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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삶의 질에 대한 구체적 개념 정의가 점차 이뤄지고 있음에도 학계에서는 이 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한 시도보다는 그 수준, 실태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그럼에도 개 념 정의에서의 미묘한 차이가 학술연구 동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2절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행복’과 ‘삶의 질’을 키워드로 하는 국내 학술연구논문 초록을 텍스트분석하여 여기에 등장하는 단어를 확인해 본다. 개별 학문 분야에서 가지는 고 유한 관점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에서 초록을 추출하는 학술지를 경제학, 사회복지학, 심리학으로 분류하였다.

‘행복’과 ‘삶의 질’을 다루는 학문 분야별 접근에 대한 가설은 다음과 같다. 먼저 ‘행 복’과 ‘삶의 질’에 대한 경제학 문헌에서는 주로 소득 등의 경제력을 고려할 것으로 예 측된다. 다음으로 사회복지학에서는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전문적 대응 방법 과 체계를 발견하기 위해 인구집단별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한 연구를 축적해 왔을 수 있다. 긍정심리학을 발전시켜 온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기질이나 자기 조절 등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을 발견해 왔을 것이라 판단되었다.

이상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학문 분야별 학술논문의 초록을 ‘행복과 삶의 질 학술 연구 초록 DB’로 만들어 텍스트분석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분석 대상 초 록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학술논문을 추출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술연구 전 자자료 사이트를 스콜라, DBPIA, E-Article, KISS, RISS, KCI의 6개로 제한했다. 둘 째, ‘행복(감)’, ‘삶의 질’, ‘주관적 안녕(웰빙)’, ‘웰빙’, ‘삶의 만족’을 키워드로 검색되 는 학술논문의 국문초록을 모두 수집했다. 셋째, 이 중에서 2019년 9월 기준 한국연구 재단에서 공인한 국내 등재학술지의 학술논문을 대상으로 하였다. 넷째,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 목록에서 대분야를 ‘사회과학’으로, 중분야를 ‘경제학’, ‘사회복지학’, ‘심 리과학’으로 하는 등재학술지에 등재된 학술논문을 추출하였다.

이렇게 추출한 최종 학술논문은 다음과 같다. 경제학에서는 50개 학술지가 대상이 었으며,10) 최종 추출된 학술논문은 47개이다. 사회복지학에서는 27개 학술지가 선택

10) 「경제사학」, 「국제지역연구」, 「예산정책연구」, 「금융지식연구」, 「시장경제연구」, 「Seoul Journal of Economics」, 「Journal of Economic Integration」, 「에너지경제연구」, 「한국경제학보(구 연세경제연구)」,

「Global Economic Review」, 「Journal of Economic Development」, 「통계연구」, 「EU학 연구」,

「KDI Journal of Economic Policy」, 「경제교육연구」, 「경제발전연구」, 「Korea and the World

되었으며,11) 최종 195개 학술논문이 추출되었다. 심리학에서는 21개 학술지가 선택

「Journal of Economic Research(JER)」

11) 「사회복지법제연구」, 「한국사회복지조사연구」, 「한국가족복지학」, 「한국군사회복지학」, 「한국노년학」, 「노

경제력과 관련된 단어의 등장 빈도가 높다. 그리고 사회복지학과 심리학과 달리 다양 한 단어가 소수 등장하는 점이 특이하다.

〔그림 2-4〕 경제학 분야 행복과 삶의 질 학술논문 초록의 워드 크라우드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9b). 「행복과 삶의 질 학술연구 초록 DB」를 분석하여 저자 작성.

둘째, 사회복지학 분야 행복과 삶의 질 학술논문 초록의 워드 크라우드에서는 ‘행복 감’, ‘행복’, ‘영향’과 함께 ‘사회’, ‘관계’, ‘아동’, ‘대상’, ‘자녀’, ‘학교’, ‘건강’, ‘기부’

등의 단어를 확인할 수 있다. 경제학 학술논문 초록의 텍스트분석 결과와는 달리, ‘아 동’, ‘학교’ 등 대상과 ‘관계’, ‘건강’. ‘기부’ 등 행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단어의 등장 빈도가 높다. 그리고 47개 경제학 학술논문의 텍스트분석 결과와 달리, 195개 사회복 지학 논문의 개수가 많은 반면, 등장하는 단어의 다양성은 낮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는 사회복지학에서 주목하는 키워드가 경제학에 비해 집중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셋째, 심리학 분야 행복과 삶의 질 학술논문 초록의 워드 크라우드에서는 ‘행복’과 함께 ‘집단’, ‘프로그램’, ‘척도’ 의 등장 빈도가 높다. 그리고 ‘청소년’, ‘대학생’, ‘교사’

등의 대상과 함께 ‘불안’, ‘정서’, ‘우울’ 등 심리적 경험에 대한 단어의 등장 빈도 또한 낮지 않다. 심리학에서는 대상 집단에 따라 심리적 경험과 관련되거나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발견하는 척도 개발이나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는 학술연구가 다수 수행되 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림 2-5〕 사회복지학 분야 행복과 삶의 질 학술논문 초록의 워드 크라우드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9b). 「행복과 삶의 질 학술연구 초록 DB」를 분석하여 저자 작성.

〔그림 2-6〕 심리학 분야 행복과 삶의 질 학술논문 초록의 워드 크라우드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9b). 「행복과 삶의 질 학술연구 초록 DB」를 분석하여 저자 작성.

국내 학술논문을 대상으로 텍스트분석을 실시한 결과 학문 분야에 따른 ‘행복’과 ‘삶 의 질’에 대한 관점과 접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행복, 삶 의 질이라는 추상적인 생각을 나타내는 개념어를 사용할 때, 학문 분야별로 이에 대한 접근을 달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개념 정의와 측정 시도에 대한 간략한 검토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이를 행복지수와 삶의 질 지수처럼 명확하 게 구분하는 것이 가지는 긍정적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예상하기 어렵다. 행복지수는 앞서 Kahneman과 Krueger(2006)의 U-index와 같이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 의 종합적인 결과로 계산되며, 이를 다시 우리 국민 전체를 모집단으로 하는 조사를 통 해서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비교되는 김승권 외(2008), 김미곤 외(2017)의 행 복지수는 여러 영역에서 우리 국민의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것에 가깝다. OECD의 BLI와 통계청 삶의 질 지표는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것에 가까운데, BLI는 OECD 각국 을 비교 대상으로 하여 하나의 횡단 시점에서 비교하는 것이고, 후자는 우리나라의 삶 의 질을 어떤 특정한 시점과 시계열적으로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