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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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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사독재정부 시절에 설치됐다. 국토연구원 자료를 보면, 1971~1977년 사이 14개 도시 권역에서 5397㎢가 지정됐다. 지정이나 운영과정 에서 거친 점이 있었지만, 도시확산을 막고 도시 주변 녹지를 보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민주화 이후 김대중과 노무현, 이명박 정부는 개발제한구 역을 풀었다. 김대중 정부는 7개 중소도시권의 1103㎢를 모두 풀었다. 노무현 정부는 7개 대도시권에서 343㎢를 해제가능 총량으로 허용했고, 이명박 정부는 해제가능총량을 188㎢ 추 가했다. 물론 개발제한구역을 풀어야 하는 이유도 있었겠으 나, 좀 더 신중히 풀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문재인 정부는 2018~2019년 서울 집값 폭등에 맞서 수도 권 5곳에 3기 신도시를 짓기 위해 30.7㎢(928만 평)의 개발제 한구역을 풀었다. 3기 신도시 사업 지구의 93.7%가 개발제 한구역이다. 3기 신도시는 사실상 ‘개발제한구역’에 건설되는 것이다.
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신도시를 짓는 일에는 부 정적인 측면이 많다. 첫째는 1~2기 신도시에서 본 것처럼, 수 도권의 추가개발은 더 많은 인구를 끌어들여 다시 수도권의 주택 부족과 집값 폭등을 일으켜왔다. 이번 수도권 3기 신도 시 개발에는 30조 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건설에는 13조 원이 투자된다. 이 투자금도 그런 역효과를 낼 것이다.
둘째로 수도권 개발제한구역의 해제는 도시 주변 녹지보 존과 도시 연담화(도시연결) 방지라는 이 제도의 취지를 훼손 한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려보면 서울에서 화성시 동탄까지 모두 도시로 연결돼 있다. 이미 수도권은 전국 7개 대도시권 중에서 가장 많은 152.3㎢의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됐고, 이미 개발제한구역 해제가능총량(1차)도 넘어선 상태다.
한국의 도시들은 녹지가 태부족이다. 도시 한복판에 수십 만 평 규모의 공원을 여럿 가진 외국 주요 도시와 달리, 우리 나라 도심에서 규모 있는 녹지를 만나기 어렵다. 또 녹지의 대부분이 산이다. 따라서 정부가 긴 안목을 갖는다면 그린벨 트는 풀 일이 아니라, 오히려 늘려나가야 한다. 그리고 공원 이 절대 부족한 도시 안에서는 꾸준히 공원용 토지를 매입해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시행된 도시공원 일몰제는 아쉽다.
전국의 50%를 돌파한 인구를 가진 수도권, 특히 서울에 선 좋은 녹지를 누릴 대책이 마땅치 않다. 결국 인구를 지 방으로 분산해나가야 한다. 수도권 이외의 대도시권에선 개 발제한구역에 더 이상 손대지 말고 브라운필드(이미 개발된 땅)를 적극 재활용해야 한다. 개발제한구역은 현재의 우리가 아니라 미래의 후손들이 써야 하는 땅으로 생각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개발제한구역은 풀 일이 아니라, 더 늘려나가야 한다
김규원 한겨레21 선임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