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전략

(1) 상황 변화 가능성을 고려한 정책의 유연성 확보

한반도 개발협력 핵심 프로젝트(이하 핵심 프로젝트)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와 북한의 ‘경제․‧핵 병진’ 정책의 변화 등과 같이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국내외 상황과 북한의 정책 변화 등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따라서 추진 환경이 변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핵심 프로젝트는 상황의 변화 가능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상황별 전략을 수립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앞에서 제시한 시나리오별로 접근 전략을 수립해 상황변화에 유연하 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남북협력과 국제협

력의 연계 가능성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첫째, 최악의 시나리오(핵무력 건설 강화와 경제발전 유보)의 경우, 남북경제협력 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을 조화롭게 연계 추진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면, 공동연구, 시범사업 등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둘째, 중립적 시나리오(핵 무력과 경제 발전의 동시 강화 또는 약화)의 경우, 남북경제협력에 부분적인 변화를 보일 것으로 판단됨으로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을 조화롭게 연계시키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제도를 마련하고, 소규모 사업을 확장하며, 신규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할 수 있다. 셋째, 우호적인 시나리오(핵무력 건설 약화 및 경제발전 추진) 경우, 남북경 제협력에 큰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으로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을 조화롭게 구성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대규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한 협력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추진방안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의미는 첫째, 상황의 변화 가능성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고, 둘째, 우호적인 상황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 방안을 동시에 모색하자는 것을 내포한다.

(2)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의 연계 방안 모색

핵심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의 틀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 다. 계획의 수립 및 건설 그리고 시설운영 등의 과정에서 남북한과 국제사회가 다각적으로 협력해 나가자는 것이다. 핵심 프로젝트는 대규모 지역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재정 부담이 과다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다양한 재원조달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국제 자본과 국제금융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참여는 재정부담의 축소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와 선진국들의 개발지원 경험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국제협력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할 수 있다.⁸⁸⁾

국제자본과 국제기구의 핵심 프로젝트 참여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할 부분은, 우리 사회가 국제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제자본과 국제기구는 각자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사이의 이해관계 차이를 조정하고 사업의 중복집행을 최소화하며 사업진행 과정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공유해 나갈 수 있는 협의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또한 이 협의체계가 남북협력의 기본 틀과 충돌하 지 않고 조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국제협력의 조정작업을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국제협력과의 연계성을 주도해 나가는 과정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국제사회의 개발협력 관련 규범을 반영하고, 선험적인 노하우를 전수받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국제자본과 기구의 지원을 받기 위한 기본 요건을 충족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제기구가 요구하는 자료 등을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핵심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국제적 지지 및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은 지원국과 수혜국 양측의 정치적 부담을 줄이고 북한에 대한 개발지원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보다 쉽게 확보하는데 유효할 것으로 기대된다.

88) 북한개발 및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의 연계에 대한 주장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장형 수․박영곤. 2000. 국제협력체 설립을 통한 북한 개발지원 방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장형 수. 2008a. “북한 개발지원을 위한 국제협력 방향: 재원조달 방안을 중심으로”. 통일정책 연구 제17권1호. 통일연구원; 장형수 외. 2012. 북한 경제발전을 위한 국제협력체계 구축 및 개발지원 전략 수립 방안. 통일연구원; 이상준 외. 2012. 북한의 인프라 개발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 프로그램 추진방안. 통일연구원.

(3) 북한의 경제개발계획과의 조화

북한은 자체적으로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해 오고 있으며,⁸⁹⁾ 최근 대외경제협력 을 활성화할 목적에서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여 발표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경제개 발계획이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실행과정에서 수정이 불가피한 부분이 많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개발협력에서 수원국의 주인의식(ownership)을 고취하는 작업⁹⁰⁾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경제개발계획이 최대한 존중될 필요가 있다.

부족한 점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개발계획 프로그램을 논의하는 과정 에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 스스로 국제사 회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의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핵심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이전에 북한이 관련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 첫째, 북한 스스로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에 입각한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분야의 지원과 협력을 확대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개발계획 관련 관료와 전문가들에게 제공할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겠다.⁹¹⁾ 둘째는, 북한 스스로 국제규범에 따라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을 지원해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핵심 프로젝트가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북한당국을 설득하는 작업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셋째는 국제기구 등 다양한 지원단위가 포함된 협의체와의 긴밀한 논의를 통하여 북한의 경제개발계획을 효과적·현실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89) 북한은 2011년 1월에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관한 내각결정을 채택하고 국가경제개발총국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새로 설립되는 국가경제개발총국은 국가경 제개발 전략대상들을 실행하는데서 나서는 문제들을 총괄하는 정부적 기구"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2011.1.15).

90) 장형수‧김석진‧김정수. 2011. 국제사회의 개발지원 전략과 협력체계 연구. 통일연구원;

이화영‧강민아. 2013. “국제개발협력에 관여하는 주체들간의 책무성:주인-대리인 관 계의 시각에서”. 한국정책학회 추계학술발표논문집.

91) 조명철. 2001. 북한의 시장경제교육 실태와 남북협력 방안. KIEP; 강일규. 2008. "북 한의 시장경제 교육현황과 개선방안“. 통일경제 제93호. 현대경제연구원.

(4)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핵심 프로젝트는 단순히 대북사업이라는 소극적 접근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장기 저성장 구조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절실한 시점이다. 신뢰에 기반 한 남북협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 남북한 모두에 커다란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자본과 기술, 고도성장 노하우 및 인프라와 북한의 풍부한 인적자원 및 지하자원이 결합하면 한반도만이 가질 수 있는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⁹²⁾

2. 핵심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남북협력 실천 과제 1) 남북당국 간의 협력체계 구축

(1) 고위급 회담을 통한 기본적인 추진 원칙에 합의 도출⁹³⁾

① 정상회담의 타진

핵심 프로젝트는 과거의 남북경제협력 차원을 뛰어넘는, 차원이 높은 사업들이 다. 그러므로 북한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틀에서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쳐 최종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최상의 해법은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 프로젝트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남북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남북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