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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이(逆轉移)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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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P Original Article

精 神 分 析 :第 15 卷 第 2 號 2 0 0 4

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Vol.15, No. 2, Page 149~156, 2 0 0 4

역전이(逆轉移)에 대하여 *

李 炳 郁

**

On the Countertransference

*

Byung-Wook Lee, M.D.

**

序 論

정신분석(精神分析)을 포함한 모든 유형의 정신치료에서 치료자의 역전이(逆轉移) 문제는 항상 뜨거운 논란의 대상 이 되어왔다. 그만큼 역전이 문제는 전체 치료과정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주제라 하겠다.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모든 인간은 전이적 감정이나 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심층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정신치료과정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환자와 치료자 모두에서 표출되는 이같은 현상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치료적으로 활용하는 작업이야 말로 치료의 성공을 좌우하는 관건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신분석은 전이와 역전이 문 제를 가장 심도있게 다루는 치료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 이 러한 심리적 현상을 정밀하게 관찰하고 치료적으로 활용하 는 것이 분석가의 주된 임무라고 하겠다.

정신분석의 초기 역사에서 역전이 문제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였다. 물론 그러한 배경에는 역전이현상에 대한 Freud의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환자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전이적 태도에 모든 관심이 집중 된 탓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이론 정립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물론 그러한 전이적 태도를 보였던 환자들에 게 돌아가야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적절한 해석이 가해 진다해도 분석가 자신의 역전이적 문제로 인한 지속적인 영 향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바람직한 분석 효과를 기대하기 어

렵다는 사실이 경험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역전 이에 대한 프로이트의 경계심은 그의 동료들이나 제자들이 보여준 정공법에서 일탈된 분석 행태로 인하여 더욱 강화 되었다. 특히 Adler, Jung, Ferenczi, Wilhelm Reich 등의 초기 제자들은 프로이트의 정석적인 접근방식에서 많이 벗 어난 나름대로의 독자성을 보임으로써 프로이트를 더욱 불 안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그들은 정도를 넘어선 환자와의 관계를 통하여 프로이트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던 것이 다(李炳郁 1999a).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상황이 많 이 반전되었다. 특히 대상관계이론의 영향으로 분석가의 긍 정적 역전이에 대한 강조뿐 아니라 오히려 역전이의 치료적 활용이 더욱 강조되기에 이르렀다(白基淸과 李京圭 1997).

따라서 이제는 더 이상 역전이의 존재가 분석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석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인 동시에 일종의 타협형성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관점에까지 이르게 되었다(Jacobs 1999). 그리 고 이러한 입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최근에는 상호주체성 (intersubjectivity)의 자유로운 활용을 주장하기에까지 이 르렀다(Renik 1993). 물론 이에는 아직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만큼 역전이 문제는 분석에서 매우 중요 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 라서 저자는 임상 실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역전이 현상을 토대로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기본 사례들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역전이(逆轉移)란 무엇인가

환자가 치료자에게 드러내는 감정이나 태도를 전이라고 한다면 역으로 치료자가 환자에게 지니는 태도를 역전이라 고 부른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자면 환자를 향한 의식적 태도는 역전이가 아니라 역반응이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상 호간에 지니는 모든 태도를 무의식적 전이나 역전이로 간

*本稿는 2004년 2월 8일 한국정신분석학회 워크샵 特講에서 口演된 것임.

This paper was presented in the Scientific Workshop of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in 8th day February 2004.

**翰林大學校 醫科大學 精神科學敎室

Department of Psychiatry, Hallym University College of Me- dicine,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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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이(逆轉移)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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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될 수는 없는 것이며 많은 부분은 현실적, 의식적 태도인 경우도 많다. 역전이 역시 환자에 대한 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자 자신은 분석 상황에서 본인의 역전이적 태 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이적 태도는 일종의 착각현상이다. 심층적인 접근과정 에서 흔히 일어나는 퇴행현상은 전이적 감정을 촉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거의 의미 있는 인물, 주로 부모에 대했던 감 정적 반응이 전이의 형태로 나타나기 쉬운데 환자뿐 아니라 치료자에게도 이러한 반응이 나타난다. 내면 깊숙이 억압되 어 있던 아동기 시절의 감정적 태도가 퇴행이 일어나면서 상대에게 전치 및 투사의 과정을 통하여 수시로 출몰하는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실제로 강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 기 때문에 상대 인물에 대한 현실적 감정과 구분하기가 매 우 어렵다. 따라서 나타난 현상이 전이 또는 역전이 태도에 의한 것인지 판별하는 문제가 중요해진다.

Greenson(1967)에 의하면, 전이현상의 기본적 특성으 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을 들었다. 첫째, 일종의 대상관 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둘째, 과거 관계의 반복이다. 셋째, 전치의 과정을 따른다. 넷째, 퇴행현상이다. 이러한 전이의 요건에 합당한 것이 되려면, 부적절성, 강한 감정 반응, 양 가적 태도, 변덕스러움, 집요함 등의 특징이 동반되어야 한 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전이의 특성들은 역전이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환자에 대하여 이러한 특징적인 반응들이 나타나게 되면 역전이로 간주할 수 있 는 것이다. 그러나 역전이 현상은 무의식적인 과정이기 때 문에 치료자 자신도 그러한 태도나 행동의 의미를 인식하 지 못하는 수가 많다. 이와는 달리 환자에 대한 의식적 반응 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경우에는 역반응(逆反應 counter-reaction)이라고 한다. 이러한 역반응은 의식적 과 정이기 때문에 치료자 자신이 스스로 감정적 반응이나 행동 화를 조절하고 통제하기가 보다 수월하지만, 역전이의 경우 는 본인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현장에서 즉각 적으로 깨닫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Rocchi(2003)는 자 신의 논문 말미에서 아주 적절한 비유로 이를 설명하였다.

그는 바다의 조류 현상에 빗대어 말하기를,‘우리는 기다릴 필요가 있으며 빈 것은 반드시 채워지게 되어있다. 그리고 보 다 중요한 것은 똑같은 파도, 똑같은 속도와 강도, 똑같은 빛 깔과 냄새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의 무균적 상태의 엄정한 중립성을 요구했던 Freud (1910)는 역전이 감정의 출현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고 경 계하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거의 강박적으로 그러한 역전이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역전이를 과거처럼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

는 경향은 사라져 가고 있다. 실제로 Freud(1912)는 상기 태도와는 다소 상반된 견해를 동시에 내비치기도 했는데, 분 석가 자신의 신경증적 요소가 분석과정을 저해하는 수가 많 기 때문에 분석가 스스로 끊임없는 자기분석 self analysis 이 요구되는 것이지만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전화를 받는 사람이 자신의 상태를 수화기 상태에 적절히 맞추듯이 분석 가도 자신의 무의식을 환자의 무의식 수준에 맞출 것을 충고 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가 그토록 역전이에 대하여 경계를 늦추지 않은 것은 오히려 그의 생존 당시 주위 인물들, 예를 들어 칼 융, 페렌치, 그리고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요제프 브 로이어의 안나 O 치료 등에서 보여준 치료적 부작용 때문이 라는 견해도 있다(Jacobs 1999).

역전이라는 용어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로 오해를 받기 쉬 운데 마치 환자의 전이에 대해 역으로 반대한다는 뜻의 메 시지로 잘못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운터의 의 미는 반대의 의미가 아니라 대위(對位)의 개념으로 이해하 는 것이 필요하다. 대위란 음악가 바하의 대위법(對位法) counterpoint에서 보는 것처럼 적절한 화성을 위해서는 각 각의 음표가 서로 짝을 이루어 화음을 이루어내는 기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서로 마주하고 있는 입장에서 대립이 아니 라 조화를 지양하는 개념이다(李炳郁 1999b). 환자와 치료 자 상호간에 나타나는 무의식적 감정의 전치현상은 비록 다 른 용어를 사용하여 인위적으로 구분하고는 있지만 내용적으 로는 동일한 상호 기전이라 할 수 있겠다.

역전이(逆轉移)의 유형(類型)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전이라는 관점에서 역전이를 이해 한다면 일종의 퇴행현상으로 간주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일치성 역전이와 보완성 역전이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이 러한 구분은 매우 인위적인 것일 수 있다. 일치성(一致性 concordant) 역전이는 환자의 감정적 경험과 일치하는 그와 동일한 감정상태를 치료자도 겪는 것을 말한다. 보완성(補完 性 complementary) 역전이는 환자가 요구하는 전이대상의 역할을 치료자가 떠맡고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일치성 역전이의 단적인 예로 조기 부모의 상실에 대한 경 험을 환자가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일 때, 동일한 경험을 겪 었던 치료자 역시 환자의 감정적 반응에 공감하고 함께 눈 물을 흘렸다면 그는 일치성 역전이 감정에 빠진 것이 된다.

그러한 현상은 홀로코스트의 아픈 경험을 환자와 치료자 모

두가 겪은 사실이 있는 경우, 손쉽게 나타날 수 있다. 보완성

역전이는 환자가 치료자를 자신의 아버지로 착각하고 두려

워하는 반응을 보일 때, 마치 치료자 자신이 환자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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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炳 郁

151 라도 되는 듯이 훈계하고 타이르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 해

당된다. 또는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경험하는 감정반응은 부정적인 측면 과 긍정적인 측면이 함께 존재한다. 역전이 감정도 마찬가지 이다. 물론 환자에 대한 긍정적 감정은 필요한 것이긴 하지 만 지나치게 되면 치료과정에 반할 수 있다. 환자에 대한 호 감과 관심, 존중감, 친절 및 관대한 마음, 배려와 염려 등의 차원을 떠나 환자에 대해 애정을 느끼거나 환자에 대한 생각 이나 공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등의 현상이 반복되면 환자 치료에 역효과를 초래하기 쉽다. 이와같은 반치료적 효과란 전이뿐 아니라 역전이 태도에 기인하는 수도 많기 때문에 더 욱 신중을 요하는 부분이다. 특히 전이에 의한 부정적 효과 는 분석가에 의해 감지되기가 수월하지만 역전이 자체는 손 쉽게 드러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요하는 것 이다.

역전이(逆轉移)와 감정이입(感情移入)

정신분석 기법의 역사에서 초기에는 해석만이 유일한 분석 도구로 강조되었다. 그러나 해석만으로는 분석이 잘 되지 않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감정이입(感情移入)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대상관계이론에서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졌 다. Winnicott의 홀딩 환경(holding environment)도 모성적 기능을 강조한 일종의 감정이입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특 히 그는 그동안 금기시 되어왔던 역전이 감정을 정당화하 면서 오히려 그러한 감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서 부정적 역전이조차도 혼란스런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어떤 점에서는 필수적인 부분이 되기도 한다는 주 장을 내세웠다(Winnicott 1949). 그리고 오늘날에 와서는 이런 종류의 감정이입도 긍정적 역전이의 일부로 간주하는 경향이 높다. 감정이입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영국의 대 상관계이론과 미국의 자기심리학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엄 밀하게 말하면 감정이입 현상이란 인지적 차원을 넘어서 감 정적 차원에서 환자와 동일한 경험을 겪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자 자신이 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경험하기 어렵다.

어느 환자의 이야기에 몰입해서 듣는 순간 치료자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을 때, 그는 이미 퇴행된 심리상 태를 보인 것이다. 따라서 감정이입 현상도 넓게 보면 긍정 적인 역전이 반응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환자에 대한 단순 한 동정심은 의식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인 반면에, 감 정이입 현상은 무의식적 배경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 다. 金振國(1992)은 감정이입과 직관을 구분할 필요가 있 다고 하면서 감정이입은 느낌이며 직관은 사고라고 하였다.

또한 감정이입의 주체는 경험적 자아(participant ego)지만 직관의 주체는 관찰적 자아(observing ego)라는 점에서 구 분된다고 하였다. 환자에 대한 감정이입은 알게 모르게 행 동으로 드러나게 된다. 새끼에게 먹이를 씹어주는 어미새 의 정성에 비유될 수 있는 감정이입 과정은 Bion(1963)이 말한 심리적 해독과정과도 흡사하다. 따라서 프로이트가 강조한 해석의 기법이 인지적 차원의 부성적인 측면이 강 하다면, 대상관계이론가들이 주장한 감정이입 현상은 감성 적 차원의 모성적 기능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Kernberg(1984)는 특히 심한 인격장애의 치료에서 해석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홀딩 환경 및 보유 기능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감정적 차원의 홀딩 환경과 인 지적 차원의 보유 기능이 모두 중요함을 역설했다.

이러한 모성적 기능의 강조는 역사적으로 그 기원을 거슬

러 올라가 볼 때 Melanie Klein의 스승이기도 했던 Ferenczi

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Ferenczi(1952)

는 환자 이해에 있어서 역전이의 불가피성 및 그 가치를 인정

했던 최초의 인물로 이러한 주장 때문에 자신의 스승이기

도 했던 프로이트와 멀어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말하기를, 스승이 요구하는 대로 따르게 되면 분석가의 자

유로운 정신기능에 제약이 주어지게 되며 그 때문에 감정

이입적 이해에 도달되기 어렵다고 하면서 분석가의 주관적

경험을 드러내 보이고 더 나아가 환자와의 상호분석, 다시

말해서 환자는 분석가의 분석가가 되기도 해야 한다고 주

장하기에 이르렀으니 프로이트와 도저히 양립하기 어려운 경

지에까지 나가고만 것이다. 페렌치가 그 후 정신분석의 역

사에서 모습을 감추게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그러

나 최근에 이르러 페렌치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Aron(1991)이 주장하듯 분석가의 견해나

신념을 솔직하고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전이를 오염시키

지 않고도 분석과정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켜나갈 수 있다는

주장들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프로이트의 정통적 계승자임을 자처하는 자아심

리학자들은 감정이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에서는 감정

이입의 중요성에 대해 매우 수용적인 입장을 보인다. 다만 요

즈음 대두되고 있는 상호주체성(相互主體性 intersubjec-

tivity)의 강조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다. 상호주체

성은 현존재분석, 또는 실존분석에서처럼 치료자 자신의 내면

적 상태를 환자에게 서슴없이 드러내 보일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통파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위험의 소지를 안고 있

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매우 짙다. 그것은 페렌치가 시

도했던 상호분석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4)

역전이(逆轉移)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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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이(逆轉移)와 중립성(中立性)

긍정적 역전이의 극단적인 형태는 환자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부정적 역전이의 극단적인 형태는 환자를 비난하 고 경멸하며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임상에서 이러한 극단 적인 행태는 그다지 흔치 않은 일이며 보다 교묘하고 은밀 한 형태로 드러나는 수가 많다. 예를 들어 환자에 대한 불만 이나 불쾌한 감정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날카로운 조 기 해석의 형태로 위장하는 경우가 있다. 치료자의 해석에 환자는 마음의 상처를 받는 수가 있는데 이러한 환자의 반응 에 따라 치료자는 자신의 부정적 역전이를 검토해볼 필요 가 있다. 또는 환자가 경험한 성적인 행위나 환상에만 집착 하고 이를 치료자가 자신도 모르게 즐길 수도 있는데 이러 한 경우, 치료자는 그 의미를 이해하여 해석을 해주지 않고 계속해서 듣기만 할 수도 있다. Gabbard(1990)가 제시한 증례의 경우처럼, 자신의 동성애적 성행위 과정을 소상하게 말하는 환자에 대해 치료자가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 것은 중립적인 태도라고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수수방관함 으로써 환자의 방어적 태도를 더욱 조장하는 측면이 강하 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치료자 자신의 무의식적 동 성애 경향을 만족시키면서 환자를 역으로 이용하는 것일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중립성(中立性 neutrality)의 문제는 프로이트의 단순한 노파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역전이 문제로 파생될 수 있 는 치료적 위험성에 대한 그의 경고는 백번 지당한 말씀이 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는 중립성 유지에 실패한 치료자가 환자와 일으킨 스캔들로 인하여 사회적 물의를 빚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치료자 자신의 개인적 이득에 환 자의 약점을 이용하는 폐단도 생길 수 있다. 즉 치료적 관계 이외에 돈이 많은 환자와 공동으로 사업에 투자한다거나 또는 막대한 기부금을 얻으려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중립성이 파괴됨으로써 발생하는 부작용인 셈이다. 또 는 환자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한다거나 자신의 경쟁자를 공격하고 평가절하 하는데 동원할 수도 있 다. 따라서 중립성의 문제는 정신분석의 알파요 오메가이 다. 환자의 삶에 직접적으로 간여하여 치료자 임의대로 좌 지우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점에서 프 로이트가 중립성을 강조한 사실은 정당성을 지닌다. 그러나 과연 프로이트가 말한대로 이상적인 중립성의 유지가 가능할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엄밀 히 말한다면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Levinson(2003)은 acting out과 enactment를 구분하는

가운데 one-person psychology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리비 도적 충동의 행동적 표출과는 달리 two-person psycho- logy 측면에서 나타나는 분석가의 enactment는 분석의 과 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비슷한 관 점에서 Sandler 등(1992)은 역할 반응성(role responsi- veness)의 중요성을 말하였는데, 金顯宇(1991)는 이러한 역할 반응도 일종의 긍정적 역전이의 일부로 인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립성의 원칙을 무효화시킬 수도 없는 문제다. 따라서 이상적인 무균적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 아 니라 치료자의 현실적 개입과 간섭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 로 나아간다는 차원에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중 립성은 하나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Goldberg (2004)도 지적한 바처럼 오늘날의 정신분석을 기법상의 무정부상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중 립성의 유지는 폐기되어서는 안될 필수불가결의 태도라 아 니할 수 없다. 중립성이 무너지면 자유연상을 통해 통찰에 이 르게한다는 치료의 중대 목표가 소실될 여지가 매우 높아 지기 때문이다.

역전이(逆轉移)의 사례(事例)

역전이 현상은 정신치료 임상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 그리고 치료자 스스로가 자신의 역전이현상을 인 식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물론 자신의 치료과 정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를 시도하다 보면 스스로의 문제점 을 깨닫게 될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치료자 자신이 분석이나 정신치료를 직접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경우에 가능 한 수가 많다.

또는 자신의 치료사례에 대해 지속적인 지도감독을 받는 경우에도 가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오로지 혼자만의 능력으 로 자신의 역전이적 태도를 검토한다는 것은 매우 곤란한 일이다. 잘 드러나지 않는 역전이 문제로 치료과정이 난관에 봉착하거나 또는 중도 탈락하는 경우도 적지않게 발생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역전이 문제를 짚 어보고자 한다.

1. 대가(大家)들의 실수

정신분석의 역사에서 이론적으로나 기법면에서 뛰어난 공헌을 남긴 대가들도 초기에는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듭하 는 가운데 자신들의 업적을 쌓을 수 있었다(李炳郁 1999a).

심지어는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 자신도 초기에는 무

의식 내용의 의식화만을 가장 중요한 분석작업으로 인식했

었다. 따라서 그는 도라를 치료할 당시만 해도 전이 및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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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炳 郁

153 전이 현상에 대하여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도라의 전이

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것은 프로이트 자신의 역전이 감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분석은 도중에 중단되고 말았다.

딸 같은 처지의 소녀를 분석의 대가 입장에서 제대로 소화 하지 못하고 중도에 탈락했다는 사실은 자신의 명예에 오점 을 남기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프로이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치료적 허점이 드러나는 도라 증례를 오 히려 상세히 기록하여 발표함으로써 후대의 귀감이 되도록 하는 용기를 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는 것이다. 그러 나 자신의 친딸 안나를 분석한 것은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 는 수수께끼로 남는다. 부녀간의 분석이 과연 가능한 것인 지, 그리고 전이와 역전이 문제는 어떻게 극복하고 다루어 나 간 것인지, 또한 해석은 제대로 한 것인지 등의 여부가 의 문스럽기 때문이다.

페렌치는 프로이트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인물로 융의 뒤 를 이어 국제정신분석학회의 회장직도 역임했던 초기 분석 의 역사에서 중추적인 분석가였다. 그런 그가 프로이트와 멀어진 계기는 Groddeck과의 상호분석을 주장하면서부터 였다. 엄격한 중립성을 강조했던 프로이트의 지침에 반하 는 그의 상호분석(mutual analysis)은 분석가와 피분석자 상호간에 자유로운 해석을 허용하는 입장으로서 따지고보 면 오늘날 분석학계 일각에서 주장되고 있는 상호주체성 (intersubjectivity)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하여간 페렌 치는 분석가의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인데 수동적 인 태도를 원칙으로 하는 프로이트의 입장과는 매우 다른 접근방식이었다. 단적인 예로 페렌치는 환자와의 사랑을 강조 하고 실제로 그는 자신이 분석하던 환자의 어머니와 결혼 까지 하였다. 이러한 그의 행보가 프로이트의 마음에 들 리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페렌치는 출생외상이론을 주장하면 서 프로이트의 곁을 떠난 Otto Rank의 이론에 상당한 공 감을 표시하였기에 프로이트의 심기를 더욱 언짢게 만들었 다. 그러나 실제로 프로이트와 페렌치 두 사람은 미국 클라 크대학에 초청되어 가는 선상에서도 서로의 꿈을 분석하기 도 했다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당시에는 그런 일이 자연스럽 게 이루어지던 분위기였던 것 같다.

융도 처음에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호감과 흥미를 느끼고 접근하여 국제정신분석학회 초대 회장까지 맡았지만 결국 그 와의 견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결별하고 말았다. 융 은 특히 환자들과의 스캔들로 뒷말이 많았지만 그는 철저 히 그런 사실을 외부로 노출시키지 않았다. 융의 비서 Wolf 와의 관계나 환자였던 Sabina Spielrein과 있었던 스캔들 은 최근까지도 엄격하게 비밀에 부쳐져왔던 사실이다. 융은 특히 슈필라인을 분석하면서 치료의 어려움에 대해 프로이

트에 보내는 편지를 통해 여러 차례 질문한 적이 있지만 프로 이트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했을 뿐이다. 융과 슈필라인의 깊 은 관계는 분명 정도를 넘어선 것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전 이 및 역전이 개념이 정립되기 이전의 시기라 오늘날의 잣 대로 판정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융은 슈필라인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제자나 비서, 환자들과의 스캔들을 계 속해서 일으켰으며 이러한 점은 그의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사건들임에 틀림없다. 빌헬름 라이히도 초기 분석가들중 일부 에서 환자를 이용한 사례들을 폭로한 바 있지만 만년에 편 집증적 경향을 보인 라이히의 정신상태로 보아 자신의 문 제를 다른 분석가들에게 투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 로 그는 성해방의 기수를 자처했던 인물로 환자치료에도 과 감한 성적 접근을 시도한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의 후계자임을 자처한 빌헬름 라이히는 환자들과 의 자유분방한 성적 관계로 인해서 숱한 비난을 감수해야만 되었다. 치료적 명분을 띈 그의 일탈된 행동은 성해방의 기 수로 신격화된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상시된 적도 있었지만 그러나 의술을 빙자한 치료자의 실수는 결코 묵인될 수 없 는 반도덕적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Lacan은 변칙적인 분석 기법으로 국제정신분석학회의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 로 제명당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돌출적인 방식을 나름 대로의 이론적 항변을 통해 증명코자 하였지만 국제학회는 인정하지 않았다. 라캉은 무의식적 담론에 충실하게 따라 만 가면 된다는 입장이어서 전통적인 분석 기준에 맞지 않 는다 하더라도 분석가 개인의 기준대로 이끌어 나가면 그것 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을 꺾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는 불과 수 분만에 끝나는 분석시간도 가능케 된 것이다. 라캉의 즉흥적인 스타일은 그의 강의 세미나 시간에도 유감없이 발 휘되었다는 후문인데, Roudinesco의 회상에 의하면 라캉은 항상 준비해간 노트를 무시한 채 즉석 강의를 즐겼다는 것 이다. 정신분석의 대가들이 보여준 역전이적 태도나 반응들 은 오늘날의 시점에서 본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내용들도 있 다. 그러나 초창기 시절의 온갖 시행착오 끝에 오늘날의 기 법 및 이론적 발전이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렇게 일률적으로 매도될 수만은 없다고 본다.

2. 역전이적(逆轉移的) 회피반응(回避反應)

환자의 전이적 태도가 치료자의 무의식을 자극하는 수가 많다. 그런 경우에 치료자는 자신도 모르게 환자가 던져주 는 단서를 교묘한 방식으로 회피해가는 행동을 보이기 쉬운 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환자:저처럼 남편에게 잘해주는 여자가 있으면 어디 나

와 보라고 주장하곤 하지요. 그런 데도 남편은 인정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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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이(逆轉移)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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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요. 자기 입안에 든 혀처럼 모든걸 다 해주는데도 말이죠.

의사:입안에 든 혀처럼이라는 말은 무슨 뜻으로 하신 말 씀인가요?

환자:(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남편이 원하는 모든 걸 해 준다는 말이죠.

의사:부부는 일심동체라는 의미인가요?

환자:그렇다고 볼 수 있죠.

환자의 부부갈등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성적 갈 등의 존재 유무를 탐색해볼 수 있는 훌륭한 단서를 환자가 이미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자는 더 이상의 탐색을 포 기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문제의 핵심을 회피하는 동시에 감 정적 요인을 희석시켜 버렸다. 이러한 반응은 치료자 자신의 내재된 문제를 회피하고자한 무의식적 행동화라고 할 수 있다.

3. 역전이적(逆轉移的) 공격반응(攻擊反應)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공격적 반응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규명하기 어려운 경우는 해석의 형 태를 가장한 역전이적 공격일 때 더욱 그렇다. 특히 시기적으 로 너무 성급하게 이루어지는 조기 해석일 경우,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무의식적 분노나 적개심을 고려해봐야 한다.

환자:선생님은 어떻게 의대를 들어가셨나요?

의사:남들만큼 공부해서 들어갔습니다.

환자:거짓말 마세요. 그 정도 공부해서 의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의사:제가 어떻게 의대를 들어갔는지가 당신과 무슨 관 련이 있을까요?

환자:저는 의사들에 대해서 반감이 많거든요.

의사:의대는 아무나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힘들게 공부해 서 의사가 되는 것이지요.

환자:맞아요. 아무나 의사 되는게 아니지요. 선생님은 의 사가 되셔서 좋으시겠어요.

의사:저한테 무슨 불만이라도 있으십니까?

환자:당신도 다른 의사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얘 기야!

환자와의 대화가 이렇게 진행된다면 정신치료자로서의 자 격이 없는 것이다. 문제는 대화의 초반부터 발생한 것으로 치료자의 첫 반응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쟁적인 환자라는 점 을 치료자기 제대로 인식했다면 그러한 질문이 나오게 된 배경부터 탐색하는 자세가 필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 를 들어,“제가 의대를 들어간 과정이 갑자기 궁금해지신 이 유가 무얼까요?”라고 반문했다면 환자는 또 다른 반응을 보였을지도 모른다. 즉,“저도 한때는 의대를 가고 싶어 했

지만 실력이 안돼서 포기한 적이 있었지요.” 라는 답변이 돌 아올 수도 있으며, 그런 반응에 대해 치료자는“그럼 그때 얘 기를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라고 주문할 수도 있다.

4. 역전이적 사랑

초심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태가 역전이적 사랑이라고 하겠다. 특히 전이적 사랑을 호소하는 환자를 마주할 때, 초 심자들은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수가 많다. 그러한 현상은 전 이현상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온다. 비록 강렬한 감정적 반 응을 동반하지만 그러한 감정 출현의 배경 및 출처가 환자 자신의 과거 인물상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면 치료자는 오히 려 그러한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환자에게 설명이나 해석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자가 미혼일 경우 에도 그러한 불안은 더욱 가중된다. 환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환자의 말에 집중하기가 매 우 어려워지며 동시에 환자가 제시하는 수많은 결정적 단 서들을 놓치기 쉽다.

분석의 대가 Greenson(1967)은 분석시간에 환자가 카 우치에서 일어나 치료자의 목을 감싸 안으며“선생님, 우리 이제 시간 낭비 그만하고 섹스나 해요.” 라고 했을 때, 조용히 환자의 팔을 풀며 말하기를,“당신 말이 맞아요. 우리 시간 낭비 그만하고 치료나 계속합시다.” 라고 하였다. 환자는 다소 부끄러워하며 다시 카우치로 돌아가 연상을 계속했다. 물론 이처럼 치료자 자신의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년간의 오랜 임상 경험이 요하는 것이지만 중요한 점은 환자 행동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를 비난하지 않으면서 치료를 진행시켜 나갔다는 사실에 있다. 환자의 무의식은 자연스럽게 치료자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그러나 환자의 내면세계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치료자는 자신의 중심을 제대로 잡을 수가 있게 된 다. 결국 환자의 행동이나 태도에 좌우되기 쉬운 것은 환자의 내면세계를 그만큼 치료자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 하는 것이기 쉽다.

5. 역전이적 무관심(無關心)

환자에 대한 무관심이나 지루함 등도 역전이 태도의 일부 일 수가 있다. 그리고 정도가 넘어서게 되면 특정 환자와의 치료시간에 또는 특정 화제에 대해 치료자가 엄습하는 하품 이나 졸리움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끝도 한도 없이 지루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강박적인 환자나 또는 많은 치료자들을 지치게 만드는 경계성환자들이 그러한 역전이적 반응을 잘 일으키는 경향이 높다. 그리고 부정적 전이 및 역 전이가 묵시적으로 합의를 이루는 경우에는 환자와 치료자 모두가 동시에 조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환자가 제시하는 결정적인 단서에 대해 치료자가 전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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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炳 郁

155 치 채지 못하는 경우, 환자가 지난 시간에 분명히 언급했던

내용에 대해 치료자가 생소한 반응으로 동일한 질문을 던지 는 경우, 그리고 다른 환자와 착각하여 전혀 어긋난 질문을 던지는 경우, 환자의 불만은 가중되기 마련이며 더 나아가 자존심의 상처를 크게 받을 수도 있다. 또한 환자가 그러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경우에도 치료자가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환자를 역으로 공격할 수도 있다.

6. 거짓된 감정이입(感情移入)

초심자들의 경우에 환자의 감정이나 곤경에 대한 공감의 표시로 성급한 지지를 보내는 수가 있는데 본인들은 그러한 행동이 감정이입적 반응에 의한 것으로 오해하는 수가 있 다. 예를 들면, 환자가 어느 특정 영화에 나오는 부부싸움 장 면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그 영화의 제목을 생각해내려고 애 쓰는 모습을 보였을 때, 치료자가 불쑥 개입하여 그 제목을 말해버림으로써 오히려 환자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야기할 수 있다. 치료자 입장에서는 환자를 돕기 위한 공감적 태도 에 의한 것이었다고 스스로 변명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감 정이입적 개입이 아니라 공감적 태도를 가장한 공격적 반응 이었던 것이다. 치료자로서 바람직한 태도는 환자 스스로 그 제목을 연상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되어야 할 것 이다. 치료자의 행동은 결국 환자의 연상을 방해한 셈이 되 고 말았기 때문에 이는 감정이입이 아니라 반치료적인 역전 이 문제를 반영한 것이기 쉽다.

역전이(逆轉移)의 예방(豫防)과 대책(對策)

치료자의 역전이가 불가피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환 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그리고 치료적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서는 환자 및 치료과정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시킬 의무가 치 료자에게 있다. 윤리적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는 반드시 염두 에 두어야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개인의 무의식세계에 접근한다는 사실 자체가 비윤리 적이라는 주장도 있어왔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은 매우 피 상적인 관찰에 입각한 방관자적 입장에서 나온 것이기 쉽다.

정신적 갈등 해결에 실패함으로써 심적 고통에 시달리는 환 자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들의 무의식적 욕망을 탐색하는 힘 든 과정에 스스로 동참한다는 사실에 기꺼이 동의한다는 점 에서 비윤리성을 주장하는 것은 모든 정신치료적 접근을 부 정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중립적인 태도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역전이적 현상을 얼마만큼 최소화시킬 것 이냐가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Abend(1996)는 분석가의 임 무에 어느 정도의 한계는 존재할 수 있으며 분석가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이 분석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이 갈수 록 더욱 강조되어가는 시점에 와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점은 환자와 분석가 간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하면 서 정신분석가의 임무는 결코 불가능한 직업(the impossible profession)이 아니라고 했다.

역전이적 감정이나 태도는 의도적인 것이 전혀 아니기 때 문에 치료자의 현실적인 이익이나 의도적 행위에서 비롯된 것과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경 계를 분명히 규명할 수 있는 장치는 엄밀히 말해서 존재하 지 않는다. 따라서 가장 안전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조치 는 증례에 대한 지도감독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증례 를 지도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공통의 목적을 띈 학술적 소모임에서 발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Sedlak(2003)은 분석 자료의 지도감독에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성, 즉 개인분석과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부작용에 대해서 염려하고 있지만 그러한 노파심은 지 나친 우려가 아닐까 한다. 오히려 정신분석에서 요구하는 분석가 자신의 피분석경험은 환자 및 치료자 둘 사이에 일어 나는 전이현상에 대한 이해와 경험의 폭을 대폭 늘려주기 때문에 타인을 분석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분석가 자신의 역전 이적 태도에 대해 민감도를 높여주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분석경험으로 인한 자기분석능력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부정적 역전이 현상도 많기 때 문에 추가적인 지도감독이 요구되는 것이다.

結 論

정신분석을 포함한 모든 정신치료적 과정에서 치료자의

역전이는 윤리적 차원뿐만 아니라 환자에 대한 영향력 차

원에서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환자의 전이는

해석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통찰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

되는 수가 많지만 치료자의 역전이는 해석되는 부분이 아

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다루기가 매우 어려운 일임에 틀

림없다. 따라서 치료자 자신이 본인의 역전이 감정을 객관

적으로 인식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는

수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지도감독을 통하여 극복할 필요

가 있는 것이다. 치료자 자신이 분석이나 정신치료를 직접

받아보는 경험이 있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초심

자들의 경우에는 시간적, 경제적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수가

많기 때문에 수련과정에서 집중적인 지도감독을 받거나 정

신치료 세미나를 통하여 자신들의 문제를 검증받는 것이 좋

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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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이(逆轉移)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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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On the Countertransference Byung-Wook Lee, M.D.

The issue of countertransference has been controversial in the field of psychoanalysis from the beginning because of various technical differences in the analyst’s position. Orthodox analysts need neutrality, while liberal analysts opt for intersubjectivity. Contemporary psychoanalysis presents double blind messages to many psy- chotherapeutic clinicians, and as a result we must take one line. Countertransference is, simply speaking, the transference of the analyst, and this is ubiquitous in every setting. We are not able to escape it as a conscious effort, but it is important to recognize it. Here I suggest that many novices in the psychotherapeutic field have been caught in a stalemate and therefore lose their stance, unable to take on proper management of the whole stream. This results from neglect of their countertransference problems. It can be said that the main goal for every supervision is the recognition of the existence of countertransferences.

KEY WORDS

:Countertransference·Neutrality·Psychoanalysis.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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