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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백 시기 미국의 환율변동과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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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 주소: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270

전화:02)2173-3075, 016-204-8130 팩스:02)968-3295, email:tsroh@hufs.ac.kr 응용경제 제7권 제1호

2005년 6월, 한국응용경제학회

그린백 시기 미국의 환율변동과 물가

노 택 선*

논문 초록

남북전쟁의 발발로 금태환이 정지되었던 이른바 그린백 시기에 미국의 환율 과 물가의 변동은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당시 환율은 금본위제가 운영된 원칙의 하나였던 회복의 원칙에 따라 금태환의 재개가 임박할 수록 점차 안정 되는, 평균회귀적 양상을 보였다. 이는 환율의 변동이 다른 경제변수에 대해 독 립적으로 변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물가와 환율변동의 사이에는 환율 변동이 물가의 변화를 초래했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러한 관계는 그 레인저 인과관계 검정을 통해 증명될 수 있다.

JEL분류번호:N21

핵심주제어:그린백환율, 물가, 금태환정지

Ⅰ. 문제제기

변동환율제라는 제도가 세계통화시스템의 표준이 된 것은 1973년 이후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의 시기는 금속을 중심으로 어떤 가치를 갖는 상품을 화폐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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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는 이른바 실물화폐의 시대였다. 물론 이 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금과 은으로, 이들 둘을 동시에 화폐로 사용했던 복본위제와, 금본위제, 은본위제 등이 국가별 혹은 국제거래에 있어서 통화의 표준이 되어왔다. 그러나 변동환율이 없 었던 것은 아니다. 금본위제 하에서 태환이 보장됨으로써 은행권을 화폐로 사용 하던 것이, 어떤 이유에서든 태환이 정지되면 환율은 자연스럽게 변동환율로 이 행하게 된다. 이것은 전쟁과 같은 특수 상황 하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변동환율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불러 일으켰다. 이들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나폴레옹전쟁 기간중에 시행되었던 영국의 금태환정지(1797- 1819)와 남북전쟁 기간중에 시행되었던 미국의 금태환정지(1862-1879)를 들 수 있다.

1862년 미국은 남북전쟁시기에 금의 유출을 막고 전비를 조달하기 위해 금태 환을 정지시켰다. 물론 금태환의 정지는 일시적인 것으로 전쟁이 끝나면 금태환 이 재개되는 것을 전제로 했다. 그린백의 창안자였던 Spaulding을 비롯하여 금 태환을 정지시켰던 의회에서도 전쟁 후 금태환의 재개를 여러 차례 강조하였다.

그러나 남북전쟁이 끝난 후에도 금태환을 재개하는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어서 전쟁 후 14년 만인 1879년에 금태환을 재개하였다. 이 과정에서 미국 사회는 경제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많은 논란에 휩싸였는데, 특히 은을 공식적으로 주조에서 배제시킨 이른바 “1873년의 범죄”(Crime of 1873)는 광범 위한 정치적 반대운동을 야기하기도 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물가 의 변화였다. 물가가 하락하면서 농민들을 중심으로 실질부채가 증가하여 채무상 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은화가 폐기되면 이러한 물가하락이 더욱 심해질 것 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물가 움직임은 대체로 전쟁이 있었던 시기에 크게 올랐다가 전쟁이 끝 나면서 안정되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남북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 같은 양상은 그대로 나타나서 소비자 물가지수는 1864년의 158(1913=100)을 정 점으로 19세기 말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전쟁과 더불어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가 전후 물가가 하락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양상 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었고, 따라서 성장과 물가하락은 이론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물가하락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먼저 전세계적으 로 상당한 정도의 물가하락이 발생했고, 미국도 이에 영향을 받아 물가가 지속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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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하락했다는 주장이 있다. 또한 금태환의 재개와 물가하락을 연관지어 설명 하려는 노력도 있다. 이들은 미국정부가 남북 전쟁 이전의 교환비율로 금본위제 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물가를 낮춤으로써 달러화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었고, 미국 정부도 이러한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통화론자들은 물가하락 을 통화량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생산의 지속적인 확대와 함께 경제규모가 점차 커져갔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만큼의 통화량 증대가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물가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들이 각각 독립적인 논리가 아니고 때로는 복합적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문제는 이들의 주장만으로는 여전히 물가하 락에 있어서 해명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미국의 금태환 재개를 위한 노력에 따라 환율이 변동했고 물가 하락과 환율의 변동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이고자 했다. 다음 절에서는 금 태환정지기의 환율변동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3절에서 남북전쟁 이후 미국의 물가하락을 설명하는 기존의 주장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4절에서 물 가하락과 환율 사이의 관계에 대해 분석하였다.

Ⅱ. 금태환정지기의 환율변동

일반적으로 경제사에서 고전적 금본위제라 함은 미국이 금태환을 정지했던 이 른바 그린백시기(Greenback Period, 1862-1897)가 끝나고 금본위제를 채택한 1879년부터 1913년까지를 말한다. 이 시기는 미국을 마지막으로 대체로 먼저 공 업화된 나라들이 대부분 금본위제를 채택하여 일반적인 ‘게임의 원칙’(rules of the game)을 지키며 환율을 운용했던 시기이다.

McKinnon(1993)은 고전적 금본위제가 운영되었던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 했다.

1. 공식적 금가격 혹은 “주조평형”(mint parity)을 정해 놓고, 이 가격으로 통 화와 금 사이의 자유로운 태환을 보장한다.

2. 민간에 의한 금의 수출입을 제한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상 및 자본거래에 대한 어떠한 통제도 가하지 않는다.

3. 은행권과 동전의 발행 시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금보유를 확보하고, 장기적인 통화공급의 증가율은 금의 이용가능성에 연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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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응용경제 제7권 제1호

4. 국제거래에서 금유출이 발생하여 금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중앙은행은 국내은행에 대해 높은 이자로 무제한 대출을 해준다.(Bagehot's Rule) 5. 일시적으로 금태환이 정지될 경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종전의 평형에 따

라 금태환을 재개한다-필요하면 국내경제의 디플레이션을 감수한다.

6. 금의 가격은 금의 전세계적인 수요와 공급에 의해 내생적으로 결정되도록 한 다.

이 같은 원칙 가운데 5항은 회복의 원칙을 의미한다. 외생적 혹은 내생적 요인 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금본위제로부터 이탈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금본위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태환 정지 이전의 금평형 값(gold parity)으로 회 복되어야 하며, 당국에서는 이를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확신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전적 금본위제가 성립하기 이전 두 차례의 중요한 경험을 통하여 형성된 원칙이다. 그 하나는 바로 나폴레옹 전쟁기 영국의 금태환 정지(1797- 1819)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미국의 그린백 기간이다.

이들 양국에서의 경험으로부터 바로 금태환정지가 통화의 가치변동, 다시 말해 금태환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서 생각하면, 변동환율을 의미한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시기에 영국의 파운드화와 미국의 그린백의 환율변동 에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그 동안 많은 연구가 있었다.

여기서는 미국의 그린백시기 환율변동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그린백 기간 중 미국의 환율변동에 관한 가장 체계적인 최초의 연구는 Friedman과 Schwartz(1963)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연구는 미국통화사 연구의 일환으로 그린백 시기 (금으로 표시한) 그린백의 가격이 무엇에 의해 결정되었는 가에 관한 분석이다. 이들은 통화의 공급과 물가의 측면에서 금태환이 정지되면 통화의 가치는 공급량에 의존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Calomiris(1988)는 금태환의 정지가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가 그린백의 가격을 결정했던 것으로 보 았다. 다시 말해 전쟁의 양상이라든가, 금태환의 재개에 관한 정부의 태도 등이 종합적으로 일반인들의 기대 형성에 영향을 주었고, 이에 따라 그린백의 가격이 변동했다는 것이다. Willard et.al.(1996)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그린백 시장을 접근하고 있다. 즉, 이들은 전쟁기간 중 그린백 가격의 변동을 통해서 당시 사람 들이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전쟁의 진행과 정에 대해 오늘날 사후적으로 분석하는 것과 당시의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은 차 이를 보일 수 있으며, 그린백 시장을 분석하면 당시 사람들이 전쟁의 진행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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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린백 환율의 변동 (1862-1878)

0 50 100 150 200 250 300

62-01-01 67-01-01 72-01-01 77-01-01

<그림 2> 그린백 가격의 1차 차분변동

-6 0 -4 0 -2 0 0 2 0 4 0 6 0

6 2 -0 2 -0 1 6 7 -0 2 -0 1 7 2 -0 2 -0 1 7 7 -0 2 -0 1

어떻게 파악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백 시기의 환율변화는 대체로 3시기로 구분될 수 있다. (<그림 1> 참조) 먼저 전쟁이 진행되었던 시기(1862-1865)로 이 시기는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 성이 매우 큰 시기로 전쟁의 진행상황에 따라 환율이 큰 폭의 변동을 보였을 뿐 아니라 환율이 대체로 높았던 (금에 대한 그린백의 가치가 낮았던) 시기이다. 두 번째는 전쟁이후 흑인에게 시민권과 투표권이 부여되었던 때까지의 시기 (1866-1869)로 환율은 안정되었으나 금태환의 재개가 다소 불투명해, 환율이 여 전히 높은 상태로 유지되었던 시기이다. 세 번째는 전후 체제가 안정되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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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그린백시기 환율의 시기별 요약통계표

전 체 1 기 2 기 3 기

Mean 127.4464 155.2122 137.5456 110.6175

Median 115.4688 146.1875 138.3125 111.9688

Maximum 255.5 255.5 153.375 121.25

Minimum 100 101.5625 120 100

Std. Dev. 27.32727 39.81754 6.419597 4.982165

Skewness 2.277167 0.929659 -0.31626 -0.66705

Kurtosis 9.415622 3.186312 3.748883 2.756855

Jarque-Bera 526.1684 6.983544 1.921805 8.275158

Probability 0 0.030447 0.382547 0.015961

Sum 25999.06 7450.188 6602.188 11946.69

Sum Sq. Dev. 151596.3 74515.53 1936.928 2655.951

Observations 204 48 48 108

시기(1870-1878)로 금태환의 재개가 시기의 선택 만 남겨 놓아 환율이 안정적 으로 낮은 상태를 보인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구분은 1차 차분변동을 표시한

<그림 2>와 요약통계표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그린백 환율의 변동은 시기별로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변동성이 뚜렷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자기회귀 조건부 이분산모형(ARCH)을 통해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추정을 위한 모형은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Y

t= α+βYt - 1+wt, Var(ωt∣It) σ2t= γ 01ω2t -1

추정결과는 <표 2>에 제시되었다.

이 같은 추정결과로부터 그린백 환율변동의 평균회귀(maen reverting)적 특 성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귀무가설: β=1을 기각할 수 있으므로 β<1로 볼 수 있 고 따라서 그린백 환율은 금태환이 정지되었던 전시기를 통해서 환율의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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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그린백환율의 ARCH 추정결과 Dependent Variable: AVERGAEXR (1862-1878)

Coefficient Std. Error Z-statistic Prob.

c 109.6213 1.044669 104.9340 0.0000

AR(1) 0.849941 0.002760 307.9117 0.0000

Variance Equation

c 6.514111 0.635549 10.24959 0.0000

ARCH(1) 1.929067 0.244785 7.880648 0.0000

R-squared 0.887679

이 점차 감소하면서 전쟁 이전의 교환비율을 회복해 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환율의 전기의 변동성이 금기의 변동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 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금태환정지기 그린백 시장은 임의보행을 따르는 효율적 시 장가설을 적용할 수 없으며, 회복의 원칙에 입각하여 금태환이 재개될 것을 전 제로 그린백의 가격이 결정되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환차익을 노린 자 본의 이동과 관련하여 당시의 자본 유출입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중요한 고려사 항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쟁이후 물가하락의 원인을 분석하는데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갖는 환율의 변동과 물가의 변동 사이에 어떤 관계가 존재하는지 밝히고자 한다.

Ⅲ. 남북 전쟁 이후 물가하락

Friedman & Schwartz(1963)는 미국의 환율은 미국의 물가수준에 따라 크 게 달라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남북 전쟁 이전의 환율에 따라 금태환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물가수준을 1861년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도 매물가지수를 사용하여 1865년의 물가수준이 1861년 보다 약 2배 정도의 수준 에 달했기 때문에 금태환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이를 절반 정도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금태환이 재개되는 시점에서 물가수준이 금태환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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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19세기 미국의 물가변동추이

0 50 100 150 200 250

18 00 18 06 18 12 18 18 18 24 18 30 18 36 18 42 18 48 18 54 18 60 18 66 18 72 18 78 18 84 18 90 18 96 19 02 19 08

미국의 물가지수 (1913=100)

에 필요한 수준까지 하락했는데, 물론 이같은 물가하락이 금태환 재개를 위해 정 부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다.

Friedman & Schwartz는 통화량이 미약한 수준이나마 증가되는 양상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물가가 하락한 것은 통화의 유통속도가 다소 떨어진데다가 실 질소득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Schumpeter의 표현을 빌려

“경제라는 유기체가 통화량이라는 외투에 맞게 성장한 것”1)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1875년 금태환재개에 관한 법(Resumption Act of 1875) 이 제정된 것을 전후로 정부의 정책이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 정 부의 정책이 통화량의 증대에 기여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한편으로는 주법은행들 의 설립에 힘입어 상업은행들이 크게 늘어남으로써 남북전쟁 이후 예금/지급준 비금 비율과 예금/현금통화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들 비율이 높아지 면 대체로 통화량이 증가하며, 이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다른 한편 으로는 정부의 재정흑자를 이용하여 국채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구통화를 폐기함 으로써 통화량을 줄이기도 했다.

1) Schumpeter, J.A.(1939), Business Cycles, Friedman & Schwartz(1963) p.81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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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dman & Schwartz는 금태환 재개에 관한 법의 영향도 세 가지 갈래에 서 분석하고 있다. 첫째, 동법은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금태환이 재개될 것임을 확신시켜줌으로써 금 등의 정화가 유출되는 것을 막아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금태환의 비율과 재개 시기 등을 미리 확정하여 공표함으로써 환율 이 목표치에 보다 먼저 도달되고, 그 수준에서 머물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점은 3절에서 필자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둘째, 정부는 금태환의 재 개를 위한 준비금의 확보 차원에서 국채를 발행하여 금을 사들였다. 그러나 민간 이나 상업은행들은 이들 국채를 이용하여 국내외 시장에서 자유롭게 금을 사들 일 수 있었기 때문에 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통화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금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결국 외환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는 경제 내의 수급에 불균형을 초래하여 물가를 상승시켰다는 것이다. 금태환의 재개에 관한 법이 초래한 이들 세 가지 영향이 어느 것이 큰지, 따라서 이 법이 물가를 상승하도록 했는지, 하락하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금태환이 재개되고 금준비금을 더 이상 쌓을 필요가 없어진 시점 에서 환율에 대한 압력의 원인이 사라지면서 물가가 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 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주로 통화주의적 관점에서 금태환의 재개와 물가하락의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즉 경제의 성장에 비해 통화량의 적절한 증대가 뒷받침되지 못함 으로써 물가가 하락하게 되었고, 비록 정부가 의도했던 결과인지는 알 수 없지 만, 이로 인해 1879년에 전쟁 이전의 교환비율에 따라 금태환의 재개가 실현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가의 변화를 전적으로 통화량의 변동과 경제성장 의 관계로만 파악할 수 있는지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그린백 시기로 불리는 금태환 정지기 가운데 적어도 종전 후의 환율의 변동은 상당한 정도까지

‘회복의 원칙’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환율변동이 물가에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대해서는 4절 에서 보다 자세히 논한다.

금태환 재개까지의 미국에서의 물가하락을 19세기 대공황에서 찾는 견해도 있 다. 세계경제는 1873-1896년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대공황을 겪었다. 이 당시 물 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미국의 경우도 이같은 대공황의 영향으로 물가가 하 락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1873-1896년 사이의 세계대공황이 주로 실물부 문에서의 침체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에 토대를 두고 있다. 특히 그 동안 기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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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응용경제 제7권 제1호

사용되던 철이 강철로 대체됨으로써 내구성이 향상되었고 이로 인해 생산비가 절감되었을 뿐 아니라, 철도와 증기선 등의 보급으로 수송비용 또한 생산비 하락 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Friedman & Schwartz의 주장을 반박 한다. 앞서 살펴본 바대로 통화론자들은 금보유 규모가 감소하여 물가하락을 초 래했다고 보았으나, 실제로 프랑스 같은 경우 금보유 규모의 성장률이 연 4%에 서 2% 수준으로 하락했을 뿐 실제 규모는 감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2) 그러 나 이들 주장의 경우에도 인과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 1873년 미국에서 은 을 공식적으로 화폐주조에서 제외시킴(demonetization of silver)에 따라 포퓰 리스트들의 거센 정치적 저항에 부딪혔다. 독일의 융커스나 미국의 포퓰리스트들 은 은화의 폐기가 물가하락을 초래했고, 이것이 1873년부터의 세계적 대공황의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했다.3) 따라서 1873년의 대공황으로 인해 세계적인 물가하 락이 초래되었고, 미국에서의 물가하락도 역시 이들에 의한 영향이라는 주장 역 시 명확한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Ⅳ. 환율의 변동과 물가하락

미국의 금태환 재개를 전후한 시기에 지속적으로 물가하락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 기존의 주장을 앞 절에서 비판적으로 살펴보았다. 본 절에서는 기존의 설 명으로 해명되지 못한 물가하락의 원인에 대해 환율의 변동과 연관지어 살펴보 고자 한다.

남북전쟁이 시작되면서 미국은 1861년 금태환을 정지시킴으로써 이른바 그린 백 시기로 들어간다. 그린백 시기의 환율변화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세 시 기로 구분될 수 있다.

당시 그린백 환율의 변동에 영향을 준 것이, 궁극적으로 금태환이 재개될 것 이라는 판단 하에 환율이 변동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익창출을 위한 기회로 활 용했을 것이라는 데 있다. 특히 McKinnon이 언급한 회복의 원칙이 적용되었다 면 당시의 그린백 시장은 임의보행을 따르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만족시키지 않

2) Kindleberger(1984), A Financial History of Western Europe, pp.72-73 3) Kindleberger(1984), A Financial History of Western Europe, pp.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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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미국의 물가와 환율변동 1862-1878

90 100 110 120 130 140 150 160 170

1862 1866 1870 1874 1878

90 110 130 150 170 190 210 230 250

았을 것이고, 환율의 변동은 평균으로의 회귀(mean reverting)의 양상을 나타냈 음을 이미 3절에서 살펴보았다.

이러한 환율변동의 양상은 당연히 물가의 변동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일반 적으로 경제이론에서는 환율과 물가 사이에 상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매력평가지수(purchasing power parity)는 비교 대상국의 상대적 물가가 환 율을 결정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물가의 변동은 그대로 환율의 변동 으로 연결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흄(Hume)의 가격-정화-이동 메커 니즘(price-specie-flow mechanism)에 따르면 국제수지의 변동은 통화의 변 동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물가의 변동과 환율변동으로 이어져, 국제수지가 조정 되면서 물가와 환율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이러한 주장들은 1879년 미국이 금태환을 재개한 후 일시적으로 물가가 상승한 시기에 대해 엇갈린 해석 으로 나타났다. 가격-정화-이동 메커니즘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당시 금태환을 재개하면서 전쟁 이전의 환율로 돌아가, 미국의 물가는 낮은 수준이었다는 것이 다. 이는 수출증대와 수입감소로 나타났고, 금유입과 함께 통화량 증대에 따른 물가상승이 초래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의 데이터를 보면 금유입이 물가상

← 물가

환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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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응용경제 제7권 제1호

<표 4> 환율과 물가 사이의 그레인저 인과관계

귀무가설 관측수 F값 P값

환율이 물가의 변동을 초래하지 않음 16 5.71193 0.03269

물가가 환율의 변동을 초래하지 않음 16 0.48215 0.49967

승에 약간 선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McCloskey & Zecher(1984)는 이들 주 장이 연간 자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연간자료가 아닌 월간 자료를 사용할 경우 오히려 물가상승이 금유입에 선행한다고 주장하여 물가가 상승하면 서 화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이것이 금유입을 초래했다고 보았다.

또한 물가변동과 환율변동의 관계를 논할 때 환율변동에 따른 수입물가의 변 화와 이것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다. 따라서 환율변동과 물가의 변동을 이 야기 할 때, 이 같은 상호작용을 파악하고 인과관계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앞서 우리는 그린백 시기의 환율 변동이 임의보행을 따르지 않는 평균으로의 회귀(mean reverting) 양상을 나타냈음을 보였다. 이는 McKinnon이 언급한 회복의 원칙에 기인하는 것이며, 따라서 환율의 변동은 앞으로 있을 금태환의 재 개와 관련하여 변동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환율의 변동이 물가 등 다른 경제변수에 의한 변화였다기 보다는 하나의 독립변수로서 움직였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율의 변화가 물가의 변화에 영향을 주었을 개연성이 그 반 대의 경우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린백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금으로 평가한 그린백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고, 영국의 파운드화는 금 본위 하에서 이미 금태환을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파운드화에 대해 그린 백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수입물가의 하락은 대체로 국내 물가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관계는 계량적으로 인과관계를 검증함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 다음의 표는 1862년부터 1878년 사이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와 환율 사이의 인과관계 를 테스트한 결과이다.

이 검증에 따르면 ‘환율이 물가의 변동을 초래하지 않았다’는 귀무가설을 기각 할 수 있으므로 환율이 물가의 변동을 초래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물가가 환율의 변동을 초래하지 않았다’는 귀무가설은 기각할 수 없으므로 역은 성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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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환율과 물가의 변동 사이에는 환율의 변동이 선행하여 물가의 변동을 초래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Ⅴ. 결 론

남북전쟁 이후 미국에서 금태환이 재개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인, 혹은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니었고, 금태환을 재개하기 위해서 는 경제적 여건의 성숙과 이를 위한 정치적 안정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 다. 그러나 금태환을 앞두고 정부에서는 나름대로의 스케쥴을 가지고 계획대로 정책을 시행해 나갔고, 민간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반응하여 환율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외환시장에서의 거래에 임했다. 이는 당시 미국의 그린백 환율이 평균으로의 회귀(mean reverting)의 성격을 보여주는 데서 잘 나타나고 있으며, 여기에는 McKinnon이 제시한 회복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분석에 따르면 환율의 변동은 다른 경제변수와는 별도로 움직인, 다시 말해 독립적 변수로서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환율과 물가사 이의 관계를 살펴볼 때, 그 인과관계는 환율의 변동이 물가의 변동을 일방으로 초래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은 물가와 환율 사이의 인과관계를 계량적으로 분석해 보면 분명해 진다. 1862년부터 1878년 사이의 환율과 물가 자료를 가지고 두 변수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해 보면 환율이 물가를 그레인저 초래하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전쟁 이후 금태환이 재개되기까지 미국의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었으나, 환율의 변동에 체계적으로 연관지어 설명한 것은 거의 없었다. 통화량의 변화나 국제적인 경기침체 만으로 이같은 지 속적인 물가하락을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물가하락의 요인 을 추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본 논문은 예비적 성격이 크다. 월별자료의 확보 등 자료의 보완을 통해 통화량, 물가, 환율 사이의 관계를 총체적이고 체계 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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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응용경제 제7권 제1호

참 고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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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ard. K., T. Guinnane and H. Rosen(1996), “Turning Points in the Civil War:

Views from the Greenback Market”, NBER Working Pa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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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Exchange Rates and Prices during the Greenback Period

Taek Seon Roh

Abstract

During the Greenback Period(1862-1879) when the U.S. suspended the cash payments for the greenback dollars, the changes in the exchange rates and the price level have shown a very close relationship.

The exchange rates showed a mean-reverting trend towards the resumption of the cash payments, which means the movements of greenback dollar were independent of other economic variables. So it is reasonable to say that the changes in exchange rates Granger-caused the movements of price level during the Greenback Period.

JEL Classification Number: N21

Key words: Gold Price of Greenback, Price Level, Suspension of Cash Payments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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