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물질적인 여건과 관련하여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청년층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집 장만 이다. 이는 적어도 코펜하겐과 오슬로에서 청년층이 고가인 집을 구매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같은 이유로 월세로 사는 것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교육 과 의료 서비스가 무상으로 제공되는 이들 복지사회에서도 청년층에게 주거 비용은 경

제적인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가정을 이루려는 청년층에게 주택 구입은 핵심적인 고 민거리이다. 20대 피면담자 빌리암과 30대 앙네스도 이러한 부분을 인터뷰 중에 다음 과 같이 각각 언급했다.

“나는 내 아파트가 있어 특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덴마크에서 대니시 안델스볼 리포레닝(Danish Andelsboligforening)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공유 주택을 가지 고 있다. 안델스(Andels)는 공유, 포레닝(Forening)은 공동체를 뜻한다. 일종의 주 식회사처럼 아파트를 함께 사고 지분을 나누어 갖는 것이다. 집이 있어 옮겨 다니 지 않아도 되니 안정감을 느낀다. 매우 근본적인 것이다. 월세 오를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아침에 일어나 행복하게 미소를 지을 수 있다.”(덴마크, 20대, 남, 빌리암)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서 남편과 집을 장만하기로 했다. 매주 적당한 집을 찾 느라 1년 동안 돌아다니며 입찰을 하고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임신 상태였 기 때문에 작은 아파트에서 빨리 벗어나 넓은 주택에 살고 싶었다. 그러나 이 집 을 계약하고 너무 행복했다. “이제 아이가 올 집이 생긴 거야”라고 외쳤다. 남편 (실제로는 약혼자)은 이 집의 가격을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나는 이 지역 에 살고 싶었다. 돈을 지불하고 나서 정말 황홀하게 기뻤다. 일자리도 있고, 아이 도 생기고, 집도 장만하니 모든 (삶의) 조각이 제자리를 찾은 듯했다. 10대에 오 르락내리락했던 삶이 존재감을 찾은 듯했다. (집을 장만한) 이후로 계속 행복하 다.”(노르웨이, 30대, 여, 앙네스)

청년층이 이처럼 집 장만의 기쁨을 누리려면 대부분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하 다. 물론 앙네스처럼 본인이 의사이고 남편이 경제학 박사로 회사에 다니면 수입으로 대출을 갚아 가며 집을 장만할 수 있다. 하지만 앙네스의 경우에도 대출의 부담 때문에 전기자동차 구입 등을 위해서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내 수입이 세전에 연 85만 크로나(약 1억 1200만 원)이고 남편은 90만 크로나 (약 1억 1900만 원)이다. 세율이 36%인데 긴급환자가 발생하여 잔업을 하여 수 입이 늘면 최고 세율인 40%를 내기도 한다. 주택 가격이 1250만 크로나(약 16 억 4000만 원)였는데 800만 크로나(약 10억 5000만 원)를 대출로 감당했다. 내 가 300만 크로나(약 3억 9700만 원)에 산 아파트가 운 좋게 450만 크로나(약 5

억 9500만 원)로 올랐고 남편도 마찬가지로 자그마한 아파트가 있었다. 최근 3 년간은 집값이 오르지 않았는데 그 전에 사서 운이 좋았다. 거기다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이전이어서 다행히 장만할 수 있었다. 지금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모든 대출과 돈을 쏟아부어 주택 장만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리는 사람도 있 었지만 이 지역이 인기가 좋아 힘들면 언제든지 팔 수 있다고 믿는다.”(노르웨이, 30대, 여, 앙네스)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는 빌리암도 아버지의 도움으로 집 장만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일부를 지불하고 내가 대출을 받고 나머지를 지불했다. 아파트 가격이 100만 크로나(약 1억 7600만 원)였다. 이 정도면 코펜하겐에서 정말 싼 것이다. 하 지만 시골로 가면 싼 것도 아니다. 이게 대도시에 사는 비용이다. 은행에서 60만 크 로나(약 7900만 원)를 대출받았고 매달 3500크로나(약 61만 원)를 갚고 있다. 30 년을 갚아야 한다. 아버지가 나머지 35만 크로나(약 4600만 원)를 내주었다. 누나 에게도 똑같이 해 주었다. (만약 월세를 낸다면?) 매달 8000크로나(약 140만 원)를 내야 한다. 지금 여자친구와 다른 친구 한 명이 살면서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공유 하고 있는데 이것으로 대출금을 갚아 가고 있다.”(덴마크, 20대, 남, 빌리암)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며 높은 돈을 벌고 있는 알프에게도 집 을 장만하는 일은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 역시 내년에는 어머니의 도움 으로 집을 장만할 계획이다.

“이제 막 입사한 회사가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건설 컨설팅 회사이다. 월급이 세 전 70만 크로나(약 9250만 원)이다. 기본급 60만 크로나(약 7930만 원)에 보험, 전화, 주식, 보너스 등을 합한 것이다. 신입으로서는 (전체 봉급 생활자의 상위) 1% 이내의 임금이다.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 집세를 절약할 수 있어 월급의 3 분의 2를 주택 구입을 위해 저축하고 있다. … 주택부금은 2만 5000크로나(약 330만 원)밖에 부을 수 없고 이미 다 채웠다. 세금 감면을 위해 주택부금을 들었 다. 내 친구 대부분은 오슬로로 이주해서 적어도 1만 크로나(약 130만 원)를 월 세로 내고 있다. 내년에는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니가 신시가지에 집을 샀는데 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첫 집을 살 때 어머니가 도와줄 수 있을 것이

다. 몇 년 전만 해도 은행에 가서 “나 엔지니어에요” 하면 돈을 많이 빌려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정액 이상 빌릴 수 없다. 금융위기로 매우 엄격해졌다. 기본급 의 5배 이상을 빌릴 수 없다. 집을 사기 위해서는 350만~400만 크로나(약 4억 6000만 원~5억 3000만 원)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돈일 것이다. 이 정도면 50 제 곱미터이다. 투 룸 원 베드이다. 도시 밖으로 가면 저렴하지만 나는 작은 집이라 도 도시를 원한다. 어머니가 도와줄 것이다.”(노르웨이, 20대, 남, 알프)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욘도 회사를 운영하여 경제적 여유가 있는 아버지에게 기댈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후 살펴볼 노년층이 넉넉지 않은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며 유산을 남겨 주려고 하는 이면에는 자녀가 부모의 도움 없이 집을 갖는 것이 매우 어려운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설령 부모의 도움을 일 부 받아도 청년층은 장기간 대출을 갚아 나가야만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거나 향후 주택 구입 계획을 가지고 있는 청년층의 생활은 정부가 교육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의학과 같은 특수한 분야의 경우 거의 무이자로 대여를 해 줌에도 쪼들리기 마련이다. 고임금을 받는 엔지니어인 알프 의 경우에도 식사는 회사의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버스를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며 가끔 친구들과 음료를 마시는 것과 매년 여행을 가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소비를 하지 않는 다고 말한다. 아직 학업 중이라 취업을 하지 않은 빌리암과 욘도 정부에서 지원받는 교 육비에 더해 생활을 조금이라도 여유 있게 하기 위하여 노동이 허가되는 나이인 13세 부터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빌리암은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으로 생계를 이 어 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 외의 소비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덴마크에서 노동을 할 수 있는 13세에 신문 배달을 시작했다. 15세에는 편의점 알바를 했고 17세부터 유치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에 1년 유학을 갔다 와서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지금도 자폐증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주에 2~3 일씩 일을 한다. 일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월 6000크로나 (약 100만 원)로 생활할 수 있다. 갚을 필요가 없는 지원금이다. 하지만 대출금도 있고 가끔 휴가를 가기 위해서 용돈을 벌어야 한다.”(덴마크, 20대, 남, 빌리암)

그래도 아직 미혼인 위의 세 청년(빌리암, 앙네스, 욘)은 다소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편이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지거나 파트너와 동거를 하는 청년층은 경제적으로 훨 씬 긴장된 생활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앙네스는 부모가 대학교수인 중산층 엘리트 가정에서 자라고, 남편도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고, 자신도 고임금을 받는 의사지만 세 금을 내고 주택 대출금을 갚고 나면 딸을 양육하면서 가구 경제를 유지하는 것이 수월 하지 않다. 노르웨이에서 어린 자녀가 있는 기혼 부부의 이런 상황을 잘 드러나게 만든 것이 소위 ‘붐 세금(Bum tax)’에 대한 논란이다. ‘붐 세금’은 환경보호를 목표로 가스 차량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세금으로 여러 도로를 통과할 때마다 일종의 통행 세를 내는 것이다. 자동차 차단기가 내려가며 내는 굉음을 빗대어 ‘붐’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세금은 환경보호와 과세 부담을 두고 정치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앙네 스처럼 일과 자녀 양육을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외곽에서 시내로 통근하는 젊은 부부들 에게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뜩이나 빠듯한 살림에 주름살을 더하는 세금으로 인 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금에 대한 부담감은 앙네스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에게 도로사용료와 공공주차장 사용료를 부담하게 하는 세금이다. 2019년 1월부터 40% 이상을 내야 한다. 환경보호가 목적이라 전기차 는 면세이다. 노르웨이가 미국 다음으로 전기차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 택세는 차등 과세하지만 도로세는 모두에게 균등하게 부과된다. 나는 오슬로 외 곽에 살고 있어 하루에 5회 세금을 내야 한다. 많은 사람에게 부담이 되어 선거 쟁점이 되고 있다. 전에 쓰던 차는 한 달에 약 1500크로나(약 20만 원)를 세금으 로 냈고 약 3000크로나(약 40만 원)를 연료비로 지출했다. 전기차를 사용하면 한 달에 1200크로나(약 16만 원)를 지출한다. 문제는 전기차가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나는 다행히 어머니가 전기차를 사 주고 주차장도 있어 지출을 크게 줄 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나?) 계층에 관계없이 외곽에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에게 도로사용료와 공공주차장 사용료를 부담하게 하는 세금이다. 2019년 1월부터 40% 이상을 내야 한다. 환경보호가 목적이라 전기차 는 면세이다. 노르웨이가 미국 다음으로 전기차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 택세는 차등 과세하지만 도로세는 모두에게 균등하게 부과된다. 나는 오슬로 외 곽에 살고 있어 하루에 5회 세금을 내야 한다. 많은 사람에게 부담이 되어 선거 쟁점이 되고 있다. 전에 쓰던 차는 한 달에 약 1500크로나(약 20만 원)를 세금으 로 냈고 약 3000크로나(약 40만 원)를 연료비로 지출했다. 전기차를 사용하면 한 달에 1200크로나(약 16만 원)를 지출한다. 문제는 전기차가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나는 다행히 어머니가 전기차를 사 주고 주차장도 있어 지출을 크게 줄 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나?) 계층에 관계없이 외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