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및 균형 장애를 보이는 노인 환자의 평가
이 상 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보행장애는 노인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노인요양원에 있는 노인의 63%가 보행장애를 가지며, 의료기관 에 입원해 있지 않은 노인에서도 8∼19%가 보행장애가 있다.1) 노인에서 보행과 평형장애의 대부분은 노인 이 지니고 있는 질환과 관련되며, 낙상을 초래하여, 삶의 질에 있어서 제한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 므로 보행장애와 평형에 대한 평가는 노인에게서 타인에 대한 의존도를 평가하는데 중요하며, 노인평가에 있어서 필수요소이다.
정상적으로 걷기 위해서는 우선 바르게 서서 평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걷기를 시작해서 부드럽고 리듬감 있게 보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되어 근력과 관절 등의 근골격계와 시각, 청력, 전정계, 감각운동 신경계 등이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보행장애와 평형에 대한 평가는 세가지 목적을 지닌다. 첫째, 낙상의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둘째 보행장애의 유형을 평가하여, 특정한 진단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 셋째, 물리치료와 보행 보조기의 처방 을 결정하는데 필요하다.
보행평가
평형 감각을 평가하기 위해서, 발의 앞꿈치와 뒷꿈치를 이용하여 걷게 하거나, 일렬보행(tandem gait)을 하도록 한다. 이렇게 일렬보행시 불안정성을 발견하는 경우 소뇌나 전정기능이상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외래에서 가장 쉽고 간단하게 보행장애와 평형 감각을 평가하는 방식은 Up & Go 검사로서2) 환자에게 가능하면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서 일어나게 하여 잠시 서 있게 한 후, 3미터 정도 걸어갔다가 돌아와 앉게 하는 것이다. 이 때, 제대로 평형을 유지하며 앉아 있는가를 평가하며, 의자에서 일어날 때의 안정감과 걸을 때의 양상 그리고 회전할때 비틀거리지 않는가를 관찰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12초 이상이 걸리면 보행장애 가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으나, 임상적으로는 몇 초내에 수행했는지 여부보다, 각 단계별 행위가 정상적 으로 이루어지는지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Tinetti의 이동성 실행 위주 평가3)는 평형점수 16점에 보행점수 12점으로 총 28점이 최대 점수로서, 18점 이하의 경우 낙상 위험도 매우 높은 군, 19점에서 24점이 중등도의 낙상 위험군, 25점 이상을 정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를 할 때 다음과 같은 5가지 각각의 요소를 평가하게 된다.
1. 의자에서 일어나기
노인 환자를 의자에서 일어나도록 하였을 때, 관찰 할 것은 팔로 짚지 않고, 한 번에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 일어나기 어려운 경우는 몸쪽 근력 약화(proximal muscle weakness)가 가장 흔한 원인이며, 무릎이 나 엉덩이 관절염, 파킨슨 질환, 반불완전마비(hemiparesis), 하반신마비(paraparesis) 등에서 나타나게 된다.
2. 서서 평형 유지
노인 환자에게 서게 한 후 평형을 유지하는지 평가한다. 이때 일어난 직 후 평형상태를 관찰하고, 평형상 태를 유지하는지 본 후, 환자가 눈을 감은 후에도 평형이 유지되는지 평가한다. 눈을 다시 뜨게 한 후 환자 의 뒤에서 검사자가 위치하고, 흉골을 검사자 쪽으로 당겨서 넘어지지 않는지 본다.
처음 일어났을 때 넘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는 기립성 저혈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으며, 소뇌, 다리 근력 약화나 통증, 다발성 감각 이상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불안정한 원인은 다발성 감각 이상과 고유수용(propropception)계 기능 저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흉골을 밀어서 불안정한 경우로는 파킨슨 질환, 정상수두압증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3. 걷기
걸을 때, 관찰할 요소는 처음 걷기를 시작할 때, 주저하지 않고 첫발을 떼어야 하고, 보폭은 발 길이보다는 길어야 하며, 몸통이 양쪽으로 흔들리지 않고, 팔은 자연스럽게 흔들면서 똑바로 걷는지를 관찰한다. 보행 을 시작하기 어려운 경우는 전두엽, 피질하 백질부와 기저핵 병변을 고려할 수 있다. 발을 넓게 벌리고 걷는 경우는 소뇌나 감각성 조화운동불능을 고려할 수 있다. 보행시 한쪽 팔의 움직임이 적은 경우 반마비 성 보행이나 초기 파킨슨병을 고려할 수 있다.
4. 회전
회전시 머리와 목이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비틀거림 없이 회전하는지 관찰한다. 회전을 시켜보면 바로 걷기에서 나타나지 않던 소뇌, 파킨슨, 전두엽 이상 등의 초기 증후가 나타날 수 있다. 만약 목의 회전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는 경추 질환도 고려해야 하지만, 뇌기저동맥의 허혈 등도 고려해야 한다. 그 외에 회전 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소뇌질환, 반불완전마비, 시야 문제, 고유수용계 기능저하, 조화운동불능 등을 고려 할 수 있다.
5. 앉기
안정적으로 앉는지 관찰하게 되며, 앉을 때, 불안정한 요인으로는 시력 감소, 근위 근육질환, 행위상실증 (apraxia) 등을 고려해야 한다.
보행장애의 유형
1. 노인의 보행 변화
노인에서는 걸을 때 속도와 보폭의 감소가 보이며 조심스럽게 걷게 된다. 보행을 빨리 해야 할때, 노인들
은 보폭을 넓게 하기보다, 더 많은 발짝을 걷게 된다. 노인들은 또한 걸을 때 팔의 움직임과, 골반 움직임이 적고, 발을 내딛거나 지면에 닿을 때 더 편평하게 발을 접근하는 방식을 보인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와 같이 보행속도가 요구될 때나, 표면이 울퉁불퉁하거나 사람이 많은 곳을 민첩하게 움직여야 할 때, 혹은 어두움 속에서 움직일 때, 노인들은 걷는데 특히 어려움을 느낀다. 이는 부적절한 고유수용(proprioception), 적절한 자세반응의 노화 및 골반과 대퇴근육의 쇠약 등이 관련될 것으로 보인다.
2. 반마비성 보행(Hemiplegic gait)
이 보행의 특성은 한쪽이 약해져서 다리가 반원을 그리듯이 걷게 되는데(circumduction), 무릎은 잘 굽혀지 지 않고 과하게 펴진 채로 걷게 되며(genu recurvatum), 발목은 다소 내회전되어 펴진 상태로 걷게 된다 (equinovarus). 반면에 한쪽 팔은 뻣뻣하게 굽혀져 있는 양상을 보인다. 상부운동신경병변(upper motor neuron lesion)에 의하며 대표적 질환은 뇌졸중을 들 수 있다.
3. 강직성 양측마비 보행(Spastic diplegic gait)
일반적으로 이 경우 팔보다 다리의 강직도가 더 크게 나타난다. 이는 다리운동과 관련된 피질척수로가 더 뇌실과 가깝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징적 소견은 양쪽 다리가 반원을 그리듯이 걷고 (circumduction), 발을 질질 끌게 된다. 심한 경우 엉덩이와 무릎이 내측으로 모아지게 되어 가위 (scissors) 보행 이 되며, 발목은 펴져서 내회전된 소견을 보인다. 팔은 권투선수들의 방어자세를 낮게 취하듯이 굽혀져 있다. 양측 뇌실 주위 병변에 의하며, 뇌성마비에서 가장 흔하게 보인다.
4. 파킨슨 보행(Parkinson gait)
기저핵 병변으로 인하여 경직과 느린 움직임이 나타난다. 앞으로 구부러진 자세로 뻣뻣하게 다리를 질질 끌고 걷게 된다. 처음 걸을 때는 시작하기 어려우나 일단 걸으면 점차 가속이 되어 좁은 보폭으로 서두르듯 이 총총 걸음을 걷게 된다. 팔은 몸통 앞에 있으며 잘 흔들지 않고, 초기에는 한쪽 편이 더 차이가 나게 흔들지 않는다. 가만히 있을 때 손의 떨림 증세와 무표정과 함께 파킨슨 질환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보행소견이다.
5. 무도무정위 운동성 보행(Choreoathetotic gait)
기저핵 질환 등이 있을 때, 상지와 하지에 불규칙적이고 불수의적으로 비틀거리거나 꿈틀거리며 머리를 흔들거나 얼굴을 찡그리고 혀를 날름거리는 등 신체의 다른 부위도 과다한 움직임을 보이는 보행을 보이게 된다. 무도병이 대표적 질환이다.
6. 조화운동불능 보행(Ataxic gait)
소뇌성 조화운동불능이나 심한 감각성 조화운동불능이 대표적 예이다. 소뇌병변과 관련되어서는 술취한 사람처럼 다리를 넓게 벌리고 불안정하게 걷게 된다. 특히 회전하거나 방향을 바꿀 때, 갑자기 쓰러질 듯한 불규칙적 보폭을 보이게 된다. 편측성 소뇌병변에서는 병변쪽에서만 보행장애가 생기나 양측성 소뇌병변에 서는 머리와 몸통의 비틀거림이 특징적이다. 이 경우 소뇌이상 징후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감각성 조화운동불능의 경우 팔다리의 위치감이 떨어져 걸음걸이가 서투르게 되고 걸음자체가 비틀거리 게 되며 서 있거나 걷기가 힘들어진다. 이 경우 근력은 있으나 운동이 안 되며, 눈을 가리면 보행이상이나 자세 불안정이 훨씬 현저해져 Romberg검사가 진단에 유용하다.
7. 신경병증 보행(Neuropathic gait)
말초신경질환과 같이 신경병변으로 인하여 근력약화가 온 경우에 발생한다. 가장 흔하게 영향을 받는 부위가 하지 말단부위이므로, 발목의 뒤굽힘(dorsiflex)이 약해 발이 그냥 힘없이 떨어지는 증세(foot drop)가 발생하게 된다. 환자를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엉덩이 관절을 크게 굽혀 다리를 비정상적으로 높이 들었다 힘없이 떨어뜨리며 걷는 보행 양상을 보인다.
8. 근육병증 보행(Myopathic gait)
근육병변에 의한 근력약화로 발생한다. 골반 근육이 약해져, 골반이 체중부하가 적게 걸리는 다리쪽으로 기울여지게 되며 어기적어기적 걷게 된다.
9. 진통보행(Antalgic gait)
관절변형이나 관절통이 있으며 걸을 경우는 아픈 쪽 다리를 옮기는 경우 체중이 실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보폭을 짧게하여 조심스럽게 바닥을 디디다가 바로 정상인 다리를 빨리 움직여서 걷는 절름발이 보행 을 하게 된다.
보행 보조기의 사용
노인에서 보행장애는 흔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치료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지팡이, 목발, 보행기와 같은 보행 보조기의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보조기를 사용하기에 앞서, 상지가 평형을 유지하거나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보행장애를 여러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나, 이들 질환 중 소수만이 회복 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보행 보조기는 대부분의 보행장애 질환 치료에 있어서 주요 치료 요소이다.
보행 보조기를 선택하는데 고려요인으로는 환자의 인지기능, 판단력, 시력, 전정기능, 생활 환경 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과 아울러 보행시 평형유지와 체중을 지탱하는데 필요한 상지 기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보행시 환자의 손을 지지해 주면서 평가할 수 있다.
1. 지팡이(cane)
전통적인 지팡이는 평형유지에만 도움을 주었으나, 변형된 형태의 지팡이들이 체중을 지탱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고안되어 있다.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으나, 한 연구에서 단순 기본형 지팡이와 네발 지팡이가 평형을 도와주는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4)
지팡이를 사용할 때는 장애가 심한 쪽의 반대쪽 손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기본형 지팡이는 가볍고, 비용이 저렴하며, 길이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이 지팡이는 체중을 지탱할 필요가 거의 없고, 평형유지를 위해서 주로 사용된다. 이 지팡이는 전정기능장애, 시력장애, 감각 조화운동불능(ataxia) 환자에서 사용될 수 있다. 지팡이를 약간 휘어서 만든 형태(offset cane)는 간간히 체중 지탱이 요구되는 골관절염 환자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네발 지팡이는 체중을 지탱할 필요가 있는 심한 골관절염 환자에서 사용될 수 있다. 네발지팡이의 또 다른 장점은 바닥에 그대로 세워 놓을 수 있어서, 환자가 다른 일을 할 때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는 점이다. 그러나 환자의 걸음이 너무 빠르면, 오히려 네발 지팡이는 사용에 불편하다.
그림 1. 보행 보조기의 선택5)
보행기 지팡이(walk cane)는 편측마비를 가진 뇌졸중 환자와 같이 한 손으로만 지속적으로 체중 유지가 필요한 경우에 이상적이다.
2. 목발(crutch)
목발은 양측 안정성이 높으며, 체중 유지를 전적으로 할수 있다. 겨드랑이에 끼는 형태와 팔뚝에 의지하 여 사용하는 형태가 있다.
3. 보행기(walker)
보행기는 가장 안정적인 보행 보조기이다. 하지만, 복잡한 곳에서 사용하기 어려우며, 정상적 팔 움직임 에 제한을 주고, 자세도 앞으로 굽어지게 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고, 계단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앞바퀴 보행기는 비교적 빨리 걸을 수 있어서, 기본형 보행기를 들면서 걷기 어려운 환자에게 적당하다.
바퀴가 환자에게 더 정상적인 보행 형태로 걷게 해 주지만, 안정성은 떨어진다. 전두엽 관련 보행장애나 심한 파킨슨 질환, 중등도의 조화운동불능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네바퀴 보행기는 체중을 보행기에 전적으로 싣게 되면, 미끄러져 낙상의 위험이 따른다. 그러므로 체중을 적게 기대면서, 먼거리를 걷는 기능이 좋은 환자들이 사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심하지 않은 파킨슨 질환, 조심스럽게 걷는 노인에서 권할만하다. 필요한 경우, 브레이크나 의자등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
4. 보행 보조기의 선택
보행보조기를 선택할 때는 첫째로 평형이나 체중을 지탱하기 위해 양손이 필요한가 여부를 평가한다.
만약 한손으로 충분하다면 지팡이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어떤 지팡이를 선택하느냐는 얼마나 체중을 지탱 해야하는지로 평가한다.
평형을 유지하는데 두손이 필요하지만, 체중을 지탱할 필요가 없는 경우라면, 네바퀴 보행기가 적절할 것이며, 체중을 지탱할 필요 정도에 따라 보행기의 바퀴 유무를 결정하면 될 것이다.
지팡이나 보행기의 길이는 바닥에서 환자의 대퇴 큰돌기(great trochanter)까지의 길이와 같게 하거나, 환자
가 서서 손목까지 오게 하면 되며, 팔꿈치는 보행보조기를 잡았을 때 15∼30도 정도 구부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