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주제모음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다짐’은 참여자들의 전실 후 퇴원 에 대한 심리적 대비에 관한 경험으로 ‘고통으로 각인된 시간에 대해 돌 아봄’,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책임감’의 2가지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에서의 집중치료와 일반 병동으로의 전실 경험을 계 기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건강과 관련된 생활 습관을 점검하며 퇴원 후의 생활을 대비하였다.

주제 ‘고통으로 각인된 시간에 대해 돌아봄’을 구성한 의미는 ‘가족을 위해 살았던 병든 몸에 대한 연민’, ‘건강에 무관심했던 과거에 대한 반 성’, ‘현실에서 분리되었던 경험에 대한 회상’, ‘죽음 앞에 무력한 인간 존 재에 대한 수용’이었고, 주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책임감’을 구성한 의미는 ‘퇴원 후 건강관리에 대한 책임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위기에 대한 걱정’, ‘회복이 덜 된 상태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부담감’이었다.

1. 주제7. 고통으로 각인된 시간에 대해 돌아봄

참여자들은 집중치료와 일반 병동으로의 전실을 경험하면서 현재 건 강상태와 관련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건강을 돌보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집중치료 과정의 고통뿐만 아 니라 중증의 질병을 가지고 살아온 고통스러운 삶의 사건들을 회상하기도 하였다. 전실 후 참여자들은 삶과 죽음의 운명 앞에 나약한 인간의 존재 와 고통스러운 기억을 개인적으로 의미화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A) 가족을 위해 살았던 병든 몸에 대한 연민

전실 후 참여자들은 질병을 가지고 살았던 과거를 돌아보았다. 일부 참여자는 심장병이 있었지만 병을 돌보지 못하고 쓰러지며 살았던 자신 과 건강보다 가족을 위해 살았던 현실을 회상하기도 하였다. 급격한 건 강상태의 변화로 중환자실 입실과 전실을 경험한 참여자들의 경우에도 가정 경제를 중심으로 살았던 시간과 스트레스가 되었던 사건들을 기억 하였으며 그 상황을 피할 수 없었던 자신에 대해 연민을 느꼈다. 참여자 들은 이러한 현실과 자신을 돌아보며 퇴원 후의 준비와 다짐에 반영하였 다.

‘저는 농사짓고 밭 일 해서 노점에서 장사를 해요. 먹을 것도 같이 팔다 보 니까 자리를 비우고 화장실을 못가요. 화장실을 가도 급하게 다니니까 넘어 진 적도 있었고... 불쌍하게 살았제. 몸도 약하게 태어나 가지고(Kyphosis)...

그래도 지금까지 산소하고 그렇게는 안했는데 이번에 숨을 못 쉬고 가슴이 조여서 중환자실까지 갔네. 다시는 병원에 오지 말아야제... (참여자 5)’

‘저는 서른다섯 살부터, 우리 아들 다섯 살 때부터 쓰러졌다 깨어났다 그랬 거든요. 그때 수술 받을 돈이 없어서, 사남매 가르쳐야 하고 그러니까... 그냥 쓰러져가면서 살았지. 내가 요양보호사를 하는데 집에 오면 농사도 지어. 근 데 쓰러졌다 깨났다를 반복했으니 나는 죽을 고비를 많이 넘긴 사람이야. 금 방 쓰러져 심장이 벌렁벌렁해 가지고 의식을 놨다 깨면은 힘도 쭉 빠져. 힘 이 없어. 걸어갈 힘도 없어. 정신 돌아와도 입맛도 없어. 살라고 조금 먹는 거지. 시골에서 그러면서 살았지. 여기 와서 치료하고 살쪘어요. 밥도 잘 먹 고, 벌렁벌렁 거리는 것도 없고 여기서(심장에 손을 얹고) 이따금 따각따각

소리만 나고... 퇴원하고 집에 가면 이것을(시술 후에 퇴원하는 상황) 경험을 안 해봤잖아요. 집에 가서 가슴이 또 두근거리면 어떨까 그 생각이 나기도 하지만 이만해도 감사하죠. (참여자 9)’

‘올해 특히 너무 추웠던 것이 날씨가 추웠던 환경적인 것도 있지만 회사에서 보직이 일반 관리직에서 현장 영업 쪽으로 바뀌니까 적응하는데 스트레스가 엄청 났어요. 관리직에서 영업직으로 난 발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회 사를 다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힘들어서 갑상선호르몬까지 과다분비 되고 몸이 안 좋았어요. 아직 애들 공부도 시켜야 하고... 와이프랑 맞벌이 한다고 해도 제가 대학 졸업하고 지금까지 다닌 회사를 그만두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여러 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오니까 부정맥이 심 해졌나봐요. 스트레스 풀려고 술을 한 번 마실 때마다 많이 마셨는데... 제가 심장을 힘들게 했어요. (참여자 15)’

(B) 건강에 무관심 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

참여자들은 병동에서 치료와 재활을 진행하는 동안 퇴원에 대한 심리적 대비를 동시에 시작하였다. 이들은 과거에 자신이 건강에 무관심하고 소홀 했던 태도를 반성하였다. 또한 자신의 입원 과정을 살펴보면서 질병이 나타 나기 전에 보였던 의미 있는 증상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거나 만성 질환을 방치했던 건강관리 패턴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참여자들은 건강관리의 문제 와 무관심 외에도 젊음에 대해 과신했던 문제들을 반성하고 퇴원 후 건 강관리에 반영하였다.

‘배가 아프고 답답하고 소화도 안 되고 그래도 내가 당뇨가 있으니까 그려러 니 하고, 당뇨가 있어도 병원에 가서 드러눕고 그러지는 않았으니까... 시꺼 먼 나물을 안 먹었는데 왜 변이 시커멓지 그러고 한의원 가서 침 맞고... 다 연결된 증상이라는데 뭘 알아야지... 그 신호를 모르니까 무시해서 그런 거 지... 이번에 경험했으니까 신호를 알겠어요. 다음에는 혹시 그러면 바로 병 원을 가야지요. (참여자 4)’

‘작년에 간암 수술을 했는데 그때 치루가 있었어요. 담당 선생님이 간암 수술 할 때 같이 못하니까 일 년 뒤에 치루 수술하러 꼭 오라고 했었는데 병원에 안 간 거죠. 치루가 균이 너무 많다보니까 혈관을 타고 가서 패혈증이 왔대 요. 평소에 관리를 안 했어요. 아프면 그냥 약만 먹고... 치루 자체도 엉망이 었지만 위에도 구멍이 나고 십이지장에도 구멍이 나고... 의사 선생님 말을 안 들었던 게 문제에요. (참여자 6)’

‘중환자실에서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간을 보냈어요.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 가는데 돌이켜보면 심장에 무리가 되는 싸인이 몇 번 있었는데 그걸 무시하 고 살았던 거 같아요. 그렇게 심장이 쿵쾅거릴 때마다 운동해서 그렇지, 피 곤해서 그렇지, 술이 들어가서 그런가보다 하면서 참은 거예요. 회사 산행이 진짜 힘들었는데 한 번도 안 빠지고 갔으니까... 전혀 심장에 문제가 있을 거 라고 생각을 안 하고 살았어요. 아직은 그래도 젊다고 생각했는데 부정맥이 많이 발생하는 나이에 제가 들어가더라고요. (참여자 15)’

(C) 현실에서 분리되었던 경험에 대한 회상

일부 참여자들은 전실 후 중환자실에서 경험했던 환상과 환청에 대한 기억을 가족과 다른 환자들에게 설명하였다. 자신의 몸이 현실에서 분리 되거나 현실에 없는 대상에게서 들리는 말 등 중환자실에서 경험한 일이 었지만 중환자실에서는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였다. 강하게 기억된 자 신의 경험을 전실 후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두 려움을 해소하고자 노력하였다.

‘중환자실에 들어간 기억은 없는데 깨어보니 여러 날이 지나 있었어요. 근데 자꾸 소리가 들려요. 옆에 사람도 없는데... 전생 체험을 하라는 둥, 죽음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귀에서 뭐가 막 들리더라고. 눈 감고 있으면 어떻게 될 것 같아서 되게 무서웠었어요. 무서워서 나가게 해달라고 했어요. 거기서 는 이런 얘기할 사람이 없으니까 더 무섭고... 병동에 와서 동생한테 말하고 나니까 좀 덜 무섭더라고... (참여자 4)’

‘중환자실에 처음 왔던 때는 기억이 없는데 정신이 왔다 갔다 했던 순간이 기 억났어요. 중환자실에서 정신이 왔다 갔다 해가지고 그냥 막 행성을 돌아다 니는 그런... 환상인지 뭔지 그랬어요. 몸은 여기 있는데 환상으로 돌아다니 고 위에서 내려다보기도 하고 그러다 자고.... 병실에서 그 얘기를 했더니 사 람들이 비슷한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그런 경험을 한 환자들이 있다니까 그 럴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참여자 6)’

(D) 죽음 앞에 무력한 인간 존재에 대한 수용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가는 사투를 벌이는 동안 무력했 던 자신과 운명 앞에 나약한 인간 존재에 대한 느낌을 털어놓았다. 참여 자들은 고통의 중심이 되었던 중환자실보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병동에서 약해진 몸과 유한한 인간 존재에 대해 생각하였다. 운명 앞에 환자로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감을 표현하였다.

‘저는 피를 많이 토하고 의식을 잃어서 입에 호스를 끼고 있었더라구요. 의식 이 돌아오고 눈을 떠보니 내가 묶여 있고... 제가 아무리 젊다고 해도 내 병 을 고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거예요. 몸이 침대에 묶여 있어서라기보다 병이 들고, 살고 죽고 하는 문제가 내 뜻대로 안돼요. 그러 니까 병원이나 주치의를 믿을 수밖에 없어요. 내 병을 고쳐주시는 분이니까 신뢰할 수밖에 없어요. 제 상황이 제가 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온전히 믿 는 거 밖에 없으니까... (참여자 14)’

‘중환자실에서 의사가 옆에 다른 환자 보호자들을 불러서 ‘힘들 거 같다. 준비 하고 계시라’하는데 ‘나한테도 언젠가 저런 상황이 오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최근에 사망한 연예인 기사를 봤었는데 저 랑 동갑이에요. 비슷한 심장 문제인거 같던데... 저는 입원하는 날, 늘 다니던

‘중환자실에서 의사가 옆에 다른 환자 보호자들을 불러서 ‘힘들 거 같다. 준비 하고 계시라’하는데 ‘나한테도 언젠가 저런 상황이 오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최근에 사망한 연예인 기사를 봤었는데 저 랑 동갑이에요. 비슷한 심장 문제인거 같던데... 저는 입원하는 날, 늘 다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