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 본 한-스페인 관계
1. 한국과 스페인의 경제 발전과 양국 경제 관계의 차이
알바로 이달고 베가, 스페인한국연구소(CEIC) 회장
이 글을 통해 한국과 스페인 경제의 발전과정을 비교하는 한편, 양국 경제관계의 차이점에 중점을 두고 설명하고자 합니다. 한편으로는 무역과 투자의 관점에서 주스페인한국대사관과 주한스페인 대사관, 양국의 무역투자기관인 ICEX, KOTRA의 자료를 상세히 분석하여 양국의 경제 발전을 설명하고 성장 패턴의 차이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했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스페인과 한국의 1인당 GDP는 OECD 평균에 가까워졌습니다. 실제로 스페인과 한국은 영국과의 격차를 30% 이상을 좁혀 영국의 1인당 GDP의 90%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국은 지난 40년간 OECD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차트 1 스페인과 한국의 GDP 성장률
그림 1과 같이 스페인과 한국의 경제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후반에 각각 위기를 겪었지만 곧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2002년 이후에는 한국이 스페인보다 약간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그 격차는 좁혀졌으며 양국의 성장률은 모두 OECD 평균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의 경우 눈에 띄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비록 둔화되었지만 플러스 성장세를 보인 한편, 스페인은 몇 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2009, 2011, 2012, 2013, 2014)을 기록한 후에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선회하여 현재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물가 동향 측면에서 양국 경제는 2009년 경제위기로 인한 스페인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완만한 상승률을 기록하는 유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차트 2 스페인과 한국의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
출처: IMF
실업률 측면에서는 차이가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스페인은 2008년까지 실업률을 대폭 낮췄 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실업률이 꾸준히 상승하여 2013년에는 25%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5년간 상황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스페인의 실업률은 10%를 초과하며, 높은 청년 실업과 함께
근로 조건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었기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거의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실업률을 5% 미만으로 유지해왔기에, 10% 이상의 실업률 차이를 보이는 양국 노동시장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향후 스페인은 지속적으로 고용을 창출할 것이며, 이러한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구조적 실업률이 상당한 스페인 노동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한국에 비해서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트 3 스페인과 한국의 실업률 변화
출처: IMF
정부 재정을 살펴보면, 한국의 정부 재정은 최근 몇 년간 흑자를 유지하면서 건전한 상태를 보여 주고 있으나, 스페인은 2008년 금융 위기로 인해 정부 지출이 크게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와 유럽연합(EU)의 긴축재정정책 덕분에 스페인의 재정적자는 2012년 이후 점진적 으로 줄어들어 적자를 0으로 줄이고자 하는 목표는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트 4. GDP 대비 정부 재정수지 비율
출처: IMF
차트 5.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출처: IMF
마지막으로, 양국 사이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분야인 경상 수지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997년 위기 이후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 기록해 왔으며, 스페인은 경쟁력 상실과 2013년 까지 유로화 평가 절상으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부터 관광산업이 스페인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로 작용했으며, 스페인 제품의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으로 한국과 스페인 양국의 무역 및 투자와 관련하여 무역 규모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불균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대한국 무역 적자는 2013년 5억 2,100만 유로에 달했 으며, 2018년에는 11억 1,500만 유로에 달합니다. 이렇듯 적자 규모가 커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극복 이후 2013년부터 스페인의 소비(한국산 자동차 포함)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이유로는 스페인 기업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상대적 관심과 양국 간 경쟁력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대아시아 총 수출 중 대한국 수출 비중은 2013년 4.7%에서 2018년 7.3%로 증가했 습니다. 이는 식품과 같은 특정 스페인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유럽차원에서 대한국 수출의 중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의 대한국 수입은 아시아 3위로, 스페인의 전체 수입 중 한국 수입점유율은 2013년 3.6%
에서 2018년 4.7%로 소폭 증가했습니다. 몇 년 전의 점유율이 더 높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스페인의 대중국 수입이 증가하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스페인의 대아시아 무역 수지는 2013년 211억 6800만 유로에서 2018년 377억 9600만 유로로 79.4% 악화되었으며, 대한국 무역수지도 5억 2100만 유로에서 11억 1500만 유로로 114% 악화되었습니다. 대한국 무역적자는 전체 대아시아 무역적자의 2.94%를 차지하여, 2008년 2.5%에 비해 높아졌습니다. 스페인의 대아시아 무역적자는 0.79배 증가한 반면, 대한국 무역적자는 1.14배 증가한 것입니다. 스페인의 무역적자는 단순히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스페인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스페인간 무역 변화를 살펴보면, 대체로 다른 유럽국가들과 유사한 변화를 보이면서도 약간의 차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한국은 2014년을 제외한 모든 기간 동안 대스페인 무역 흑자를 보았으며, 그 수치도 2013년 5억 2,100만 유로에서 2018년 11억 1,500만 유로로 증가 했습니다. 해당 기간 동안 한국의 대스페인 수출은 95.2% 증가한 반면, 한국의 대스페인 수입은 86.1% 증가했습니다. 다른 유럽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전환점이 된 2017년에는 한국의 대스페인 수출이 43% 이상 증가한 반면, 한국의 대스페인 수입은 6%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의 경우 자동차 부문은 스페인의 대한국 수입의 37.82%를 차지하며, 중간재 34.85%, 자본재(생산제) 16.22%, 소비재 5.23% 및 기타 에너지 제품 2.52%, 내구성 소비재 1.36%, 식음료 1.21%, 기타 부문이 1% 미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출 측면에서는 자본재(생산재) 부문이 26.8%를 차지하고, 식음료가 23.1%, 중간재 20.8%, 소비재 9%, 원자재 8.5%, 기타가 5%
미만입니다.
요약해보면, 최근 스페인의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에 있어 기술집약적인 품목들이 전통 품목들을 앞서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이 고부가가치 기술 분야에서 지닌 입지를 보여줍니다.
스페인의 대한국 수입이 고부가가치 품목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무역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부문별로는 2018년 스페인은 소비재, 자동차, 중간재 등 3개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 에서 한국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식품분야(4억 2,800만 유로), 에너지 제품(2,200만 유로), 원자재(1억 4,700만 유로), 자본재(3,100만 유로), 제조 (1,600만 유로), 기타(1,000만 유로)에서 흑자를 기록하였으나, 자동차에서 10억 6,800만 유로, 중간재에서 6억 7,100만 유로, 소비재에서 3,200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리적 관점에서 보면 카탈루냐 지역이 스페인의 대한국 수출의 22.84%를 차지하고 있고, 마드 리드는 19.01%, 안달루시아 18.37%, 무르시아가 8.48%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카탈루냐와 발렌 시아의 항구를 통해 대한국 수출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제품 종류뿐만 아니라 주요 수출 기업들의 위치도 수출 패턴과 큰 관련성을 지님을 보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4개 지역은 스페인의
대한국 수출 약 68%를 차지합니다. 수입 측면에서는 카탈루냐가 전체의 48.2%를 차지하며, 마드 리드가 10.4%. 발렌시아가 9.5%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표 1. 한국의 대스페인 투자(단위 : 백만 유로)
2015 2016 2017 비율(%)
도매업(차량 제외) 291.8 300.6 206.9 30.4
화학 공학 131.6 137 144.1 21.2
토목 공학 111.7 114 110.2 16.2
물류 52.4 63.4 65.4 9.6
차량판매 및 수리 43.1 46.3 60.6 8.9
파이프라인을 통한 육상 운송 0 34.7 40.8 6
프로그래밍, 컨설팅, 기타 컴퓨터 관련 27.5 34.4 30.5 4.5
금속제품(기계류 제외) 0 11.4 11.3 1.7
기계 및 장비 3.5 4.3 4.5 0.7
부동산 0 2.9 3.6 0.5
사무실 관리 0 1.5 1.7 0.2
조사 및 개발 0 0.5 0.7 0.1
합계 666.2 756.2 680 100
출처: 스페인 경제경쟁력부 투자등록자료
2008년 이후 한국의 대스페인 투자는 6억 6천만 유로이며, 스페인의 대한국 투자는 4억 9천만 유로에 달합니다. 투자 규모가 2천만 유로가 되지 않았던 해도 있고, 2억 유로를 넘는 경우도 있기에 일정하지 않은 수치이며, 이는 한국의 대스페인 투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대스페인 투자는 지역별로는 마드리드에 86.09%가 집중되어 있으며, 안달루시아가 9.2%, 나바
라가 2%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1990년대 한국의 주요 투자처였던 카탈루냐는 한국 기업들의 이전 으로 인해 0.5%의 낮은 수치를 보여줍니다.
주요 투자대상으로는 30.4%가 도매업(차량 제외), 화학 21.2%, 토목공학 16.2%, 운송 및 물류 9.6%(현대상선의 알헤시라스 항구 반자동 컨테이너 터미널), 차량 판매 및 수리 8.9% 파이프 라인을 통한 육상 운송 6%, 기타 나머지가 5%를 차지했습니다.
표 2. 스페인의 대한국 투자(단위 : 백만 유로)
2015 2016 2017 비율(%)
부동산 0 146.6 150.2 36.6
소매부문(자동차 제외) 76.2 80.4 86.4 21.1
자동차, 트레일러 60.3 72.7 81.5 19.9
금속제품(기계 제외) 44.2 51.6 55.2 13.5
철강제품 10.5 10.8 21.6 5.3
도매 및 중개업(자동차 제외) 8 9.4 9.5 2.3
기계 및 장비 3.5 3.6 3.9 0.9
프로그래밍, 컨설팅, 기타 컴퓨터 관련 0.2 0.2 1.9 0.5
화학산업 407.9 0 0 0
금융 서비스(보험 및 연기금 제외) 41.8 35.6 0 0
합계 652.6 410.9 410.1 100
출처: 스페인 경제경쟁력부 투자등록자료
스페인의 대한국 투자를 지역별로 분석해 보면, 갈리시아가 66.05%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드리드 17.36%, 바스크가 10.45%입니다. 주요 분야로는 부동산 36.6%, 소매부문 21.1%, 자동차 제조업 19.9%, 금속제품 생산(기계 제외) 13.5%, 철강제품 5.3%, 기타 나머지가 5%입니다.
요약하면, 스페인과 한국 모두 지난 40년 동안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경제발전을 경험했습니다.
GDP 대비 R&D 지출 비율과 연구원 수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선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