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절 연구 방법 - 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에 관한 종합 연구

1. 질적 연구접근: 맥락-패턴 분석

이 장에서 다루는 하위 주제 연구의 목적은 한국인의 주관적인 행복을 귀납적으로 파 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연구에서는 권지성(2018)이 개발한 ‘맥락-패턴 분석 방법’을 활용하였다. 이 맥락-패턴 분석 방법은 최근에 개발되 고 소개된 질적 연구접근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그 특징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맥락-패턴 분석 방법은 현상을 공간과 시간의 차원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현 상을 공간 차원으로 파악한 것이 맥락이며, 시간 차원에서 파악한 것이 패턴이라고 정

의한다. 이는 이 질적 연구접근이 토대를 두고 있는 사회복지학의 생태체계 관점과 발 달 관점과도 연결되어 있다. 생태학과 체계이론의 관점에서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초 점을 두는 것이 맥락이라면, 발달 관점에서 인간과 사회, 그 둘 사이의 관계 변화에 초 점을 두는 것은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맥락-패턴 분석 방법은 현상의 층위를 본 질-사물-의미의 세 층위로 구분하고 이해하고자 한다. 즉 인간이 감각과 지각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사물’과 인간이 그 사물에 부여하고 있는 ‘의미’, 그리고 그러한 사물 과 의미를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로서 ‘본질’로 현상이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사물과 의미, 본질을 명료하게 구분하면서도 서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과 패턴, 본질-사물-의미는 또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맥락도 본질-사물-의미로 구성될 수 있으며, 패턴도 본질-사물-의미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맥락-패턴 분석 방법은 이러한 개념들을 기초로 하여 분석 틀을 구성하되, 개별 현상에 대한 탐구 과정의 절차와 방법에는 유연성을 부여한다. 즉, 현상을 맥락과 패턴 차원에서 파악하 고, 사물과 의미를 구분하여 분석한 뒤 다시 연결한다는 발상만을 유지하고,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은 연구자의 몫으로 맡겨 두는 것이다(권지성, 2018).

이 연구에서도 한국인이 경험하는 행복의 맥락을 생태체계 관점에서 분석하고, 한국 인이 경험하는 행복의 패턴을 발달 관점에서 분석하려고 했기 때문에 맥락-패턴 분석 방법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행복은 그 자체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면서 수많은 요 인이나 조건들과 연결되어 있는 구성체라고 가정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 개인과 가족, 집단, 지역사회, 국가의 행복 개념과 수준, 의미 등이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이러한 생태체계 관점과 발달 관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연구접근의 적용이 필 수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맥락-패턴 분석 방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였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두 가지 기준에 의해 모집되고 선정되었다. 첫째, 연령 기준으로 서 1945년생, 1958년생, 1971년생, 1984년생, 1997년생들이다. 연구진은 한국인의 행 복을 파악하기 위하여 다양한 연령집단을 포함하고자 하였는데, 모든 출생 연도의 연령을 포괄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가장 대표적인 연령집단으로 거론되고 자주 회자 되는 연령집단을 선별하기로 하였다. 우선 거론된 집단은 베이비부머에 해당하면서 흔히

‘58년 개띠’라고 불리는 1958년생들과 현재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집단인 1971년생, 그 리고 노인 세대를 대표하는 집단으로서 1945년 해방기에 태어난 1945년생 ‘해방둥이’였 다. 다음으로 청년전기 세대를 고려하였는데, 세월호 참사의 주요 희생자들과 동갑내기인 1997년생들을 포함하기로 하였다. 이런 식으로 1945년, 1958년, 1971년, 1997년을 선 정하고 보니 각 연령집단의 간격이 13년씩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1971년과 1997 년 사이에 있는 1984년생을 추가하기로 하였다. 마침 이 연령집단은 이른바 ‘밀레니얼’ 세 대에 포함되고, “82년생 김지영” 세대와 인접하기 때문에 이 세대를 대표할 수 있다고 가 정하였다. 결국 각각 13년의 간격을 둔 5개 연령집단을 선정하게 되었다. 둘째, 성별 기준 으로서 남녀 집단이다. 남녀 사이에는 신체심리사회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한 동일 성별 내에서도 시간 흐름에 따른 세대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하여, 남녀를 모두 포 함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과정에서 두 성별집단을 비교하기로 한 것이다. 이 두 가지 기준을 교차하여 10개의 집단을 구성하고 집단별로 5명씩 모집하기로 하였다.

연구 참여자 모집은 조사전문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에서 주관하였으며, 이 업체 가 구축하고 있는 온라인 패널을 활용하여 연령별로 공지하고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를 원하는 이들의 신청을 받아 접수하였다. 원래 계획된 연구 참여자 구성은 연령과 성별 로 구분된 각 10개의 집단별로 5명씩이었으나, 집단면접이 진행되는 당일에 불참하는 인원이 발생할 것에 대비하여 2명씩 후보자를 준비시키고, 그중 1명은 당일에 와서 대 기하도록 하였다. 공교롭게도 조사 당일 불참 의사를 밝힌 후보자가 없어서 10개 집단 모두 6명씩 집단면접에 참여하였으며, 1945년생 남성 집단은 미리 불참 의사를 밝힌 후보자가 당일 참석하는 바람에 7명이 참석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연령과 성별이 조 합된 10개 집단을 대상으로 한 초점집단면접의 연구 참여자는 모두 61명이 되었다.

개별 면접의 경우, 각 초점집단 중에서 전형성을 보인 1명씩의 연구 참여자들을 선정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전형성이란 해당 연령집단과 성별집단의 전형적인 사회화를 거 쳤고, 그 세대가 경험한 사회현상을 고스란히 겪어 왔음을 말한다. 또한 초점집단면접 에서 그러한 자신의 경험을 잘 정리하여 표현하였지만, 시간제한 때문에 충분히 탐색하 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사례들이었다. 초점집단면접을 진행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추후 개별 면접을 진행할 것이고, 당일 참석자들 중에서 1명을 선정하여 연락할 것임을 미리 고지하였다. 전체 초점집단면접이 끝난 뒤, 연구진의 논의를 거쳐 남녀 초점집단면접을 수행한 연구자들이 각각 개별 면접 대상자를 선정하였으며,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흔쾌

히 개별 면접 참여를 허락하고 동의하였고, 당일 개별 면접에 참여하였다. 이 과정을 통 해 개별 면접에 참여한 연구 참여자는 각 성별/연령 교차 집단을 대표하는 10명이다.

〔그림 5-1〕 한국인의 행복에 대한 질적 연구 방법

단계 방법 표집과 표본

1단계

(6월 2주) 초점집단면접

코호트

1945년생 1958년생 1971년생 1984년생 1997년생

성별 남

10집단×6~7명 여

2단계

(7월 1주) 심층면접 의도적 표집 10명

자료: 저자 작성.

3. 자료 수집 방법

이 연구에서는 초점집단면접과 개별 면접을 활용했다. 각 방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 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점집단면접이다. 연령과 성별을 조합한 초점집단을 구성하기로 한 뒤에 질 문지 초안을 구성하고, 사전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를 반영하여 반구조화된 질 문지를 완성하였다. 각 초점집단을 대상으로 한 면접에서는 도입부에 연구 주제와 목 적 등을 소개한 뒤, 질문지를 중심으로 면접을 진행하였다. 다만 모든 질문이 행복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질문지의 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았으며, 면접을 진행한 연구자 가 유연하게 질문들 사이를 오가며 가능한 한 모든 질문을 제기하고 답을 듣고자 하였 다. 모든 초점집단면접은 2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2시간 이내에 끝난 경우는 없었으 며, 마무리하는 시간을 포함하여 2시간 15분까지 진행된 것이 최장 시간이었다. 초점 집단면접은 6월 12일부터 6월 26일까지 진행되었다.

초점집단면접에서 활용한 질문지는 부록에 제시하였다. 주요 질문들에는 가치관(인 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행복의 의미, 행복 수준(척도와 점수, 이유, 기간 등), 행복의 조건들, 행복의 맥락(육하원칙에 따른 상황과 행복의 차원 또는 요소), 행복을 위한 길

(나, 우리, 사회, 국가, 세계 차원), 연구 참여자 특성 등이 포함되었다. 연구 참여자 특 성에는 원가족 분위기, 종교, 현재 가족, 주거 형태, 사회경제적 지위, 건강, 학력, 이념 성향 등이 포함되었다.

한편, 초점집단면접 장소는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자체 면접 공간을 활용하였다. 모 든 공간에는 일면경과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음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모든 초 점집단면접에 대해서 녹화와 녹음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면접 직후 녹화와 녹음 파일 을 가지고 전담 인력이 녹취록 작성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면접 이후 1주일 이내에 녹 취록을 받을 수 있었다. 본 질적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 모두에게 녹화와 녹음 파일, 녹 취록 파일이 모두 전달되었으며, 이 자료들을 활용하여 분석 작업이 진행되었다.

둘째, 개별 면접이다. 초점집단면접이 끝난 뒤 개별 면접을 위한 질문지 초안을 구성하 고 연구진의 연습과 사전 조사, 전체 연구진의 논의를 거쳐 최종 질문지를 구성하였다. 개 별 면접은 초점집단면접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서 선정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에 동일한 질문들은 피하고, 행복의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탐색하고, 실제 상황에 적 용할 수 있는 질문들로 구성하였으며, 더 사적인 질문들을 할 수 있는 활동지들을 포함하 였다. 개별 면접은 연구자와 개별 연구 참여자의 일대일 대면면접으로 진행되었다. 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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