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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대륙.나라 - 중국에서 만난 우리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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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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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일본에서 부는 김치 열풍은 연예인들의 한류열풍 못지않다. 이제 김치 는 세계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헬스 푸드로 당당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특히 갈비나 비 빔밥 등과 함께 김치는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 대륙의 김치 열풍을 현지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살펴본다.

김희선 씨의 미모 비결은 김치

중국 남부지방인 광서장족 자치구 중 관광지로 유명한 꾸이린에서 버스로 6시간 정도를 남쪽으로 내려가면 위린(玉林)이라는 곳이 나온다. 한약시장으로 유명한 위린에는 한국식당 이 없지만 중국인이 경영하는 전국 체인의 한국형 식당이 있다. 그리고 이곳 식당에 걸려 있 는 김치 홍보 판(사진 1)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문장이 있다.

‘김치는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이다. 비타민과 광물질 및 인체에 필요한 아미노산 등을 풍 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한국 여성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복용하는 미용 식품이다. 알려진 바 에 따르면 한국의 최고 미녀 김희선의 미모 비결은 매일 60g의 김치를 먹는 데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추석, TV의 한 추석특집 프로그램 을 통해‘한국, 중국, 일본의 여성 삼국지’라는 내용을 다룬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인 중 성형수술 모델로 가장 선호하는 사람을 꼽는 내 용이 있었는데 한국은 김태희, 중국은 김희선, 일본은 전지현을 꼽아 모두 한국 여성들을 가장 닮고 싶어 한 다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그런데 마치 이런 내용을 증 명이라도 하듯 음식을 먹는 식당에서조차 한국의 김치 를 많이 먹으면 김희선을 닮을 수 있다는 광고를 한다 는 것, 우리나라도 아닌 곳에서 우리나라 음식인 김치 가 홍보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매우 인상적인 일임에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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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만난 우리 김치

박종철 김치사업단 국립순천대학교센터

<사진 1> 김희선 씨가 즐겨 먹어 미인이 되었다는 김치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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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다. 이곳은 인천에서의 배편을 이용해 수많은 보따 리 상인들이 들락날락하는 곳으로 최근에는 항공편까지 신설되어 인천공항에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다. 우리는 이곳의 호텔에서 웨이하이시의 간부와 함께 식사하는 만찬장에서 너무나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우 리 김치를 만날 수 있었다.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수십 종류의 중국요리 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우리 김 치, 정말 뿌듯하기 이를 데 없었다.

우리 일행은 호텔의 뷔페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그곳 에서도 중국의 화려한 요리들 사이에 위풍당당하게 자 리를 잡고 있는 우리 김치가 한 눈에 들어왔다(사진 2~4). 물론 그 호텔의 식당이 유독 한국 관광객들이 많 이 찾는 곳이긴 했지만 그릇에 담겨진 김치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다른 요리들보다 빨리 없어지는 것을 보면 서 우리 김치의 위상이 마치 피부로 느껴지는 듯 했다.

백화점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김치

상하이의 한 백화점 내 식품판매대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 종가집 김치. 백화점의 식품판매점 요지에서 한 진 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 5). 가격은 400g에 한국 돈으로 약 1,600원 정도이다. 유명상표의 한국 김치가 중국산 김치보다 비싸게 팔리고는 있지만 한국 김치 맛 을 본 중국인들은 다시 한국 김치를 찾는다고 한국 종갓 집 김치의 리 지안 상하이 지점장이 귀띔해주었다.

종가집 김치 옆으로는 총각김치와 맛김치도 있고 우 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판촉을 위해 김치를 구입하면 플 라스틱 그릇도 함께 준다. 알뜰한 주부들을 유혹하는 데 는 그릇 판촉물이 꽤 유용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상하 이의 24시간 슈퍼마켓에서도 우리 김치 제품이 판매되 고 있었다(사진 6).

<사진 2> 중국호텔에서 만난 김치(1)

<사진 3> 중국호텔에서 만난 김치(2)

<사진 4> 중국호텔에서 만난 김치(3)

<사진 5>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김치

<사진 6> 24시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꼬마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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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 김치’ 와‘경복궁 김치’

베이징의 한 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는 김치상점에 들 렀다. 많은 김치들 사이로‘부자 아빠 김치’, ‘경복궁 김치’라는 이름이 유독 눈에 띈다(사진 7). 이 이름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패러디한 이름으로 평 범한 김치 이름보다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 게 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재미있는 이름이다. 그 중에 서도‘경복궁 김치’는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의 고급음 식문화를 계승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 한쪽이 자부심 으로 가득 차올랐다. 그리고‘부자 아빠 김치’를 먹으면 서 정말 부자 아빠가 될 수 있기를 꿈꾸어 보았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김치가‘기무치’로 표기되거나 종 종 일본의 김치처럼 둔갑하는 경우가 있지만 중국에서 는‘한국의 김치’를 제대로 표기하고 있었다(사진 8, 9). 왜냐하면 중국 사람들의 경우에는‘한국 김치’라는 한글 표기가 없으면 한국산으로 믿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김치제품에는‘김치’라 는 표기가 반드시 부착되어 있다.

중국 사람들은 유독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다. 그리 고 음식으로 인한 느끼한 입맛을 달래는 데는 매콤한 우 리 김치만한 음식도 없다.

김치 담그는 방법이 실려 있는 중국의 책

나는 언제나 중국의 서점에 들를 때면 혹시 김치에 관 한 책이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하지만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김치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아마도 중국은 일본과는 달리 김치에 관한 연구나 저술 활동이 미처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어렵사리 책 한 권을 구입했다(사진 10). 이 책에는 김치를 맛있게 담그 는 요리법이 사진과 함께 잘 설명되어 있었는데 어렵사 리 구한 귀한 책이니 만큼 사진 촬영을 하지 않을 수 없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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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부자 아빠 김치와 경복궁 김치

<사진 9> 중국에서 판매되는 김치제품(2)

<사진 8> 중국에서 판매되는 김치제품(1). 우리말 김치’가 표기되어 있다

<사진 10> 중국인이 만든 김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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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김치 공장과 비교했을 때 위생과 규모 그 어 느 것 하나 손색이 없을 정도다.

중국의 김치공장에서 끝없이 쌓여 있는 배추들을 보 니 마치 한국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공장 은 중국인들의 성격을 그대로 나타내기라도 하는 것처 럼 어마어마한 규모로 김치를 만들고 있었다. 현재 일본에서 불고 있는 김치 열풍처럼 중국 의 김치 사랑 역시 못지않은 것이다. 중국의 김치 공장에서 나는 중국과 일본, 아시아를 넘 어 우리의 김치 열풍이 세계 속으로 무한히 번져 가기를 꿈꾸었다.

김치 간판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신(申) 할머니가 운영하는‘할 매김치점’(사진 12)을 비롯해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김 치판매를 하고 있다는 박씨 아주머니의‘박 아줌마’김 치 집. 두 곳 모두 우리 김치를 판매하고 있는 김치상점 이다. 비록 세련된 간판은 아니지만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있는 한국 여인의 모습이 있는 간판, 마치 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꽤 잘된다는 김치장사. 중국에서는 김치를 파오차이(泡菜) 또는 셴 차이(咸菜)라고 부른다.

백두산 가는 길에 위치한 쑹장허(松江河)라는 시장에

서도 김치 가게 하나를 발견했다. 이곳 간판 역시 금화포채(金花泡菜)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사진 13). 우리는 가게의 주인이 당연히 조선족일 것이라 생각하고 말을 걸었다. 그런데 의 외로 주인은 중국인이었다.

옌타이의 김치 주인공

산둥성 옌타이의 시장에서 만난 젊은 중국인. 그는 상 하이에서 대학을 마친 후 이곳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했 는데 그의 좌판에는 김치도 있었다(사진 14). 좌판에서 뜻밖의 김치를 발견한 나는 어떻게 김치를 판매하게 되 었고 어떻게 김치를 담그게 되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사진 11> 중국인이 경영하는 규모가 큰 김치공장

<사진 14> 책을 보고 김치 담그는 법을 독학한 중국 청년

<사진 12> ‘ 할매김치점’간판

<사진 13> 백두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김치상 점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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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너무나 쉽게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어 판매하고 있다는 대답 을 했다. 게다가 김치에 관련된 책을 구입해서 재료를 사고 직접 김치를 담갔다고 했다. 사 실 한국 사람인 나조차도 아직 김치를 담가 볼 생각을 못했는데 한국 사람도 아닌 그가 단지 책 한 권을 교본으로 삼아 직접 김치를 만들었다니, 나는 중국인들의 김치 사랑이 어느 정도 인지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 재래시장의 김치

산둥성 웨이하이 시내에 위치한 대세계(大世界) 부근 의 시장에는 한국 김치를 판매하는 가게가 세 곳이나 된 다. 그 중‘할매김치점(朝鮮族咸菜)’의 주인 신(申) 할머 니는 15년 전에 길림성 옌볜에서 와서 아들과 함께 김치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다(사진 15).

이미 전날 할머니를 찾아가 김치를 촬영했던 나는 사 진이 부족한 것 같은 생각에 다음날 아침 8시경 다시 할

머니의 가게를 방문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제 만든 김치는 모두 팔렸고 할머니는 새벽부 터 김치를 다시 담가 판매하기 위해 손수레에서 내리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만든 다양한 종류의 김치는 참으로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매일 아침마다 새 로 만든 김치들은 자연스럽게 손님들을 이끌었고 맛 또한 훌륭했다. 웬만한 한국의 반찬가 게에서 판매하는 김치 못지않았다. 게다가 삶의 이력에서부터 우러나온 손맛으로 만든 김치 는 표준화된 계량으로 제조한 전문회사의 김치와는 또 다른 향토적인 맛까지 가득 담겨 있으니 그야말로 나무 랄 데 없는 한국의 맛이 중국의 재래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버무려 가지고 온 김치들을 보고 있자니 군 침이 저절로 돌았다. 단지 김치를 보기만 했을 뿐인데 나 역시 한국 사람임에는 틀림없는 노릇이다.

웨이하이에 있는 또 다른 김치가게 주인, 배(裵)씨 아 저씨. 아저씨는 7년 전 길림성에서 건너와 장사를 하고 있었으며 역시 이른 아침부터 직접 담근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먹음직스럽게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김 치상점 앞 사진속의 주인공은 그의 딸이다(사진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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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6> 웨이하이 대세계 시장에서 배씨 아저씨의 딸이 김치상점을 지키고 있다.

<사진 15> 웨이하이 시장 할매김치점에 진열된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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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사진 17). 물론 김치 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반찬들이 함께 판매되고 있었지 만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지 김치가 제 일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치는 비록 노 상에서 팔리고 있었지만 그 종류는 매우 다 양했으며 맛 또한 일품이었다. 우리나라의 반찬 가게에서 판매하는 것과 조금 다른 점 이 있다면 저울을 이용해 반찬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 정도일 뿐 우리의 밥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김치가 이제는 중국 사람들의 밥상에도 빠지지 않고 있다니 그야말로 한국인으로서 의 자부심이 더욱 높아 지는 것 같았다.

웨이하이 호텔 뒤편의 노점상, 이곳에서 벌써 5년째 김 치장사를 하고 있는 김정숙 아주머니는 옌볜에서 장사를 하다 이곳으로 옮겨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조 금 덜 팔리지만 이전에는 하루 평균 4~50근 정도의 김 치는 너끈히 팔았다고한다(사진 18).

압록강이 바로 옆에 있는 이곳 시장에는 반찬을 파는 상점에서 쉽게 김치 를 볼 수 있었는데 김치는 적당히 국물 까지 배어나 잘 익었 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사진 19).

중국에서 찾은 북한김치

베이징에 있는 북한 옥류관 식당이다. 식사 때면 아리 따운 북한 여성의 노래를 들을 수가 있어 한국 관광객들 에게 인기가 많다. 사진 촬영을 위해 일부러 김치를 주문 했는데, 김치는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인지 맛이 시

<사진 17> 김치 손수레 좌판

<사진 18> 5년째 한곳에서 김치장사를 하고 있는 김정숙 아주머니

<사진 19> 압록강변의 김치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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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고 담백했다. 베이징 시장에 서는 북한의 김치인 해당화 김치 와 묘향산 김치도 판매하고 있다 (사진 20, 21). 해당화 김치의 뒷 포장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이 등장하고 묘향산 김치의 포장에는‘무색소, 무방부제, 무 사탕’이라고 써 놓고서‘진짜조 선포기김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옥류관 식당의 기념품 상 점에서 북한 김치 우표(사진 22) 도 발견했다. ‘조선민족음식’시리즈에는 43장의 우표가 정리되어 있는데 그 속에 두 장의 김치 우표와 한 장의 배추 우표가 있었다.

이렇듯 김치는 이제 일본열도 뿐 아니라 중국대륙에서 도 그야말로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는 김치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값싼 김치를 대량 으로 수입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또한 이렇게 대량 수입 된 중국산 김치는 우리나라의 할인점에서 팔리고 국산으로 둔갑되어 저가 판매로 인한 사회 적 물의까지 일으켰던 안타까운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값싼 김치는 낮은 가격과 높은 마진 등의 장점을 내세워 김치종주국인 우리를 제치고 일본의 시장에서조 차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산업계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중국산 김치의 수입으로 인해 무심 할 수만은 없는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산업계가 저렴한 중국산 김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보다 좋은 재료로 담근 고품질, 고기능성의 김치를 개발해 내수를 촉진 하고 중국으로 수출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데 힘써야 한다.

〔사진제공 |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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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 북한의 해당화 김치 <사진 21> 묘향산 김치

<사진 22> 북한의 통김치 우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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