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G. 윤리적 고려

Ⅳ. 연구 결과

본 연구는 중환자실 환자의 일반 병동으로의 전실 경험을 Colaizzi (1978)의 연구 방법을 통해 분석하였으며, 26개의 구성된 의미를 바탕으로 8개의 주제, 4개의 주제모음으로 도출하였다<표 2>.

표 2. 중환자실 환자의 전실 경험

A. 주제모음 1. 절망에서의 희망

주제모음 ‘절망에서의 희망’은 ‘절망에서 얻은 희망의 메시지’, ‘중환자 상태를 벗어나고 싶은 바람’의 2가지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전실 계획을 죽음에서 벗어나 생존할 수 있는 희망으로 인식하였고 전실 을 통해 중환자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다.

주제 ‘절망에서 얻은 희망의 메시지’를 구성한 의미는 ‘불확실한 상황 에서 인지하게 된 병의 호전’, ‘극심한 통증에도 살 수 있다는 기대’, ‘죽음 의 문턱에서 생긴 희망’, ‘전실에 대한 편안한 수용’이었고, 주제 ‘중환자 상태를 벗어나고 싶은 바람’을 구성한 의미는 ‘중환자라는 명칭에서 벗어 나고 싶은 심정’, ‘전실 결정에 대한 기대’, ‘일상적인 생활에 대한 갈망’이 었다.

1. 주제1. 절망에서 얻은 희망의 메세지

참여자들은 의지대로 반응하지 않는 몸, 삶과 죽음이 불확실한 상황, 중환자실에서 경험하는 고통스러운 치료와 낯선 환경 등을 절망으로 느끼 고 있었기 때문에 전실을 희망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였다. 참여자들은 전 실 계획을 병의 호전으로 인지하였고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경험하 였다. 전실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로 인해 참여자들은 전실을 편안하게 수 용하였다.

(A)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지하게 된 병의 호전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심정지, 호흡정지, 호흡곤란, 의식소실, 흉통,

과다출혈 등 심각한 건강상태의 변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하였다. 이들은 반복되는 집중치료에도 병이 호전되지 않고 중환자실에서 삶과 죽음을 예측할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중환자실 입실을 미리 알았던 일부 참여 자들도 출혈과 심각한 혈압저하와 같은 예상치 못한 합병증을 경험하면 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실 계획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병이 호전되고 있음을 인식하게 하였다.

‘수술 전에 수술에 대해 교육받고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어서 전실이 갑작스 러울 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수술 후에 지혈이 안 돼서 피 뽑고 수혈 받고 그게 반복되더라구요. 그러면서 나갈 날이 불확실해지더라구요. 그런데다 폐 에 물까지 차서 시술도 받고요. (병동으로) 올라가기 이틀 전에 이 상태로 괜찮으면 병동으로 옮긴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 상황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 각이 들었죠. (참여자 1)’

‘아침에 눈 떠 보면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은 날이 많았어요. 병실로 가는 거에 대해 그 닥 관심도 생기지 않았고요. 비슷한 생활을 반복하니까 시간이 너무 안 갔어요. 시계를 자주 봤는데 시간이 멈춘 것 같이 느껴졌어요. 어느 날 2∼3일 있다가 병실로 나가자는 말을 들으니까 병이 좋아지고 있나 보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참여자 6)’

‘내 병이 심장이라... 심장은 딴 데 안 같고 위험하잖아요. 거기 심장에 시술 이 무엇인지 수술이 무엇인지 모르고 처음으로 왔은게(처음 해 보는 시술이 라서) 내가 살아서 갈란가 죽어서 갈란가 그랬거든요. 의사 선생님이 병동으 로 가서 더 치료한다고 하길래 ‘내가 좋아져서 병실로 올라가나보다’ 싶어 좋았죠. 병이 좋아졌으니까 올라가는 거지, 그 생각이 드니까 좋더라고요.

(참여자 9)’

(B) 극심한 통증에도 살 수 있다는 기대

일부 참여자들은 전실이 계획된 상황에서도 심한 통증을 경험하였 다. 전실은 모든 증상이 완화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 실을 계획하는 시기에도 다양한 건강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일부 참여자 들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죽음과 같은 무력한 심리 상태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전실 계획은 중환자실을 나가는 날을 기대하면서 이러한 통증을 이겨내고 치료과정을 견디게 하였다.

‘병실로 가자고 얘기 듣고 나서도 한 번 배가 심하게 아팠어요. 배가 아플 때는 워낙 아프니까 옆에 다른 환자나 뭐 다른 일로 신경 쓰고 걱정하고 할 여유가 없었어요. 그 순간이 너무 아프고 힘드니까 그때는 감당이 안 되는데 도 내일 중환자실 문 열고, 의사들이 다니는 저 문으로 나간다고 하니까 나 가기만 하면 살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참여자 2)’

‘너무 아플 때는 정신이 오락가락할 정도였어요. 너무 아프니까... 그때는 꼭 죽을 것 같아요. 진통제 맞고 통증이 조금 좋아지면 며칠 있다가 병동으로 간다니까 살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고 견디기가 좀 낫죠. (참여자 6)’

(C) 죽음의 문턱에서 생긴 희망

참여자들은 의식이 희미해지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불안한 모습과

‘가망이 없다’는 담당 의사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 완전히 의식이

소실되면서 중환자실 입실과 심폐소생술, 기관내 삽관 등의 응급처치와 수술을 기억하지 못하였다. 이후 의식을 회복한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거나 기관내 삽관과 같은 응급처치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 이 죽음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실감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가진 참 여자들에게 전실 계획은 죽음에 대한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어 주었다.

‘저는 검사하다가 상태가 나빠져서 중환자실에 왔는데 깨어나니까 열흘이 훌 쩍 지났더라고... 옆에 다른 중환자를 봐도 그렇고 죽음에 대해서 자꾸 생각 하게 되더라고요. 가족들이 면회 왔다가 울고 가면 마음도 안 좋고 그랬는 데... 병동으로 가자고 희망적으로 말해 주니까 그때 너무 좋았죠. (참여자 4)’

‘작년에 간암 수술하고 치루 치료를 미루다가 치루가 심각해지면서 패혈증까 지 와서 상태가 아주 안 좋았어요. 그래서 부산 사는 동생이 제가 사는 시골 까지 와서 시골 병원 응급실을 몇 군데 갔어요. 거기서 힘들다고 한 것 같은 데... 나중에 들으니까 심폐소생술 포기 각서까지 설명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가족들이 이번에 제가 죽는 줄 알았다고... 부모님 돌아가시고 제가 4남매에 장남인데 동생들이 다 와서 울드라고요. 출혈이 있어서 수술도 했다고 하 고... 엄청난 일이 있었다는데... 저는 거기서 죽는 줄 알았는데 병동으로 가 자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내가 살 수 있겠나 했는데 희망이 생기더라고요. (참 여자 6)’

(D) 전실에 대한 편안한 수용

의식을 회복한 참여자들은 심박동수가 정상화 되고 호흡곤란, 출혈 과 같은 심각한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일반 병동으로의 전실을 편하게 받

아들였고 중환자실을 나가는 날을 기다렸다. 중환자실이 24시간 긴급 상 황에 대비된 안전한 환경이지만 의식이 있는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을 떠 나는 상황에 대해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지 않았다. 또한 전실에 대한 의사의 판단을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상태와 심리적 상태를 고려하여 수용하였다. 무엇보다 의식을 회복한 환자들은 중환자실의 폐쇄된 환경에 비해 전실 후 보호자와 함께 지낼 수 있는 병 동의 편안한 환경을 편안하게 받아들였다.

‘수술 끝나고 나서 사실 가장 필요한 게 엄마인데 엄마가 없으니까 옆에...

미칠 것 같았어요. 중환자실에서 봐주시는 간호사님도 친절하고, 한 간호사 님이 간호하는 환자가 한두 명 정도니까 수시로 다 해주지만 사소한 것을 내가 필요할 때마다 말씀드리기가 신경이 쓰이잖아요. 탈장이 생겨 수술하고 더 못 움직이는데 물 달라, 엉덩이 아프니까 좀 두드려 달라... 이런 것을 내 가 필요할 때마다 부탁하는 것이 보호자한테 하는 것 보다는 어렵죠. 그래서 더 중환자실에서 나가고 싶었었는데 나가자고 했을 때는 그냥 좋았어요. 보 호자가 지금은 아빠가 계신데 아빠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편안하니까... (참 여자 3)’

‘중환자실에서 병실 오기 하루 전에 올라가자는 얘기를 들었어요. 좋아지면 내일 올라가자고... 좋아져서 올라간다 하니까, 또 올라갈 수 있으니까 좋았 지. 숨도 조이고 가슴도 조여서 숨을 못 쉬게 돼서 왔는데 낫아서 나가니까 편하게 생각했제. 긍정적으로... (참여자 5)’

2. 주제2. 중환자 상태를 벗어나고 싶은 바람

참여자들은 ‘중환자’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였고 전실을 통해 중환자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원하였다. 참여자들은 ‘중환자실’, ‘중환자’라 는 명칭과 분리되기를 기대하면서 전실 결정을 기다렸고 전실이 연기될 때는 슬픔이나 좌절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들은 전실을 통해 중환자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생활로 회복하기를 희망하였다.

(A) 중환자라는 명칭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

참여자들은 임종 직전의 환자, 의식이 없거나 기계적 환기를 적용 중인 환자, 기도흡인, 개인위생 등 간호사의 완전한 도움이 필요한 환자 를 ‘완전 중환자’, ‘진짜 중환자’, ‘심한 중환자’ 등으로 표현하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중환자실을 ‘죽기 전에 가는 곳’으로, 중환자를 ‘살 가망이 없 는 환자’로 인식하고 있어서 자신을 ‘완전 중환자’와 다르게 구분하는 등

‘중환자’라는 명칭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였다.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분들은 정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저는 그래도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분들은 정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저는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