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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소설의 인물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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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 사 학 위 논 문

김유정 소설의 인물 연구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이 주 화

2002

(2)

김유정 소설의 인물 연구

지도교수 방 민 호

이 논문을 석사학위 청구논문으로 제출함.

2002年 12月 日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이 주 화

2 0 0 2

(3)

이주화의

석사학위 청구논문을 인준함.

2002년 12月 日

심사위원장 印 심사위원장 印 심사위원장 印

국 민 대 학 교 교 육 대 학 원

(4)

목 차

Ⅰ. 서론………1

1. 연구목적………1

2. 연구사 개관 및 연구방법 ………5

Ⅱ. 두 유형 소설의 의미와 인물의 주제………13

1. 도시소설과 농촌소설의 특징………13

2. 등장인물의 삶의 주제………26

Ⅲ. 남성 인물 분석………42

1. 농촌을 배경으로 한 인물의 특성………42

1) 순박형 ………43

2) 이해타산형 ………48

3) 탐욕형 ………50

2.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인물의 특성 ………52

1) 순박형………53

2) 이해타산형 ………56

3) 탐욕형 ………60

(5)

Ⅳ. 여성 인물 분석 ………63

1. 농촌을 배경으로 한 인물의 특성 ………65

1) 순박형 ………66

2) 이해타산형 ………69

3) 탐욕형 ………75

2.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인물의 특성 ………77

1) 순박형………78

2) 이해타산형………80

3) 탐욕형 ………92

Ⅴ. 결론………95

참고문헌………99

ABSTRACT ………102

(6)

Ⅰ. 서론

1. 연구의 목적

김유정은 1908년에 태어났고 강원도 춘천 출생이며, 농촌에서 야학 활 동을 하다가 1935년 <조선 일보>에 단편 소설 ‘소낙비’가, <중앙 일보>

에 ‘노다지’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그는 이 시기에 작가 활동을 시작하여, 1937년 29세에 생을 마감한다. 그는 2년 정도의 짧은 창작 활동 에도 불구하고 28편의 단편 소설과 1편의 미완성 장편 소설, 1편의 번역 탐정 소설 그리고 10여편의 수필을 남겼다. 그가 주로 활약한 30년대 중 반은 일제의 문화정책과 수탈 정책이 강화되어 우리민족이 억압과 핍박을 받던 때이다. 그리고 그 당시 문단의 전반적 경향은 서구 문학의 본격적 인 수입과 인구의 증가 그리고 창작 기술의 세련 및 문예 이론의 전문화 등의 경향이 나타났던 때 이다. 이 시기는 어느 한 두 유파가 주조를 이 룬 이전의 시대와는 달리 주조가 상실되고 집단적인 활동이 아닌 작가 개 성에 의한 창작 풍토가 조성되면서 순수문학내지는 순수소설이 대두되었 으며, 한편으로는 대중소설 또는 통속소설이 등장하기도 하였다.1)

김유정은 그 시대의 문예사조에 속하지 않고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표현했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 는 해학성이고 다른 하나는 토속성이다. 전자는 우직하고 무능력한 주인 공을 내세워 역설적인 웃음을 보여 준다면, 후자는 강원도의 깊은 산골을 배경으로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풍부한 향토어로 생생하게 나타내고 있다. 그는 주로 농촌 현실을 제재로 하고 토착적 유머와 해학을 함께 표 현해냄으써 우리 문학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그는 이러한 향토성과 해학성・풍자성으로 인한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작

1) 조연현, 『한국현대문학사』, 성문각, 1984, p.463.

(7)

가이다. 여기에선 김유정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과 삶의 모습들 이 당대의 사회상을 반영해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 분석하고자 한다.

그가 살았던 1930년대는 한국이 일본의 피지배국이 된 암흑의 시기이다.

조선을 식민지화한 일제는 그 침략의 마수를 아시아 대륙으로 넓혀 만주 사변(1931)을 일으켰고 노구교사건(1937)을 발단으로 중일전쟁(1937년)으 로까지 몰고갔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그들은 소위 ‘대동아공 영권’이라는 이름 아래 ‘신질서건설’을 내세워 우리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또 소위 내선일체(內鮮一體)라는 이름으로 이 땅을 병참 군수기지로 만들 어 자국의 식량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조선에 산미증산계획을 실시하여 쌀 을 수탈해갔으며 결국은 한국의 농민들은 자신의 토지를 잃고, 가족과 흩 어져 유랑민이 되거나, 도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1930년대 사회는 일제의 수탈로 인해서 농촌이든 도시이든 서민들이 대부분 궁핍한 삶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러한 실상을 담은 그의 대표적 작품이 「만무방」인 것이다.

「만무방」은 응칠과 응오라는 두 형제의 이야기인데 응칠은 아내와 자 식도 없는 떠돌이 유랑민이다. 동생 응오가 살고 있는 마을에 와서는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식량과 옷을 훔치며 의식주를 해결한다. 응칠은 과거 엔 농사를 지으며 처자식을 거느린 농부였다. 그러나 지주의 수탈로 빚에 몰려 야반도주하고 가족들과도 흩어진 유랑민이다. 응오는 성실하고 부지 런한 농군이지만 빚을 정리하고 세금을 내고나면 남는 것이 없으니 가 족들이 빈곤에 시달리게 되자 응오는 자신의 논에서 벼를 훔쳐 먹는다.

이것은 당시대의 동양척식주식회사 → 식량 수탈 → 고리채의 과정으로 이어지는 농민의 피폐한 실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2) 또한 지주제를 강화 하여 지주를 보호하는 대신 자작농과 자작 겸 소작농을 몰락시켜 완전한 소작농으로, 소작농을 세궁민으로, 세궁민을 화전민이나 이농민으로 이농

2) 자작농의 감소, 소작농의 증가, 이농자의 싵태가 잘 드러나 있다. 홍이섭, 「조선 총독 부」, 『한국 현대사』4, 신구문화사, 1969, p4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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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을 공장의 값 싼 노동자나 도시의 하층민 내지 거지로 만들었다. 1910 년 당시 23만이었던 서울의 인구가 1941년에 이르러서는 97만명에 이르게 되는 점에서 농민들의 이농현상은 보다 잘 파악될 수 있다. 외형적으로만 보아도 약 70만영의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이와 같은 증가율은 서울을 비롯한 여타의 도시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난 현상이다.3) 이렇게 유입된 다수의 이농민들로 도시 빈민은 형성되었고, 공업화된 도시에서 이들은 필연적으로 값싼 임금 근로자로 전락하였다.4) 도시로 몰려든 민중들은 서 울에 외곽에 자리잡아 토막촌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토막민 은 1930년대 들어와 계속 증가하여 1939년에는 전국에 걸쳐 26,736호, 115,959명에 이르게 되었다. 1931년 서울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토막 거 주자의 직업은 날품팔이(30%), 공사장 인부(13%), 지게꾼(10%), 공장 노 동자(8.5%), 인력거꾼(5.7%), 행상(5.7%)등으로 반 이상이 일당노동 혹은 자유노동자였다. 이러한 사회 모습이 「심청」, 「봄과 따라지」, 「땡 볕」, 「生의 伴侶」, 「따라지」에 등장하는 하층민들의 삶을 통해서 잘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는 남자보다는 여 자가 공장 노동자로 직업을 구하기가 용이했다. 고용주 입장에선 남자 노 동자보다는 임금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봄과 따라지」와 「生의 伴 侶」에 등장하는 누이가 그렇다. 누이는 결혼을 했지만 이혼을 하고 혼자 살면서 공장을 다니면서 병든 남동생을 돌본다. 누이는 공장에서 일하면 서 동료나 감독들에게 성적 유희거리나 놀림거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고된 작업에서 오는 어려움 때문에 삶에 찌들어 즐거움을 모르는 히스테 릭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이외에도 도시든 농촌이든 김유정 작품에선 남 3) 서준섭, 『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 문학 연구』, 서울대학교, 1988, p.22.

4) 이 시기의 전체 공장 노동자의 30%를 차지하던 여성노동자와 역시 전체 노동자의 30%를 차지했던 미성년자의 남녀 노동자의 임금은 하루에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노동자의 임금의 1/4 1/8정도에 불과하였다. 거기에 한국 인 여성 노동자는 한국인 남성 노동자의 1/2수준에 불과하다. (임금은 일급제)鈴木正本,

「朝鮮經濟 の現段階」,신구문화사, 1938, p.298. 참조.

(9)

성은 도박과 술, 여자를 좋아하고 아내에게 매춘을 강요하고 폭력을 행세 하는 폭군의 모습으로 부정적 존재로 표현되고 여성은 남성과 가족을 부 양하는 강한 생활력의 소유자로 대부분 보여주고 있다. 이는 1930년대에 한국적 전통적 여성상의 변모이고, 성 역할이 전도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작품의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생존의 위협을 받는 극도의 빈곤을 겪는 소작농, 머슴, 들병이와 도시의 노동자등의 최하층민만을 주로 설정 하여 그 당대 현실의 비극상을 리얼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이제까지 그 당대의 사회상과 작중 인물들의 상관성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살펴보았고 여기서 김유정의 문학적 미학적 가치를 인식할 수 있었다. 즉 김유정은 작중인물들의 극도로 궁핍한 삶을 통해서 그 시대의 서민들의 삶을 진솔하게 꾸밈없이 표현했고 이에 대해서 깊은 애정을 가 진 작가이다. 따라서 그 당대의 시대적 배경과 작중 인물들의 삶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것은 그의 소설적 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중요 한 효과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작중 인물을 분석하고 그 인 물들의 삶과 성격을 다루고자 한다. 특히 김유정 소설의 작중인물 연구사 를 살펴보면 남성 인물에 대한 연구는 신분, 계층, 직업별로 나누어져 포 괄적으로 시도된 반면에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인물도 소설의 공간적 배경과 직업, 신분에 따라서 구분하여 구체적으로 다룬 연구는 미흡하다.

그래서 여성 인물들을 좀 더 세밀하게 다루면서 남성인물도 아울러 분석 하고자 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일제의 식민지 지배하에 놓 인 구조적 사회 모순 속에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 방식에 대해서 조명해보 고자 한다. 이상과 같은 목적을 위해서 김유정의 단편 소설 28편과 텍스 트로는 『원본 김유정 전집』5)을 참고했다.

5) 전신재 편, 『원본 김유정 전집』, 도서출판 강,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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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사 개관 및 연구 방법

김유정의 연구는 1937년 김문집에 의해서 제일 먼저 시도되었다. 그는

“현하 조선문단의 가장 아름다운 신진 작가요, 근대 조선 문학 수립이래 로 드물게 보는 言語朝鮮의 傳紀美를 살린 작가로서의 金裕貞군”6)이라고 김유정을 극찬한다. 그후 김유정에 관한 논의는 1964년 鄭昌範의「金裕貞 論」이후 본격회되었으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다각적으로 양상을 띄고 있 다. 그러나 여기에선 김유정 작품에 대한 주요 논의를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하나는 미학적 측면에 관심을 둔 형식주의적 관점에서 문체와 해학성의 표현, 언어적 측면에 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주의적 관점에서 현 실 인식의 유무에 관한 연구가 주요 논의로 활발히 전개되었다. 먼저 형 식주의적 관점인 김유정 작품의 해학성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기로 한다.

김문집은 최초로 김유정 소설의 해학성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一言蔽之하면 그의 예술은 그의 苦痛에 逆比例해서 즐거웠었다. 나는 그의 문 학의 즐거움을 새로이 즐기지 않을 수 없다. 果然 나는 그의 悲痛한 君의 文學藝 術의 즐거움을, 즐겁게 하는 그 재주를 사랑한다.7)

백철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김유정의 작품성이란 모두가 지적하다시피 그 특유한 유우머에 있다. 유정이 활 동하던 시대는 우리 문단에 소위 풍자문학이 유행하던 때 쓰였는데 채만식 같은 작가가 그 대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유우머도 채만식의 것이 더 기지 6) 김문집, 「故 김유정군의 예술과 그의 인간의 비밀」, 『조광』, 1937.5.

7) 金文輯, 「김유정의 예술과 그의 비밀」, 『金裕貞全集』, 金裕貞全集紀念事業會 編, 서 울: 現代文學社, 1968, p.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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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것이요 이론이었다면 유정의 것은 정적이요 서정의 것이었다. 이러한 의미에 서 유정 작품의 유우머는 우리 고전에서 발견되는 패턴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 는 것인데 채만식의 유우머보다는 더 중시하게 되는 소이도 여기에 있다.8)

백철은 서정적이며 유머러스한 김유정의 문체를 채만식과 비교하여 그 특유의 유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즐거움을 독자에게 주는 문학관의 뜻을 넣어서 우리는 35年代의 유익한 유우머의 작가로서 김유정을 중요하 게 본다9)고 했다. 김영기는 “원시적 인간형의 해학” 그리고 "유니크한 토속의 언어와 스타일에서 서정적 해학의 확장" 등으로 일관된 해학적인 면을 연구했다.10) 그러나 이러한 견해들은 해학성을 전통적인 것만으로 연관시킬 뿐 해학이 떠맡고 있는 사회・역사적 기능에 대해선 간과하고 있다. 다음으로 역사주의적 측면인 김유정 소설에서의 현실 인식에 유무 에 관한 논의들이다. 김윤식・김현은 그의 작품이 시대적 현실을 극명하 게 반영하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11)

그의 후기적 작품들은 그의 초기 작품들의 목가적 세계를 벗어나 뛰어난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하나의 소설적 트릭도 없이 있는 세계를 그대로 내보임으로써 그는 어떤 작가보다도 식민지 치하의 농촌의 궁핍상을 여실하게 묘사해 낸다.12)

또한 이동희도 이들과 의견13)을 같이 한다. 이동희는 “유정 소설에 등장

8) 백철,「검은 구름장과 象牙㙮」, 『한국단편문학전집』(2), 白木社, 1970,p.467.

9) 白鐵,『新文學思潮史』, 新丘文化史, 1965 , p.24.

10) 김영기, 『김유정문학의 본질』,「김유정전집」, 현대문학사, 1968, p.28.

11) 김영기, 『김유정문학의 본질』,「김유정전집」, 현대문학사, 1968, p.28.

12) 김윤식・김현, 『한국문학사』, 민음사, 1973, pp.198-199.

13) 김유정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은 대개 유랑농민을 주로 한 당시대의 소외계층인 약자들이다. 유정은 인물을 해학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당대 사회제도의 모순과 불합리성을 비판하고 고발한 것으로 상정된다. 이동희, 「김유정의 언어미학」, 『국어교육논집』제7 집, 대구교대국어과, 1979, p.36.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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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주요인물들은 대개 유랑농민을 주로한 당시대의 소외계층인 약자들 이다. 유정은 인물을 해학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당대 사회제도의 모순과 불합리성을 비판하고 고발한 것으로 想定된다.” 라고 하며 역사의식 내지 사회의식이 투철한 작가라고 하였다. 이는 김유정 작품의 초기에 외면당 했던 작가의 현실인식이 근래에 와서 활발하게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결과 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있는데, 구인환은 김유정 문학의 작중 인물들이 “현실을 고발하거나 개선하려는 역사의식의 缺如로 패배자의 卑 屈한 戱畵가 되고 말았다"고 했으며14), 이는 김유정의 작품이 역사의식이 결여됬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에서 역사주의 관점인 시대적 현실 인식 투영과 문체와 표현상의 입장인 해학적 관점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김 유정에 대한 이러한 두 가지 입장이 절대적으로 구분되어진 것은 아니다.

그의 연구사에 대한 개관이 활발히 전개된 논의를 중심으로 나눈 것이 다. 그러면 본고의 논제가 김유정 인물에 관한 연구이므로 이에 대한 연 구사에 대한 이론들을 살펴 보고자한다.

김유정 소설의 인물 유형에 관한 기존의 견해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 다. 김명숙은 우직형, 현실타산형, 탐욕아집형, 순종형, 의지실현형, 요부형 으로 구분한다.15) 여섯 가지의 성격별로 구분했고 이들을 통해서 일제 치 하의 식민지 경제제도에서 파생되는 모순적 현상을 작품에 반영했다. 金 建擇은 인물의 심리적 조건을 바탕으로 우직형, 이기적 현실 순응형, 탐 욕 치부형, 순박 순종형, 능동적 의지형, 아부 요부형으로 나누었다. 우직 형은 우매하고 아이러니한 인물이다. 이기적 현실 순응형은 우직형과는 대비되는 인물 유형으로 현실에 이기적이며 타산적으로 대처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순박․순종형은 여성 인물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형으 로 내조적으로 순종, 어머니로서의 자식에 대한 순박한 애정, 그리고 외부

14) 金宇種, 『韓國現代小說史』, 선명문화사, 1978, pp.271-272.

15) 김명숙, 「김유정 소설의 인물 연구」,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1991, pp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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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환경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인다. 능동적 의미형은 대부분 미혼여성으로 자신의 현실을 개척하려고 한다. 아부 요부형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춘다, 여기에선 당시 경제적 사회모순을 등장 인물 들의 삶의 모습과 꿈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여성 인물에 관 한 연구는 金仁和는 김유정의 소설에는 같은 이름이 등장하는데 이 인물 들은 각각 다른 작품 속에 등장하면서도 인물들의 성격은 상통하는 것으 로 나타난다. 그 유형을 동일한 이름을 가진 작품끼리 묶어 점순이형, 아 내형, 누님형, 들병이형,. 기타형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16)

‣점순이형-「봄봄」, 「동백꽃」

‣아내형- 「소낙비」,「금따는 콩밧」,「땡볕」,「금」,「슬픈 이야기」

「가을」

‣누님형- 「따라지」,「生의 伴侶」, 「연기」, 「兄」,「애기」

‣들병이형-「솟」,「총각과 맹이」, 안해」,

‣기타형- 「夜櫻」,「봄밤」,「따라지」,「두꺼비」로 나누어져 있다.

점순이형은 사랑의 의지를 완수한 우일한 인물이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인물이다. 아내형의 아내는 남편들의 말을 철저히 따르며 순종하고 가족 을 위해서 헌신을 한다. 누나형은 히스테릭한 성격이다. 들병이형은 잡초 처럼 강한 생활력을 보인다. 기타에서는 버스걸, 기생, 여급 카페, 연초 회 사원 등이다. 그러나 아내형의 특징이 순종과 희생이라는 공통적 성격으 로 묶을 수 있긴 하지만 <금따는 콩밧>에 아내는 순종적이긴 하지만 남 편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서 비판하는 반항적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한 가지 속성의 성격을 공통점으로 유형화했기 때문에 각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공통적 특징을 묶어서 여섯 가지 유형으로 정형화는 하였지만

16) 金仁和, 「金裕貞 小說의 女性人物 硏究」, 淑明大學校 敎育大學院, 석사 학위논문 1993, pp24-56.

(14)

당대의 사회를 배제한 인물 분석에만 치우쳐 있다. 당대의 사회와 인물이 어떠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에 대한 섬세한 언급할 필요가 있다. 朴吉淑은 犧生的 人間形, 利己的 人間形, 積極的 人間形, 能動的 人間形으로17) 나뉜 다. 의지적 인간형은 순박한 성격으로 의지적이고 순종적이며 생활력이 강하다. 利己的 인간형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타인을 희생시키거나 까닭없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유형의 인물들이다. 積極旳 인간형은 야부지고 당돌한 면을 지니고 있다. 감정을 밖으로 표출시키며 보다 활동 적이고 외향적이다. 여기에선 성격으로만 유형화했다. 페미니즘적 시각으 로 살펴보았는데 여성 인물들은 가부장제에 억압당하면서도 여성들이 그 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김유정은 20-30년대 소설문 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가난을 다룸에 있어 특정 이데올로기에 종속되거나 편향되지 않고 향토성, 풍자성, 해학성이라는 독특한 미학적 기제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리얼리즘적 성취를 이루었다 고 한다. 이 논문에서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본 김유정의 여성상에 대한 내용을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오히려 유형별로 접근해 간 여 성상에 대한 연구의 논제의 초점을 흐릴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김유정 작품의 인물 연구를 살펴보았는데 남성인물에 대한 연구는 주로 성격별로 체계적으로 구분되어져 있고 포괄적인 반면에 여성 인물의 연구 에 대한 연구는 이에 비해서 비중이 적다. 그래서 여기에선 여성 인물도 구체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그러면 인물 유형을 나누고 분석하기 이전에 소설에서 인물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소설은 인간의 탐구이며, 인물의 재창조라고 말하는 것도 소설에서 인물 의 기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근대는 개인 자아 각성과

17) 朴吉淑,「金裕貞 小說의 女性像 硏究」,水原大學校 大學院, 석사학위 눈문, 1997, pp.26-35.

(15)

인간성의 옹호라는 인본주의(人本主義)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근대정신 에 기반한 근대 소설은 인간성의 탐구와 새로운 인간형의 창조에 많은 관 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근대 소설은 사건보다 인물에 중점을 둔다고 할 수 있다. 근대 소설 이후 소설은 성격의 창조, 심리의 묘사 등 인간의 내면성을 강조하게 됨으로써 인물은 소설의 중심 요소가 되었다. 인물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 즉 행위하는 주체로서 사건의 담당자이며 또한 그 사람의 성격을 뜻한다. 소설에서 인물은 단순한 등장인물이 아니라, 고 유한 개성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인물의 사고와 행동, 인물과 인물 사 이의 갈등을 통해 주제가 실현되며, 인물의 창조가 잘 되었는지의 여부에 따라 소설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한다. 인물이 흔히 성격 18)이란 말과 동 의어로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설이 잘 되고 못 된 것의 기준으로 성격 창조의 성패 여부에 두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소설을 창 작한다는 것은 곧 새로운 성격을 창조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로브로 그예는 ‘소설을 쓰는 행위는 문학사가 포용하고 있는 초상화 전시장에다 가 몇 개의 새로운 초상화를 부가시키는데 있다’고 말할 정도로 소설에서 의 성격 창조를 중요시 여겼다. 우리가 한 편의 소설을 읽을 때, 소설 속 의 말들은 차창 밖의 풍경처럼 독자들의 눈앞을 빨리 스쳐 지나가 버리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억에 남는 부분이 곧 작중인물이 다. 그런 점에서 작중 인물은 소설에서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라고 할 수 있다.

18) 여기서 성격(Character)이란 용어는 보통 인물과 성격의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전 자는 작품에 등장하는 개인들을 지칭하는데, 이는 소설, 희곡에서 제시되는 등장 인물로 서,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 속에 표현되는 도덕적, 기질적 특성을 부여받은 존재이다. 이 를테면, '이 작품엔 몇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가'라고 할 때에는 전자를 가리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관심, 욕망, 감정, 도덕적 원칙들의 혼합으로 개성화된 개인을 가리킨다. '인 물 A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라고 할 때는 후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윤석산․조규일․

조상기․홍성암 共著,『문학의 이해』,태학사, 1994, p.23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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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소설은 인간의 삶과 흡사한 허구성의 내용을 다루고 있으므로 독자는 소설을 통하여 자신이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달성하게 되고, 정신 적인 위안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서 독자는 현실적인 자아에서의 불만족 스러운 부분들을 이상의 세계인 소설에서 전지전능한 완벽한 자아로 채워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소설은 현실에선 오는 장벽들로 인해 좌절되 는 개개인의 꿈을 완벽하게 실현시켜주고, 치유될 수 없는 심리적 상처를 소설이라는 상상의 공간에서 치유할 수도 있다. 예를 든다면 독자는 소설 의 주인공을 찾을 것이며 주변 인물들과 접하는 갈등을 통해서 흥미를 찾 을 것이다. 독자는 특히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주인공일 수록 애착을 갖게 되고 작중 현실을 극복해나가는 인물의 모습에서 삶의 지혜를 순간적으로나마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소설의 주제는 인간이고 대상도 인간이며 주제 역시 인간이다.

그렇다면 소설의 ‘작중인물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곧 그 소설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찾기 위한 핵심적인 물음이 될 것이다. 소설 의 이야기 중심에는 언제나 인물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구성 하는 요소들 중에서도 인물은 소설속에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이지만 소설 의 주제들이 실제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으므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설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내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김유정 소설의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인 생의 진리를 탐구해 나가는데 중요한 기저가 될 것으로 여기고 연구하고 자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다루기 위해서 유형화 이론과 분류 기준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조남현은 「소설원론」에서 여러 작품에 나타난 등장인물들을 분석해서 그 결과를 살펴볼 때 일종의 유형론이 가능하다고 한다.19) 또한 정비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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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작법」에서 작중인물의 성격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보면 ‘외형 적 혹은 사회적 조건’으로 환경, 계급, 신분, 등이 있으며 ‘실제적 조건 혹 은 심리적 조건’으로 사상, 기치관, 행위등을 들 수 있다고 한다.20) 이것을 바탕으로는 김유정 소설에 나타난 등장인물을 외형적조건 및 심리적 조건 중 인물의 성격을 기준으로 순박형, 탐욕형, 이해타산형으로 유형화했다.

먼저 인물을 분석하기 이전에 김유정 소설을 크게 도시와 농촌을 배경으 로 구분했고 그 기준과 특징을 다음 장에서 다루고 이러한 두 활동장소에 따른 인물들의 유형에 대해서 고찰하고자 한다.

19) 조남현, 「소설원론」, 고려원, 1984, p.149.

20) 성격이란 의장 동작과 같은 외면과 언어 심리 같은 내면과의 양면으로 구성되어 있으 며 ① 성격의 내적 구성- 심리, 기분, 의식, 정신, 사상 ② 성격의 외적 구성- 풍채, 표정, 언어, 동작, 행위, 신분, 경우, 교육이라고 했다. 정비석,「소설작법」, 정음사, 1981, p. 8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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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두 유형 소설의 의미와 인물의 주제

1. 도시 소설과 농촌 소설의 특징

김유정의 소설은 인물들이 살아가는 활동 장소와 심리적 조건으로 성격 별 유형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그의 소설에서 인물에 대한 활동 배경 을 고찰해보면, 김상태는 농촌 혹은 산촌, 광산촌, 도시로 분류하였다.21) 백철은 금광에서 체취한 것 ,농촌에서 체취한 것, 도시적 소시민의 생활, 여급의 생활로 크게 분류했다.22) 이런 분류를 종합해 보면 농촌 혹은 산 촌, 광산촌, 도시를 배경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 농촌 혹은 산촌 배경의 작품 ---- 「산ㅅ골 나그내」,「총각과 맹

이 」 , 「 만 무 방 」 , 「 소 낙 비 」 , 「금따는 콩밧」, 「산골」, 「떡」,「솟」,「안해」,「가을」, 「봄봄」, 「동백꽃」

‣ 광산촌배경의 작품 --- 「노다지」, 「금」

‣ 도시 배경의 작품 ---「심청」, 「봄과 따라지」, 「두 꺼비」, 「봄밤」, 「이런 음악 회」, 「夜櫻」, 「옥토끼」, 「生의 伴侶」,「따라지」,「연 기」,「兄」,「애기」,「정조」, 「정조」, 「슬픈 이야기」, 「땡 볕」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각각 인물의 살아가는 장소에 따라 나눌 수 있다. 활동장소별로 도시와 농촌으로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각각 성격별로 순박형, 탐욕형, 이해타산

21) 김상태, 「김유정의 문학적 특성」, 전북대 논문집 16집, 1974, p31.

22) 백철․이병기, 「국문학전사」,신구문화사, 1980,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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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으로 구분했다.

그에 대한 기준은 첫째 활동 장소에 따라 인물의 차이와 공통점이 있다.

농촌을 배경으로 한 인물들은 직업이 없어도 농사일에만 종사하면 생계에 는 무리가 없기 때문에 남성이든 여성이든 무직인 경우가 많은 반면에 도시를 배경을 한 인물들은 여급 카페, 제복 공장 여직공, 양복 공장 여직 공, 버스 안내원, 전기회사 감독, 연초회사원, 전당포 경영등의 직업을 가 지고 생계를 유지한다. 두 생활 장소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의 공통 점은 도시든 농촌이든 남자는 일없이 무위도식하는 삶에 대한 태도가 소 극적이며 여정에게 폭력을 행세하는 부정적 존재로 주로 표현되었고 여성 은 자신의 몸을 팔아서라도 남성과 가족을 부양하는 적극적이고 악착같은 기질의 강인한 성격으로 주로 묘사했다. 둘째 농촌을 무대로 한 배경 소 설은 주변에서 마을 주민들과 떠돌아다니는 들병이들을 모티프로 한 반면 에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은 김유정 자신의 이야기가 가미된 자사전 적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든다면 김유정이 21세가 된 해 유정이 자신보다 네 살 연하인 기생 박녹주를 짝사랑하다가 실연당한 당시의 상황을 「두 꺼비」, 「生의 伴侶」에 그대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두꺼비」와

「生의 伴侶」가 김유정 자신의 이야기지만 태도면에서 다른 층위를 가 지고 있다. 「두꺼비」에선 자신을 戱畵하고 있다면 「生의 伴侶」는 온 건한 표현과 정상적인 어조 속에서의 자신의 이야기를 객관하고 있다.

동무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쓰는 것이 옳치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마는 나는 이 이야기를 부득이 시작하지 아니치 못할 그런 동기를 갖게 되었다. 왜냐 면 명렬군의 신변에 어떤 불행이 생겼다면 나는 여기에 큰 책임을 지지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현재 그는 완전히 타락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의 타락을 거들어 준, 일테면 조력자쯤 되고만 폭이었다. 그렇다면 이것이 단순히 나의 변명만도 아닐 것이다. 또한 나의 사랑하는 동무, 명렬군을 위하야 참다운 생의 기록이 되

(20)

어 주기를 바란다.23)

위의 소설인 「生의 伴侶」의 관찰자 ‘나’가 친구인 명렬군의 이야기를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명렬은 김유정에 해당하며 기생인 나명주를 적 극적으로 짝사랑하는 인물이다. 소설의 화자가 동무의 삶을 기록해야 하 는 동기는 ‘명렬군의 신변에 어떤 불행이 생겼’을 때를 대비한 도덕적인 우정의 발로임을 드러난다. 그러나 이는 소설의 장치에 해당하며 작가 자 신의 ‘참다운 생의 기록’을 위한 방편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生 의 伴侶」는 친구이자 작중화자인 ‘나’가 명렬의 편지를 화류계 기생인 나명주에게 전달해 주고 답장을 받아오는 중개자 역할을 맡는다. 나는 답 장이 없어서 실망하는 명렬을 위해 ‘나’가 누이 동생에게 대필하여 명렬 에게 답장을 전해주지만 결국 모든 것이 드러나 명렬의 실망만 커지게 된 다는 내용이다. 소설의 끝부분은 직접 나명주를 찾아 나서는 방향을 예고 하고 소설은 거기서 중단된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인물과 화류계의 기 생이라는 신분은 성격면에서 부조화를 이루고 명렬군의 실패는 예정된 것 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김유정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작가가 여인 을 바라보는 관점은 지극히 정신적인 플라토닉한 사랑을 추구하고 있음은

「生의 伴侶」와 「두꺼비」에서 지속적으로 추구되고 있다. 이것은 모성 에 대한 애정 결핍이 형성한 모성 콤플렉스를 보여주고 있다.

「生의 伴侶」가 보여주는 고백적이고 평면적 서술에 비해 「두꺼비」는 옥화에 대해 현실적․적극적으로 접근되어 있다. 「두꺼비」는 옥화에게 반한 경호가 옥화의 동생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옥화와 가까워지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옥화를 만나러 집까지 찾아가는 적극적 모습을 보인다.

결국엔 옥화 동생인 두꺼비에게 자신이 이용당함을 안다. 그러나 두꺼비 가 경호를 속이는 계략과 마지막 장면에 경호가 옥화 기생이 늙기만을 기

23) 전신재편, 앞의 책, p.246.

(21)

다리겠노라는 마지막 장면은 「生의 伴侶」와는 다르게 희극적으로 표현 되고 있다. 특히 「두꺼비」는 작품의 분위기를 희극적으로 형상화했으므 로 작가의 생애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生의 伴侶」나 「두꺼 비」에 등장하는 연애 내용은 기생 박녹주와의 관계를 소설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24) 또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인들은 조실부모로 인한 애정 결핍, 모성 결핍과 가난, 질병이라는 현실적 억압의 요인들이 그것을 채우는 방편인 정신적인 사랑의 대상으로 표현되어지고 있다. 김유정 소설에선 자사전 특성도 보이는데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 기를 다룬 작품인 「兄」, 「生의 伴侶」, 「따라지」가 있다.

여기선 유정의 형과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형의 모습은 과장은 있겠지만 비슷한 기질로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세하며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이기적 이고 탐욕적인 방탕아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한 두달식 곡기도 끊고 주야로 술을 마시었다. 그리고 집안으로 기생들을 훌몰아 드리어 가족앞에 들어내놓고 음탕한 작난을 하였다. 한 집으로 첩을 두셋 식 끌어들이어 풍파도 일으키었다. 물론 그럴 돈이 없는 것은 아니나 치가를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기가 성이가신까닭이었다. 그는 오로지 술을 마시고 게집과 가 치 누웠다. 그것밖에는 아무것도 구치않었다. 몸을 조곰 움직일랴지도 않었을뿐 더러 머리는 쓰지 않었다. 하물며 가정사에 이루러서랴, 가족이 앓어 들어누워도 약 한첩 없고 아이들이 신이 없다하여도 신 한컬레 순순히 사주지 않는 그런 위 인이었다.25)

위의 작품에서 형은 자신이 즐기고 싶은 건 다 누리면서도 가족을 위해 선 조금도 희생치 않으려는 이기적인 형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生 의 伴侶」의 형의 모습은 패륜아로 그려지고 있는 반면에 「兄」이라는

24) 전상국, 『김유정』, 건국대학교 출판부, 1995, pp.18- 20.

25) 전신재편, 앞의 책, p.258.

(22)

작품에서 형은 가족 구타, 과다한 사치와 소비로 인한 가산 탕진을 하는 방탕아로 여전히 나타내고 있지만 형의 행위들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 들에 기인한 것이라는 이해의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부자간의 고롭지못한 이분쟁이 발생하길 아버지의허물인지 혹은 형님의죄인 지 나는 그것을 모른다. 그리고 알랴지도않았다. 한갓 짐작하는건 형님이 난봉을 부렸고 아버지는 그비용을 담당하고도 터보이지않을만치 재산을 가졌건만 한푼 도 선심치않았다. 우리아버지. 그는 뚝뚝한 수전노이었다. 또한 당대에 수십만원 을 이룩한 금만가이다. 자기의사후 얼마못되나 그 재산이 맏아들선에 탕진될줄을 그도 대중은 하였으련만 생존시에는 한푼을 아끼었다.26)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한 아버지로부터 돈을 받아내 쓰려고 하는 형은 운 명적으로 불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버지로부터 받는 불신임 의 항변은 형을 포악한 탕아로 변하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행위는 가족들 을 향해 나타난 것이며 그들에게도 심리적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兄」

에선 형의 인물의 패륜적 행위의 근원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므로 형의 비 인격적 행위들을 대변해 주고 있다. 김유정에게는 누이가 여러 명 있는 데 그 중 이혼하고 직공일을 하는 둘째 누나가 작품들에서 자주 등하는 누나의 모티프가 인 것으로 보인다.27) 「연기」, 「따라지」, 「생의 반 려」에 등장하는 누나 유형으로 괄괄하고 병적인 신경성이 있으며 주인공 인 동생을 들볶으며 괴롭히고 동생은 한 마디도 대들지 못하고 나약한 존 재로 누나를 증오하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둘의 생활비로는 누님의 월급이 있을뿐이다. 누님은 경무과 분실 양복 부에 다니는직공이었다. 아츰 여섯시쯤해서 가면 오후 다섯시에 나오고 하는 것 26) 전신재편, 앞의 책, pp. 376-377.

27) 전상국저, 「김유정」, 건국대학교출판부, 1995, p.24.

(23)

이다. 일공이 칠십전쯤 되므로 한 달애 공일을 제하면 한 십구원 남직하였다. 그 걸로 둘이 먹고 쓰는 하는 것이다. 그걸로 둘이 먹고쓰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허약한 젊은 여자에게 공장살이란 견디기 어려운 고역이었다. 공장에 다닌지 오 년이 못 되서 그는 완연히 사람이 변했다. 눈매는 허황하게 되고 몸은 바짝 파랬 다. 그리고 보통 사람이 본디 대뜸 “저 사람이 미쳤나?” 할만치 그 언사와 행동 이 해괴하였다. 번이도그는 성질이 급하고 변덕이 쥐 끓듯 하든 사람이었다. 거 기다 공장에서 얻은 히스테리로 말미암아 그는 제 승미를 제가 것잡지 못하도록 되었든것이다.28)

작가는 누이를 ‘승질이 급하고 변덕이 쥐 끓듯’ 하며 ‘공장에서 얻은 히스테리로 말미암아 그는 제 승미를 걷잡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표 현한다. 이러한 성격이 「연기」, 「따라지」, 「生의 伴侶」에 등장하는 누나의 공통적 성격이다.

이상에서 각각 자전적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아버지, 형, 누나의 인물의 특성을 살펴보았으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버지는 돈 많은 지주로서 그 자신이 그랬듯이 자식들에게 아무런 신념이나 의지도 심어주지 못한 인물이었다. 아버지는 맏아들인 유근과의 갈등을 빚게 되나 그것은 이념 이나 도덕관의 대립이 아니라 재물에 관한 갈등으로 아들을 타락하게 만 들고 더 넓게는 온 가족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의 간접적 제공자가 된 다. 결국 아버지는 도덕적 신념에 의해 살아간 인물이라기보다는 재물에 집착한 인간이었다. 「兄」과 「生의 伴侶」에 나타나는 형은 주정뱅이, 난봉꾼등의 이미지로써 패륜적 인물이었다. 그는 부친으로부터 아무런 신 봉할 가치를 교육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기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행한 인물이다. 「연기」, 「따라지」, 「生의 伴侶」에 등장하 는 누이는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병적인 히스테리의 소유자다. 누이는 결

28) 전신재편, 앞의 책, p.276.

(24)

혼의 실패와 양복 공장에서의 피로, 생활고, 병든 동생의 뒷바라지 등의 복합적인 생활의 고달픔이 요인이 히스테리의 원인이 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동생에게 극단적이고도 상반된 반응을 보여준다. 병적인 애정과 히스테리컬한 정신적 학대가 그것이다. 김유정 작품에 등장하는 형, 누이 는 가족들을 학대하고 정신적인 상처를 주는 부정적인 인물로 나타난다.

그러나 작품과 작가의 삶과 상관성을 전제로 그러한 행위들의 원인을 실 제의 김유정의 가족 환경에서 유추해 본 결과 그들도 피해자의 모습을 보 이는 이중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 농촌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주변 인물에서 이야기를 구상해낸 것이며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그의 가족 관계와 유정의 연애 사건등을 작품화 한 것인 자전적 성격의 소설로 나누었다. 그리고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 어떻게 자전 적 요소가 작중 인물에 가미되었는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자전적 요소를 구체적으로 살피기 이전에 도시와 농촌을 배경으로 인물 들을 단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표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 다. <농촌을 배경으로 한 인물- 표1>

작품명 인물 하는일

(신분) 성격 생활상

근식 농부 어리석고

우매하다 빈곤

게숙 들병이 교태스럽다 빈곤

근식 아내 가사일 온순하나

다혈질적인면이 있다 빈곤

뭉태 농사 남을모략질잘한다 빈곤

게숙이남편 건달 낙천적인

성격이다 빈곤

덕이 애기 빈곤

총각과 맹꽁이

덕만 농사 어리석고 우둔하다 빈곤 뭉태 농사 영악학고 계산이 빠르다 빈곤

들병이 작부 이해타산적이다 빈곤

덕만모 가사일, 평범하고 빈곤

(25)

품앗이 소박하다

소낙비

춘호 품팔이

노름하기를좋아하고 아내에게 매질을한다

빈곤

춘호처 가사일 순박하고

착하다 빈곤

쇠돌엄마 농촌청잡부 아첨을 잘한다 빈곤 이주사 호색한,

양반

여자를 좋아하며

탐욕적이다 보통

산ㅅ골 나그내

덕돌이 무직 순박하다 빈곤

나그네 떠돌이 거지

순종적이나

위선적인면도 있다 빈곤 덕돌어멈 주막경영 착하고

소박하다 빈곤 나그네

남편

떠돌이 거지

병들어 있고 생활력이

없다 빈곤

안해

나 농사 이해타산적이나

우직하다 빈곤

안해 가사일 외향적이다 빈곤

뭉태 건달 머리가 영악하다 빈곤

옥이 일곱살 여자아이

먹는것에 병적인 집착을 보이고

이기적이다

빈곤

옥이어머니 가상일 자상하고

인자하다 빈곤

옥이아버지 나뭇짐장사 이기적이다 빈곤

개똥어머니 도삿댁씨종 아첨을잘한다 빈곤

작은 아씨 도삿댁아씨 다른사람을 배려할줄

안다 빈곤

만무방

응칠 떠돌이 건달

게으르고

사납다 빈곤

응오 농사 성실하고 부지런하다 빈곤

응오아내 가사일 병들어있다 빈곤

성팔이 건달 도박을 좋아하고 사납다 빈곤

재성이 건달 사납다 빈곤

용구 건달 도박하기를 좋아한다 빈곤 기호 건달 도박하기를 좋아한다 빈곤 봄봄 봉필이

아버지(점순 지주 구두쇠이다 부유

(26)

이 아버지) 점순이

어머니 양반 순종적이다 부유

나 머슴 우직하고 순박하다 빈곤 점순이 지주의 딸 당돌하고 야무지다 부유

구장님

마을의 물리적, 정신적

지주

아첨을 잘 한다 보통

뭉태 농사, 건달

다혈질기질에 머리가

영악하다 빈곤

가을

복만이 무직 이해타산이 빠르고

머리가 좋다 빈곤

복만아내 가사일 순종적이다 빈곤

영득이

다섯 살난

복만이아들

명랑하다 빈곤

나 무직 우유부단하다 빈곤

황거풍 소장수 잇속은 밝으나

우둔하다 빈곤

노다지 꽁보 금쟁이 약삭빠르고 현실적이다 빈곤

더팔이 금쟁이 우둔하다 빈곤

산골

이쁜이 종의 딸

허드렛일 야무지고 적극적이다 빈곤 이쁜이

어머니 종 순종적이고 순박하다 빈곤 마님 양반 허세를부리고 사납다 부유 도련님 양반, 학생 돈과 권세를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운다 부유 석숭이 농부 우직하고 순박하다 빈곤

덕순 광부 억척스러우나 우둔하다 빈곤 덕순 아내 가사일 순박하다

광부 광부 욕심이 많고 영악하며

남을 잘 속인다 빈곤

동백꽃

나 마름네

소적인 어리숙하고 순진하다 빈곤 점순이 마름딸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개방적인면이 있으며

보통

(27)

작품 속에서 농촌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인물의 직업을 보면 대부분 남자 는 자신의 밭이 아닌 남의 밭에서 도지를 세금으로 내면서 혹은 머슴이 되어 농사를 짓는다. 여자는 백수인 남편과 살면서 몸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해 나간다. 여인들은 이에 대해서 자신의 존엄성에 대한 자각과 남 편과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생활비를 마련하기가가 바쁘지만 남성들의 모습은 다르다. 예를 든다면 「소낙비」의 춘호와 같 은 남편은 아내의 부정을 묵인하고 그 돈으로 술을 마시고 도박을 하여 한 밑천 잡으려는 허황된 행동을 한다. 또한 「가을」의 복만이처럼 아 내를 금전의 교환 수단으로 이용하여 남편은 경제적 안일을 누리려고 한 다. 여기서 한국의 전통주의 가족 구조에서 가장인 아버지가 가족을 부 양하는 위치에서 아내로 이동한 것을 보여준다.

상층의 지주, 마름, 양반과 같은 상층에 있는 인물보다는 하층민의 등장 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층민은 교육을 받지 않아 무식하고, 자신이 일을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그 대가가 주어지 않는 것에 대해 서 운명의 탓으로 돌리거나, 남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려고만 하지 일제 지배 하에 놓인 시대적 인식에서 오는 부당한 것임을 알지 못한다. 이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 교육과정을 거친 중산층의 여성도 남편의 일에 대해 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고 무조건 따르고, 남자는 주색에 빠져 본능적 충동만을 내세운 성격으로 사회적 인식을 하

활발하다

금따는 콩밧

영식 농사 성실하나 남의 꼬임에

잘 넘어간다 빈곤 영식 아내 가사일

남편에게 대드는 반항적 기질이 있고

외향적이다

빈곤

수재 금쟁이 사기를 일삼고 언변이

좋다 빈곤

(28)

지 못하는 인물들로 보여준다. 농촌을 배경으로 등장한 인물들은 대부분 가난과 빈곤에 시달리는 하층민의 비중이 크고 그들의 직업은 농사가 전 부다. 자신의 밭을 가는 자작농이 아니라 「봄봄」의 나, 「금 따는 콩 밧」의 영식, 「만무방」의 응오 등과 같이 남의 밭을 빌리거나 머슴으로 농사를 짓는 인물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농촌에서는 대부분 지주나 마름과 같은 지배층의 비율보다 소작농의 비율이 매우 높다. 이는 작가가 하층민을 자주 등장시킴으로써 불평등한 자본의 분배인 부조리한 사회 현 실을 보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인물을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인물- 표2>

작품명 인물 하는일

(신분) 성격 생활상

봄과 따라지

그 거지 고집이 세고 끈질기다 빈곤 서방님 양반 괴팍하고 사납다 보통 서방님의

아내 양반 몰인정하다 보통

애기

애기 어머니 가사일 영악하고 당차다 보통 시어머니 가사일 순박하다 빈곤 시아버지 백수 위선적이다 빈곤 올케 가사일 내성적이고 착하다 빈곤 친정 아버지 백수 이익만 꾀하려는

구두쇠이다 보통

생의 반려

명렬 지식인실업자 바보스럽고 무모하다 빈곤 나 지식인실업자 우유부단하다 빈곤 명주 기생 적극적이고 의지가

강하다 빈곤

형 몰락 양반

술주정군으로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성격파탄자이다

보통

누나 양복부 직공 다혈질 기질에 사납다 빈곤 박인석 전당포경영 이해타산이 빠르다 보통 정조 행랑아범 허드렛일 영악하다 빈곤 행랑어멈 순종적이고 아첨을 빈곤

(29)

가사일,허드렛

일 잘 한다

서방님 양반 술과 여자를 좋아하며

탐욕적이다 보통 아씨 양반 활발하고 명랑하다 보통

슬픈 이야기

나 무직 남을 배려할줄 알지만

단순하다 빈곤 박감독 전기회사감독 아내 구타하기를

일삼고 몰인정하다 빈곤 박감독 아내 가사일 순종적이고 착하다 빈곤 아내의 동생 무직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며 이기적이다 빈곤 땡볕

덕순 날품팔이 정이 많고 우직하다 빈곤 덕순이 아내 가사일 순박하다 빈곤

간호사 병원근무 차분하다 보통

따라지

나 지식인실업자 양순하다 빈곤 누나 제복공장직공 사납고 다혈질이다 빈곤 아끼꼬 매춘부 사납고 억척스럽다 빈곤 영애 매춘부 명랑하다 빈곤 버스걸 버스 안내원 활발하고 명랑하다 빈곤 버스걸

아버지 무직 병들어 있고 아첨을

잘한다 빈곤 주인할머니 하숙집 경영 인정이없고 잇속만

밝히고 억척스럽다 보통 주인

할아버지 하숙집 경영 이해타산적이고

몰인정하다 보통

나 몰락 양반,

무직 조용하고 차분하다 보통 형 몰락 양반,

무직 주색에 빠져 방탕하다 보통 아버지 양반 구두쇠이고 엄격하다 부유

심청 나 거지 사회에 대해서

염세적이다 빈곤

나리 순사 활발하다 보통

두꺼비

나 학생 남에게 이용을

잘당하며 어리석다 보통 두꺼비 건달 영악하다 빈곤 옥화 기생 생활력이 강하다 보통 채선이 수양딸, 가사일 아첨을 잘한다 빈곤 안잠재기 허드렛일 우둔하고 탐욕적이다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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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도 전문직에 종사하는 지식인 계층보다는 여급, 날품팔이, 노동자와 같은 하층민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농촌과 도시를 배경으로 한 직업을 비교할 경우에 도시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 실업자가 이 더 많다. 이는 농촌에서 농민들은 생계를 유지할 방책이 없어서 도시로 준비 없이 흘러들어온 토막민이기 때문이다. 유랑민에겐 직업을 갖기란 농촌에 서보다 더 어려워졌음을 알 수 있다. 농촌에서는 양반댁에서 머슴을 살거 나 농사라도 지을 수 있지만 도시에선 지식과 기술이 없는 유랑민들에게 직업을 구하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작품에서도 마찬 가지로 그 시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촌에서 여인들은 동네 허드렛일을 하며 돈대신 쌀, 떡과 같은 식량을 해결하지만 도시에선 여자들은 제복 공장이나, 양복부에 다니는 직공, 연 초 회사에 다니거나 버스걸을 하면서 돈을 벌어 가족의 생활비를 버는 경 제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광촌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금」의 덕순부부, 광부 그리고 「노다지」의 더펄이, 꽁보 등의 작품에 선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는 어리석은 인물도 보여진다.

농촌과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인물들을 위의 표를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농촌에서는 남성들이 대부분 농사일을 하는 농부이고 여성들 은 양반댁에서 허드렛일을 해서 식량을 구할 수 있으므로 극히 소수에 해

이런 음악회 나 학생 줏대가 없고

우유뷰단하다 보통 황철 학생 적극적이고 활발하다 보통 옥토끼 숙이 연초회사직원 온순하고 차분하다 빈곤

나 무직 어리숙하다 빈곤

야앵

경자 카페 여급 성격이 사납고

쾌할하다 빈곤 정숙 카페 여급 사색적이다 빈곤 영애 카페 여급 둔하고 착하다 빈곤 정숙 전남편 거지 자기중심적이다 빈곤 모정이 정숙의 어린 딸 말이 없고 내성적이다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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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고 직업도 다양하지 않지만 남성이 가족을 부양하는 경우도 드물게 보인다. 그러나 공업화된 도시에서는 여성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사 회상을 반영한 것인지 여성이 도시 노동자, 버스걸 연초 회사원, 카페 여 급등이 되어서 가족의 생활비를 버는 경우로 작품에 대다수 그려져 있다.

둘째 농촌에선 남성과 여성들이 순박한 인물이 부각되고 여성들이 생활 해 나가는 경제적인 몫을 담당하고 있지만 금전적 가치의 수단으로 전락 된 것이지 가장으로서의 남성의 권력은 잔존하여 여성들은 남성의 휭포하 에 있다. 도시에선 남성과 여성들이 이해 타산적 인물이 부각되고 여성들 이 남성에 비해서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이 가족들 을 부양해나가는 생활력 강한 인물로 대부분 표현되어진다. 이러한 남성 과 여성의 모습이 도시에서든 농촌에서든 똑같은 경향이며 도시에서 그러 한 모습이 더욱 부각된다. 즉 남성은 무직이고 여성들이 벌어오는 생활비 로 살아가는 기생적 양상의 모습인 나약한 존재로 나타난 반면에 여성들 은 괄괄한 남성적 기질의 강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이를 통해서 그 당시대의 한국적 전통적 여인상의 변모를 보이고 남녀의 역할의 전도된 사회상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유정 소설을 농촌과 도시로 공 간적 배경을 나누고 그에 따른 인물들의 특징도 함께 을 살펴보았다.

2. 등장 인물의 삶의 주제

김유정이 왕성하게 활동한 시기는 1930년대 초부터 30세까지, 그에게 있 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1930년대 초엽부터 그들의 통치 체제는 종래 의 이른바 ‘문화정치’라는 기만 정책에서 노골적인 파쇼 체제로 강화되었 고, 경제적으로는 양곡과 자원과 인력의 수탈이 한 층 가중되어갔다. 그런 어려운 현실 가운데 당시의 우리 농촌은 더욱 수탈적이고 궁핍한 상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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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여 있었다. 식민지 통치 초기부터 한국을 그들의 식량 공급지로 묶어 두기 위해서 ‘토지조사사업(1910)’과 '산미증산계획(1920)‘을 단행하기 시 작하였다. 이러한 시기의 궁핍화 현상은 동양척식주식회사→ 식량 수탈

→ 고리채의 과정으로 이어지는 농민 실상에서 잘 드러나 있다.29) 또한 지주제를 강화하여 지주를 보호하는 대신 자작농과 자작 겸 소작농을 몰 락시켜 완전한 소작농으로, 소작농을 세궁민으로, 세궁민을 화전민이나 이 농민으로 이농민을 공장의 값 싼 노동자나 도시의 하층민 내지 거지로 만 들었다. 이처럼 일본의 식민지 농업 정책에 의한 한국의 경제적 궁핍화는 농촌에서 시작하여 도시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조선 총독부는 1910년부 터 1918년 사이에 악랄하게 ‘토지조사사업’을 진행했다. 그래서 1930년대 토지세는 총독부 총세금 수입의 45%에 이르렀을 정도이다. 조선 민중의 등골을 뺐다. 특히 ‘지주우위정책’을 펴면서 농민들에게만 세금을 비싸게 물렸으니, 조선 민중의 살림살이란 파산하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이 토지 개혁사업의 결과로 조선 민중이 대거 한반도를 떠나 만주로 시베리아로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대다수 조선에 남은 민중은 소작농으로 전락해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소작 체제를 갖추었다고 미국 선교단체의 조사에서도 조선 농민의 3/4이 거의 소작농이었다고 산교본부 에 보고한 바 있다. 총독 자신도 1938년에 약 300만 농가 또는 농업 인 구의 80%가 소작이라고 보고했다. ‘이들 대부분은 매년 식량 부족으로 산 기슭에 가서 풀뿌리, 나무껍질을 찾아 연명해야 한다. 이런 절망 상태로 인해 이들은 게을러지고 일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게 됐다’고 기록했다.

이 보고서에도 또한 농민들을 짓누르는 빚이 있음을 인정했다.

일제 통치 기간 중 쌀 생산이 계속 증가했지만 민중은 쌀 한 톨 얻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1931년부터는 일본에게 빼앗긴 쌀 대신 만주에서 생산

29) 홍이섭, 「조선 총독부」, 『한국 현대사』4, 신구문화사, 1969, p.48. 자작농의 감소, 소작농의 증가, 이농자의 싵태가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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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조로 굶주림에 배를 채워야 했다.30) 일제의 식량, 병참 기지화로 인해 서 농촌이건 도시건 열심히 일해서 그 대가를 정당히 받고 살 여건이 안 되는 현실이다. 농사는 열심히 지어도 빚밖에 느는 것이 없기에 고향을 버리고 가족을 버리고 이곳저곳 떠돌아다닌다. 이런 현실을 그의 작품

「만무방」, 「가을」, 「소낙비」, 「정조」등 여러 작품에 반영되어있다.

그들 부부는 돌아다니며 밥을 빌엇다. 안해가 빌어다 남편에게, 남편이 빌어다 안해에게. 그러자 어느날 밤 안해의 얼골이 썩 슬픈 빗이엇다. 눈보래는 살을 여 읫다. 다 쓰러저가는 물방아간 한구석에서 섬을 두르고 언내에게 젓을 먹이며 떨 고잇드니 여보게유, 하고 고개를 돌린다.

왜, 하니까 그 말이 이러다간 우리도 고생일 뿐더러 첫때 언내를 잡겟수, 그러니 서루 갈립시다 하는 것이다. 하긴 그럴 법한 말이다. 쥐뿔도 업는 것들이 붙어 단긴대짜 별수는 업다. 그보담은 서루 갈리어 제맘대로 빌어 먹는 것이 오히려 가뜬하리라. 그는 선뜻 응낙하엿다. 안해의 말대로 개가를 해 가서 젓먹이나 잘 키우고 몸성히 잇스면 혹 연분이 다아 다시 만날지도 모르니깐 마즈막으로 안해 와 가티 땅바닥에 나란히 누어 하루밤을 떨고나서 날이 훤해지자 그는 툭툭 털 고 일어섯다. 31)

일제의 농촌의 식량 수탈로 자작농에서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소작농이 유랑민이 되어 객지에서 가족들과 흩어진 비애를 잘 나타내고 있다.

그는 버젓이 게트림으로 길을 걸어야 걸릴 것은 하나도 없다. 논맬 걱정도, 호 포 바칠 걱정도, 빚을 갚을 걱정, 안해 걱정, 또는 굶는 겆정도, 호동그라니 털고 나서니 팔자 중에는 아주 상팔자다. 먹고 싶으면 도야지구, 닭이구, 개구, 언제나 옆을 떠날새 없겠지, 그리고 돈, 돈도...처음에는 도작으로, 다음앤 절도로, 고담

30) 김송달, 「바로보는 한국 근현대사 100년」, 서울: 거름, 1998, pp.422- 423.

31) 전신재편, 앞의 책, pp.99-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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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는 절도로, 절도로... 32)

응칠이도 처음엔 아내와 자식이 있었고 성실하게 농사도 지었다. 농사는 열심히 지었어도돌아오는건 겨우 빚 뿐이며 봉변을 당할까 가족들을 데리 고 야반도주했다. 집도 없이 여기 저기 떠돌아다녀보지만 혼자 먹고살기 도 힘든 싱황에 이르자 응칠은 가족은 흩어지게 된다. 직업도 없이 떠도 니 돈은 없고 먹는 것을 해결 할 방법은 남의 집 채소며 가축을 훔쳐먹는 절도 행위이다. 가족을 부양하며 농사를 지었던 소작인인 응칠이가 전과 4범의 유랑민으로 전락한 것은 그의 성격과 생활 태도 탓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비양심적인 행위를 비난하기에 앞서 시대적 희생물임을 간과할 수는 없다. 「만무방」의 경우와 달리 가족 개념이 더 적극적으로 생존을 위해 여성이 희생되는 경우가 「가을」이다. 「가을」에서 드러나는 인신매매 의 상황은 여성이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다른 짓은 다 할지라도 영득이(다섯살 된 아들이다)를 생각하여 안해만은 팔지 말라고 사실 말려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저를 먹여 주지 못 하는 이상 남의 일이라구 말하기를 좋아 이렇궁저렇궁 지껄이기도 어려운 일이 다. 맞붙고 굶느니 안해는 아른데 가서 잘 먹고 또 남편은 남편대로 그 돈으로 잘 먹고 이렇게 일이 팔수도 있지 않으냐

매매 계약서 일금 오십원이라

우금은 내 안해의 대금으로써 정히 영수합니다.

조 복 만 황거풍 전 33)

32) 전신재편, 앞의 책, p.101.

33) 전신재편 , 앞의 책, p.19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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