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본 장에서는 일본,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경로우대제도 유사 사례를 검토 해보고 경로우대 문화 관련 UN, WTO등 국제기구의 지침을 통해 국제적 트렌 드와 시사점을 벤치마킹하고자 하였다. 먼저 개별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일 본에는 경로우대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 그러나 지역자치단체별로 1970년대부터 대중교통의 경로할인과 문화여가시설 이용우대 등이 실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의 영향으로 대중교통의 경로할인은 소득별 차등지 원, 이용제한 등으로 제도가 축소개편 되고 있었다. 민간차원에서도 다양한 분 야에서 정부의 재정지원없이 자발적으로 노인대상 경로우대요금을 제공하고 있었다.

미국 또한 경로우대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었지만, 노인복지법에서 교통 서비스 지원에 대해 명시하고 있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의 재정지원 하에 노인 뿐 아니라 장애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통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노인대중교통할인과 문화여가시설 이용우대, 민간차원의 노인할 인혜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영국은 교통법에 근거하여 교통약자의 배려차원에서 노인과 장애인 대상 버 스이용우대제도를 실시하고 있었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노인 뿐 아니라 모든 연령에게 무료로 개방되었으며, 관광지 주요시설은 노인 대상 할인요금을 적용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통요금우대는 노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장애인과 학 생 등에도 혜택이 주어지고 있었다. 따라서 해외에서 노인교통요금할인정책은 노인을 우대하는 성격 보다는 노인을 사회취약계층으로 보고 이동성 보장 및 사회참여 지원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경로우대제도’와는 제도 의 도입취지가 다르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노인의 지하철 무임 승차로 인한 세대간 갈등이 발생될 가능성이 이들 해외국가에서는 매우 낮다 할 수 있다.

국제기구에서는 세대간 연대 강화와 세대통합 등을 통해 노인복지를 증진시 키려는 국제공동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UN은 고령화에 관한 마드리드 국제 행동계획(MIPPA)를 발표하여 개별 국가의 고령화 대응 전략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었다. WHO는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프로젝트를 통해 연령 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존엄성을 유지하며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 원하고 있었다.

한편 경로우대제도에 대한 해외사례를 파악하면서 자료접근의 한계로 개별 국가의 재정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림 4-2]

에서 보는 것처럼, 일본과 미국의 노년기 공공이전(public transfer)101) 규모 는 한국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 의료비와 연금 등이 차지한다. 또한 노 인 대상 교통 및 여가문화시설 할인혜택은 정부의 의료 재정 부담을을 줄이기 위한 사전예방적 정책의 하나로 이루어지고 있다. 교통 및 여가문화지원을 통 해 노인의 사회참여를 높인다면 건강 개선 혹은 건강 악화를 예방하여 의료재 정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경로우대제도로 인한 우 리나라의 세대간 갈등 현상은 재정적인 문제 보다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세대 간의 수용 단계 차이에 의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즉 우리 사회는 청장년 세 대에게 전통적인 효사상을 강조하며 노인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강요하고 있지 만, 노인 세대 또한 청장년 세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어서 는 안 될 것이다.

101) 여기서 공공이전은 연금과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교육비, 공공부조 등과 같은 정부 지원 현금 및 현물 등을 의미함.

|그림 4-2| 한국과 일본, 미국의 연령별 공공이전 규모

(단위: 30~45세의 평균 노동소득 대비 공공이전 비율)

주: 한국은 2000년, 일본은 2004년, 미국은 2003년 자료임.

출처: http://www.ntaccounts.org/web/nta/show/Country%20Summaries(검색일: 2016.9.26.).

이상의 해외사례 분석결과, 경로우대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세대통합 성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경로우대제 도는 물질적인 지원에서 문화심리적인 지원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 라의 경로우대제도는 요금할인과 무료입장 등과 같은 물질적인 지원으로 접근 하지만, 해외에서는 개별적인 제도 보다는 고령친화도시 등 보다 포괄적인 차 원에서 기본적으로 노인을 우대하는 사회적 인식과 문화를 형성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정부는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에 세대통합이 가능한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제기구에서 지향하는 세대간 연대와 세대통 합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통해 가능하다. 현재 우리사회와 같이 청장년 층에게 일방적으로 노인을 존중하도록 강요하는 문화-가령 지하철에서 노인이 청장년층에게 무조건적인 자리양보를 강요하는 문화-에서는 세대갈등의 소지 가 크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로 전환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며, 그 노력은 노인에게 사회적 존중과 인정을 받을만한

태도가 무엇인지 인식을 심어주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경로우대제도의 세대통합요인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 적인 정책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노인 대중교 통할인은 소득별 차등지원과 이용횟수별 자기부담금, 이용시간대 조절 등의 제 도개편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의 노인교통요금할인제도는 우리 보다 앞선 1970년대 초반에 도입되었다. 도입 당시 70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무상으로 지급되는 보편적 제도였으나, 최근 재정부담 문제에 직면하여 소득수 준별 유상 교부와 이용횟수당 자기부담금 적용 등의 제도개편이 이루어졌다.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은 노인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정부정책의 재정부 담을 증가시키고, 그로 인해 세대간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도 포플리즘에서 벗어나 경로우대제도를 과감하게 개편할 필요가 있다 하 겠다.

둘째, 궁극적으로 노인복지법 상의 ‘경로우대제도 조항’은 ‘노인의 사회참여 활성화를 위한 교통 및 여가문화 지원’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 다. 해외사례국가에서 경로우대는 노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인식 없이, 자연 스럽게 교통약자로서 교통할인이나 문화여가시설의 무료 혹은 할인입장이 가 능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경로우대제도’ 조항의 의미와 혜택 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세대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명칭을 바꿀 필요가 있다 하겠다. 혹은 영국과 같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서 장애인 등과 함께 할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셋째, 경로우대제도가 반드시 정부 혹은 지방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으며, 민간차원에서 시장활성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노인의 교통요금 할인은 해외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재정지 원을 크게 축소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 국가에 서 노인세대가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이들의 소비를 확대시키기 위한 노 력으로 지자체의 지원이 없더라도 민간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경로할인혜택이 주어지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민간차원의 경로우대가 원활하게 제공될 수 있 도록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세대통합을 위한 경로우대제도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