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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사 및 문제제기

문서에서 이 용 악 시 연 구 (페이지 6-13)

이용악은 1914년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 중인 1935년 신인문학 3월호에 시 < 敗北者의 所願>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1937년 동경 삼문사에서 첫 시집 分水嶺 을, 이듬해에 같은 출판사에 서 낡은 집 을 펴냈다. 광복 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 회원으로 활약하 는 한편 1947년에 오랑캐꽃 (아문각), 1949년에는 李庸岳集 (동지사) 을 펴냈다. 조선문화단체총연맹 요원으로 선전・선동 활동에 종사하다 검거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였으나 1950년 인민군의 서울 점령 시 풀려 나와 월북하였고 북에서 활동하다 1971년 폐병으로 작고하였 다.1)

1930년대는 그 이전 시기의 시인들이 닦아 놓은 시의 전통을 바탕으 로 한국시가 질적 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었던 때로 이 시 기의 많은 시인들이 새로운 시적 가능성을 찾아서 폭넓고 진지하게 문 학적 실험을 거듭하였다.2) 리얼리즘이 상대적으로 쇠퇴하여 암중 모색 에 들어가는 동안 시문학파에 의한 순수 서정시의 질적 향상이 있었고 모더니즘 계열의 세계관과 기법의 탐색이 있었는가 하면 생의 탐구를 내세우는 일군의 시인들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1930년대 후반기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던 이용악은 해방공간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질 곡 속에서 현실적 문제를 비교적 적실하게 형상화해낸 시인으로 평가받 고 있다.

1) 윤영천, 李庸岳詩全集 증보판, 창작과비평사, 1995, 262- 263쪽.

2) 김종철, 30년대의 시인들 , 시와 역사적 상상력 , 문학과지성사, 1978, 9 쪽.

1937년 이규원이 이용악의 시인으로서의 초연성(超然性)을 언급한3 )

이용악에 관한 논의는 1988년 7・19조치로 시행된 납・월북 문인에

하였다. 이 밖에 1980년대 후반까지 많은 논의가 전개되었는데13 ) 이용

김용직은 이용악이 KAPF의 관념성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빈궁의식을

품과 연관지어 고찰한 것들이다.

이런 종류의 오류를 류순태도 범하고 있는데 구조 와 모형화 를 중심 으로 한 연구에서 전자에 대한 것은 내용의 결핍을 드러내었고 후자에 대한 것은 상당한 도식성의 한계를 드러내었다.24 )

장석원은 바흐찐의 이론을 이용하여 이용악의 시에 접근하였다. 한 편의 시 속에 혹은 시와 시 사이에 나타나는 다양한 목소리들 간의 대 화성(對話性), 즉 확장된 개념의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 )을 염두에 두고 시의 구조를 분석하였다. 서정시 속에 틈입한 서사적 경향이 타인 의 말에 의해 확립되었다는 사실은 앞서 밝힌 황인교의 논의와 같지만 이용악 시에 반복되는 기법이나 제재간의 대화적 관계를 밝히고 그 의 미를 추적한 것은 나름대로의 의의를 지닌다.25)

이제까지의 논의를 조망하고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용악이 시를 발표하던 당대에는 그가 詩壇의 3才 로 일컬어지고26) 중견급 시인27) 혹은 문단의 3세대28)로서 큰 기대를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으나 그것이 어떠한 경위를 거친 것인지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지 적되지 않았다. 이용악의 월북과 그로 인한 논의의 제한은 그의 시를 평가하는데 큰 장애가 되었으나 해금을 통해 본격적인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해금 이후 1990년대 초반까지는 이용악의 시에 대한 외적 연구 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그것은 갈수록 다양해지는 내적 연구로 진행되었 고 그로 인해 이용악의 문학사적 의의가 어느 정도 파악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리얼리즘 편향의 연구가 극복된 이후에도 이용악의 시를 리얼리 즘적 경향과 모더니즘적 경향의 결합, 서정적 성향과 서사적 성향의 결

23 ) 황인교, 위의 글.

24 ) 류순태, 앞의 글.

25 ) 장석원, 앞의 글.

26 ) 유정, 암울한 시대를 비춘 외로운 詩魂 , 李庸岳詩全集 증보판, 창작과 비평사, 1995, 199쪽.

27 ) 이해문, 앞의 글.

28 ) 최재서, 시단의 3세대 , 《조선일보》, 1945. 8. 15.

합이라고 전제된, 안일하게 구축된 틀로 이용악의 시가 재단된 것도 사 실이다. 또한 이론이나 방법론의 적용에 있어서 그것들의 논리적인 흐 름을 중시하여 본래의 유기적인 시의 흐름을 놓치거나 왜곡한 논의들도 적지 않았다. 이용악 시의 의의를 과장되게 포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의 내밀한 의미를 포착하여 분석하지 못하는 것도 이용악의 시를 왜 곡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이다. 문제는 시에 대한 엄밀한 분석과 그 의미를 규명하는 기본적인 절차가 무시된 채 개념화된 논의의 연속선상 에서 이용악의 시사적 의의가 논의되었던 것이다. 이용악을 민중시인 이니 모더니스트 이니 이름 붙여 그 틀 안에서 시를 파악할 것이 아니 라 이용악을 자연스런 한 시인으로 대하여 시를 분석해야만 이용악의 실체가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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