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순박형

문서에서 김유정 소설의 인물 연구 (페이지 48-53)

이 유형은 순박하고 이해타산적인 면에서 계산이 느리고 둔감한 편이므 로 남에게 착취를 당하고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면서도 타인을 미워하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으로 여긴다. 김유정 작품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 형이다. 예를 든다면 다음표와 같다. <순박형 - 표3>

인물(작품) 직업(신분) 성격(기질) 생활상 나(봄봄) 머슴 듬직하고 일을 성실히

한다 빈민

근식(솟) 소작인 어리숙하다 빈민

석숭이(산골) 소작인 어리숙하고 순박하다 빈민 덕만(총각과

맹이) 소작인 어리숙하다 빈민

영식

(금따는콩 밧) 소작인 성실한 농군이나

아둔하다 빈민

덕돌(산골ㅅ나그 내)

주막집 아들 어리숙하다 빈민

금(더펄이) 금쟁이 둔하고 어리석다 빈민

이 인물은 대부분 가난과 빈곤에 시달리며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무식한 인간들이다. 무지하므로 타인이든 현실이든 간에 철저하게 이용당하는 인물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연민과 우수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인물 유형 이 세계에게 유린당할수록 독자로 하여금 단순히 연민만 느끼게 되는 건 아니다. 또한 작품 속에서 인물들의 행위의 전개는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짓게 하는 유머러스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다. 타인에게 의존하 려는 성향이 강하고 남의 말을 쉽게 믿으므로 이용을 잘 당하는 순박형은

「산ㅅ골나그내」의 나, 「총각과 맹이」의 덕만, 「봄봄」의 나,

「금」의 덕순, 「솟」의 근식이고 수동형에는 <금따는 콩밧>의 영식이,

「산골」의 석숭이이다. 「총각과 맹이」의 덕만이는 뭉태에게 들병이 에게 장가들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부탁하고 대신에 술값과 안주를 책임 진다.

식구는 모자. 아들이 일을나가면 어머니도 라 일즉 나갓다. 동네로 돌아다 니며 일자리를차젓다. 그리고왼종일 방아품을팔아 밥을 어더다가 아들을먹여 재 우는 것이 그들의 살림이엇다. <중략> 덕만이는 언덕미테다 신을벗섯다. 그리고 큰몸집을 사리어 삽붓삽붓 집엘 들어섯다. 방문이 벌나가러지고 집안이 하 다. 어머니는자는 모양 닭의장문을 조심해 열엇다. 손을 집어너 손에닷는대로 허 구리를슬슬 긁어 주엇다. 팔아서 등걸잠뱅이 해입는다는 닭이엇다....닭을 여페 감추고 나는듯튀여나왓다. 그리고 뭉태집으로 내달리며 그의머리에 공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엇다. 뭉태가 입부달엔 어지간히 출중난 게집일게다. 이런걸데리고 술장사를 한다면 그박게 더큰수는 업다. 둬해만 잘하면 소 한바리쯤은 락자업시 이 떨어진다. 그리고 아들도 곳 나아야할텐데 이거 무엇보다도 큰 걱정이엇다 42)

42) 전신재편, 앞의 책, p.33.

「총각과 맹이」의 한 본문이다. 덕만이는 뭉태의 나이어린 들병이가 왔다는 말에 솔깃한다. 덕만이는 뭉태에게 들병이를 아내로 맞이할수있 게끔 도움을 요청하며 대신 술안주와 술값을 내겠다고 한다. 술안주로 등 걸잠뱅이를 해 입을 닭을 훔쳐 달아난다. 실상은 뭉태는 덕만이를 속이 고 들병이를 독차지한다. 또한 들병이도 나중에는 자신이 술을 팔러왔지 덕만이의 아내가 되려고 온 것은 아니라는 핀잔만을 듣게된다. 덕만이는 뭉태에게 속은 것이 분한데다 그의 친구들이 들병이를 덮치는 것을보고 눈물을 훔치면 언덕을 내려온다. 그러나 덕만이가 처량하긴하지만 맹꽁이 의 능청스러운 울음은 독자로 하여금 웃게 한다. 또한 「봄봄」의 점순이 의 원래 크지 않는 키를 빌미로 한 봉필이의 꾀임에 넘어가 머슴살이를 하는 나, 남편의 옷을 훔쳐서 달아나는 나그네를 아내로 맞아들인 「산ㅅ 골나그내」의 덕돌이, 복만이에게 아내를 돈주고 샀다가 도주한 복만의 아내를 찾아나서는 「가을」의 황거풍 등은 약간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지 만 이 부류에 속하는 인물이다.

필연잠든틈을타서 살몃이 옷을입고 자긔의 옷이며 버선지 들고 내뺏슴이 분 명하리라.

“도적년!”

모자는 광술ㅅ불을켜들고 나섯다. 벅과 잿간을뒤젓다. 그리고 압숩풀속도 낫낫 치 차저봣스나 흔적도업다.

“그래도 방안을 다시한번차저보자.”

홀어머니는 굿해야 며누리를 도둑년으로지는 생각하고 십지안엇다. 거반 울상 이 되어 허벙저벙 방안으로 들어왓다. 마음을 가라안처들쳐보니 아니면 다르랴 며누리 배게밋해 은비녀가나온다. 달아날 게집갓트면 이 비싼은비녀를 그냥 두고 갈리가 업다.43)

43) 전신재편, 앞의 책, p.27.

산골에서 주막을 하는 덕돌네는 돈이 없어서 아들인 덕돌이를 장가를 못 들이는 처지이다. 이 주막집에 산골 나그네가 찾아든다. 덕돌이 어멈은 나그네를 금덩이 같이 귀여워하고 며느리로 삼게 된다. 그러나 나그네는 남편이 있는 아낙이었고 남편의 옷을 훔쳐서 달아나게 된다. 그러나 사람 의 마음을 유린하고 옷을 훔쳐가는 나그네가 비양심적이지는 않다. 은비 녀를 배게 밑에 그대로 두고 간 그이며 병든 거지 남편을 수발하는 헌신 적인 그이기 때문이다. 산골 주막에 여자 혼자 찾아들었는데도 수상히 여 기지 않고, 그녀의 이력을 자세히도 물어보지도 않고 선뜻 아내, 며느리로 받아들인 덕돌 모자의 어리석음과 가난이 빚어낸 것이다.

덕순이는 즈집가까히 옴을 알자 비로소 고개를 조금 들었다. 쓰러저가는 납작 한 낡은 초가집. 고자리 쑤시듯풍풍 뚤어진 방문. 저 방에서 두자식을 데리고 계 집을 데리고 고생만 무진히하였다. 이제는 게다 다리까지못 고 들어누웠으니! 안 해와 밤낮 겻고틀고, 이렇게 복대기를 또 처야되려니! 아아! 그리고보니 등줄기에 소름이 날카롭게 지난다. 제손으로 돌을 들어 눈을 감고 발을 나려찧는다..<중 략>.. 그러나 그는 우선 피에 흔건한 굴복을 집어들고 털어본다. 역 피가 찌르르 묻은 손벽만한 돌이떨어진다...안해에게 물을 떠오래 거기다가 흔들어 피를 씻 고보니 과연 노다지, 금, 황금! 이래도 천 원짜리는 되겠지! 44)

납작한 낡은 초가집, 뚫어진 방문이 보여주듯이, 덕순이는 생의 위협을 받을 정도의 극도의 가난한 삶을 살고 있다. 덕순이는 광부이다. 일본인 의 금광에서 금을 훔쳐 풍요로운 삶을 살아보겠다고 자신이 돌을 가지고 자신의 발을 찧어 거기에다 금을 숨겨 나온다. 미련스럽기도 하지만 삶의 악착성이 보인다. 그러나 덕순이는 불구도 될 수 있을 터인데 스스로 자

44) 전신재편, 앞의 책, pp.81- 82.

신의 신체에 상처를 내어 금을 숨겨 나오는 자해 행위에서 어리석은 인 물임을 알 수 있다.

「산골」이쁜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련님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대신 써 주는 석숭도 속한다.

뿐만 아니라 이슬비가 나리든 날 마님댁 울뒤에서 이뿐이는 옥수수를 따고섰 고 제가 그옆을 지날제 은근히 손즛을 함으로 가차히 다가스니 귀에다 낮윽이 속삭이는 소리가- “너 핀지 하나 써 줄련?”

“그래그래, 써 주마 내 잘 쓴다.” 석숭이는 너머 반가와서 허둥거리며 묻지 않 는 소리까지 하다가 또 그말이 내 너 하라는대로 다 할게니 도련님에게 편지를 쓰되 이뿐이는 여태 기다립니다 하고 그리고 이런 소리는 아예 입밖에 내지말 라 함으로 그런 편지면 일년 내내 두고 썼으면 좋겠다 속으로 생각하고 채 틀 못박인 연필글씨로 다섯 줄을 그리기에 꼬박이 이틀밤을 새이고나서 약속대로 산으로 이뿐이를 만나러 올라올 때에는 어쩐지 가슴이 두군두군 하는것이 바루 안해를 만나러오는 남편의 그 기쁨이 또렷이 나타나는것이다 45)

이쁜이는 도련님에게 보낼 편지 부탁을 위해서 석숭이에게 친근하게 접 근한다. 이런 이뿐이에게 석숭이는 쓰라는 말도 안했는데 몆 자 더 적어 놓으며 좋아하는 어리숙한 인물이다. 석숭이는 이쁜이의 친근한 접근에 좋아한다, 그리고 이쁜이에게서 도련님에게 보낼 편지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석숭이는 “도련님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쁜이의 마음이 담긴 편 지글을 받아적는다. 그리고 그걸 주러 가는 석숭이의 기쁨이 독자로 하여 금 웃음을 짓게한다. 석숭이가 좋아하는 이쁜이가 자신에게 보내는 애정 이 담긴 편지도 아닌데 기뻐하는 모습 그리고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이쁜이게게 “안해가 되겠다”는 다짐을 받아두며 안심하는 석숭이의

45) 전신재편, 앞의 책, pp.133-134.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한편으론 이러한 이쁜이를 아내로 삼겠다 는 그의 굳은 마음은 상황 극복의 의지로도 표현된다. 남에게 이용당하는 순박한 인간형이만 석숭이의 굳은 의지는 강한 성격의 꿋꿋한 민중의 모 습을 대변해 주고 있기도 하다.

문서에서 김유정 소설의 인물 연구 (페이지 48-53)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