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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신저자 : 김병훈 / 호서대학교 목회상담학과 부교수 / (330-713)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호서대길 12 Tel: 041-560-8118 / E-mail: byhkim@hoseo.edu

의사소통 과정의 치료적 유형화에 관한 연구

김 병 훈* (호서대학교 목회상담학과)

연구자는 임상현장에서 치료자와 환자 간에 벌어지는 의사소통의 역동적 관계의 범주화를 시도했 다. 기능적인 면에서 역기능적인(D) 것과 순기능적인(C), 방향적인 면에서 능동적인(A) 것과 수동적(P), 그리고 도구적인 측면에서 지식(K), 신체(B), 충동(I), 그리고 감정(F)로 나누어진다. 성공적인 치료는 8 가지 순기능적인 의사소통의 방식-수동적이고 순기능적인 지식(KPC), 능동적이고 순기능적인 지식 (KAC), 수동적이고 순기능적인 신체(BPC), 능동적이고 순기능적인 신체(BAC), 수동적이면서 순기능적인 충동(IPC), 능동적이면서 순기능적인 충동(IAC), 수동적이면서 순기능적인 감정(FPC), 그리고 능동적이 면서 순기능적인 감정(FAC)-을 강화하는데 있다. 하지만 본 좌표는 신뢰도와 타당도와 같은 객관적 가치는 없으며, 개인적인 임상작업(개인, 가족 그리고 집단)과 전문상담사들의 슈퍼비전 경험을 토대 로 구성되었다.

주제어 : 의사소통, 기능, 지식, 감정, 신체, 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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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 론

상담 서비스에 대한 요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서 정부차원에서 청소년 상담 실과 정신보건 상담센터가 마련되었는가 하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많은 상담심리치료 센터들 이 전국적으로 문을 열었다. 대학들도 학생생 활 상담소를 열어서 재학생의 진로와 적응문 제를 돕고 있다. 종교기관도 여기저기에서 목 양적 차원의 상담센터로써 문을 열고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흐름과 관련해서 상담현장 에서 중요한 “의사소통의 과정”에 관한 이론 들을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과연 치료자는 내담자와 만나 서 상호작용을 할 때에 어떤 종류의 의사소통 을 하고 있는가? 연구자는 여기서 ‘16가지 범 주의 의사소통 유형’을 제안 한다. 16가지 각 범주에 대한 설명은 연구자의 개인적인 임상 경험과 상담사들을 위한 슈퍼비전 지도경험들 에서 관찰되었던 자료들을 중심으로 논지를 이끌어 가려 한다.

Ⅱ. 순기능과 역기능

부부관계 의사소통 이론(Gottman, 1979)에 따르면, 이혼을 예측할 수 있는 변인으로 1) 배우자의 성격을 질타하는 비난형 2) 어떤 행 동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방어형 3) 배우자 에게 무례하고 욕설을 퍼붓는 경멸형 그리고 4) 상대방 배우자가 말하는 것을 듣지 않고 마음의 동요를 전혀 보이지 않는 냉담형의 의 사소통이 있다. 이혼하는 부부가 보이는 역기 능적 의사소통이 그들의 내적인 갈등을 풀기 보다는 더 심화시키며, 흥분을 잘하면서도 갈

등은 회피하는 역기능적 가족체계의 구조를 유지하다가 결국에는 관계가 찢어지는 비극에 도달한다. 이 이론은 Satir의 4가지 역기능적 유형과 유사하면서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 다. Satir는 문제 있는 가족구성원들은 서로에 대하여 1) 회유형 2) 비난형 3) 초이성형 그리 고 4) 산만형의 대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주목했었다. Gottman이 행동적 출연의 의사소 통 유형에 관심했다면, Satir는 정서 역동적 측 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인 관계역동에서 볼 때, 가족구성원 들이 안정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순기능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이는 그런 정서적 환경에서만 서로 편안하게 가치와 의 사전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고(이영미, 민하영, 이윤주, 2005), 자녀의 심리적 성장발달은 순 기능적인 의사소통을 통한 부모에 대한 신뢰 감정과 편안한 자기표현의 개방성이 결정한다 (남정홍, 2001). 하지만 개방적이지 않고 역기 능적인 의사소통은 자녀와의 갈등을 높게 하 고, 문제행동을 야기하며(장영애, 이영자, 2011), “비밀을 유지하게 한 억압적인 의사소 통”이 성폭력 가해 청소년의 가족체계의 핵심 특징(김요완, 2012)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 가 있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인간의 불행과 병리가 역 기능적인 방어기제를 사용한데서 온다고 보는 데 특히 “상담 중에 내담자가 방어기제를 사 용하게 되면 상담사와 내담자 사이에 개방적 인 의사소통을 한다거나 두 사람 사이의 신뢰 를 발전시키는데 많은 제한을 받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Clark, 1998, 김영애 외 5인 역, 2005). 현대인들이 겪는 우울증이 실상은 마음 을 지속적으로 송두리째 빼앗고,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할 기력마저도, 살고 싶은 의욕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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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리게 만드는 의사소통 불능의 고통 때 문에 생기며, 마치 태양이 그 빛을 바래고, 다 어둠에 잠겨버린 “검은 태양”의 상징적 경험 이라고 Kristva(김인환 역, 2004)는 지적한다.

빛을 잃은 태양은 이 땅에 생명을 주지 못한 다.

정신분열증 환자와 그 가족들의 상황도 이 와 유사하다. 초기 가족치료 전문가들이 의사 소통에 관심을 둔 이유도 환자와 그 가족의 대화경향이 무척 혼돈되고, 모호하여, 모순되 고, 갈등되는 의사소통의 방식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Bateson, 1956). “폐쇄체계”를 이야기 한 Bertalanffy(1950)는 병리적인 체계일수록 외 부세계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되고 교환되지 않 는, 즉 개방되지 않는 폐쇄체계인 점을 주목 했는데, Kantor와 Lehr(1975)는 가족의 폐쇄체계 가 갖는 병리적 위험성을 지적했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개방되어 있고, 대상 신뢰와 존중 이 있으며, 세상과의 관계에서 상호적인 유익 과 공헌의 노력을 보인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이런 점에서 가장의 사회경제 적 지위가 부모-자녀 간의 개방적인 의사소통 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경제와 심 리 사이의 유의미한 관계를 암시해준다(유백 산, 신수영, 2012).

사실 긍정적인 의사소통은 공감적인 의사소 통이다. 정신분석학자 Kohut(1984)은 공감의 주제를 가지고 프로이트에서부터 현대에 이르 는 모든 정신분석의 이론들을 종합ㆍ정리 통 합하였다. 건강하고 생명 창조적인 의사소통 은 그가 말하는 존경ㆍ총애ㆍ일체의 정서적 교류이며, 거기서 인간관계는 힘과 에너지를 창출하고, 이상과 가치, 꿈과 포부, 재능과 기 술을 발전시키는 창조적 전환과 지속을 가능 하게 한다. 상호주관정신분석학자들은 “정서적

인 조율 Affective attunement”이라는 개념을 통 해서 정서적 의사소통의 가치를 강조했는데, 정보 중심의 의사소통 이해에서 새로운 차원 으로 진보하게 한 큰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순기능적인 의사소통은 이러한 것이며 Satir (1972)가 말하는 “일치형 의사소통 Congruent communication”도 여기에 해당한다.

Ⅲ. 방향적 측면: 수동과 능동

의사소통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서 로를 향하여 마음을 나누는 경험을 의미한다.

그 경험의 과정은 단순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무척 복잡하여 각각 방향을 갖고 있다. 흔히 말하는 일방적인 의사소통과 쌍방의 의견 교 환은 마음을 나누는 주체가 청자인가 아니면 화자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역동을 일으킨다 고 본다. 그러므로 Clinebell(이종헌 역, 2000)은 의사소통의 기술을 두 가지로 구분했는데, 하 나는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화자의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파 악하는”, “경청하는 기술”이다. 이 두 가지 기 술을 통해 부부는 서로로부터 필요한 욕구들 을 전달하고 파악하도록 훈련 받을 필요가 있 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의사소통의 방향은 1) 듣기와 2)말하기이다. 만일 말이 아니고 글의 측면에서 본다면 읽기는 수동이고, 쓰기는 능 동일 것이다. 하지만 임상현장에서 중요한 것 은 “말”이다. 상담의 과정을 보면 인지행동치 료와 가족치료 그리고 게슈탈트 치료는 치료 자의 능동성과 내담자의 수동성을 보여준다.

내담자는 환자이기에 치료를 받는 수동적, 수 용적 자세를 갖게 된다. 치료자는 서비스 제 공자이기에 무엇인가를 하고, 주며, 적극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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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과 처방 그리고 점검을 한다. 인간은 유 아기에 주로 받는 경험을 한다. “절대 의존기 의 의사소통”은 주로 양육자로부터 받는 경험 이다. 젖을 받고, 따뜻한 품과 신체적인 돌봄 을 수용한다. 그러한 돌봄의 과정은 아이에 게는 수동적이다(Madeleine, 1981, 이재훈 역, 1997). 의사소통을 방어기제의 개념으로 이해 한 Clark(김영애 외 5인 역, 2005)도 방어기제 가 주로 부모로부터 받은 의사소통과 양육패 턴과 관련이 있으며, 원 가족에서의 의존적 경험들이 개인의 의사소통과 방어기제의 특징 을 결정 짓는다고 보았다. 또한 Kristeva(유복렬 역, 1998)도 인간은 “말하는 능력이 없이 태어 나며” “자기 종의 삶의 형태와 의사소통 방식 을” 익히는데 “오랜 수련 시간이 필요” 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의사소통의 기술 영역에서 인 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수동적이며, 거기서부터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건강한, 아니면 병리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몸에 익히게 된다.

먼저 받고, 나중에 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인간의 의사소통 훈련과정인 것이다. 재미있 는 사실은 부모 자녀 간에 적극적인 의사소통 을 하는 청소년들은 정보를 찾는 인터넷 이용 을 주로 하는 반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수동적 인 의사소통을 하는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오 락적이거나 인간관계 및 사회적 만족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다(박인곤, 2007).

그런데 정신분석치료자들은 수동적인 의사 소통의 과정을 고집한다. 왜 그러할까? 왜 분 석가는 환자의 말을 청취하는 수동적 위치, 곧 말하는 자의 입장보다는 경청하는 자의 자 리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 이유 는 환자에게 능동적 의사소통의 경험을 제공 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임상과정의 주도권을 환자가 가지고 분석가는 가만히 기다리면서

적절하게 반응을 해주는 지혜로운 수동적 반 응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Kohut(1984)은 환 자가 분노감정을 퍼뜨리는 주체가 될 수 있을 만큼 임상대화과정을 수동적으로 끌고 갔다.

프로이트를 비롯한 전통분석가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들은 환자가 마음껏 자 유연상을 하고 분석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스스로 터뜨리는 “전이신경증”의 단계를 밟을 때 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그냥 듣는다. 분석 가 편에서의 정보나 감정적 유입을 최대한 삼 가는 중립성(neutrality)의 규칙이 강하게 작동 하기에 분석가는 환자의 고뇌와 불안에 대해 능동적인 개입을 전혀 하지 않는다. 환자가 견디다 못해 붕괴되고 폭발할 때까지 기다리 는 것이다.

치료적 대화의 시작하는 때와 대화중에 침 묵의 시간이 흐를 때에 그 긴장을 뚫고서 먼 저 말하는 것은 환자다. 분석가는 절대로 먼 저 침묵과 긴장 그리고 시작의 묘한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는다. 불안과 긴장 그리고 침묵의 상황을 뚫고서, 힘차게 그리고 용기 있게 능 동적으로 튀어나오는 것은 환자의 몫이다. 치 료적 원리는 바로 환자의 능동성, 적극성, 자 율성을 증진시키는데 있다. 역학적으로 말하 면 환자는 지금 대상리비도 투자 활동을 수행 함으로써 에너지의 중화와 분쇄의 작업을 벌 이도록 인도 받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환 자들은 수동적으로 당하고 통제받는 경험에 익숙해 있다. 세상의 삶은 결코 단순하지 않 으며 자율적, 적극적, 능동적, 창조적이지 않 은 사람이 설 자리는 없다. 대화의 과정이 작 은 경험의 장이지만, 정신분석은 그 과정에서 환자의 방출과 정복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언어적인 작업 안에서 말이다. 환자의 능동적 말하기와 분석가의 적극적 청취가 갖는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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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의미에 대한 Nasio(표원경 역, 2001)의 설명 은 아주 전문적인 설득력을 지닌다. 그때에 뭉쳐져 있는 감정이 풀어지는 것은 청취하는 자아의 전체 표상들로 에너지가 분산되고 흩 어지기 때문이다. 분석적 청취는 환자의 무거 운 마음의 짐, 억압한 표상들을 들어줌으로써 긴장을 풀어주고, 잃어버렸던 자신의 내적인 자아, 새로운 자아와 연결을 가능하게 해 준 다.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 굳게 닫힌 문과 거 대한 성벽을 지혜롭게 허물고 자유롭고 편안 한 의사소통이 되게 하는 작업인 것이다. 환 자는 능동적으로 자기의 표상들을 말하는 경 험들 속에서 잃어버린 자기를 되찾는다. 무의 식의 억압 표상들이 자유를 얻고 힘차게 세상 을 향하여 뛰쳐나가는 해방의 작업이 전이의 과정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것이 분석가의 청 취, 수동적 의사소통 방식이 강조되는 철학적 이유다.

물론 이것은 환자가 건강할 때에 가능하다.

만일 환자가 병리가 심각해서 자유와 주도권 의 경험을 감당할 수 없을 경우, 분석가는 능 동적 대처를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안전 과 보호의 장치이지 환자의 표상적 모험의 경 험을 제한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지 않다. 분 석가의 적극적인 해석이나 능동적인 처방 및 암시는 구조가 취약한 환자를 보호하는 차원 에서 이루어진다. 상호간의 완전한 의사소통 은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하여 주고, 받는 마음 의 경험이 자유로우면서도 순기능적이고 행복 하여 기쁜 상황이다. 이 경험이 많을수록 치 료는 가속화된다. 억압된 표상들이 풀려나고 자율성이 증대되며 절제된 환희의 주체가 될 수 있다.

Ⅳ. 도구적 요소들

치료자가 환자와 대화를 나눌 때에 사용하 는 자신의 존재적 요소들은 도구적 성격을 띤 다. 그것들은 1) 지식Knowledge 2) 신체Body 3) 충동Impulse 그리고 4) 감정Feelings들이다. 지식 으로서의 정보는 주로 치료자가 갖고 있는 지 식과 생각인 머리의 활동이다. 치료자의 깊고 넓은 정보능력이 환자의 자율적ㆍ능동적ㆍ창 조적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도록 의도한다. 치 료자의 과학적, 생활적, 관계적 정보들은 모두 치료적 의사소통의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론 그것들은 치료자의 환자 에 대한 권위와 통제의 도구로 이용될 수 도 있다. 신체는 몸을 통한 마음의 교류이며, 임 상현장에서는 신체접촉, 안아주기, 위로하기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정신분석 치료 의 현장에서는 신체접촉이 금기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도구이지만, 분석가가 환자와 함께 있을 때에 일어나는 몸의 반응들은 좋은 의사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충동은 치료 자가 순간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의지가 강 해져서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조율하지 않으 면 언제든지 행동으로 폭발할 수 있는 심리내 적 역동이다. 이것은 감각적인 선택과 결단에 도움이 되지만, 그 폭발성과 파괴성 때문에 임상현장에서는 상당한 주의와 절제의 능력을 요하는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감정은 다양한 부정 및 긍정 감정들을 경험 할 수 있는 가슴 의 기능이다. 정보가 머리의 기능이고, 충동이 뱃심 혹은 내장의 활동이라면, 감정은 심장이 뛰는 가슴 부분의 신체부위가 가장 많이 활용 된다. 임상현장에서 분석가는 이들 네 가지 도구적 요소들을 활용하여 진단과 치료의 언 어적 예술작업에 돌입한다. 그것은 마치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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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과 호흡하면서 아 름다운 곡을 공동으로 연출하듯이, 분석가는 머리, 신체, 충동, 감정들이 뿜어내는 다양한 악기들을 종합적으로 그리고 창조적 미학의 차원에서 이끌어가는 예술적 감각을 보여준다.

이때에 의사소통의 과정은 아름다운 한편의 교향곡이 되고, 때로는 감미로운 소나타가 되 며, 또 한편으로는 육중한 콘서트가 되기도 한다. 임상적 의사소통은 그와 같은 다양한 차원의 심신 활용을 통한 정신적 작업이며, 그 과정에서 환자는 신체적으로 그리고 정신 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창조적인 개인으로 성 숙해 나아간다. 가족은 개인에 비해 그 조화 로운 리듬을 만들고 유지하기가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복잡할 뿐이지 명료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좌표가 도움이 되는 것은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이해 하고 설명하는데 조직적인 구조 그림을 선사 하기 때문이다. 범주화의 작업은 체계적 조직 화에 공헌한다. 그래서 좌표는 임상현장에서 이해와 설명 그리고 임상적 대처에 신속 정확 한 도움을 준다.

1. 지식(Knowledge)

여성주의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접한 치료 자들은 그렇지 않은 치료자들에 비해 문화적 으로 좀 더 개방되어 있고, 편견이나 선입견 에 의해 대화의 과정이 침범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게 될 것이다(Avis, 1996). 우리가 보통 의사소통이라고 말할 때에 그것은 대부분 정 보의 교환으로 이해된다. 무지는 Kohut에 따르 면 인간 병리와 불행의 큰 원인이다. 정보가 없으면 사람은 위축되고 불안하게 된다. 그래 서 Bateson은 정보를 가리켜서 “차이를 만드는

차이”라고 했고, Whitaker(1976)는 “안다는 것이 우리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보다 더 가치 있 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식욕부 진 아동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Bateson과 Palo Alto그룹이 제안한 “새로운 인식론”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가족체계이론이 제시하는 순 환론과 체계접근이 그 아동 환자를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전환을 가져왔다고 보고한다 (Palazzoli, Boscolo, Cecchin, & Prata, 1978). 전문 적인 지식이 그들의 치료방법을 완전히 바꾸 어 놓은 것이다. 환자와 치료자 간의 의사소 통에 일대 혁신이 벌어지고, 환자는 순간 병 리적 문제아에서 불쌍한 피해자의 시각으로 비쳐지게 되었다. Julia Kristeva는 우울증이 “기 호해독 불능증”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환자 가 자기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증 상들에 대하여 그 원인과 결과, 그리고 그 기 능에 대하여 무지하기 때문에 더욱 두렵고 절 망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의 죽은 언어”도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발 휘하지 못하기에 더욱 어둡고 비관적이다. 분 열증, 공포증, 우울증, 그리고 히스테리와 강 박증도 결국은 꼭 필요한 지식, 곧 기호해독 의 정보를 얻지 못한데서 오는, 진리를 획득 하지 못한데서 오는 불행한 결과인 것이다.

지식은 비록 작아 보이지만 그 위력은 대단하 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올려놓은 힘도 사실상 인간의 지성이 쌓아올린 지식의 탑 때 문이 아니겠는가?

2. 신체(Body)

인간의 몸은 아주 특별한 의사소통의 도구 가 된다. 그것은 아마도 어찌 보면 가장 정확 하고 깊이가 있는 진단 및 치료적 관계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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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 것이다. 몸만큼 솔직하고 정교한 경험적 관찰도구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신뢰와 사랑 이 확보된 관계에서 두 사람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서로의 몸을 만지고 느끼는 그 과정에서 그들은 이미 의사소통의 황홀경, 신 체적 일체감의 기쁨에 완전히 침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아와 어머니와의 신체적 접촉은 단순한 접촉이 아니다. 거기에는 온갖 마음의 교류와 메시지 전달의 역동들이 이루어진다.

그것은 놀이’로 정의되기도 한다(Davis wallbridge, 1981, 이재훈 역, 1997).1) 비록 정상 적인 아기들의 발달(특히 관찰할 수 있는 현 상으로 측정되는) 속도는 개인에 따라 매우 다르지만 그들은 대개 12주가 되면 엄마의 젖 을 먹을 때,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손을 위 로 뻗어 엄마의 입속에 손가락을 넣고 그 손 가락으로 아기가 엄마에게 젖을 주는 놀이를 할 수 있다. 유아와 엄마의 관계에서 신체는 서로 간에 의사소통을 하는 아주 좋은 도구가 된다. 성인 남녀의 신체적 접촉도 특별한 하 나됨의 황홀경이지만 모자/녀 접촉도 완전한 상호적 의사소통의 원형이다. 인간은 정신적 인 존재이지만 동시에 신체를 가진 몸의 존재 다. 돌토의 “무의식적 신체상” 개념은 이런 점 에서 아주 중요한 이론이다(Nasio, 1988, 이유 섭, 여인석, 이혜란, 정애자, 최종진, 최혜륜,

1) “믿을 수 있는 안아주기를 의사소통하기 위한 또 하나의 “언어”는 “경험의 상호성”이다. 이것 은 특히 아주 초기에 유아의 다루기와 관련 된 다; 그것은 몸의 경험이고, “살아있는 몸의 해부 학과 심리학과 관련해서” 실현되며, 또한 “심장 박동, 호흡의 움직임, 숨의 따스함, 그리고 자세 를 바꾸고 싶은 욕구를 알리는 움직임 등과 같 은 삶의 원초적 증거들”을 통해서 실현된다.”

Davis & Wallbridge(1997). 울타리와 공간. 이재훈 역. 서울: 한국심리치료연구소. 148.

이병혁 역, 1999). 그녀는 유아와 어머니와의 감각적 접촉이 아이에게 신체상을 각인시킨다 고 보며, 그때에 형성된 신체상은 평생 그 아 이의 삶속에서 지대한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 의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2)

이것은 인간의 신체가 감각적․언어적 경험 들을 축적하여, 그것들을 토대로 신체상을 구 축한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몸이 마치 컴퓨터 처럼 정보와 경험을 입력한다. 그리고 그것들 은 나중에 필요할 때 마다 중심 동력으로 활 용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종종 “몸이 저절로 말 한다”라고 한다. Freud도 “실언”과 관련하여 무의식이 튀어나온 것으로 보다 더 솔직한 마 음 이라고 했는데, Dolto의 용어로 하면 몸이 토해낸 말이지만 의식이나 상황이 수용하기 힘들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몸이 토해내는 말이나 생각은 보다 더 무의식적인 자료들을 품고 있다. 그것이 바로 Dolto의 무의식적 신 체상 개념이며 “육체적 준거와 언어적 의사소 통”을 통해 만들어나간다.

그런데 육체는 감정적으로 솔직하다. 만일 남자가 애인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육체만 탐하려고 하면 여성은 즉시 몸으로 그 의도를 알아차린다. 정보가 없이도 몸이 남자의 의사 소통의 수준과 내용을 감지하고 거기에 적절 한 대처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유아와 엄마 간의 신체 접촉 역동에서 그대로 일어난다.

2) “돌보는 사람의 반복되는 보살핌은 신체적 소통 부위들(신체의 구멍들)의 교환에 관한 시니피앙 가치를 부여한다. 민감한 감각들, 즉 후각이나 시각, 청각, 촉각을 통해서 신생아는 교환 시니 피앙을 체계화한다. 생의 초기에 존재는 탯줄과 입, 소화기관의 감각과 촉감에 의거한다. 그리고 신체는 무엇보다 관계적인 장소이다.” Nasio, (1999). 위대한 7인의 정신분석가: 프로이트 에서 라깡 까지. 이유섭 외 역, 서울: 백의.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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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박해와 방치로 고통을 겪은 아이는 엄마의 신체 접촉을 거부하는 “애착 장애”를 앓는다. 불안한 엄마와는 거리를 두고 싶어서 유아는 빨리 걸을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고, 엄마 이외의 다른 대상 쪽으로 몸과 마음을 향하는 놀라운 행동을 John Bowlby와 그 제자 들의 실험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다. 말이 아 니라 몸이 반응을 하고, 입이 아니라 육체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물론 치료자는 상 담 상황에서 환자와 신체적인 접촉을 하는 것 을 삼가야 한다. 심리치료는 정신적인 작업이 기에 감각적 경험에 대한 욕구를 강화하는 신 체접촉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다만 아이들을 치료하거나 가벼운 신체접촉을 허용하는 집단상담의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신체접촉의 원시적 차원 의 의사소통 수준은 자제의 조건이 된다. 건 강하고 성숙한 사람일수록 신체 보다는 언어 가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도 정신적 능력의 강화가 핵심목표이며, 그것 은 언어적인 의사소통의 축적된 경험을 통해 서 성취되기 때문이다. 물론 신체는 접촉을 통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 접촉이 없는 신체적 차원의 의사소통도 존재하며, 그 기술은 임상현장에서 무척 유용한 능력으로 인정을 받는다.

임상현장에서 ‘신체공감’의 기술은 절대적이 다. 이 기술이 없이는 환자의 대화를 분석가 가 탐색하고 해법을 찾는 능력과 용기 있는 결단의 순간을 놓치고 만다. 정보나 지식이 포착하지 못하는 것을 신체는 정확하고 구체 적으로 찾아낸다. 때문에 환자가 감정을 다 제거하고 분열적인 심리구조를 갖고 있을 때 에 치료자의 몸은 뒤틀리고 하품이 나거나 머 리가 아파오는 신체적 증상들을 뿜어낸다. 환

자가 우울기제에 사로잡혀 있고, 대화중에 그 러한 우울표상을 고백하게 되면, 놀랍게도 환 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치료자의 눈에서 눈물이 핑 도는 놀라운 증상을 보여준다. 환 자보다 더 정확하게 치료자의 몸이 환자의 감 정과 심리 상태를 경험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3. 충동(Impulse)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진행될 때에 충동의 폭발이 있다. 충동은 행동하려는 내적 자극을 의미한다. 행동을 옮기기 바로 전의 강렬한 욕망의 꿈틀거림, 그것이 충동이다. 물론 이런 자극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충동의 인식은 훈련을 통해서 강화 될 수 있 지만, 인식의 과정 자체가 불편한 감정과 생 각의 세계로 인도하기 때문에 위험하거나 느 려질 수가 있다. 이른바 “충동조절장애”로 주 로 인식 능력이 허약해서 마치 동물처럼 충동 이 억제되지 않는, 기계적으로, 반사적으로 행 동화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성숙한 사람은 자 아의 충동을 인식하며 그 충동을 적절하게 실 현하거나 억제하는 조절능력을 갖는다.

하지만 충동의 조절이 그렇게 쉬운 작업은 아니다. 다양한 연구들은 충동이 병리적으로 흐를 수 있음을 증거 한다. 예를 들어, 충동적 으로 그리고 비합리적으로 의복을 구매하는 청소년들은 불안정한 자아개념과 비난형 의사 소통을 하는 경향이 있다(정미재, 2006). 청소 년의 자살 충동은 일종의 의사소통을 향한 노 력이다(김봉자, 2013). 부부간의 언어적 폭력은 신체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권정 혜, 이종선, 2002).

일반적으로 충동은 행동으로 실현될 수도 있지만, 언어를 통해서 정신적 경험으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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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있다. 충동의 행위화는 인간의 물리적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고, 충동의 언어화는 인간의 정신적 경험이라고 간주한다. 정신분 석치료자들이 언어화 작업을 강조화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체적으로 충동이 정신화 작업 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행동이 아니라 언어의 채널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본 다. 정신분석의 목표에서는 물리적 인간에서 정신적이고 언어적인 충동처리가 언제나 장려 되고 강화된다.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우리는 충동의 행위화를 통해서 신체적인 교류를 하 고, 충동의 언어화를 통해서 정신적인 상호작 용을 한다. 프랑스의 기독교 여성 정신분석가 인(Nasio, 1985, 표원경 역, 2001)는 충동의 언 어화 능력은 “상징적 거세”를 이룩한 사람한 테서 나온다고 한다. 그녀에 따르면 인간은 욕망의 불꽃을 스스로 잠재우고 포기할 수 있 어야 하는데, “쾌락의 좌절은 스스로 일정한 발달단계에 있어서 신체의 이런 부분에 집중 된 향락이 금지 당할 때 겪는 시련”이라고 정 의 한다.3) 결국 충동의 행위화는 욕망의 힘이 고, 충동의 언어화는 법의 힘에 의한 결과라 고 볼 수 있다. 욕망과 법 사이의 갈등과 긴

3) “욕망하는 대상이나 욕망했던 행위를 포기하는 것은 인접상징화(symboliscation adjacente). 즉 훨씬 발전된 의사소통 회로를 가동하게 해준다. 상징 생성적 거세는 욕망의 변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거세는 또한 인간세상(탯줄의 거세), 성의 소속 (일차적 거세), 문화의 세계(근친상간의 금지 및 오이디푸스 거세)로 입문하는 경험이다. 사실 이 들의 거세는 개인화 과정에 참여한다. 각 발달단 계에서 욕망이 법과 싸우며, 개인이 변화되는 것 을 발견하게 된다. 쾌락과 만난다는 것뿐만 아니 라 흥분의 원천인 신체의 장소와 관련된 다른 사람과 무의식속에 만나는 양식이기도 하다.”

Nasio, 위대한 7인의 정신분석가. 252.

장은 행위와 언어사이의 긴장과 갈등으로 달 리 표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언어에 있어서 무척 허약한 상태로 태어난다고 한다. 언어가 인간의 정신화 작업 에 꼭 필요한 핵심과정이지만, 태어날 때에 그 능력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다.

“언어와 성적 특질간의 괴리는 유아적 인간에 게서, 그리고 노이로제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 나는데, 이는 욕망과 법의 갈등이 풀려지고 소화되지 못한 채 각자영역에서 딱딱하게 뭉 쳐있기 때문이라고 본다”(Kristeva, 1996, 유복 렬 역, 1998).4)

언어 습득이 실패 할 때에 인간은 충동의 노예가 된다. 언어적 충동체험이 개인의 경험 세계의 중심이 되지 못할 때에 겉은 인간이지 만 속은 동물인 존재가 되기에 그러한 인간을 Kristeva는 “그랜다르바, 죽은 인간 말”에 비유 했다. 인간 말 은 “반항하는 향락자”이며 “음 악과 춤과 시와 같은 금지된 예술에 빠져있는 인도의 반인반수”를 의미하여 “추동의 분출, 그리고 우리가 흔히 상징해서 어려운 심리적 이고 심리적인 작동”을 가리킨다고 한다.

Dolto가 말하는 “인접 상징화” 작업이 아직 성 4) “말하는 존재인 인간은 사실상 말하는 능력이 없이 태어나서 그 점에서는 동물들 보다 훨씬 비슷해도.... 인간은 언어를 습득하기까지 오랜 수련기간이 필요하며 이러한 ‘어린 시절’의 미숙 함을 차후에 성숙이 나름대로 이루어지는 인간 의 생물학적 양상과 언어의 습득과 발전을 이루 는 상징적인 양상 사이에 차이가 생겨나게 합니 다. 인간이라는 종이 지니고 있는 특성, 즉 태어 날 때 비슷하여 아무런 언어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다는 특성은 성과 언어 사이의 접근성을 끝 내 만들고 결국 성과 언어 사이의 성숙도의 차 이는 끝내 없어지지 않게 됩니다.” Kristeva(1998).

반항의 의미와 무의미. 유복렬 역. 서울: 푸른숲.

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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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하지 못한 미숙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하고 성숙한 의사소통은 성적인 욕망과 좌절과 적대감을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고, 언어로 처리하여 현실적인 대안 책을 찾아내는 인격적인 자세를 의미한다. 충동이 법을 만나서 육체가 아니라 언어로 삶을 구성 해보는 경험이 성숙한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이 때문에 Kristeva는 인간이 상상과 상징의 경 험을 하는데, 그녀에 따르면 “개인적 선사시대 의 아버지라고 불렀던 ‘상상의 아버지’가 열정 과 정동의 힘을 부여하고, 상징적인 ‘법’안에서 오이디푸스적인 아버지”가 충동의 언어화를 가동하게 할 때에 비로소, 즉 “부성의 두 가지 측면을 조화롭게 결합시킨다는 기반위에서 의 사소통의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기록들이 선사 적동일화의 정동적 의미와 연결된 행운을 얻 을 수 있고, 또한 잠재적인 우울증환자의 죽 은 언어가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나오 는 의미를 얻어내는 행운을 가질 수 있기 때 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개인의 충동은 아버 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제한을 받을 때에 언어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의사소통은 개인의 선사적동일화의 정동적 힘 과 상징적 동일화의 의미적 힘을 통해서 고차 원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Jean Piaget의 인지이론으로 말하면 추상적 사고능력, 논리 적·합리적 사고능력이 발전해 그것이 의사소 통과정에 드러나는 능력이다.

임상현장에서 치료자들은 환자의 충동 언어 를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 그때에 환자는 힘 을 얻고 활력과 생동감의 주체가 된다. Kohut 이 환자의 과대성과 노출주의를 장려하고 건 강한 공격성의 언어적 돌발을 기뻐하는 이유 가 여기에 있다. 충동은 죽여서는 안 된다. 그 러면 그와 함께 생명력도 죽는다. 그것은 살

려줘야 하며, 제한된 한계 내에서 자유를 만 끽하도록 허용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Freud 는 충동의 만족채널의 다양성과 보상성을 이 야기 했다.5)

4. 감정(Feelings)

감정은 의사소통과정에서 치료자와 환자 모 두가 서로에 대하여 솔직하게 그리고 명료하 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다.

Clark, Arthur는 내담자의 감정을 초기에 치료 자가 잘 반영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 데 “나중에 의사소통에 함축된 의미를 확실하 게 하기 위해 ‘의미에 대한 반영’을 할 수 있 게 된다”고 했다. 즉, 좋은 해석과 언어는 축 적된 감정적 반영의 토대위에서 이루어 질 때 에 의사소통의 성공이 보람된다는 말이다. 부 부가 침실로 들어가기 전에 그들 사이에 좋은 일이 없었다면 침실에서로 좋은 일은 아무것 도 일어나지 않는다. 부부사이의 무미건조한 정서를 치유하는 것 보다 더 훌륭한 성행위의 기술은 없다고 부부의 성치료의 세계적 권위 자인 Masters와 Johnson(1974)은 말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은 부모와의 역기능적인 의사소통 이 그들을 우울하게 한다(이철호, 정정숙, 이 민규, 2009). 성폭력 범죄자는 여성에 대한 분 노감정과 보복환상이 있다(Holmes & Holmes, 1998). 이것은 인간의 행동 뒤에는 충동보다 5) “만약 하나의 충동을 만족시키려는 의도가 현실 에 의해서 좌절 되었을 때 다른 충동이 만족을 통하여 그 좌절을 완전하게 보상 될 수 있습니 다. 이 충동들은 마치 서로간의 의사소통이라는 그물망 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움직이며 유동성 의 물질로 채워진 은하들처럼 보입니다.” Freud (1998). 정신분석강의(하). 임홍빈 역. 서울: 열린 책들.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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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먼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감 정이 부정적이고 그것이 축적되면 파괴적인 죽음충동이 폭발할 확률이 높고, 감정이 긍정 적으로 계속 쌓이면 창조적인 생명충동이 나 오게 된다는 자연스런 귀결이다. 게다가 생각 과 지식 그리고 의미의 전달로 그 뒤에 어떤 감정적 배경이 뒷받침 하고 있느냐에 따라 전 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는 Kohut의 지적은 임상적인 의사소통이 단순히 전보나 접촉이 아닌 상호적인 감정교류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6)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판 ‘감정표현불능증’ 척도는 임상현장에서 유용하다고 본다(신현균, 원호택, 1997). 또한 자폐아가 감정표현을 할 때 적극적 활동과 체 계적인 모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이희영, 강수균, 2007).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아서 우 선 마음이 서로 통해야 상호적인 행동이 나온 다(김장이, 2014)는 사실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의 감정적 토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암시하 고 있다.

Kristeva는 우울증을 가리켜서 “의사소통 불 능의 고통”이라고 했는데, 슬픔의 심연이 태양 의 색깔을 붉은 색에서 검은 색으로 바꿔버렸 기 때문이라 말한다. Sandblolm(박승숙 역, 2003)은 “질환 때문에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기 안에만 틀어박혀 다른 사람과 소통할 능 력이 결핍된 환자”에 대해서 말한다. 감정이 사라지면 의사소통이 사라지고, 의사소통이 사라지면 관계도 소멸된다. 정신 질환 환자들 은 감정과 소통능력 모두를 상실한 위기의 인

6) “해석의 내용이 아니라 해석을 할 때 수반되는 생동감과 삶의 즐거움, 깊은 감정, 그리고 활력 이 느껴지는 분석가의 목소리가 그에게 마법적 영향을 주었던 것” Kohut(1984). How Does Analysis Cure? 212.

간들이다. 그들에게는 태양이 존재하지 않으 며, 강물도 없다. 산천초목이 모두 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Bruch(이은희 역, 1994)는 신경성 식욕부진에 시달리는 소녀를 치료하면서 그녀 가 유머가 전혀 없음을 보았는데, 이것은 열 등감을 감추는데서 비롯된 부정감정의 축적과 억압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그녀가 열등감 속에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 지 비난이나 공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자기의 감정상태가 해석의 내용에 색깔을 더하는 것이다. 그래서 Wardetzki(장현숙 역, 2004)는 “만성질환을 앓는 부모가 자식에게 죄 책감을 불어 일으키는 경우”를 보고서 “고도 의 테러화”와 “정서적 착취”라고 부르기도 했 다. 대상에게 부정감정을 강요하고 침입시키 는 행위가 테러의 행위이고 착취의 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대상 신뢰가 약한 어머니는 자 녀들의 자아분화 작업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서주연, 정남운, 2011).

또한 Lebovici와 Castrede(정애자 역, 1996)는

「유년기의 회상」이라는 자서전적 책에서 착 취당한 아이들의 부모에게 아이가 직접 “감사 하라는 처방”을 내리는 현대의 가족 조직이론 가들의 입장에 동의 한다. 가족들이 서로에 대해 감사의 감정을 가지는 것이 병리적으로 찢어져서 의사소통이 단절된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다. 긍정감정의 힘이 치료 의 핵이며, 병리적 악화를 예방하는 핵심이다.

감정의 측면에서 볼 때에 치료자는 긍정감정 의 생산자 역할을 담당한다. 나무처럼 산소를 창출해야 한다. 존경과 총애 그리고 일체의 경험을 환자가 치료자를 통해서 경험할 때에 그것이 정서적으로 의미 있는 경험이 된다.

그래서 Meissner(이재훈 역, 1998)는 치료자는 환자를 존중해주고 환자에 대해 비침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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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기능 Dysfunction 순기능 Congruence 수동적 Passive 능동적 Active 수동적 Passive 능동적 Active 지식

Knowledge KPD KAD KPC KAC

신체

Body BPD BAD BPC BAC

충동

Impulses IPD IAD IPC IAC

감정

Feelings FPD FAD FPC FAC

<표 1> 의사소통의 16가지 방식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Ⅴ. 의사소통의 16가지 방식

연구자는 지금까지 의사소통의 기능(function), 방향(direction), 그리고 도구 (instrument)인 요 소들을 살펴보았다. 의사소통은 순기능적 (Congruence or Creative) 혹은 역기능적 (Dsyfunction)으로 할 수 있으며, 방향은 수동 (Passive)과 능동(Active)의 상태로 구분 지어졌 다. 역기능은 관계 안에서 개인 혹은 쌍방에 게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 험을 의미한다. 순기능은 창조적이고 생명과 성숙을 향한 경험이다. 의사소통의 방향은 경 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주체가 나아가는 것 이라면 능동, 객체에 의해 주체에게 주어지는 것이면 수동이다. 수동과 능동은 모두 긍정적 일 수 있고 아니면 부정적일 수 있다. 물론 수동에서 능동에로 나아가는 것이 좋지만, 반 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때로는 수동이 능동 보다 더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경우가 많이 있 다. 문제는 특정 경험이 가지는 결과가 좋으

냐 아니면 나쁘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4가지 의 의사소통의 도구적 요소들을 언급했는데, 그것들은 각각 지식(Knowledge), 신체(Body), 충 동(Impulses), 그리고 감정(Feelings)이다. 중요한 것은 범주화 작업이 개인의 귀납추리 판단 능 력을 강화한다는 사실이다(김경진, 이영애, 2011).

임상현장에서 치료자와 환자는 표 1의 16가 지 방식들을 사용한다. 개인에 따라서 각각 다른 방식들을 선호하여 그 빈도수와 분포도 는 개인적인 차이를 가진다. 건강한 의사소통 방식은 역기능에서 순기능으로, 수동에서 능 동으로 그리고 지식에서 신체로, 신체에서 충 동으로, 그리고 충동에서 감정으로 발전되지 만 다시 감정에서 지식으로 선순환 하는 것이 중요하며, 능동에서 수동으로의 전환이 편안 하고 부드러울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장에서는 이런 이행이 쉽지 않다. 오히려 이행이 아니 라 끝없는 순환이 더 적절한 설명일 수 있다.

정신분석의 언어로 설명하자면, 지식적 의 사소통에서 신체적 의사소통으로의 이행은 관 념적 소통에서 경험적 소통으로의 전환이란 점에서 중요한 변화다. 의식은 무의식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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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몸의 소리를 통해서 풍성하게 확장될 수 있다. “무의식의 의식화”란 사실상 몸의 환상 을 경청하는 것이다. 신체에서 충동으로 이행 은 보다 역동적인 활동을 위해 필요하다. 유 아는 신체 중심적으로 어머니와 관계를 하지 만(구강기), 점차 행동적인 주체의 모습을 보 여야 한다(항문기). 충동은 행동하는 주체의 근본이다. 충동은 생명력과 활력의 근원이기 에, 이 힘은 반드시 넘쳐야 한다. 물론 개인적 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건설적인 조절작업은 필요하다. 그리고 충동은 감정으로 용해될 때 비로소 위험한 충동들의 변형이 일어난다. 그 런데 감정의 경험은 좌절(남근기와 잠재기)을 통해서만 발전한다. 공포와 절망 한 가운데에 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용기를 내고 해 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한데(잠재 기) 이런 노력들이 모여서 비로서 진정한 인 격적 성숙의 주체가 된다(성기기).

그런데 이들 4가지 도구들은 임상현장에서 수동적 혹은 능동적 차원으로 활용될 수 있고, 다시 이렇게 분할된 8가지 도구들은 다시금 순기능과 역기능의 이항체계로 나뉠 수 있다.

그러면 종합해서 16가지 범주가 마련되는데, 비록 겉으로 보기에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보 일지라도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주 명료하고 구체적이며 경험적인 요소들이 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표준화 작업의 과제 는 이루지 못했지만, 연구자의 임상 및 슈퍼 비젼 지도 경험들이 제공하는 자료들을 토대 로 각 범주들의 특수성과 차별성을 설명하고 자 한다. 그리고 기존의 관련 작업결과들도 참조하려고 노력했음을 밝힌다.

1. 수동적 역기능 지식(KPD)

치료자가 환자에게 불필요한 지식을 전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예 를 들어, 환자가 어느 날 치료자로부터 자신 의 증상이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에 속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후 DSM-IV의 진단 기준을 스스로 읽게 되었는데, 그 때 이후 환자는 스 스로에 대해 더 절망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진단이 아무리 사실이라 하더라도 환자에게 큰 스트레스와 자아붕괴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매우 역기능적 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 은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 진단을 받으면서 현실사회에서 힘차게 성공하려는 의욕을 많이 잃어버린다. 이것은 치료자 쪽에서의 진단이 라는 지식을 환자가 수동적으로 제공받으면서 생기는 부정적인 에피소드 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힘을 남용하는 방식으로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강행하는 의사소통은 역기능적이다(김 용태, 2009). 게다가 어떤 환자는 정신병의 장 애진단이 국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정 보를 가지면서 그 때 이후 전혀 더 나아지려 는 노력을 중단하기도 한다. 연구자는 미국 병원에서 적지 않은 환자들이 정부보조금을 받기 위해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이라는 진단 지식에 수동적으로 의지해서 생활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한 바 있다. 미국에서 환자는 정부 보조금과 함께 안락한 아파트의 제공도 이루 어지기 때문에 질병의 “이차적 이득”이라는 역기능적 사례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처음 진단을 받을 때는 이런 정부보조의 지식 을 전혀 알고 있지 않았었지만, 병원에서 치 료를 받는 동안 치료자나 스태프 혹은 다른 환자들로부터 그 정보를 듣고서 평생 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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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로 결심한 사례들이다. 진단의 정보가 환 자에게 경각심을 주고 자기성찰과 발전의 의 지를 불태우지 못하고, 오히려 프로이트가 말 하는 “죽음본능”으로 이행하도록 동기 부여한 경우인 것이다.

2. 수동적 역기능 신체(BPD)

몸은 아주 특별한 의사소통 채널이다. 만일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자가 환자와 신체접촉을 한다면 이것은 반 치료적이며, 비 윤리적이다. 적지 않은 환자들이 치료자들에 의해 성추행을 당하는 사고들은 종종 보고된 다(Penfold, 1998). 치료자의 입장에서 환자의 불안과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서 가볍게 접촉 을 했다가 충동을 제어하지 못했다고 변명하 지만, 상담과 치료의 세계에서 이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윤리 및 법적 회부의 사유가 된다. 또한 어떤 치료자들은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기 위해 성적 접촉을 했다는 신념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거짓자기”의 치료 자들의 행태에 불과하다(Hopkins, 2006 임말희 역, 2014). 또한 아무리 나이가 어린 아동 환 자라고 하더라도 신체접촉을 치료자가 먼저 시도한다면 그것은 슈퍼바이저의 직무유기 그 리고 치료자의 범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물론 가족조각기법에서 치료자는 환자 가족 구성원들을 이끌면서 가벼운 신체접촉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촉은 성적인 의미를 갖지 않는다. 따라서 환자들이 수동적으로 치료자 에 의해 어떤 접촉이 이루어질 때 그것은 역 기능적이 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요한다.

치료는 신체가 아니라 언어의 능력을 높이는 데서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전체적인 정신분 석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3. 수동적 역기능 충동(IPD)

유혹을 받아서 충동이 일어나고 그 결과가 부정적인 경우 환자는 반 치료적인 경험을 하 게 된다. 예를 들어, 치료자는 일반적으로 환 자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다. 그래서 치료자가 환자를 유혹하면, 적지 않은 환자들은 충동이 올라올 수 있다. 치료자는 자신이 환자에게 어떤 충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지를 이해하 고 있어야 한다. 적지 않은 환자들이 치료자 의 말대로 순응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은

거짓자기”를 양산하는 위험을 갖는다 (Masterson, 2000). 또한 강박장애와 중독환자들 도 자신의 충동을 제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Ciarrocchi, 2007). 이들은 유혹적 자극 앞에 놓 여질 때 스스로를 절제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과는 언제나 역기능적이다.

4. 수동적 역기능 감정(FPD)

치료자가 역전이에 의해서 자기 분노감정을 쏟아 내거나 절망감정에 사로잡히면, 환자는 당황하게 되고, 밀려들어오는 부정감정에 의 해 불안이 높아지게 된다. 즉, 치료자가 특정 대상에 대해 분노할 때, 그 분노의 감정은 환 자로 하여금 같이 분노해야할 것 같이 유도됨 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환자가 치료자 에 의해서 감정이 촉발될 때 그것이 공포나 분노 혹은 슬픔이든 치료가 조기에 중단되는 주된 이유가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는 치 료자가 자신의 허락도 없이 핸드폰으로 회기 를 녹음하는 것을 보고는 분노했고, 그 다음 부터 다시는 오지 않았던 것을 술회한다. 이 것은 환자들이 치료자에 의해 다양한 감정들 을 폭발적으로 겪으며, 결과도 부정적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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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것은 환자들이 치 료자로부터 오는 자극들에 대해 대단히 민감 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이 의식을 하던 못하던 간에 치료자의 부주의로 인한 환자의 부정적 감정의 발생은 치료적으로 도움이 되 지 않는다. 환자는 치료자에게 그 감정을 표 현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옮겼다. 그래서 결과 는 역기능적이 되었고, 자극이 외부에서 왔다 는 점에서 수동적이라고 분류될 수 있다.

5. 능동적 역기능 지식(KAD)

병리가 깊은 환자들은 자신이 스스로 찾은 상징이나 이론으로 파괴적인 행위를 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경계선 성격구조의 환자들은 치료자를 상대로 편집증적인 증상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치료자의 문제점에 대한 정보를 갖게 되면, 그것을 가지고 법정고소를 하는 극한 행동도 한다. 또한 어떤 이들은 우연히 치료자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다는 정보를 획득하게 됐을 때 치료자의 집까지 가서 사적 인 관계를 시도하기도 한다. 미국 임상시절에 필자의 동료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자신의 집 앞 뜰에서 환자가 밤새 지내고 있었다는 사실 을 임상토론 시간에 토로한 적이 있는데, 그 는 환자로부터 고소 위협을 받기도 했고 나중 에 이혼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맞았다. 이것은 환자가 찾아낸 치료자의 집주소와 그의 사생 활 정보가 아주 역기능적으로 활용된 사례라 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환자는 “경계선 성격 장애”로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환자들의 적극적 정보수집행위에 대해 사전에 조심하지 못한 치료자의 실수도 결코 가볍지 않다.

6. 능동적 역기능 신체(BAD)

치료자를 상대로 환자는 신체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 이것은 상담 윤리적으로 매우 위험 한 행위이며, 치료자가 적절한 거리유지를 실 패했음을 의미한다. 연구자는 치료회기에서 여성 환자가 함께 댄스를 하고 싶다고 고백한 적이 있는데, 당시 접촉이 없이 그 환자의 바 람을 존중하는 소통을 하느라 애를 쓴 적이 있다. 당시에 그녀는 좌절을 경험했지만, 적절 한 대화를 통해서 그런 접촉이 적절하지 않음 을 인정하고, 오히려 이 에피소드를 통해서 환자의 치료자에 대한 신뢰는 더 깊어져서 이 후 회기에서 심도 있는 치료적 의사소통을 전 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일 이때 환자의 신 체접촉 요청을 존중하면서도 법과 윤리의 경 계를 지키는 지혜가 없었다면 아마도 큰 낭패 를 겪었을런지도 모른다.

7. 능동적 역기능 충동(IAD)

환자들은 치료자를 상대로 성적 충동이나 가해충동을 가진다. 치료자가 역전이에 대한 충분한 자기분석적 처리작업이 이루어지지 않 을 때 환자의 충동이 역기능적으로 분출될 수 있다. 숙련된 전문가는 환자의 이런 충동을 건설적인 쪽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환자가 ‘거절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적절하지 않은 관계 에 대한 자발적 거리를 둘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끄는 것이다. 윤리적이면서도 동시에 인격 존중적인 정서적 상호작용의 기술이 요구된다.

즉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것이 이러한 상황에서의 대처방안이다. 환자 가 강렬한 욕구를 느낄 때 치료자는 환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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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에서 그런 충동의 폭발성을 측정해야한다.

비행청소년들과 상담을 할 때에도 이런 기민 함과 포근함은 중요한 기술인데, 치료자의 능 동적이고 순기능적인 충동이 잘 발달되었을 때에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8. 능동적 역기능 감정(FAD)

환자는 치료자를 상대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한다. 특히 분노 감정이나 공포 감정은 환자로 하여금 비현실적인 선택을 하도록 내 몰 수 있다. 예를 들어, Kernberg는 환자가 치 료자에게 대해 분노하면서 가학적으로 행동하 다가 치료를 중단한 사례들을 소개한다(2004).

일반적으로 환자가 치료자를 상대로 처음부터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 “긍정적 전이”는 치료 상황에서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실패하 고 “부정적 전이”가 일어나면 치료를 진행하 기가 어렵다. 프로이트는 도라를 치료할 때에 그녀가 아버지와 K씨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지 적했는데 그 정보는 도라에게 수동적 역기능 정보가 되었고, 그로 인해 도라는 치료자를 상대로 능동적 역기능 분노감정을 통해 부정 적 전이와 치료중단 사고를 가져왔다(Freud, 1909, 김재혁, 권세훈 역, 2004).

9. 수동적 순기능 지식(KPC)

집단 상담의 현장에서 적지 않은 환자들이 다른 환자들의 곤궁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들이 자신과 비슷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 에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는다. 이것은 집단 상담이 갖고 있는 아주 좋은 치료적 기능인데, 사실상 이 경험은 가족치료 현장에서도 발생 한다. 가족 구성원들은 다른 구성원들이 각자

의 아픔과 상처를 고백할 때에 그들 각자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받게 되고, 그 정보에 의 해 보다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게 됨으로써 서로에 대한 애정과 돌봄의 분위기를 더 증진 시키곤 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서 알게 되는 어떤 정보는 치료적으로 특별한 가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외 도하지 않았지만 여성들에 대한 남다른 호기 심이 많았던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 대해서 판 단하고 정죄할 것이라는 불안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치료회기 동안에 자기의 문제로 씨름하는 남편의 고군분투에 대해 아내가 공 감적으로 반응했고, 그녀는 남편에 대한 애정 의 깊이를 더해갔는데 이는 남편의 솔직한 고 백과 진중한 갈등과 노력의 모습을 그녀가 좋 게 보았기 때문이었다.

때로는 치료자가 전달하는 정보를 환자가 수동적으로 받아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 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 없이 어머 니와 홀로 오랜 세월 동안 성장한 청년은 자 신이 남성 어른들과의 관계에서 비판의식이 강하거나 의존경향이 너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인식하고 있던 중에 치료자로부터 라캉 의 “아버지의 이름”이라는 이론을 들은 후 자 신이 투사경향이 많았던 것을 깨닫고 직장생 활에서 좀 더 부드러워진 것은 지식을 받아서 좋은 결과를 가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0. 수동적 순기능 신체(BPC)

자폐증 아이들은 접촉을 싫어한다. 하지만 치료자가 조심스럽게 손을 잡았을 때 아이가 뿌리치는 것이 아니라 꼭 잡고 함께 학교 전 체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그 신체적인 접촉은 환자에게 수동적이었지만, 순기능적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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