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철학적 분석 01주: 언어와 세계 I: 말과 사물.pdf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1

Share "철학적 분석 01주: 언어와 세계 I: 말과 사물.pdf"

Copied!
38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철학적 분석

(2)

철학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떤 학문을 공부하기 시작할때는, 그 학문이 어떤 학문인지—그 학문 명칭의 의미가 무엇인지—배우게 된다. I 생물학은 생명체에 관한 연구와 관계가 있고, I 천문학은 항성이나 행성과 같은 천체에 관한 연구와 관계가 있다. I 인류학과 역사학은 사람들이 수십 세기 동안 행하고 겪은 일에 관한 연구와 관계가 있다.

(3)

철학이란 무엇인가? (계속)

그렇다면 철학이란 무엇인가? 제목에 “철학”이라는 말이 포함된 책을 펼 때 그 책이 우리에게 알려줄 것으로 기대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유감스럽게도 “철학”이라는 말을 통해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선명한 생각을 얻을 수 없다. 그 말이 너무 느슨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당신의 철학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그 같은 물음에 어떤 식으로 답해야 적절할까? “살면서 얻을 수 있는 생각이면 무엇이든 나의 철학이다”라고 대답할 경우 이것은 과연 받아들일 만한 답일까?

(4)

철학적 물음의 대상이 아닌 것은?

”생물종은 진화하는가?”라는 물음은 생물학적 물음이며, 따라서 그 물음에 답하려하는 학문은 생물학이다. 마찬가지로, 철학척 물음에 답하는 학문이 철학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어떤 종류의 물음이 철학적 물음인가? 다음은 철학적 물음(의 대상)이 아닌 것의 예들이다: 1. “이 방에 의자가 세 개 있다”거나 “지구 표면 대부분이 물로 덮여 있다”와 같은 일상적인 진술은 철학적 물음의 대상이 아니다.

(5)

철학적 물음의 대상이 아닌 것은? (계속)

2. 과학이 대답할 수 있는 물음은 철학적 물음이 아니다. 천문학, 지질학, 화학, 생물학, 심리학은 모두 경험 과학이며, 경험 과학의 발견은 현미경이나 망원경이나 분광계와 같은 감각 도구의 엄청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관찰과 실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3. 과거에 일어난 일에 관한 물음은 철학적 물음이 아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언제 죽었는가?” 또는 “백만 년 전 지구에 누가 살았는가?”는 역사적 물음이다. 4. 산술학이나 대수학, 그리고 다른 분야의 수학에서 탐구하는 물음은 철학적 물음이 아니다. “600 더하기 500은 몇인가?”는 산술학의 물음이다. 수학적 물음은 계산을 필요로 하지 관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6)

철학적 물음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렇다면 철학이 고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 여러 가지 답변들이 제시되었다: 1. 철학은 실재 (reality)에 대한 연구이다—하지만 여러 과학에 의해 이미 다루어진 실재의 양상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는다. 경험적 물음이나 수학적 물음이 아니면 무엇이든 철학이 문제삼을 수 있다.

(7)

철학적 물음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계속)

2. 철학은 정당화(justification) 에 대한 연구이다. 철학은 어떤 주장이 어떻게 정당화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당신은 물리적 세계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우리 가 지금 결코 꿈꾸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별들 저편에 신이 있다는 것은? 철학에 대한 이 견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당신은 어떻게 그것을 아는가?"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묻는 경향이 었다. 당신이 하는 말이 옳다는 것 을 당신은 어떻게 아는가? (그리고 옳다는 것은 무엇인가?)

(8)

철학적 물음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계속)

3. 철학은 우리 사고의 핵심이 되는 여러 개념에 대한 분석 (analysis) 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날마다 원인을 말하는데, 원인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수를 사용하는데, 수란 무엇인가? 우리는 정의를 말하는데, 정의란 무엇인가? 우리는 대상이 아름답다고 말하는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시간의 전과 후를 말하는데, 시간이란 무엇인가? 철학에 대한 이 견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낱말이나 구절을 대상으로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와 같은 물음에 관심을 갖는다. 말하자면 철학은 의미를 분석한다.

(9)

철학의 여러 분야들

이 같은 물음들은 대부분 서로 연관되어 있어서 더 이상 구별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상당부분이 중복되기는 하나—철학의 분야들에 대한전통적 목록을 제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1. 논리학: 올바른 추론에 관한 연구. 2. 인식론: 지식과 정당화된 믿음에 관한 연구. 3. 형이상학: 역사와 경험과학 및 수학에 의해 연구되는 실재 이외의 실재에 관한연구. 4. 가치론: 주로 좋음과 아름다움에 관한 연구(윤리학, 미학). 이 모든 분야에서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물음과 “어떻게 아는가?”라는 물음은 계속 제기될 것이다.

(10)

언어적 논쟁(verbal dispute)

철학은 의견 충돌의 장이다. 그런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가끔씩 우리를 불필요한 혼란에 빠뜨리는 종류의 의견충돌이 존재한다. 이것은 언어 상의 충돌, 말하자면 사실에 관한 것처럼 보이는 논쟁이지만 실제로는 논쟁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 낱말에 관한논쟁이다. 그런 논쟁을 “언어적 논쟁,” 영어로는 “verbal dispute”라고 부른다.

(11)

언어적 논쟁(verbal dispute) (계속)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숲속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는데 아무도 쓰러지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그래도 그 소리는 존재하는 것인가? 두 가지 대답을 생각할 수 있다: A: 물론 소리가 있다.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를 녹음해 보라. 녹음테이프에는 당신이 그곳에 있을때 나는 소리와 마찬가지로 그곳에 없을 때 나는 소리가녹음될 것이다. 음파는 공기 입자의 응축과 희박이 번갈아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것을 듣는 사람이 주위에 있든 없든 상관없이 발생한다. B: 아니다. 아무 소리도 없다. 그곳에 있지 않으면, 당신은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소리”라는 말은 소리 감각(auditory sense)을 지칭하므로, 그곳에 아무도 없다면 그 감각을 느끼는 사람도 없다. 이것은 사실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 “소리”라는 말로 무엇을 뜻하는지에 관한 논쟁이다.

(12)

언어적 논쟁(verbal dispute) (계속)

의견 충돌 가운데에는 해결이 쉽지 않은 것도 많은데, 그것들 역시 낱말의 의미에 관한 충돌이다. “동일한”이라는 말을 포함하는 몇몇 경우를 보자. A: 우리 눈앞에 있는 시카고행 열차는 어제 내 여동생이 타고 간 시카고행열차와 동일한 열차이다. 그 둘은 동일한 운행시간에 이 역을 출발하며, "시카고행 열차"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불린다. B: 아니다. 어제 내 여동생이 타고 간 열차를 구성하는 열차간들은 현재 시카고에 있고, 이 역에 있는 열차는 다른 열차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그 둘은 동일한 열차일 수 없다. 이것은 사실에 관한 논쟁인가? 아니면 "동일한"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관한 논쟁인가?

(13)

언어적 논쟁(verbal dispute) (계속)

지금까지의 예들은 어떤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따라서 그 결론이 좌우되는 논쟁들이었다. 그러나 어떤 논쟁이 주어졌을 때 그것이 단지 언어적 논쟁인지, 아니면 사실에 관련된 논쟁인지가 늘 분명한 것은 아니다. 어떤 박물관에 목선(木船)이 한 척 전시되어 있다고 하자. 시점 t1 에서부터 그 배의 나무판들이 하나씩 새로운 나무판으로 교환되어 t2에는 원래의 나무판이 모두 교환되었다고 하자. 그런데 그 배로부터 제거된 나무판들을 버리지 않고 또다른 배를 인근의 공장에서 조립하여 만들었다고 하자. 이때 t2에 박물관에 존재하는 목선과 공장에 존재하는 목선 중, t1에 박물관에 있던 목선과 동일한 배는 어느 것인가? 이 논쟁에는 순수하게 언어적 논쟁이라고 보기 힘든 면이 있다. 그럼에도, “동일”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 이 논쟁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14)

말과 사물

우주에 있는 사물들의 수는, 무한하지는 않다고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수십 억 개의 항성이 있고, 수백만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진 수백만 개의 은하계들이 있다. 이제 각각의 항성과 행성에 있는 수천 조의 물질 원자를 생각해 보자. 정말 끝이 없을 것이다. 사물들이 가진 특성들의 수효 또한 무한할 것으로 보인다. 유리 한 장을 산산조각으로 깨트려 보자. 산산조각 난 유리의 모양을 어떤 낱말로 나타내고, 유리가 깨지고 난 뒤 생긴 조각들의 온갖 모양을 어떤 낱말들로 나타낼 것인가?

(15)

과 사물 (계속)

언어의 낱말 수는 정해져 있다. 영어의 낱말 수는 4만 이상이다. 우리 대다수가 기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기는 하지만, 이렇게 수없이 다양한 사물과 특성을 낱낱이 언급할 수 있을 정도는 못된다. 이 때문에 우리는 개별적 사물들과 특성들을 집합이나 종류로 분류한다. 두 마리의 똑같은 개는 없지만, 그들 사이에는 어떤 유사점이 있다. 우리는 유사점을 가진 개체들 사이에 유사한 특성들—다리가 넷이고, 코가 길고, 짖을 수 있다는 것 등등—을 추상한다. 우리는 이런 유사점들을 어떤 집단에 속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정한다. 예를 들어, 개는 일정한 특정이나 특성을 공통으로 갖는 동물이다. 고양이 역시 그러하다,

(16)

과 사물 (계속)

따라서 우리는 사물 하나에 낱말 하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물에 하나의 낱말을 사용한다. “링컨”처럼 어떤 낱말이 오직 하나만을 나타낸다면, 그것은 어떤 개체(individual)의 이름이다. 이런 낱말을 고유명 (proper name) 이라고 한다. 예컨대 “링컨”은 미국의 16대 대통령의 이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명사는 “인간’ “개” “나무” 등의 어떤 집합(class) 과연결된다.

(17)

정의

당신은 동위원소가 무엇인지 아는가? 비타민이 무엇이고, 감기가 무엇이고 DNA가 무엇이고, 지각판(tectonic plate)이 무엇이며, 성운이 무엇인지 아는가? 자,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관련된 단어들을 정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의하려는 낱말들과 관련 있는 특수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그 낱말을 정의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화학자가 아니라면 동위원소들이 “원자 번호가 동일하지만 원자량이 원자들로 구성된 물질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정의가 없다면,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그 낱말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알겠는가?

(18)

정의와 언어적 논쟁

하지만 어떤 낱말의 뜻에 대한 정의가 없어도, 우리는 그 낱말이 나타내는 관념을 파악할 수 있다. “비타민”이라는 낱말의 정의에 대해서는문외한일지언정 수년간 그 낱말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나, 언어적 논쟁이나, 최소한 낱말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논쟁의 경우에는, 관련된 낱말의 뜻을 정확히 정의하지 않고는 해소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다음 논쟁들을 상상해 보자: I 아냐, 그건 식탁이 아니라 책상이야. I 그녀는 신경증 환자가 아니라 정신병자야. I 아냐, 그건 트럭이 아니라 밴이야.

(19)

정의특성들

어떤 낱말을 정의함으로써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은 어떤 것에 그 낱말을 적용하려면 그것이 어떤 특성들을 가져야만 하는가이다. 예를 들어, “삼각형”이라는 낱말은 I 세 개의 선분들로 구성된 I 평면 위의 I 닫힌 도형 을 의미한다. “삼각형”은 위 세 특성들에 의거해 정의되는데, 그 특성들이 곧정의 특성들(defining feature) 이다. 말하자면 어떤 것이 그 세 특성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그것은 삼각형일 수 없다.

(20)

정의특성의 기준

어떤 특성 A가 집합 X 의 정의 특성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수 있는가? A를 지니지 않아도 당신은 그것을 X 라고 할 수 있는지, 또는 나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X 라고 말할지 자문해 보라. 세 변을 가지지 않은 도형도 삼각형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세 변을 갖는 것은 삼각형의 정의 특성, 즉 삼각형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세 변의 길이가 같지 않아도 삼각형일 수 있는가? 그렇다, 그 특성은 등변삼각형의 정의특성일지언정, 삼각형의 정의특성은 아니다.

(21)

정의특성의 언급

하나의 낱말은 그 정의특성들 전체를언급(designate)한다. 예를 들어, “삼각형”이라는 낱말은 세 변이 있고, 닫힌 도형이고, 이차원적이라는 속성을 언급한다. 이 세 가지 속성은 한국어에서 사용 되는 “삼각형”이라는 낱말을 정의하기에 충분하다. 이 정의는 삼각형이 아닌 모든 것과 삼각형을 구별한다.

(22)

낱말의 정의특성과 사물의 속성들

어떤 종류 X 에 속하는 사물이 X 의 정의특성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다음 예를 살펴보자: I 강철은 철의 합금이다. I 강철은 건축자재로 사용된다. 첫 번째 문장은 우리말 어법에서 정의특성이 될 수 있는 것을 진술한다. 즉 어떤 금속조각이 철의 합금이 아니면, 그것은 강철일 수없다. 그러나 두번째 문장은 정의 특성을 진술하고 있지 않다. 건축자재로 사용되던 금속조각이 더 이상 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여전히 강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장은 “강철”이라는 낱말이 지닌 의미의 일부를 진술하고, 두 번째 문장은 강철로 된 어떤 물체에 관한 사실을 주장한다.

(23)

정의에 의한 언어적 논쟁의 해소

사물이 X 인지 아닌지 결정할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X 의 어떤 특징을 정의 특성이라고 해도 되는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은 고니(black swans)가 발견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자. A: 생물학자들은 검은 고니가 색깔을 제외하고는 다른 고니들과 아주 비슷했기 때문에 검은 고니도 고니라고 했다. B: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희지 않으면 고니가 아니기 때문에 (말하자면 희다는 것은 고니의 정의 특성이기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의 검은 새는 고니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24)

정의에 의한 언어적 논쟁의 해소 (계속)

이 논쟁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그것은 희다는 것을 고니의 정의 특성이라고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따라 어느 한 쪽으로 결론날 것이다. 사실 그 논쟁은 생물학자들의 판단에 따라 해결되었는데, 그들은 색깔이 변이하는 특징을 갖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어떤 종의 정의 특성으로도 사용된 적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희다는 것은 모든 고니는 아닐지언정 대부분의 고니가 지닌 동반 특성(accompanying feature)이다. (보편적으로 동반하는 특성 역시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모든 X 가 A를 가지는데도 A가 정의 특성이 아닌 경우이다. 오직 흰 고니만 존재했더라면, 희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고니들에 동반되는 특성이었을 테지만, “고니”라는 말을 어떤 사물에 적용하기 위해 그 사물이 충족해야만 하는 특성은 아니었을 것이다.)

(25)

선험 대 후험 (A Priori vs. A Posteriori)

정의가 철학에서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선험적 학문으로서 철학의 가능성을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다음 구별을 살펴보자: I 모든 명제 p에 대해서, p는 선험적이다 IFF p는 원칙적으로 경험을 근원으로 하지 않고도 알려질 수 있다. I 모든 명제 p에 대해서, p는 후험적이다 IFF p는 원칙적으로 경험을 근원으로 해서만 알려질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해야할 점은, 선험적 명제는 정의상 경험 이외의 근원으로부터도 알려질 수 있지만, 이것이 그런 명제에 대한 지식을 경험적 근원으로부터 획득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원주율이 대략 3.14라는 것은 연역적인 추론에 의해서도 알려질 수 있지만, 컴퍼스를 이용하여 여러 개의 원을 종이 위에 그리고 각각의 원의 지름과 둘레를 줄자로 잰 뒤 귀납적으로 추론할 수도 있다.

(26)

선험 대 후험 (A Priori vs. A Posteriori) (계속)

그렇다면 한 명제가 선험적인지 후험적인지 일반적으로 따지는 것이아니라, 특정한 사람이 특정한 때에 그 명제를 알게 된 방법이 선험적인지 후험적인지 따지는 것이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이런 점을 고려하면 다음 정의가 그럴 듯해진다: I 모든 인식주체 s에 대해서, 모든 시간 t에 대해서, 모든 명제 p 에 대해서, s는 t에 p를 선험적으로 안다 IFF s는 t에 비경험적 근원으로부터 p를 안다. I 모든 인식주체 s에 대해서, 모든 시간 t에 대해서, 모든 명제 p 에 대해서, s는 t에 p를 후험적으로 안다 IFF s는 t에 경험적 근원으로부터 p를 안다. 위 정의들에 따르면, 명제 p가 선험적이라는 것은 p가 원칙적으로 경험 이외의 근원으로부터 알려질 수 있다는 것이지만, 개별적인 경우에 선험적 명제가 후험적으로 알려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Q. 그렇다면 후험적 명제가 선험적으로 알려지는 것도 가능할까?

(27)

선험 대 후험 (A Priori vs. A Posteriori) (계속)

또 한 가지 주의해야할 점은, 경험에의존하는 방식으로 어떤 명제를 아는 것과 경험적 근원으로부터 그 명제를 아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물론, 어떤 인식주체 s가 명제 p를 경험적 근원으로부터 안다면, s는 p를 경험에 의존하여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s가 p를 경험에 의존하여 알게 되지만 그 앎의 근원은 비경험적인 경우가 있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 (q) 모든 고래는 포유류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하나의 고래는 포유류가 아니다 라는 명제를 생각해 보자. q를 이해하기 위해서 당신은 고래와 포유류의 개념들을 필요로 하며, 또 그 개념들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모종의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당신이 q를 경험적 근원으로부터 안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험은 단지 q를 이해하는데만 필요하며, q에 대한 당신의 믿음을 지지하는 증거 자체는 순수한 사유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28)

분석 대 종합 (Analytic vs. Synthetic) (계속)

만일 우리가 철학을 통해 어떤 지식을 배우게 된다면, 그것은 정의상 선험적(으로 알려진) 지식일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런 지식을 획득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대답은 우리가 분석적으로 참인 문장을 통해서 선험적지식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다음 정의들을 살펴보자: I 모든 문장 s에 대해서, s는 분석적(으로 참)이다 IFF s는 순전히 그 의미에 의해서 참이다. I 모든 문장 s에 대해서, s는 종합적(으로 참)이다 IFF s는 그 의미뿐만 아니라 세계의 상태에 의거하여 참이다. 예를 들어, “모든 총각은 남자다”라는 문장은 분석적으로 참이다. 세계에 총각들이 있건 없건,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건, “총각”과 “남자”의 의미에 의해서 그 문장은 참이기 때문이다. 반면, “2000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사십대 총각들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문장이 참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나라 미혼 남성들 가운데 사십대인 사람들이 실제로 늘어나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떤 문장이 분석적으로 참이라는 것은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29)

정의와 분석성

정의가 어떤 표현의 뜻을 정해준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당연히 정의와 분석성 사이에는 깊은 관련이 있다. “총각”은 결혼하지 않은 남자에 적용된다 라는 정의에 의하여, 모든 총각은 남자다 라는 문장이 분석적 참이 된다. 만일 “옳은 행위”는 최대의 행복을 초래하는 행위에 적용된다 라는 정의가 맞다면 어떤 행위 A가 그룹 G 에 속하는 이들에게는 행복의 감소를 초래하지만, 그럼에도 A가 최대의 행복을 초래하는 행위라면, A는 올바른 행위이다 라는 문장은 분석적 참이 된다. 또 위 정의가 맞다는 것을 비경험적 근원으로부터 알 수 있다면, 이것은 우리가 철학적 앎을 선험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실례가 된다.

(30)

필연 대 우연 (Neccessary vs. Contingent)

또 한 가지 중요한 구별이 있다: I 모든 명제 p에 대해서, p가 필연적 참이다 IFF p가 참이고 p가 거짓일 가능성은 없다. I 모든 명제 p에 대해서, p가 우연적 참이다 IFF p가 참이기는 하지만 p가 거짓일 가능성도 있었다. 많은 선험적 명제들이 필연적 명제들이고 또 그 역도 종종 성립한다 (예: 2 + 3 = 5, 최대솟수는 없다 등). 하지만 필연적이지만 후험적인 명제들도 간혹 있기 때문에 (예: 물=H2O 라는 명제는 필연적이지만 후험적이기도 하다), 선험-후험 구분은 필연-우연 구분과 불일치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31)

요약

I 철학이란 무엇인가? 마치 물리학이 물리학적 물음들에 답하려는, 그리고 생물학이 생물학적 물음들에 답하려는 학문이듯이, 철학은 철학적 물음들에 답하려는 학문이다. I 그렇다면 어떤 물음들이 철학적인가? 철학적 물음은 일상적 진술들을 답으로 요구하는 물음도, 과학에 의해서 답해지는 물음도,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물음도, 수학적 물음도 아니다. 그런 물음들에는 상식이나 실험과 관찰을 포함하는 경험적 수단이나 수학적 증명에 의해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철학적 물음들은 단지 경험이나 증명을 통해서 대답될 수 없다. I 하지만 이것은 무엇은 철학(적 물음)이 아닌지 부분적으로 말해줄 뿐, 무엇이 철학인지에 대해서는 말해주는 바가 별로 없다. 보통 철학은 1. 실재에 대해 과학이 아닌 방식으로 이뤄지는 연구, 2. 어떤 주장이 정당화되는지에 대한 연구, 또는 3. 개념의 분석에 의해서 철학적 물음에 답하려는 연구 등으로 생각되고는 한다.

(32)

요약 (계속)

I 철학의 전통적 하위분야들로서는 1. 논리학, 2. 인식론, 3. 형이상학, 4. (윤리학과 미학을 포함하는) 가치론 등이 있다. I 철학적 물음에 답하려다 보면 철학적 논쟁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왜 그런가?) 그런 논쟁들은 종종 언어적 논쟁 (verbal dispute)이며, 그런 논쟁은 어떤 낱말의 뜻을 명료히 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예: 아무도 없는 숲에서 나무가 넘어질 때, 그 소리는 과연 존재하는가? I 설령 어떤 논쟁이 순수하게 언어적 논쟁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관련된 단어의 의미를 해명하는 것이 극히중요해질 수 있다. 예: 배 A의 나무판을 점진적으로 새 나무판으로 교환하고 옛 나무판은 재조립해 생긴 배 B와 C 가운데 어느 쪽이 원래의 배와 동일한가?

(33)

요약 (계속)

I 즉 철학적 논쟁에서는 말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세계에는 무한히 많은 대상들이 존재하는 반면, 우리 언어는 유한한 수의 낱말들만을 가진다. 따라서 한 낱말은 종종 여러 대상들의 유사점을 언급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이른바 일반명사가 그런 낱말이다. 반면 어떤 낱말은 개별적 대상(individual)을 가리키는데, 그런 낱말은 고유명사라고 한다. I 낱말의 뜻을 정의하면 그 낱말이 어떤 대상들에 적용되고 어떤 다른 대상들에는 적용되지 않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낱말의 뜻을 정의하는 것이 종종 매우 어렵고, 또 한편으로는 엄밀한 정의없이도 어떤 낱말이 나타내는 관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부분의 낱말을 그 뜻에 대한 정의없이 사용한다. I 그러나 언어적논쟁이나 낱말의 뜻을 정확히 파악해야 해결될 수 있는 일부 철학적 논쟁의 경우에는, 그 낱말을 엄밀히 정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34)

요약 (계속)

I 어떤 낱말을 정의함으로써 우리는 그 낱말이 어떤 특성들을

가진 대상들에만 적용되는지 알 수 있다. 그런 특성들을 그 낱말의 정의특성들(defining features)이라고 한다.

I 즉, 어떤 속성 A가 어떤 단어 X 의 정의특성이라면, X 가 어떤 대상 o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o는 A를 충족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A는 X 가 적용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I 따라서, A가 X 의 정의특성인지 아닌지 판정하려면, A를

결여한 대상에 낱말 X 가 적용될 수 있는지 따져보면 된다.

I 낱말은 그 정의특성들 전체를 언급(designate)한다고 종종

(35)

요약 (계속)

I X 의 정의특성은 어떤 낱말 X 의 적용을 위한 필요조건인 반면, X 가 적용되는 대상은 그 정의특성들 이외의 다른 특성들도 가진다. 예: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간”이라는 낱말이 플라톤에 적용된다고 할 때, 플라톤은 그 정의특성인 이성 (rationality)을 가지지만, 그 이외에도 이마가 넙적하다는 동반특성(accompanying feature)도 가지고 있다. I 또, 어떤 특성은 낱말 X 의 정의특성이 아니어도 X 가 적용되는 모든 대상들에 의해 소유될 수 있는데, 이를 보편적 동반특성 (universal accompanying feature)이라고 한다. 예: 모든 인간이 때때로 미소를 짓지만 이것이 "인간"이라는 낱말의

(36)

요약 (계속)

I 어떤 대상 o가 A와 B라는 두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데, 낱말 X 가 A만 정의특성으로 가지는지 A와 B를 모두 정의특성으로 가지는지 불분명하다고 하자. 이 경우 o에 X 가 적용되는지 아닌지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예: 희다는 특성이 “고니”라는 낱말의 정의특성이라면, 호주에서 발견된 검은 고니는 엄밀히 말하자면 고니가 아닐 것이다. 반면 그 특성이 “고니”가 적용되는 어떤 대상들의 동반특성에 지나지 않는다면, 검은 고니도 고니로 여겨져야할 것이다. I 결국 주어진 낱말 X 의 의미가 어떻게 해명되느냐에 따라 어떤 언어적 논쟁이 해결될 수 있다. 나아가서, 어떤 낱말의 의미가 특히 중요한 철학적 논쟁들은, 그 낱말을 정확하게 정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37)

요약 (계속)

I 모든 명제 p에 대해서, p는 선험적이다 IFF p는 원칙적으로 경험을 근원으로 하지 않고도 알려질 수 있다. I 모든 명제 p에 대해서, p는 후험적이다 IFF p는 원칙적으로 경험을 근원으로 해서만 알려질 수 있다. I 모든 인식주체 s에 대해서, 모든 시간 t에 대해서, 모든 명제 p 에 대해서, s는 t에 p를 선험적으로 안다 IFF s는 t에 비경험적 근원으로부터 p를 안다. I 모든 인식주체 s에 대해서, 모든 시간 t에 대해서, 모든 명제 p 에 대해서, s는 t에 p를 후험적으로 안다 IFF s는 t에 경험적 근원으로부터 p를 안다. I 모든 문장 s에 대해서, s는 분석적(으로 참)이다 IFF s는 순전히 그 의미에 의해서 참이다. I 모든 문장 s에 대해서, s는 종합적(으로 참)이다 IFF s는 그 의미뿐만 아니라 세계의 상태에 의거하여 참이다. I 위 쌍조건문들로부터, 분석적으로 참된 문장이 표현하는 명제는 선험적으로 알려질 수 있다는 주장이 도출된다.

(38)

요약 (계속)

I 어떤 문장은 정의에 의하여 참이 된다. 예) (D1) “총각”은 결혼하지 않은 남자들에 적용된다. ⇒ (S1) 총각은 남자다. (D2) “옳은 행위”는 행복의 총량을 최대화하는 행위다. ⇒ (S2) 소수의 불행을 초래하더라도 행복의 총량만 최대화한다면 옳은 행위다. I 정의상 참인 문장들은 또한 분석적으로 참이다. 그런 분석 문장들 가운데 어떤 것은 철학적으로 중요하다. (예를 들어, S2 가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I 그밖에 철학적으로 중요한 이분법은 이른바 필연 대 우연 구분이다: I 모든 명제 p에 대해서, p가 필연적 참이다 IFF p가 참이고 p가 거짓일 가능성은 없다. I 모든 명제 p에 대해서, p가 우연적 참이다 IFF p가 참이기는 하지만 p가 거짓일 가능성도 있었다.

참조

관련 문서

언어상대주의는 Sapir와 Whorf가 주장핚 가 설로 인갂의 사고와 언어와 문화 사이에는 밀접핚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언어와 문화의

• 자연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의한 투쟁상태’로 본 홉스는 오직 죽음과 공포의 위험이 있을 뿐이므로 이를 면하기 위해 계약을 맺고 국가를

만성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 가 많으며, 항우울제가 하향통증 억제계에 작용하여서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 (Horse Riding Holidays) 라고 하여 승마 또는 외승 (Horse Trekking) 을 주제로 말과 숙박을 제공하는 관광승마가 인기가 있는데 짧게는 이틀에서 일주일 정도 프로그램을

 '(&‹ DI) 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D EE I F á <6Fd‹  ‘‹ ”x DI) DDDDDDDDDDDDDDD E.  <6Fd‹ 

I 논증 A가 타당하다는 것은 바로 A의 전제들이 모두 참이라면 A의 결론 역시 참이라는 것이 논리적으로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I 논증 A가 건전하다는 것은 바로

용기는 그저 장차 있게 될 좋은 것들 과 나쁜 것들에 대해서만 전문지식이 있는 게 아니라,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도 그리고 그 어떤

명제 p가 명제들의 집합 S와 정합하면 그리고 그래야만 {p} ∪ S에 속하는 명제들은 서로 증거(evidence)가 되어준다.. 즉, p는 S에 속하는 명제들을 지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