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The Untitled Space I(무제의 공간 I)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86-91)

제3절. 추상을 만드는 디지털 이미지

1. The Untitled Space I(무제의 공간 I)

작 품 명 : The Untitled Space I(무제의 공간 I) 제작년도 : 2017

제작기법 : Digital abstract photo

〔작품5-1〕LEE Seungha, The Untitled Space I #1, Digital Inkjet Print, 100x150cm, 2017.

〔작품5-2〕LEE Seungha, The Untitled Space I #2, Digital Inkjet Print, 100x150cm, 2017.

이 작품의 컨셉은 <춤추는 고독>이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한 방울의 먹물은 고독 속에 춤사위를 보는 듯 했다.

이 작품은 수묵의 움직임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연구자 내면의 정신세계에서 발생한 사건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표현 형식은 물과 먹으로 이루어진 수묵 (水墨)으로 묵선(墨線), 동묵(濃墨), 담묵(淡墨)을 사용했다. 이 작업과정을 통해서 수묵은 먹물의 농도에 따라 이미지 형태와 움직임이 다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이 작품의 제작 방법은 휴대성이 간편한 CANON EOS 1D Mark2 Digital Camera와 CANON ZOOM LENS EF 24-70mm, MACRO LENS EF 100mm 사용하여 촬영하였다. 이 카메라는 다른 카메라에 비해 연사가 빠르기 때문에 물과 먹의 움직임을 순간순간 포착하여 촬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RAW95)파일로 사진을 촬영하고 Photoshop CS6으로 하이라이트와 콘트라스트를 높이고 패치 (Patch Tool)도구와 패턴 도구(Pattern Tool)를 사용해 사진의 얼룩과 잡티를 제거했다. 그리고 수묵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흑백사진으로 이미지를 전환시켜 16Bit Adobe RGB로 저장하였다.

들뢰즈는 시뮬라크르의 관점에서 재현을 하나의 사건으로 인식하며 동일성이 아닌 ‘차이의 생산 가능성’으로 보았다. 재현에 대한 들뢰즈의 관점은 우리가 미술에서 재현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발생시키는 운동감과 힘의 발견에 관심을 갖도록 한다. 이제 우리는 미술에서 단지 재현을 보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또는 주체를 존재하게 하는 힘을 발견하는 것이다.

미술에서 표현론은 현상적이지 않은 신비의 세계나 내적 심상의 표상에 관심을 가지고 현실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외형적으로 닮은 부분이 없지만 정서나 감정이 유사하게 제시되는 경우가 많으나, 이러한 경우는 현대의 추상미술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은 내적 정서나 내면성, 정신성, 관념을 시각적으로 유사 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내적 유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96)는 “대상의 외부 형태의 모방은 내적

95) 디지털 원판사진

96)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 모스토바 출생으로 추상미술의 선구자로서 그는 ‘팔랑스’, ‘청기사‘ 등의 그룹을 결성했고 저서로는 『점·선·면』,『회고』,『음향』등이 있 다. 출처: 바실리 칸디스키 저, 권영필 역,『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열화당, 2000.

필연성과 정신성을 재현하는 것보다 덜 중요한 것”이라고 하였다. 칸딘스키는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자연의 가시적인 세계는 한계가 있 지만 인간 내부의 정신적인 세계는 무한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같은 정신적 세계 의 자유로운 형태를 자연의 유한한 대상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은 무한히 넓은 회화의 세계를 새로 발견하는 것“이라 하였다. 또한 그는 이러한 정신성은 외적 모방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구상적 형태를 통해 성취된다고 보았 다.

이러한 추상적 재현은 아도르노의 예술론에도 나타난다. 아도르노는 ‘미’를 추구하는 고전적 재현방식이 현대미술에서 사라졌다고 판단하였다. 아도르노는 고전적 재현의 해체를 추상미술을 통해 파악하면서 현대미술은 재현이나 묘사를 벗어나 언어로는 지시하기도 표현할 수도 없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였다.

아도르노가 생각하는 진정한 예술의 가치는 대상의 유사성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현대미술의 커다란 흐름 중에서 추상미술, 구성주의, 초현실주의 등등은 환상을 깨는 조형언어를 통해 사실주의에서보다 더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사진영역에서 추상사진의 대표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97) 다. 그 또한 눈에 보이는 어떠한 대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자신의 내면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작가 자신의 감정이입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추상 사진은 사물의 표현을 넘어서 작가의 내적인 감정을 사진의 정체성과 상징성의 표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구상 속에서 새로운 형상을 도출하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였으며 사진의 새로운 표현의 확장성을 모색하여 왔다.

《The Untitled Space I》은 사물을 재현하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느낄 수 없는 연구자 내면의 소리와 그 부름을 듣는 침묵의 울림, 그 소리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실험적으로 창작하였다. 이는 연구자가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내면에서 어떤 것이 자신의 지각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는 발생으로서의 사건을 디지털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97) 알프레드 스티글리츠(1864〜1946): 근대 사진의 아버지로 불림. 사진분리파(Photo secession)의 창립자. <카메라워크(Camera Work 1903.1 창간~1917 폐간)> 발행인 겸 편집인. 근대사진, 미술의 메카인 '291 갤러리' 오픈. 작품대표작: <5번가의 겨울(1893)> 출처: http://cruxansata.tistory.com/entry 후기에는 사진으로는 1920년대부터 구름을 주제로한 <이퀴벌런트 Equivalent> 는 '동등한 것', '대응하는 것'이라는 뜻으로서 자신의 내면적 생각과 동등한 것을 구름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http://www.photoman.co.kr/photo/photographer/AlfredStieglitz.html

《The Untitled Space I》작품은 의식과 무의식, 존재와 비존재, 고독(어두움·

불안·죽음)을 창작의 근원어로 한 릴케(Rainer Maria Rilke)98)의 시(詩)의 세계에서 음미되는 고독을 사유하면서 작업에 임했다. 릴케는 그의 시집(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에서 알 수 있듯이 죽음에 대해 철학적 사유를 통해 달콤한 시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물과 먹(墨)이 혼합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먹의 움직임, 먹과 물이 이루어내는 형태의 추상미와 조형미는 그 필연성에 자신의 존재를 맡기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였다.

연구자는 먹물의 생성과 소멸을 통해 생명의 생성과 소멸의 순간을 포착하여 이를 디지털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었다. 생성과 소멸,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선이 바로 생명의 아름다움과 매혹 또는 몽환적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소멸인 죽음 은 존재의 신비를 체험하게 한다. 죽음에 대한 불안은 신이 인간에게 고독이라는 선물을 준 것 같다. 이 고독은 <생과 사>라는 기나긴 생의 의미 속으로 깊이 파 고들어 편협한 욕망의 세계로 안내하지만, 내면의 울림은 승화된 정신세계로 이 끌어 자신의 존재의미를 뚜렷하게 확인시킨다.

작가는 내면의 침잠을 사유하면서 고요한 물 위에 먹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한 방울의 먹물은 자신의 모든 정열을 쏟아 붓는 것처럼 커다란 춤사위가 시작 된다. 마사 그레이엄99)(Martha Graham)의 “춤은 영혼의 감춰진 언어이다.”100)라 는 말과 함께 자연의 신비로움에 형용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 순응하려는 듯 존재는 점점 파동을 타고 변화된다. 시간의 흐름은 과거와 현재를 생성해 내 면서 과거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 나간다. 그러한 격정의 순간 속에서 존재는 자 신조차 알아볼 수 없는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지금의 존재보다 더 화려 한 존재의 상승을 위해 뛰어 오른다. 이는 인간에 의해 창조된 예술작품이 아니 라 세계-내-존재로 우뚝 서고자 하는 욕망의 실현이다. 이 작품은 현존재로 내 앞에 서서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마치 죽음에서 부활한 생명의 빛처럼.

98) 라이너 마리아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 : 오스트리아의 시인이자 작가. 그의 대표적인 시로는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가 있다.

출처: https://search.daum.net/search?w=tot&DA=YZR&t__nil_searchbox

99) 마사 그레이엄(Martha Graham, 1894〜1991) : 20세기의 유명한 현대 무용가로 데니숀 무용단 에서 활약하여, 독무 군무 포함한 140개 이상의 작품 발표하였다. 현대무용 발전에 크게 공헌한 독창적 무용가.

100) http://www.wikitree.co.kr/opm/opm_news_view.php?id=148825&alid=187523&opm=covana

〔작품5-3〕LEE Seungha, The Untitled Space I #5, Digital Inkjet Print, 100x150cm, 2017.

〔작품5-4〕LEE Seungha, The Untitled Space I #6, Digital Inkjet Print, 100x150cm, 2017.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8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