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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상 특징

문서에서 윤선도 시조의 지도 방안 연구 (페이지 17-39)

Ⅱ. 고산시조의 특징

2. 표현상 특징

고산의 시조 작품에서 두드러진 표현상 특징으로는 대구, 반복, 우의적 표현, 용사의 수용 등을 찾을 수 있다.

1) 대구

고산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기법이라 할 수 있겠는데 시조 75 수 중 30여회에 나타나 있다. 특히 <어부사시사>는 대구의 기법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일반적인 四時의 변화에 따른 서경묘사, 한적한 풍류생활을 술회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대구법을 많이 쓰고 있다

압개예 안개것고 뒫뫼희 비췬다

밤믈은 거의디고 낟믈의 미러온다 <춘1>

몰래우희 그믈널고 둠미틔 누어쉬쟈

모괴 뮙다랴 蒼창蠅승과 엇더니 <하8>

녑람이 고이부니 론돋긔 도라와다

暝명色은 나아오 淸쳥興흥은 머러읻다 <추6>

여튼갣 고기들히 먼소 다갇니

져근덛 날됴흔제 바탕의 나가보쟈 <동3>

고산은 같은 글자를 반복시키지 않으면서도 통사적인 배열은 일치를 이루고, 서로 대응이 되면서도 의미가 통일되고 친근감을 주는 한시의 대구법의 특징을 그의 시조 짓기에도 수용했다. 그의 많은 시조작품의 구절들은 서로 대를 이루

고 있다. 이 가운데 반복되는 어구가 사용된 예도 많지만, 더 많은 작품에서 가 능하면 어구나 단어를 반복시키지 않고 對를 이루려는 고산의 노력을 찾아 볼 수 있다.

(가) 집은 어이야 되엳다 大대匠쟝의 功공이로다

나무 어이야 고든다 고조즐을 조찯노라 <초연곡 1>

(나)구룸빗치 조타나 검기 로다

람소 다나 그칠적이 하노매라 <오우가 水>

(다)고즌 므슨일로 퓌며셔 쉬이디고

플은 어이야 프르 느르니 <오우가 石>

(가)는 연회를 처음 시작할 때 부르는 노래로, 공식적인 목적에 의해서 지어 진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집과 나무가 서로 대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대응되 기에 어울리지 않지만, 이들이 내포하는 의미가 모두 정사를 올바르게 하는 것 이므로 의미상 조화와 통일을 이루고 있다. ‘어이야’ 하는 어구가 반복되고 있고 그 외의 모든 어구는 서로 다르게 배열되어 있다.

(나)는 구름 빛과 바람소리 즉 시각적인 것과 청각적인 것으로 서로 이질적 인 것의 대조이다. 그러나 전체 의미로 볼 때 앞의 내용을 긍정하고 뒤에서 부 정하는 식으로 되어 의미상의 통일을 이루었다.

(다)는 (나)보다 그 대구 형태가 자연스럽다. 왜냐하면 서로 對를 이루는 것 이 동질성을 지닌 풀과 꽃이기 때문이다. 또한 문법의 배열도 일치한다. 각 대 응되는 구절이 주는 이미지나 느낌도 상응되어 전형적인 한시 대구법의 응용으

로 생각해도 틀림이 없다고 보아진다.

이상에서 고산시조의 대구법이 응용된 양상을 살펴보았는데 다음에는 이 표 현기법이 그의 작품에서 시적 효과를 거두는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를 살피 기로 한다.

(가)압개예 안개것고 뒫뫼희 비췬다

밤믈은 거의디고 낟믈의 미러온다 <춘1>

(나)우거시 벅구기가 프른거시 버들숩가 <춘4>

(다)믉결이 흐리거든 발을싯다 엇더리

吳오江강의 가쟈니 千쳔年년怒노濤도 슬플로다

楚초江강의 가쟈니 魚어腹복忠튱魂혼 낟글셰라 <하4>

(가)의 초장을 보면 우선 앞과 뒤로 위치적으로 상반되고 川과 山이 또 상대 된다. 거기다가 안개와 해가 서로 對를 이루고 걷히는 것과 비치는 것이 상반 되어 네가지 요소가 對를 이룬다. 그런데도, 억지가 없이 자연스러우며 대구를 이룬 구절이 서로 친화력을 가지고 하나의 선명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중장에서도 밤과 낮이라고 하는 시간상의 對가 설정되어 있고 거기다 거의 지 는 것과 밀려 오는 것의 동작면에서 對를 이루고 있다. 이는 漁父歌의 早潮纔 落晩潮來를 우리말로 바꾸어 표현한 것인데, 原詩가 우리말로 어색하지 않게 표현되고 초장의 내용과도 서로 잘 어울린다. 이 작품은 한 장 내에서도 對를 이루고, 章끼리도 對를 이루며 전체적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생성해 내고 있다.

(나)는 청각과 시각, 동적인 자연물과 정적인 자연물이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대상물을 서로 대를 이루도록 하여 효과를 극대화시킨 변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이 장 전체가 통일된 아름다움을 형성하고 있다.

(다)는 초, 중, 종장이 모두 典故를 이용한 시조인데 이 시조의 독특한 구성 이 먼저 눈에 띤다. 초장이 주제를 드러내고 중, 종장은 주제의 의미를 심화시 키기 위하여 대구를 이용하고 있다. 초장은 굴원의 어부사에서 어부가 배를 저 어가며 부르는 노래인 탁영가의 한 구절인 ‘滄浪之水濁, 可以濯吾足’을 번역한 것으로 ‘ 이 시대가 어려우니 내가 벼슬에서 물러나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 며 사는 삶도 현명한 처세가 아니겠는가’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중․종장 은 중국의 불우했던 정치가인 오자서와 굴원의 고사를 적절하게 이용한 대구로 초장의 의미를 확대시키고 있다. 초나라 사람인 오자서는 초의 平王이 그의 아 버지와 형을 피살하자 吳나라로 가서 오나라 임금을 도와 초나라를 쳤다. 후에 오를 위해 越과 和議를 맺는 것을 반대하는 忠諫을 했을 때, 참소를 당하여 억 울한 죽임을 당하였다. 후일 오왕이 그의 시체를 말가죽에 싸서 삼강수에 던졌 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의 고사를 그는 ‘吳江의 가쟈하니 千年怒濤 슬플노다.’라 고 한 구절로 표현했다. 또 楚의 憂國之士인 굴원은 楚의 懷王을 도와 국가에 功이 컸으나 참소를 당해 멱라수에 빠져 자살하였다. 이를 ‘楚江의 가쟈하니 魚 腹忠魂 낟글셰라’라고 표현했다. 이런 고사는 당시 사람들에게는 진부한 고사였 고 동시에 익숙하여 그 의미가 쉽게 전달될 수 있었다. 고산이 나타내고자 하 는 의미를 별도의 설명이 없이도 잘 드러낼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고산은 이 작품에서 용사와 대구를 복합적으로 이용해 의미확대라는 詩的 效果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2) 反覆

반복법은 시조의 구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그 유형으로 어휘의 반복, 구 절의 반복, 음성의 반복이 있다.2) 여기다가 이 세 유형이 복합되거나 다른 수 사법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를 ‘반복의 확장’이라고 해서 반복의 유형을 넷으로 설정한다. 고산 시조의 경우도 이러한 반복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 기서는 고산 시조에 나타난 實例를 찾아내고 이것이 작품을 구성함에 있어 지 니는 意義를 추정해 보고자 한다.

(1)어휘의 반복

동일한 어휘가 중첩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견회요4>는 좋은 예이다.

뫼 길고길고 믈은 멀고멀고 어버이 그린뜯은 만코만코 하고하고 어듸셔 외기러기 울고울고 가니

이와 같이 한 음보안에서 동일한 단어의 반복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 이는 반복의 단순한 형태로서 그의 전체 작품에서나 일반 시조에서도 특별 한 경우라 하겠다.

다음은 단어의 일부분의 형태가 약간 변하는 修正된 反復이다.

․내몸의 올일만 닫고닫글 뿐이언뎡 <견회요1>

․眞진實실로 디옫아시면 갇긴시서 오리라 <우후요>

2) 金大幸, 韓國詩歌 構造 硏究, 삼영사, 1984, pp. 188~198.

․며기 둘식세식 오락가락 고야 <오부사시사 춘2>

․漁어村촌 두어집이 속의 나락들락 <어부사시사 춘4>

․無무心심 白鷗구 내좃가 제좃가 <어부사시사 하2>

․巨거口구細셰鱗린을 낟그나 몯낟그나<어부사시사 동7>

이상은 앞의 ‘길고길고’와 같이 동일한 어휘의 반복형에서 ‘닫고닫글’이나 ‘낟 그나 몯낟그나’처럼 어휘의 일부가 바뀌거나 첨가된 수정 반복이다.

이러한 어휘의 반복이 시각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이를 한번 더 소 리냄으로 해서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게 됨은 물론이다. 이런 반복 구조는 作者(또는 唱者)의 입장에서 문맥상 중요한 기능어나, 또는 이해되어야 할 부분이 이해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릴 것을 우려하여 이 부분을 다시 반복하 게 함으로써 의미를 강조하거나 이해도를 높여주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

(2) 구절의 반복

하나의 음보를 이루는 구절이 한 章 안에서 반복되는 경우와 초장과 중장 또 는 중장과 종장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나모도 아닌거시 플도 아닌거시 <오우가 竹>

․구즌비 개단말가 흐리던구룸 걷단말가 <우후요>

․람분다 지게다다라 밤들거다 블아사라 <야심요>

이는 ‘아닌거시’라는 구절이 한 章안에서 동일한 반복을 이루고 있고, ‘개다’

와 ‘걷다’처럼 한 글자만이 대치되거나, ‘다다라’와 ‘아사라’에서 둘 정도의 낱말

이 대치되는 한 章안에서 수정된 반복형이다.

심심은 다마 일업 마히로다

답답은 다마 한가 밤이로다 <하우요2>

소 혹이신 이 이러랴

은 혹이신 소 뉘니 <증반금>

‘~은 다마 ~ㄹ ~이로다’의 구절이 초장과 중장에서 반복된 것이고

‘혹이신’의 구절이 초장과 중장에서 반복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와 ‘마

’이 교차반복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교차반복이 시조에서도 간혹 보이지만 이보다는 판소리 사설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교차반복은 아니지만 하나의 음보를 이루는 구절이 두 개의 장에서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과 구절 속의 한 두 단어가 바뀌는 수정된 반복이 있다.

교차반복은 아니지만 하나의 음보를 이루는 구절이 두 개의 장에서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과 구절 속의 한 두 단어가 바뀌는 수정된 반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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