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고등학교 제도는 1996년 2월 교육개혁위원회에서 발표한 신 교육 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 개혁 방안(Ⅱ) 에서 고등학교 단계 직업교육을 다양화 하는 방안의 하나로 처음 제안되었다. 당시 교육개혁위원회에서는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하여 조기에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단계부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 위하여, 정보고, 디자인고, 전자 통신고, 대중 음악고 등과 같이 다양한 전문 분야의 특성화 고등학교를 설립할 것을 제안하였다.
교육개혁위원회에서 특성화 고등학교 설립을 제안한 배경은 현행과 같이 획일화된 대규모의 고등학교 형태로는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교육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인식 하에, 다양 하고 특성화된 소규모의 고등학교가 보다 자유롭게 설립・운영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입시 위주・주지 교과 위주로 획일화된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 관심과 흥미에 부응하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교육 선택의 폭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특성화 고등학교 제도의 도입은 산업 사회에서 지식 정보
사회로의 급속한 사회 변화와 기존의 고등학교 교육의 문제에 대한 대안적 모색의 필요성에서였다고 할 수 있다.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로 특징 되는 산업 사회에서는 다방면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제너럴리스트 를 필요로 하는데 반해,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특징 되는 지식 정보 사회에서는 특정 분야의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 를 필요로 하고 있다. 즉, 산업 사회에서는 기존의 지식과 기술을 얼마나 많이 습득하고 있느냐가 중요했지만 다가오는 지식 정보 사회에서는 지식과 기술이 급속히 배가되어 이를 전부 습득하기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필요로 된다.
그러나 우리의 고등학교 교육 체제는 이러한 사회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계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여전히 입시 위주, 성적 위주로 획일화된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다. 일반계 고등 학교에서도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지 교과를 중심으로 한 전체 학교 성적은 좋지 않지만 특정 분야에는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적지 않음 에도 불구하고 이를 살려주기 위한 교육은 도외시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을 살려줄 수 있는 실업계 고등학교는 전통 적인 산업 인력의 양성을 위한 단순 기능의 습득에 치우친 교육을 하고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개설된 학과들은 농업, 공업, 상업 등 전통적인 산업과 관련된 분야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보다는 단순 기능 습득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 계속적인 성장을 위한 경로가 넓지 못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일반계 고등학교나 실업계 고등학교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학교들이 대규모의 학교 형태로 운영되어 획일화되기 쉽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에 부응하여 이들을 지식 정보 사회 에서 요구하는 특정 분야의 창의적인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학교의 유형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 특성화 고등학교 제도는 이러한 기존의 고등학교 체제에 대한 대안적인 모색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교육개혁위원회에서는 이러한 필요성에서 특성화 고등학교의 도입을 제안 하면서 다음과 같은 도입 방안을 제시하였다(대통령 자문 교육개혁위원회, 1996 ).
첫째, 기존의 실업계 고등학교를 자율 결정에 따라 특성화 고등학교로 전환하도록 촉진한다.
둘째, 특성화 고등학교는 대중 교통이 용이한 위치에 첨단 시설을 갖춘 쾌적한 학교로 설립한다. 이를 위하여 교지, 교사, 운동장 등의 외곽 요건은 대폭 완화하는 대신, 실험・실습 기자재 등 내부 시설・설비 투자는 강화한다.
그리하여 인텔리전트 빌딩만으로도 소규모의 특성화된 고등학교를 설립・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특성화 고등학교는 학생의 적성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여 학생을 선발한다.
넷째, 특성화 고등학교의 졸업생이 동일 계열의 상급 학교 진학 시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한다.
교육부는 교육개혁위원회에서 제안한 특성화 고등학교가 실제로 설립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1997년 9월에 고교 설립 준칙주의 를 도입하였다.
이는 고등학교 설립 기준을 최소화하여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특성화된 다양한 고등학교를 자유롭게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기존의 학교 시설・설비 기준령과 학교 법인의 학교 경영 재산 기준령을 폐지하여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 (대통령령 제15,483호, 97. 9. 23)을 제정하고, 학교법인의 학교 경영 재산 기준령 시행 규칙, 학교설립인가 사무처리규칙, 각종학교 등의 체육장 기준에 관한 규칙을 폐지하여 고등학교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 시행 규칙 (교육부령 제700호, 97. 10. 11)을 새로이 제정하였다.
이와 더불어, 교육법 시행령을 개정(대통령령 제15,482호, 97. 9. 23)- 후에 새로이 제정된 초・중등교육법시행령(대통령령 제15,664호, 98. 2. 24)으로
대체됨- 하여 특성화 고등학교의 개념, 입학 방법, 전・편입학 등에 관한 사항을 특수 목적 고등학교에 준하여 규정하였다.
또한, 특성화 고등학교의 설립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소규모의 특성화 사립 고등학교 설립을 적극 유도하였고, 공・사립의 실업계 고등학교(학과 설치 포함)를 특성화 고등학교로 전환하도록 유도하였으며, 법적으로 정규 학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각종 학교, 고등 기술 학교, 사회 교육 시설 등과 사설 학원을 정규 고등학교로 개편하거나 전환하도록 적극 권장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도입 과정을 거쳐 1998년 3월에 특성화 고등학교로는 처음 으로 부산디자인고등학교가 개교하였다. 그 후에 계속적으로 늘어 2000년 3월 현재 총 22개교의 특성화 고등학교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