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I.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그 동안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대책이 시행되었지만,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과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현대경제연구원, 2012). 청년층의 실업은 사회구조 적으로 발생한 문제로 그 원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에서의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 중 교육학 분야에서 제시할 수 있는 청년실업의 해 결 방안 중 하나는 진로개발(career development) 방향의 변화라 볼 수 있다(임언, 2004;

장원섭, 2008).

기존의 진로이론들이 논리 실증주의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진로선택을 중 시했다면, 이제는 계획성과 합리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견딜 수 있는 적응적인 반응양식을 개발해 나가는 역량이 중요해 지고 있다(손은령, 2009, Savickas, 2011). 또한 현대 사회에서 진로란 직업뿐만 아니라 일과 가정, 지역사회, 여가의 전반적 인 영역을 모두 통합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진로생활을 위해서는 특정시기의 직업 선 택뿐만 아니라 삶과 직업생활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적응하는 과정을 총체적으로 포괄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 따라 진로개발에 있어 최근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변인이 진로적응성 (career adaptability)이다. 급변하는 직업세계에서 새로운 변화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해짐에 따라, 개인의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는 진로개발이 필수적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문승태, 박미하, 양복만, 2012; Cappellen & Janssens, 2008;

Savickas et al. 2009). 이전에는 개인의 바람직한 진로 완성의 과정을 합리적인 진로를 선택하고 계획적인 준비단계를 거쳐 선택한 직장 내에서 안정적이고 수직적인 이동으로 보 았다면, 이제는 다양한 영역 내 수평적, 수직적, 복합적 이동을 포괄하며 개인의 심리적 성 공에 근거한 개인의 다양한 경력개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Hall & Mirvis, 1996).

그러나 이러한 진로적응성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진로적응성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으 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로(조현주, 2012), 그 동안 진로적응성의 개념과 구 인은 다양하게 정의되어왔으며(장계영, 2009) 진로적응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연 구도 부족하였다(Creed, Fallon, & Hood, 2009). 진로적응성이 개인의 진로에 핵심 요인 으로 작용하며, 성공적인 진로전환을 예측하고, 개인의 행복의 근원이 된다는 점에서 (Hirschi, 2009), 진로적응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을 구명하는 연구는 개인의 장기적인

진로성공을 조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진로적응성의 개념은 성인의 진로발달을 구명하기 위한 개념이었지만(Super, 1981), 현재는 그 적용 범위가 확장되어 청년의 진로발달에도 핵심구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Yousefi, Abedi, Baghan, Eatemadi & Abedi, 2009). 진로적응성이 높은 청년일수록 개인과 환경의 자기조절을 통해 더욱 성공적인 진로전환을 이루며, 전환 후의 적응뿐만 아 니라 적응 후의 변화상황까지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장계영, 2009; Hirschi, 2009).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진로적응성을 보 이고 있는데, 이러한 원인은 학문적·교육적 배경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의 특성 상 현재 대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충분히 고민할 여건을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파악 되고 있다(Tak, 2012). 낮은 진로적응성을 해결하기 위한 개인차원의 노력은 대학 재학 중에 자신의 진로개발에 책임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진로개발행동을 해나가는 것이다. 이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진로발달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길 기대했던 이전 과는 다르게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발해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주도적인 진로개발의 핵심은 학습이라 볼 수 있는데(Fugate, Kinicki, & Ashforth, 2004), 실제 대학생에게 대학생활 중 이루어지는 학습을 자기 주도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것은 개인의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박진영, 2004). 고등교육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습관의 함양과 주도적인 학습 수행은 개인의 고용가능성을 높이며, 궁극적으로는 진로성공을 이룰 수 있는 개인의 자원이 되어준다(김재원, 2003; 주용국, 2003; Bynner & Parsons 2002; Koen, Klehe, & Van Vianen, 2012). 대학은 보다 성숙한 성인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관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으로의 일과 관련된 자신의 진로 기회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을 선택하고 있다(Niles &

Harris-Bowlsbay, 2009). 그러나 이제까지 대학생의 학습은 개인적인 영역으로 여겨져 왔으며, 최근 들어서야 대학생의 학습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김지현, 2009; 유현 숙, 임후남, 서영인, 고장완, 신현석, 박승호, 2011).

과연 대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대학생 의 학습의 주도성을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함을 시사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학습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필수과제이며, 지속적인 학습을 통한 전문성 개발과 대처양식의 개발은 진로개발역량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진로교육의 범위는 확장되어 일생의 제한적인 한 시점의 결정과정에 집중되 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나갈 수 있는 자기주

도적 평생진로개발 역량(life-long career development competency)을 개발하는 것을 진로교육의 최우선목표로 강조하고 있다(OECD, 2004).

이러한 맥락에 따라 대학에서의 진로교육은 자신과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 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단계를 넘어, 직업세계에 진출해서도 자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 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의 개발을 통해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한다(윤명희, 서희정, 2008). 특히, 학습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개 척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지원하는 것은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 반영과 함께 개 인의 진로성공을 위한 장기적인 관점의 접근방식이라 볼 수 있다.

학습 역량 뿐 아니라 진로적응성을 발달시키는 주요한 공급원은 다양하고 많은 경험이라 고 밝혀져 왔고(Karaevli & Hall, 2006), 경험과 학습은 개인특성과 환경특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진로적응성이 개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는 점과 (Savickas, 1997), 진로발달은 개인의 인지적 특성과 맥락적 변인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 어진다는 점에서(Lent, Brown, & Hackett, 1994), 진로적응성 수준을 예측하기 위해서 는 개인과 환경의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진로적응성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특성의 대표적인 변인은 사회적 지지다. 사회적 지지 는 개인의 발달을 촉진시키고 유연한 적응을 돕는 지지자원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개인 의 적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이보라, 김미애, 이기학, 2005;

Kracke, 2002; McCorkle, Rogers, Dunn, Lyass, & Wan, 2008). 사회적 지지를 통해 획득된 실질적인 자원과 심리적 안정은 주도적 행동을 이끌며 개인의 진로개발에 있어 주 요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진로적응성 관련 연구의 주요 변인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Creed et al., 2009; Hirschi, 2009; Kennyd & Bledsoe, 2006).

아울러 진로적응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특성의 대표적 변인은 자아존중감이다. 자아존 중감은 개인의 행동과 사고를 조절하는 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변화 상황에서도 자 신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수용하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한다(Betz

& Klein, 1996). 또한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개인의 행동의 동기적인 역할을 하여 진로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진로적응성 관련 연구의 주요 변인으 로 다루어지고 있다(Duffy, 2010; MCArdle et al., 2007).

이를 종합하면, 대학생의 진로적응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의 통합적인 예측모델을 제 시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의 진로발달 및 적응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적 지지와 자아존중감 및 자기주도학습과 진로적응성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심리적 변인과 함 께 대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학습 관련 변인과의 관계를 구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모형은 대학생의 진로개발에 있어 실천적인 개입의 방향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 로는 대학생의 진로성공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대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을 조력하여 진로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졸업 유예자의 증가, 취업 사교육비의 증가, 늘어나는 청년 실업자, 이직자의 증가 등의 사회문제에 있어서도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다.

이와 같이 이론적 모형을 검증하고 개발하는 연구 목적이 있을 때, 구조방정식 모형은 매우 적합한 방법이라고 알려져 왔다(배병렬, 2002; Anderson & Gerbing, 1988). 특히 변수들 간의 복잡한 영향관계를 추론하는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구조 방정식을 활용하여 진로적응성과 사회적 지지, 자아존중감 및 자기주도학습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