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연구의 개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어섰고,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 화가정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우리사회는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농촌에서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여성 결혼이민자들이 농촌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농촌사회 내부의 성격도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배우자 및 2세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 등 다문화가정의 사회문화적 적응과 가족의 안정성 강화, 사회통합 지원이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농촌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들은 영농 및 기타 경제활동, 사회복지서비스 부문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분석이 부족하였 으므로,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은 ① 농촌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의 생활실 태 및 문제점을 영농 및 기타 경제활동, 사회복지서비스를 중심으로 파악 하고, ② 국내외의 다문화가정 관련 정책 및 사업을 검토하여 정책적 시사 점을 도출하여, ③ 농업․농촌의 특수성을 고려할 뿐만 아니라 다문화주의 적 시각에서 도출한 농촌 다문화가정 정책의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읍․면지역에 거주하는 400가구의 다문화가정(여성결혼이
민자 400명, 남편 4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설문조사 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은 다문화가정 20가구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 및 관찰을 실시하였다. 이 밖에 기존자료 조사, 외국(일본, 독일, 캐나다)의 사례 분석, 전문가의 의견수렴, 관련 행정조직 및 기관 담당자 조사 등을 통해서 자료를 수집하였다.
1.2. 다문화 관련 이론적 검토
다문화가정이란 국제결혼 등을 통해서 서로 다른 인종의 상대를 만나 결합한 가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하여 구성한 가족 을 지칭한다.
다문화사회를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이민자들은 접촉-경쟁-화해-동화의 네 과정을 경험하면서 주류사회에 동화하며 정착한다고 보는 동화이론과 각 인종과 민족은 서로의 이익 추구와 협조를 통한 조화를 이루면서 다원 화 사회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는 샐러드보울론, 샐러드 보울보다 완전한 혼합과 융합을 가져온다고 보는 비빔밥문화론 등이 있다.
이민자 유입국의 이민자 통합정책의 유형으로는 차별배제모형(differential exclusionary model), 동화모형(assimilationist model), 다문화주의모형(multi- cultural model)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문화주의는 서구에서는 다수-소수인종집단 간의 사회갈등과 분열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것으로, 한 국가 또는 사회 안에서 몇 가지의 문화가 공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다문화주의는 문화집단들 간의 공 존을 통해 국가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이념 또는 정책을 일컫는 국가주도 다문화주의와 국가 위주 정책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되는 소수집단의 정 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주도 다문화주의로 유형화할 수 있다.
이론적 검토를 통해 정리한 이 연구의 이론적 시각은 ‘다문화주의’로서, 국가주도 다문화주의와 시민주도 다문화주의의 절충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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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한국 다문화가정의 형성 경로와 현황
우리는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의 형성 경로를 크게 4가지로 유형 화할 수 있다. 첫째, 1950～1970년대 국제결혼의 주류를 형성한 ‘미군 남 성과 한국인 여성의 결혼’, 둘째, 1980년대 이후 나타난 ‘외국인 남성 전문 직 종사자와 한국인 여성의 결혼’이며, 셋째, 비교적 적은 수치이나 1980년 대 말 ‘국내에 들어온 이주노동자와 한국인의 결혼’이 있으며, 넷째,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을 조직적으로 추진한 1990년대부터 증가하기 시작 한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결혼이민자의 결혼’이 있다.
국제결혼 건수는 1990년 4,710건에서 2007년 38,491건으로 급증하고 있 으며,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처와의 이혼 또한 2002년 401건에서 2007년 5,794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2007년에 혼인한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한국 남자 7,930명 중 40.0%에 해당하는 3,172명이 외국 여자와 혼인하였으며, 농촌지역 혼인 남자 중 10.0%가 농림어업 종사자이며, 그 중 44.5%가 외국 여자와 혼인하였다.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한국 남자와 혼인한 외국 여자의 국적은 베트남, 중 국, 캄보디아 순으로 나타났다. 2008년 5월 기준으로 추계한 농촌(읍․면 부) 거주 여성 결혼이민자 수는 28,240명이다.
이렇게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이주의 여성화가 가속화되고, 통일교 등 종교단체의 국제결혼 장려활동이 활발하다는 요인과 맞물려 국내 결혼 적령기 인구의 성비 불균형 현상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로 인해 결혼을 연기하거나 기피하고, 농촌에 거주하거나 저학력인 남성들은 한국에서 배우자를 만나기 어려워지면서 국제결혼이 증가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1.4. 국제결혼 과정 및 결혼생활 실태
결혼이민자들은 주로 ‘결혼중개업체’(53.0%) 및 ‘친구, 가족, 친척, 지인 등’(31.1%)을 통해서 국제결혼을 하고 있다. 결혼이민자와 남편은 결혼의 주요 동기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즉, 결혼이민자는 주로 경제적이며 능 동적인 이유인 반면에, 남편은 ‘혼기를 놓치고 결혼이 어려워져서’, ‘농촌 으로 시집오려는 한국여성이 별로 없어서’와 같은 수동적인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자 가구의 절반 이상(53.6%)이 연간 가구 소득 ‘2,000만 원 미 만’이고, 대부분의 가구(94.9%)가 2007년도의 전국 농가의 평균소득 (31,976원)보다 낮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가구소득 이 대체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이민자들의 결혼생활 만족도가 높은 것 은 본국 생활과 한국생활의 상대적 비교 때문으로 보인다.
결혼이민자들이 결혼생활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언어(의사)소통 곤 란’(44.8%)과 ‘문화적 차이’(34.3%)로 나타났다.
1.5. 영농 및 기타 경제활동 실태
결혼이민자 가구의 3/4 이상(78.8%)이 농지(논․밭) 소유면적이 2ha 이 하로 나타났다. 응답가구의 평균 농지 소유면적은 4,838평(1.6ha)으로 나타 나 일반 농가의 30～40대 층보다 영농기반이 취약함을 알 수 있다.
현재 결혼이민자들은 농사기술을 주로 남편에게 배우고 있다. 농가의 결 혼이민자들 중에서 농사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경우는 입국 초기 단계이거 나 자녀 출산기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결혼이민자들의 영농교육 참여의사(26.3%)가 다소 낮지만, 앞으로 교통편 및 보육서비스의 제공, 결혼이민자의 눈높이에 맞는 교재 및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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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련, 가족들의 협조, 관련 서비스 홍보 등이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결혼이 민자들이 교육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농사일 이외의 일을 하 는 중요한 이유는 주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1.6. 사회참여 및 사회복지 실태
결혼이민자의 25%는 현재 참석하는 사회단체나 모임이 전혀 없으며, 결 혼이민자가정 자조모임에 가입하고 있는 남편의 비율도 30.3%에 불과하 다. 결혼이민자가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남편’과 ‘한 국에 있는 본국인 친구나 직장동료’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자가 사회서비스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 (복수응답)로는 ‘가사문제와 자녀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35.1%), ‘프로그 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22.2%), ‘교통편이 불편해서’(17.8%) 등으로 나타났다.
사회서비스의 문제점(결혼이민자)으로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을 찾 기 어렵다’(31.0%), ‘교육 내용과 교재를 이해하기 어렵다’(26.8%), ‘강사 와의 언어소통이 어렵다’(20.8%) 순이었다.
결혼이민자가 사회서비스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 지적한 것은 ‘교육장까지 교통편 제공’(24.8%), ‘좀 더 실생활에 필요한 교 육내용’(16.0%), ‘방문교육의 확대’(15.8%), ‘모국어 통역 가능한 상담자 제공’(14.8%) 등이다.
결혼이민자가정 대상 교육 및 활동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방문교육 확대’(20.0%), ‘교육장까지 교통편 제공’(17.5%), ‘실질 적인 교육내용 구성’(16.3%), ‘교육 내용과 일정에 대한 충분한 홍 보’(13.5%), ‘모국어 통역 가능한 상담자 제공’(13.0%), ‘교육받을 때 보육 서비스 제공’(11.5%) 순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정에서 원하는 의료․건강 관련 서비스(복수응답)는 ‘국민건강 보험 안내(56.3%)’, ‘진료 시 의사소통 도움’(46.0%), ‘육아지식 제공’(29.8%),
‘전염병, 질병 예방 지식 제공’(22.5%), ‘유아 건강검진’(21.5%) 순이었다.
1.7. 다문화가정 관련 지원의 현황과 문제점
결혼이민자가 한국에 거주하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법률로 ｢재한외 국인 처우기본법｣이 2007년에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으며, 2008년 6월부터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국제결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결혼이민자와 그 가족구성원들에게 실질적인 사회적응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다문화가족지원법｣이 2008년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 지원 대상과 분야가 광범위한 만큼 여러 부처 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여 지원하고 있으나, 결혼이민자들 의 한국사회로의 적응과 통합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고, 결혼이민자 및 자녀들의 사회기여나 활용방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또 한 농촌에서 다문화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농촌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착시 키기 위한 체계적인 중․장기 역량강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지자체와 민간단체 차원에서는 주로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정착하는 데 가장 시급한 한글교육을 중심으로 자녀 양육 및 한국문화․예절교육 등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경상남도, 나주시, 곡성군 등 일부 지자체와 홍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지자체와 민간단체 차원에서는 주로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정착하는 데 가장 시급한 한글교육을 중심으로 자녀 양육 및 한국문화․예절교육 등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경상남도, 나주시, 곡성군 등 일부 지자체와 홍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