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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배경으로 한 인물의 특성

문서에서 김유정 소설의 인물 연구 (페이지 57-68)

1930년대의 한국 사회는 일제가 식민지 지배를 강화하고 농촌 수탈을 극 대화함에 따라 대다수의 농민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하여 생활이 어려워지 자 농민들은 도시로 유입되어 오거나 일본, 만주, 러시아 등 해외로 이 주하는 사람도 급증하였다. 즉 도시로 흘러들어와 도시 외곽에 빈민층을 형성한다. 이는 농촌에서 농민들은 생계를 유지할 방책이 없어서 도시로 준비없이 흘러들어온 토막민이기 때문이다. 농촌에서는 별다른 기술 없 이도 대부분 농사를 지을줄 아는 농민이므로 머슴을 살거나 벼와 논이라

49) 전신재편, 앞의 책, p.41.

도 잘 짓는 일이라도 할 수 있지만 도시에 선 지식과 기술이 없는 유랑민 들에게 직업을 구하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작품에서도 마 찬가지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남성 인물들이 농촌에서 사는 남성 인물보 다 무직인 사람들이 더 많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의 인물에는 전기 회사 감독, 지식인 실업자, 전당포 경영, 도시 빈민, 기타등이 속한다. 지 식인실업자, 학생 등은 순박형으로 어리숙하게 남에게 당하고 궁핍한 삶 을 벗어날 수 없다. 양반, 전당포 경영자 등은 돈과 재물이 있어서 자신 의 쾌락만을 추구한다. 또한 전기회사, 기생 오라비등은 이해타산형이며 돈이 있든 없든 남을 잘 이용하고 사기를 잘 치고 머리가 좋고 재빠르다.

이에 속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에게 비위를 잘 맟추어 가며 남을 잘 속이며 이용한다.

1) 순박형

김유정 작품의 인물에서 비중을 적게 차지하는 지식인의 모습에서도 어리 숙하다. 여기선 순박한 형이 복잡한 구성으로 나눌 수 없이 단순하게 나 타난다. 학력이 높은 지식이지만 여전히 가난하고 빈곤에 시달려야 하는 지식인이다. 남에게 이용당할만큼 순박하고 타인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심 하게 저항하지 않는 온순한 성격이다.

<순박형- 표6>

인물(작품) 직업(신분) 성격(기질) 생활상 나(이런 음악회) 지식인, 학생 자기중심이 없이 남의

꼬임에 잘 넘어간다 중산층 톨스토이(따라지) 지식인, 무직 내성적이고 조용하다 빈민층 명렬(생의 반려) 지식인, 무직 내성적이다 빈민층

여기엔 「두꺼비」의 이경호, 「生의 伴侶」의 명렬, 「따라지」의 톨스토 이, 「슬픈 이야기」의 나다. 「生의 伴侶」 명렬은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배운 사람이지만 일이 없어서 양복 공장에 다니는 누나의 월급으로 사는 무능력한 인물이다. 명렬은 누나가 히스테릭한 기질로 동생인 자신을 자 주 괴롭혀도 대들거나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소름끼쳐하는 소극적인 모 습을 보이기도 한다.

없임받는 이 분통을 꾹꿈 참아오다가 겨우 집에 와서야 폭팔하는 것이다. 거기 에 만만하고 그리고 양순한 동생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집에 돌아와 자기가 애면글면 장만해 놓은 그릇을 부시었다. 그리고 동생을 향하야

“내가 널 왜 밥을 먹이니?”하고 눈을 똥그랗게 떴다.

때로는, “네가 뭐길래 내가 이 고생을 하니?”하기도 하고, “이놈아! 내 살을 긁 어 먹어라”하고 악장을 치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대로 펄썩 주저 앉아서 소리를 내어 엉. 엉. 우는것이다. 물론 이것이 동생에게 대한 설움은 아니었다. 그러나 동생은 이런 소리를 들으면 미안쩍은 생각이 날 뿐아니라 등줄 기에 가 소름이 쭉 끼치고 하는것이다.50)

「生의 伴侶」는 김유정 작품의 단 한 편 뿐인 미완의 장편 소설이며 자 전적 소설이다. 「生에의 伴侶」에 나오는 누나, 명주 기생, 형 등은 주변 의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실제의 형님, 누나를 대 상으로 명주라는 기생은 김유정이 짝사랑했던 박녹주라는 기생이고, 작 품의 주인공인 명렬은 실제 작가 자신을 투영한 것이다. 명렬은 누나의

50) 전신재편, 앞의 책, pp.261- 262.

나(슬픈 이야기) 지식인, 무직 어리숙하다 빈민층 나(두꺼비) 지식인, 무직 우둔하고 어리숙하다 빈민층

사납게 들이대는 구박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들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 다. 명렬은 고보를 졸업한 지식임에도 직업도 없고 누나에게 들볶임을 당해도 거칠게 반항하지 않는 양순하고 나약한 어리숙한 인간이다. 이는

「따라지」의 톨스토이도 마찬가지다. 이는 일제 식민지적 지배하에 지식 인의 정신이 죽어있음을 보여준다. 지식인의 죽은 모습은 사회, 정치, 경 제 전반에 걸친 한국인 사회의 암울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감독의 아내 구타에 불만을 가지고 박감독에게 말하다가 그의 아내가 매만 맞는 빌미만 제공해주었고 또 그에게 무안만 당하는 「슬픈 이야 기」의 나, 누나에게 심하게 구박을 받고도 반항하거나 저항하지 않는

「따라지」의 톨스토이, 「땡볕」의 아내의 병이 희귀한 병임을 기대하고 월급까지 탈 생각을 하며 병원에 아내를 데리고 가는 덕순 등은 약간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 부류에 속하는 인물이다.

어리숙한 학생인 「두꺼비」의 나는 옥화 기생에게 반해 그 기생의 동생 에게 잘 보일려고 돈을 주고 술을 사주기도 한다.

첫사랑이 무언지 무던히 후려맞은 몸이라 나는 귀가 번쩍 띄어 그럼 내 직접 인사를 시켜 줄 테니 우선 누님 마음에 드는걸로 한 이삼십원 언치 선물을 하슈, 화류계 사랑이란 돈이 좀 듭니다, 하고 전일 기생을 사랑하던 정의 체험담을 좍 이야기한다. 돈을 먹이는데 싫단 계집은 없으려니 깨닫고 나의 정성을 눈앞에 보 이기 이하여 놈을 데리고 다니며, 동무에게 돈을 구걸한다, 양복을 잡힌다, 하여 덩어리돈을 만들어서는 우선 백화점에 들어거 같이 덤심을 먹고 나오는 길에 42 원짜리 순금 트레반지를 놈의 의견대로 사서 부디 잘 해달라고 놈에게 들려 보 냈다. 51)

51) 전신재편, 앞의 책, p.203.

학교에 다니는 나는 두꺼비의 누이인 옥화라는 늙은 기생에게 반했다.

나는 옥화 기생에게 정성껏 사모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두꺼비를 통해 보내고 그의 꼬임으로 반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실상은 편지는 한 번도 옥화 기생에게 전달된 적도 없거니와 반지는 두꺼비가 마음에 두고 있던 옥화 기생이 키운 수양딸 채선에게 전해져 있었다. 나는 두꺼비가 옥화 기생과 만나게 해주겠다는 빌미로 이용을 당한 어리석은 인물이다.

지금은 본체도 안 하나 옥화도 늙는다면 내게 밖에는 갈 데가 없으려니, 하고 조곰 안심하고 늙어라, 늙어라 하다가 뒤를 이어 ,영어, 영어, 영어 하고 나오나 그러나 내일 볼 영어시험도 곧 나의 연애의 연장일것만 같애서 예라 될대로 되 겟지, 하고 집어치고는 퀭한 광화문통 큰 거리를 한복판을 나려오며 늙어라, 늙 어라, 고 만물이 늙기만 마음껏 기다린다 52)

나도 옥화 기생에게 쌀쌀한 대접을 받고도, 두꺼비에게 어이없이 이용당 해서 분개하기보다는 오히려 옥화 기생이 늙으면 자기에게 돌아올것이라 는 기대는 세상 물정 모르는 남자의 하소연이며 이는 독자로 하여금 웃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옥화 기생이 늙을 때까지 기다려보겠다 는 ‘나’에게 상황 반전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하다.

2) 이해타산형

우직한 인물들에게 사기를 치거나 그들을 이용하여 이익을 얻고자 하는 실리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생활의 처세술이 능란한 만큼 영약하다.

52) 전신재 편, 앞의 책, p211.

<이해타산형- 표7>

낭방으로 삥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중략> 이년이 필연코 행낭방에 나갔다가 서방놈의 훈수를 듣고 들어 과서 이러는것이 분명하였다.53)

「정조」의 행낭어멈은 주인댁 서방님을 유혹해내어 관계를 갖고 장사 밑천의 돈을 요구한다. 또한 행낭 어멈은 남편의 아기를 임신을 했는데 아씨에게 서방님의 아기일지도 모른다며 아씨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러자 아씨는 행낭 어멈에게 돈 십 원을 주면서 이사를 가라고 한다. 처 음엔 행낭 어멈이 좋아하다고 다시 주인아씨에게 돈을 돌려준다. 이는 행 낭 아범이 자신의 부인을 농락한 서방님의 행실을 빌미로 어멈을 조종해 서 더 큰 돈을 갈취해서 장사를 시작하려는 속셈이다.

잠시입을 삐죽이 내밀고 세상 다 더럽단듯이 삐쭈거려드니 은근히 하는 그 말 이 두꺼비 놈이 제 수양딸 조카딸을 어느 틈엔가 꿰차고 돌아치므로 옥화가 이 것을 알고는 눈에 쌍심지가 올라서 망할자식 나가 빌어나 먹으라고 방추로 뚜들 겨 내쫓앗드니 둘이 못살면 차라리 죽는다고 저렇게 약을 먹은 것이라하고 에이 자식두 어디 없어서(중략) 그러나 온체 알깍쟁이가 돼서 죽지 않을만큼 먹엇을테 니까 염녀없어요. 하고 아닌 밤중에 들깨워서 우동을 사오너라 홋떡을 사오너라 하고 펄쩍나게 부려먹고 쓴 담배하나 먹어보라는 법 없는 조녀석이 오랄지게 욕 을 퍼붓는다.54)

옥화 기생의 남동생인 두꺼비는 옥화 기생을 흠모하는 이경호라는 학생 에게 접근한다. 경호 학생을 데리고 그의 돈으로 극장, 술집, 갖은 유흥을 즐긴다. 그리고 자신의 누나에게 갖다 줄 순금 트레지 반지를 사게 한다.

그러나 두꺼비는 경호 학생에게 받은 연예편지며 순금 트레지 반지를 누 나에게 건네지 않는다. 또한 그는 누나 집의 수양딸 채선이와 관계를 갖

그러나 두꺼비는 경호 학생에게 받은 연예편지며 순금 트레지 반지를 누 나에게 건네지 않는다. 또한 그는 누나 집의 수양딸 채선이와 관계를 갖

문서에서 김유정 소설의 인물 연구 (페이지 5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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