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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이론적 배경

2. 진로적응성

가. 진로적응성의 등장배경

모든 이론들이 시대 변화와 요구에 대응해 나가는 것처럼 진로 이론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전되어 왔다. 처음 농경사회(1850-1899년)는 직업이 분화되기 전으로 대부분의 생 산소비가 집안에서 이루어졌으며, 노동과 관련한 사항들은 일대일로 전수됨에 따라 진로지 도는 멘토링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산업사회(1900-1945년)에서는 봉건제도가 해체되 고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하며 직업의 개념과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면서 직업지도에 중점 을 둔 진로지도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때 진로와 관련된 첫 이론으로 Parsons의 특성-요인이론이 등장하게 되면서 진로이론의 기반을 형성하게 된다. 현대사회(1950-1999년) 들어서는 이전의 구조적인 접근인 개인과 환경의 단순매칭에서 더 나아가 개인의 이해와 직업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매칭으로 보다 정교화 된 이론이 나타났다. 또한 발달이론이

등장하면서 개인의 진로발달과정에 초점을 둔 진로발달 이론과 개인의 직업선택과 관련된

아니라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개인은 자 신의 진로를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해 나가야 하며, 직업 세계의 불확실성과 가변성에 대한 적응 양식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적응양식은 바로 진로적응성의 개념으로 설 명될 수 있는데, Nota, Ginevra, & Soresi(2012)는 진로적응성의 등장배경을 다음과 같 이 설명하였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루어진 직업세계의 변화는 노동시장을 변화시켰으며, 개개인 은 주도적으로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고 진로적응성을 기르는 것이 요구된다(Nota, L., & Ginevra, M.,C., & Soresi, S., 2012).”

이와 같이 진로적응성은 시대변화에 따라 요구된 것으로, 진로적응성을 설명하고 있는 이론은 처음 주창한 Super의 이론과 Super 이론을 기반으로 발전한 Savickas의 구성주의 이론이다. Super의 진로발달이론이 과학합리성을 강조한 논리 실증주의에 바탕을 둔 합리 적이고 규범적인 진로발달이론이라면 구성주의의 관점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바탕으로 개인 이 삶과 사건과 관계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창조해 나가는 것으로 진로를 사회적 요구에 반영하는 것으로 본다.

1) Super의 생애주기, 생애공간 이론

진로발달이론의 대표적인 Super의 진로이론 역시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시대변화와 사 회의 요구에 따라 발전해왔다. Super(1957)의 초기 “진로발달이론(Career Development Thoery)”은 직업성숙의 개념을 바탕으로 각 단계에 따른 발달과제를 가정하는 이론으로, 직업성숙이 높을수록 발달단계의 과업을 잘 수행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1970년 경제적 어 려움을 겪으면서 대규모의 실직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진로전환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처한 성인들을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Super이론은 ‘재순환’의 개념을 포함 하며 수정 이후의 후기 진로발달이론은 ‘전생애주기-생애공간(Life-span, life-space theory)’으로 불리며 진로발달은 대순환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며, 진로발달 안에서 재탐색 과 재확립을 포함하게 된다.

진로는 더 이상 고정된 단계의 연속으로 개념화될 수 없음에 따라 기존의 Super 이론의 대표적 개념인 진로성숙도의 “학교 교육과정에서 요구되는 직업학교와 직업결정을 하기 위한 준비도”라는 개념을 성인에게 적용하기에는 부적절함이 제기되었다. 또한 진로발달 단계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정에서 ‘전환’이라는 용어가 나타나게 됨에 따

라, 성인기의 진로준비도는 진로성숙이라는 용어 대신에 진로적응성이라는 용어로 대체되게

구분 직업적 성격(vocational personality) 진로적응성(career adaptability)

개념 ­진로의 직업적 내용

(the occupational content of career)

­개인이 사회와 연결되어가며 개인의 진로를

(What occupation interests you the most)

­그 직업을 어떻게 결정하게 되었는가?

(life theme), 진로적응성(career adaptability)이라는 세 가지 구성요인을 갖는다. 이 중 진로적응성이란, 현재 당면한 진로발달 과업, 직업전환, 마음의 상처 등을 극복하는데 필요 한 개인의 준비도와 자원을 의미하는 심리적 구인을 의미한다(Savickas, 2005:51). 직업 적 성격이 진로에서의 구체적 직업을 강조한다면, 진로적응성은 자신의 진로를 구성해나가 는 과정에서의 극복과정을 강조한다. 개인은 진로적응성을 통해 자신의 자아개념을 직업적 역할 속에서 실현해 내며 자신의 진로를 완성해나가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앞서 살펴보듯이 진로 이론은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단순 히 진로발달을 촉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로를 개발하며 환경의 변화를 수용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진로 적응성은 기존 성인뿐만 아니라 청년기의 주요한 발달과제 중 하나로 진로 관련 연구 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실제 진로적응성은 청소년의 진로발달의 성공적인 전환 지표로 입증되고 있다(장계영, 2009; Hirschi, 2009; Kenny & Bledsoe, 2005).

특히 진로적응성이 ‘전환’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직업세계에서 일의 세계로 넘어 가는 생애의 주요한 진로전환기에 있는 대학생들에게 진로적응성을 갖추도록 조력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나. 진로적응성의 개념 및 유사용어

1) 진로적응성의 개념

적응(adaptation)이란, 개인과 환경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으로, 심리학적으로는 주위 환경과 생활이 조화를 이루거나 이루어진 상태를 뜻한다(Allport, 1961). 적응의 어 원 ‘apt’는 빠르게 배우고 이해하는 것을 의미하며, 라틴어와 프랑스어의 ‘adapt’는 알맞다(to fit)의 의미를 지닌 to ad aptare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미는 초기 진 로 분야에서 적성(aptitude)이라는 진로 구인으로 사용되어왔으며, 적성이 알맞다는 것은 개인의 특성에 주목한 진로선택이론에 해당하는 주요 구인(construct)으로 보았다. 반면 적 응은 개인의 특성과 환경과의 일치 및 서로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진로의 발달 적 관점과 일치하는 개념이다.

적응성이 높다는 것은 개인이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환경에 자신을 맞추는 것과 동시에 개인의 필요에 따라 환경을 최대화하여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조화진, 2004), 적응의 수준은 개인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유사한 의미의 조

정(adjust)은 현재 상황 안에서 효과적이고 적절하도록 만들어가는 조절 의미로 해석된다 면, 적응(adaptaion)은 맥락적, 사회적 관점을 포함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응으로의 해석이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적응이란 개인의 내적·심리적 욕구와 외적·사 회적 환경과의 사이에 조화를 이루어 일상생활에 만족감을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장계영, 2009).

진로적응성이란 적응성을 진로장면에 도입한 것으로, 진로적응성이라는 용어를 처음 주 창한 Super와 Kansel(1981)에 따르면, 준비 가능한 예측과제뿐만 아니라 예측하지 못한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포함한 대처준비도를 의미하였다. 이후 Savickas(1997)에 의해 “진로적응성이란 미래 직업으로의 순조로운 전환을 위해 예측 가 능한 과제에 대한 준비성과 미래 직업 환경의 변화로 생길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Savickas, 1997, p. 254)”의 개념으로 좀 더 명확히 정의되었다. 국내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적응성 척도를 개발한 장계영(2009)에 따르면, 진로적응성이란 한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서 일어나는 다양한 진로전환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태도와 능력으로, 직업선택을 위한 진로결정과 직업세계로의 전환, 직업적응을 위한 준비도로 정의 하였다.

이상의 개념을 살펴보면, 진로적응성이란 일과 일의 맥락에서 변화에 의해 발생할 수 있 는 역할변화와 불확실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심리적 자원과 예측 가능한 상황으로 전환 시킬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며, 단순한 성숙이나 성장의 개념을 넘어서 보다 미래 지향적 인 관점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진로적응성은 자기조절로의 역할과 개인과 환경 사이의 상호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2) 유사 용어와의 관계

가) 직업적응

직업적응은 Dawis와 Lofquist(1964)의 일적응이론(Theory of Work Adjustment)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적응이론은 기존의 특성요인 이론에서 발전된 개념으로, 개인의 특성에 해당하는 욕구(needs)와 능력(abilities)을 환경에서의 요구사항과 연관 지어 고용유지 형태 로 나타나는 진로행동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즉, 일이란 개인과 일의 환경 간의 상호작용 이며, 일의 적응은 개인과 일의 환경의 부합성을 성취하고 유지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과 환경 모두의 욕구가 만족된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개인과 환경의 특성을 바탕으로 정적인 매칭을 중시하던 것과 달리, 개인과 직업 환경의 요구 특성에 맞추어 나가는‘적응

(Adjustment)’의 개념이 포함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러한 적응은 개인과 환 경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미래직업전환에 대처능력을 포함하는 진로적응성과는 구별된다.

직업적응이론은 행동주의를 바탕으로 직업 환경 속에서 개인과 환경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조건들을 요구하고 맞추고자 하는 조직심리학이라면, 진로적응성은 인지이론을 기반으 로 하여 직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밝히고자 하는 개인차 심리학

직업적응이론은 행동주의를 바탕으로 직업 환경 속에서 개인과 환경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조건들을 요구하고 맞추고자 하는 조직심리학이라면, 진로적응성은 인지이론을 기반으 로 하여 직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밝히고자 하는 개인차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