적이고 확산적인 현상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문화에 대한 심리 현상

다문화 사회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이문화 내지는 이방인에 대한 고정 관념이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문화에 대한 고정 관념은 이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단순화해서 지니고 있는 믿음으로서, 이로 인해 이방인 과 관련된 사실의 왜곡 및 이문화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게 된다.²⁾

다문화와 관련해서 나타나는 이러한 고정 관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방인 (stranger)에 대한 심리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국제 결혼 가정 및 자녀 등과 같은 이방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다른 여러 부적응 현상을 더욱 심 화기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편견이 메타 부적응 즉, 부적응의 부적응을 야기하 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이방인을 대하는 우리들의 벗어나기 어려운 굴레 이기 때문이다.

2) 믿음의 구조적 특성은 폐쇄성, 안정성, 자기 동일성, 초합리성 등으로 특징지워지며, 이를 인지심 리학에서는 하상구조(River Bed)에 비유한다.

이방인은 사람들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업젝션(abjection)³⁾의 세계로 안내한다. 사 람들은 이방인의 조우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업젝션으로부터 도피하려 한다. 스스 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항상성의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방인에 대한 사 회적 편견은 바로 이러한 업젝션으로부터의 도피를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이방 인들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언어와 문화 부적응을 극복하려해도(심지어 극복했을 때 에도) 이방인에 대한 편견은 부적응의 부적응을 다시 생산한다. 즉, 이방인에 대한 업젝션이 부적응을 자가 발전적으로 생산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러한 현상을 교육과 같은 처방을 통해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다.

이방인은 외부에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내부에서 미끄러져 올라온 다.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하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 이방인의 몸에 투사되는 방 식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방인에 대한 편견은 이방인의 적응 노력에 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편견의 원천인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이방인 을 만들어낸 자아)와의 대면을 통해 스스로에게 적응하는 노력을 요구한다. 즉, 자 신에게로의 회기를 통해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 너무 어렵고 멀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삼종지도의 악덕이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의식의 흔적으로 자리하고 있 고, 특정 지역 사람들에 대한 지역적 편견의 역사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이를 대변한다.

이문화에 대한 예비교사의 고정 관념

교육대학교 및 사범대학에 재직 중인 예비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문화에 대한 고 정 관념을 조사한 이정우(2007)에 의하면, 객관적인 증거나 사실적인 정보와 무관 하게 자문화중심적인 의식과 업젝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고정 관념이 무의식적 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업젝션은 업젝트(abject)의 경험을 일컫는다. 업젝트는 폐물, 폐인, 비천함을 지칭하는 것으로 정체 성과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존의 생활과 문화를 스스로 유지하기 위해 낯설음에 대해 역겹고 불쾌함을 전가하는 심리 현상을 지칭한다.

백인 중국인 일본인 아랍인 북한인 동남아민 흑인 매력적임 2.99

2.60

3.15

3.59

2.73

3.87

2.54

2.50

3.65

<다른 인종ㆍ민족에 대한 고정 관념 평균 점수>

다문화 교육의 방향

다문화 교육은 다음과 같이 크게 4 가지 유형으로 대별된다.

Ↄ 동화주의(Assimilationist) 유형: 교과서의 지식을 전수하고 사회정치 체제에 순응하도록 하는 유형으로서 주류 문화의 습 득을 통해 주류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을 중시한다.

Ↄ 인간관계 중심 유형: 학생 상호간의 존중 및 협력을 중심으로 편견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유형으로서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중시 한다.

Ↄ 사회적 행동 유형: 비판적 사고력을 신장하여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 록 하는 유형으로서 학교는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기관이라는 급진적 문제 의식을 지닌다.

Ↄ 배려 중시 유형: 상호 존경과 배려하는 경험을 통해 정의와 자유에 기초한 사 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중시하는 유형으로서 현실 적합성 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부분의 인간관계의 비공식적인 차원은 일정한 상징적 형식과 행위들에 밀접하 게 관련되어 있으며, 이러한 형식과 행위들은 집합적으로 문화 혹은 관습으로 정의 된다. 즉, 앎은 육체적 앎의 방식으로 습득되며, 육체적 앎은 상징으로서의 문화에 의해 형성된다. 퐁티(M. Ponty)의 육체적 도식(schéma corporelle)을 인용해보자.

육체는 세계를 획득하는 일반적인 수단이다. 육체는 삶의 유지에 필요한 행위와 연결되 거나, 사회적 의미를 부여받은 특수한 행위에 연결됨으로써, 지각의 의미 구조에 접목되 는 것이다. 춤을 배울 때 육체가 갖게 되는 습관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의미는 자 연적 육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문화적 세계 속에서 형성된다. --- 습관은 바로 의미 형 성의 기본적인 힘이다. 따라서 새로운 의미가 생겨나고 그것을 습득하는 과정은 바로 육 체가 그것을 이해하고, 습관이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고정 관념에 대한 교육적 처방에 관심을 두고 있는 대부분의 연구 결과에 의하 면, 고정 관념은 고정 관념과 상치하는 정보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거나, 이문화 집단 과의 접촉, 자신에 대한 메타적 이해, 배려(비계약적 가치)적 상호작용의 증대⁴⁾ 등 이 의미있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다문화 교육을 통해 이문화에 대한 고정 관념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집단들이 자유, 정 의, 평등의 실현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국가와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⁵⁾ 즉, 다문 화 교육을 통해 모든 형태의 차별에 도전하는 경험을 하고 문화적 소수 집단이나 사회적 주변 집단을 이해하고 관용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킬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방인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무의식에 더 이상 낯설어 하지 않고 '같지 않 지만 다르지도 않은' 친구로 맞아들이기 위해서는 나, 너, 그리고 우리 모두의 비판 적인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문화 교육이 교육의 이중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는 관점은 바로 이러한 비판적 성찰이 직물짜기 처럼 개입되어야 함을 함축한다.

즉, 다문화 이해 교육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동시에 자문화 및 자 신의 문화적 태도에 대한 반성을 경험하게 되는 이중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 4) 가치는 크게 계약적 가치와 비계약적 가치로 대별된다. 계약적 가치는 자기 중심성을 전제로하여,

자신의 이해를 유지하기 위해 수단적으로 타인의 이해를 인정하는 것으로서 자유, 평등과 같은 가 치가 이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비계약적 가치는 타자 중심성에서 출발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절대 성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려, 희생, 관용 등과 같은 가치가 이에 해당한다.

5) 이와는 달리 문화적 다양성으로 인해 국민적 일체감이 손상된다는 입장이 있음을 밝힌다.

다. 비판적 성찰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삼종지도의 500년 역사처럼, 미국에서 목도 할 수 있는 300년 인종 차별 역사처럼, 그리고 수천년의 남녀차별 역사처럼 이방인 에 대한 업젝션을 통해 스스로의 질서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불안한 안주를 지속하 게 될 뿐이다. 프로메테우스의 고백이 생각난다. "나는 신이 아니면서 신처럼 생각 하고 신처럼 행세한다." 프로메테우스는 밤과 낮을 번갈아 생과 사를 번갈고, 자아 와 자아 속의 타자(또 다른 자아)를 번갈아 인간과 신을 번갈며 영원히 이방인의 업젝션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비판적 성찰이 우 리로 하여금 그날이 빨리 오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릴 수 없게 한다.

이문화 배경 가정의 어려움

자녀양육과 교육의 일차적 책임이 어머니에게 있으며, 자녀교육에 맹목적인 한국 사회의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한국어와 한국적 상황에 익숙하지 못한 이문화 배 경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자녀의 성장발달 상의 어 려움 역시 동반되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또한 순수혈통주의를 내세우며 잔일민족임 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한국사회의 문화적 관습에 비춰 볼 때, 혼형아동에 대한 차 별적 시선 역시 아동들이 경험하는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이의 자세한 실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표적인 이문화 집단인 국제결혼 여성들이 자녀를 양육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 는지를 살펴보면, <표>에서와 같이 사교육비와 양육비용의 어려움을 가장 많이 지 적하고 있다. 미취학자녀를 둔 응답자들 중 34%는 양육비용 문제가 어렵다고 하며, 6～17세의 취학자녀를 두고 있는 응답자들 중 41%가 사교육비 문제를 지적하고 있 다. 미취학자녀를 두고 있는 응답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지적하는 어려움은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이며(28%), 아동 건강관리의 어려움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13%에 이른다. 취학자녀들의 경우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지적한 문제 는 학교성적과 학습부진 문제(11%)이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외국인일 때 자녀가 겪는 어려움 중에는 또래집단으로부터 집

단따돌림이 있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현재 자녀와 동거하고 있는 사람들 중 자녀가 또래 아이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고 하는 비율은 17.6%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은 중국 동포가 아닌 다른 나라 출신 여성들의 자녀들이 훨씬 더 많이 경험하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표> 자녀양육의 어려움

(단위: %, 명) 미취학자녀(0～5세) 취학자녀(6～17세)

아동 돌볼 사람 없음 28.2

아이 맡길 보육시설 양과 질의 문제 6.1

아동 건강관리 어려움 13.0

사교육비 및 양육비용 어려움 34.1 40.6

정서 행동상의 어려움 3.1 7.1

이중문화로 인한 정체성 혼란 6.3 5.7

성적문제 및 학습부진 10.5

학교생활 부적응 1.8

사례수 365 185

출처: 보건복지부(2005). 국제결혼 이주여성 실태조사 및 보건․복지지원 정책대안

또한 도시보다는 농촌에 거주하는 국제결혼 여성의 자녀가 집단따돌림을 당한 비율이 더 높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이유로는 엄마가 외국인이기 때문(34.1%)을 가장 많이 지적하고 있으며, 의사소통이 잘 안 되어서(20.7%), 특별한 이유 없이 (15.9%), 태도와 행동이 달라서(13.4%), 외모가 달라서(4.9%), 기타(22.0%) 순으로 많이 지적하고 있다(N=82).

“자녀의 숙제를 얼마나 자주 도와주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 가운데 55%가 거의 매일 숙제를 돌봐준다고 하였다. 반면, 거의 도와주지 않는다는 응답도 21%나 된다. 어머니의 출신국에 따라 자녀의 숙제를 도와주는 정도를 비교해보면, 필리핀 출신 어머니들 중 70%가 거의 매일 자녀숙제를 봐준다고 하여 그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일본인 어머니로 56%이다.

자녀의 숙제를 도와줄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를 어머니의 출신국에 따라 비교하였는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한국어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중국한족, 일본, 필리핀 출신 어머니들의 50%이상이 이 이유를 들고 있다. 교과 내용이 어렵다는 점은 필리핀출신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고 있다(26.7%).

지구촌이라는 말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 시대에 살면서, 수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에서 취업-거주하고 있으면서, 다양성과 자유로움, 민주주의가 사회발전의 원동 력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 정작 지구촌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 차별한다는 것은 결 국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제 한국인들은 더 이상 학원에서 외국인을 접하고 극소수 한국인으로 귀화한 신기한 외국인, 혹은 한국 땅에 돈을 쓰러 오는 관광객들로서만 외국인들을 만나지 않는다. 가게손님, 내가 채용한 사람, 동네사람을 넘어서서 내 가족, 내 아이의 급 우, 내 친구의 친구, 친척으로서 피부색이 다른 이들을 접하게 된다. 이제 조금 더 지나면 국제결혼 가정의 2세가 나의 며느리, 사위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열릴 것이 다.

이런 상황은 한국사회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즉, 단일한 혈통을 가진 단 일민족이라는 한국민족의 정체성과 단일한 문화권, 단일한 언어를 구사하는 한국문 화라는 기존의 개념에 대해, 새로운 개념의 민족, 새로운 개념의 가족, 나아가 다문 화, 다언어의 공존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역사적으로 다른 민족과 사이좋게 살아본 집단적 경험이 별로 없 는 사회이다. 오히려 타민족으로부터 침략과 피해를 받은 집단적 경험과 사회적 학 습을 압도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사회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위한 제도마련, 인식의 개선 등이 아직도 제대로 이 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미 한국사회와 한국민들은 새 롭게 전개되는 상황을 바람직하게 수용해야 하는 사회적 의무를 지게 되었다는 점 이다.국제결혼가정 자녀의 양육실태 및 문제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언어소통에 장애에서 오는 부적응이 있다. 국제결혼가정 2세들은 말을 배우 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 유아기에 한국말이 서투른 외국인 어머니의 교육 하에 성장 하기 때문에 언어 발달이 늦어지고 의사소통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부적응의 현상 을 보일 수 있다. 국제결혼가정의 자녀들은 부모들의 특수한 언어 상황에서 비롯되 어 언어발달 지체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둘째, 부모의 가치관 차이에서 오는 부적응이 있다. 부모가 각각 다른 국가에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 자녀들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보고

배우는 내용이 각각 다르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가치관의 혼돈 때문에 부적응의 현상을 보일 수 있다. 국제결혼가정의 자녀들은 긍정적인 정체성 유지에 관해 학교 에서나 가정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자녀의 외모에 대해 친구들이 수군거릴 때, 자신의 정체성을 바르게 갖고 대응하 는 것을 가르치기보다, 일단 눈앞의 어려움을 벗어나게 하려는 가정이 많다. 대부 분이 그냥 달래거나 외면하라는 소극적이고 현실 회피적인 행동을 보인다.

셋째, 혼혈인에 대한 편견이 부적응을 유발한다. 한국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단일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따라서 국제결혼가정 자녀들은 순수한 한국 인이 아니라는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부적응을 나타낼 수 있다. 국제결혼가정의 자 녀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낮은 자존감을 보였고 이로 인해 학교와 담임선생님 과의 부적응 문제가 있다.

국제결혼가정 자녀들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적응의 문제는 다른 아동들이 겪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보 았듯이 국제결혼가정 자녀들이 겪는 부적응의 요인은 이중문화의 환경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중문화의 환경에서 가치관이나 국가관 등에서 혼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 교육의 역할

일반적으로 다문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초등 교육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첫째, 우리문화에 대한 자성과 다문화교육 추진체계 구축이다. 현행 교과서에 포 함되어 있는 민족적·문화적 배타성을 완화하고, 차기 교육과정 개정 시 다문화 교육 요소가 반영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지금까지 단일민족이라는 강한 자의식이 있는데 이러한 자민족 중심주의의 기저에는 인종주의적 편견이 있음을 생각할 때 인종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야말로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문화 배 경을 지니고 있는 자녀들은 외모와 피부 색깔이 달라도 엄연한 한국인이다, 당연히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욱 중요

하다 할 것이다.

둘째, 다문화 교육을 위한 특별 학급이 운영되어야 한다. 문화 배경 자녀에 대한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이 전문화되어야 하며, 아이들의 연령에 맞는 맞춤 교육을 실 시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 학급 체류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학습결손방지를 위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한국어지도, 교과지도, 문화제험 교육이 실시되어야 하 고, 외국인 학부모를 활용한 교육, 학교 홈페이지 활용한 교육자료 제공 및 대화채 널 구축, 교사 및 또래 집단 등과의 교류 활성화 지원, 취학 안내 등 가정 내에서 학습지도 등을 위한 홍보자료 제작 및 학부모 사전교육 등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 에서 ‘이중언어 학습을 지원’해야 한다. 가정 내에서 자연스럽게 이중 언어에 노출 되는 장점을 살려 다중언어 구사 자원으로 육성하며, 부모의 모국어 사용을 장려하 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교 내에서 국제가정 자녀들이 다문화 강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교사역량 강화와 학부모 교육 동시에 강화되어야 한다. 담임교사 연수, 교 원 자격연수·직무연수시 다문화 이해교육, 학습부진아 특별교육, 집단따돌림 예방교 육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한글교육·정체성 교육·다문 화이해교육·자녀양육태도교육 등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넷째,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공동체로서의 학교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학교 내 이문화 배경 자녀에 대한 집단따돌림·집단폭력 등을 막을 수 있는 인성교육 및 집 단상담, 개인상담등이 활성화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보급되어야 한다.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 이들을 이방인이 아닌 이웃의 주민으로 인 정하고 우리와 다른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왕도가 따로 없다. 상대 를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 합리적 사고를 배양할 수 있 는 교육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이들에게 이 땅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성인들이 받아들이듯이 어느 날 갑자기 내 삶에 끼어 들어오는 그런 낯선 존재들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혼혈아동들이 학급의 급우이고, 내 친구의 친구이고, 내 친척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편견이 형성 되지 않았거나 고착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이들과 소통하고 공존하는 원리를 교육 시키는 것은 다민족. 다문화사회를 위해 특별히 중요하다.

다섯째, 지역내 네트워크활용을 통한 복지 및 상담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지 역아동센터, 공부방, 어린이집, 사설학원, 병원, 보건소, 대학, 종교단체 등의 네트워 크활용을 통해 방과후 학습 및 상담, 의료서비스 등이 지원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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