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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가치 중심의 국정 운영 전환으로 국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구현할 필요를 제시하였 다(행정안전부, 2018). 이를 통해 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LI: Better Life Index)’

로 측정되는 삶의 질을 2018년 29위에서 2022년까지 10위권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행정안전부, 2018, p. 44).

여러 계획들은 공통적으로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 으로 대표되는 물질적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뤄 냈지만 정신적·정서적 차원에서는 발전 하지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물질적 성취 수준에서 집단 간 격차의 문제가 있다. 국가 주도의 성장 도모 과정을 거쳐 전체 평균치에서는 성장하였지만 내부 집단 간의 발전 격차가 크게 남아 있다. 그래서 유엔개발계획의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에서는 22위를 보이는 우리나라는 불평등조정인간개발지수 (Inequality-adjusted HDI)에서는 순위가 9 계단 하락한 31위를 보이며, 지수의 하 락 값은 상위 3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다(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UNDP], 2019, p. 308).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복지·

보육·교육·안전·환경 등에서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제 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국정기획자문위원회, 2017). 그러나 지금까지 여러 정부에 서 국민행복도를 국가가 추구해야 주요 가치로 설정했지만 주관적 행복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8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75점으로 156개국 중에서 57위에 올랐으며, 2019년에는 5.895점으로 54위를 보 였다(Helliwell, Layard, & Sachs, 2018, 2019). 통상적인 사회발전의 지표로 사용 되는 1인당 GDP로 측정되는 경제 발전 수준이 세계 29위 수준인 것과 비교할 때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9), 우리나라의 행복 수준은 경제력에 비해 상 대적으로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인간개발지수(HDI), 더 나은 삶 지수(BLI), 국가경쟁력 지수의 삶 의 질 지표, 「세계행복보고서」의 주관적 행복 수준은 측정의 범위와 개념이 조금씩 다 르다. 그럼에도 간단히 결과를 비교해 보면 물질적 조건 차원이 반영되는 인간개발지 수, 더 나은 삶 지수에서는 순위가 양호하고, 주관적 인식의 단일 문항으로 구성되는 삶의 질 지표, 주관적 행복 수준은 순위가 상당히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사회의 물질적 조건 차원과 주관적 인식 차원의 괴리를 보다 정확하게 드러내는 방법은 주관

적 지표와 객관적 지표를 모두 사용하는 BLI를 구분하여 살펴보는 것이다.

다음 〔그림 1-1〕은 OECD BLI의 여러 지표를 객관적 삶의 조건 지표와 주관적 삶의 질 지표로 크게 구분하여 재계산한 후 각국의 점수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관 적 지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최하위 수준을 보이지만 객관적 지표에서는 OECD 38개국 중 22위를 보이고 있다(정해식 외, 2018, p. 124). 이러한 낮은 만족도 의 원인에는 조사 방식의 특징, 문화적인 특징 등이 있을 수 있지만(정해식 외, 2018, pp. 261-263), 그 근저에 놓인 불만족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한국인의

‘안녕’(well being) 개선에 필수적이다.

〔그림 1-1〕 객관적 삶의 조건과 주관적 삶의 질 분포(2017년)

(단위: 점)

주: x축은 객관적 삶의 질 지표를 이용한 값이며, y축은 주관적 삶의 질 지표를 이용한 값임.

자료: 정해식, 강신욱, 김동진, 김성아, 강미나, 김지혜, ... 김종호. (2018).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개발. 경제인 문사회연구회. p. 124.

물질적인 삶의 질과 주관적·정서적인 삶의 질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면 밀하고 심층적으로 한국인이 ‘얼마나 행복한가, 그리고 왜 행복하지 못한가’에 대한 경 험적 근거를 쌓아야 한다. 그렇지만 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에 관한 다수 연구는 특정

한 학문적 관점에서 특정한 대상으로 진행되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한국인의 독특 한 심리적 성향과 가치관, 남북 대립, 다층적인 갈등 지점(이념 갈등, 지역 갈등, 계층 갈등, 노사 갈등, 세대 갈등), 치열한 경쟁 사회(입시 경쟁, 취업 경쟁)와 급격한 사회 변화라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지리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한국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고려하면 보다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심리·문화적 성향만 짚어 본다. 다음 〔그림 1-2〕는 2011~2014년 세계 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 6차 웨이브 원자료를 이용해 스웨덴 사람과 한국 인의 삶의 만족도 분포를 제시한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8점의 응답률이 가장 높고, 7 점, 9점, 10점의 높은 응답률도 확인된다. 한국은 스웨덴의 최빈 응답에 비해 1점 낮은 7점의 응답률이 가장 높다. 그리고 이와 크지 않은 차이를 보이며 8점이 다음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인다. 특징적인 것은 0~10점 범위의 중앙값인 5점에 대한 응답률이 세 번 째로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문화적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1-2〕 한국과 스웨덴의 삶의 만족 점수 분포

(단위: 점, 밀도)

자료: Inglehart, R., Haerpfer, C., Moreno, A., Welzel, C., Kizilova, K., Diez-Medrano, J., ... , Puranen, B.

(eds.). (2014). World Values Survey: All Rounds - Country-Pooled Datafile(2019. 2. 25. 인출)을 이용 하여 저자 작성.

이렇듯 행복은 지극히 개인적인 심리적 경험인 동시에 삶의 환경인 사회문화적 요인 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는 사회적 현상이기도 하므로 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에 대 한 종합적 이해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이 연구는 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에 대 한 경험적 근거 자료를 축적하여 한국인의 행복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수립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