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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문화활동 실태와 문제점

서 론

2. 여성의 문화활동 실태와 문제점

가. 한국 여성의 문화 향유 실태

문화 향유의 확대는 문화정책의 기초로써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 문화 향유 를 확대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인 문화권(cultural rights) 보장으로 직결된다. 문화권 의 의미는 국민 누구나가 문화적인 경험에 접근할 기회를 누리고 또한 자신의 문화적 잠재력과 능력을 개발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데 있다. 둘째, 문화 향유층이 늘어나고 문화향유자의 취향과 안목이 향상되는 것은 문화예술 진흥이나 문화산업 발 전을 위한 기본 토대가 된다. 즉, 문화산업이 안정된 수요를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혁 신적인 컨텐츠의 생산을 지향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다층화된 컨텐츠, 양질의 컨텐츠 생산을 유인하는 생산-소비 간의 선순환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문화관광부의 2007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국민 문화향유 확대로 문화 가치를 사회 전반에 확산’하는 것이 문화정책의 6대전략 중 하나로 포함되어 있으며 세부 목표는 국민 문화복지 증진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제도화, 사회 취약계층 대상 문화지원 확 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자생적 문화역량 강화, 인간과 문화 중심의 생활공간 조성 등이 제시된 바 있다. 계층, 지역, 성별, 인종‧민족, 장애 등에 따른 차등 없이 누구나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 복지를 누릴 수 있는 인프라의 확립은 문화 향유권 보장의 기본 적인 내용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문화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성의 확보를 강조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문화향유 확대 정책에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문화 향유의 질적 제고를 통 한 문화주체로서의 역량 강화라고 하겠다. 문화산업을 ‘창의 산업(creative industries)’

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사실 신지식경제 기반과 개인미디어(personal media)의 발달을 감안하면 문화의 향유와 소비 역시 매우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루지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문화 상품은 단지 고정된 사물이 아니라 정보, 테크놀로지, 기호 와 상징, 서비스 등이 혼합되어 있고 결국 소비란 사용자의 ’수행적‘ 과정을 내포한다.

가령 디지털 상품의 경우에는 특정 문화상품을 획득하고 소유하는 것 자체보다는 콘 텐츠의 업로드와 다운로드, 패러디 등을 통해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문화적 가치를 증 식하고 문화적 경험의 질을 향유하는 ’과정적인 소비행위‘가 중시된다. 결국 문화 생산 뿐 아니라 문화 향유에서도 ’창의성‘이 더욱 중요시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김예란 외 2005: 26). 문화향유 확대정책 역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창의적인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문화 전반의 창의적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더 나아가 향유자들이 문화생산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성평등한 시각의 문화향유 확대 정책이 여성들을 단지 소극적인 문화소비자로 대 상화하거나 특정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고착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예를 들면 소극적 여가선용 위주의 취미교육이나 아내/어머니의 전통적 역할모델에 기반한 교육 등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여성들이 문화향유를 통해 문화적인 가치를 습득 하고 아울러 문화주체로서의 창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래지향적인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기존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여성들의 문화예술 관람실태, 문화예술 관 련 시설 이용실태를 살펴보고, 여성들의 문화 향유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정책의 필요 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1) 문화예술 관람 실태

여성들의 문화향수 실태한국인들의 문화향수 실태를 보여주는 통계자료로는 3년 주기로 실시되는 󰡔문화향수 실태조사󰡕가 있다.5)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을 1년에 몇 회 나 관람하는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양적인 측면에서 여성의 관람경험은 남성과 큰 차이가 없으며 대체로 여성의 관람률이 약간 높게 나타났다. 특히 대중문화보다는 기초예술 분야(문학, 미술, 고전음악, 연극 등)에서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관람률이 높 은 점을 주목할 수 있다. 문화예술을 주로 향유하는 층이 여성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 도 부합하는 결과이다.

그러나 문화예술 공연장을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는 일반적인 통념에 머무른다면 문 화 향유의 질적인 측면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는 제대로 주목하지 못하게 된다. 즉 단순히 한번 관람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자주 집중적 으로 접하면서 심미안을 기르고 문화적인 삶을 누리는 경우는 남성들이 더 많은 것으 로 나타났다. <표 2-2>에서 보듯이 평균 관람횟수는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이 약간 높으며, 장르별로 여러 번 집중적으로 관람한 사람의 비율 또한 남성들이 다소 많다.(4회 이상 관람했다는 응답 남성 28.8%, 여성 25.8%)

<표 2-1> 지난 1년간 장르별 예술행사 관람 경험

(단위:%) 문학행사 미술전시 클래식

음악회 전통예술 연극 무용 영화 대중가요/

연예

여성 5.1 8.2 4.1 4.5 9.6 1.2 58.5 10.7

남성 3.8 5.3 3.0 4.2 6.6 0.3 59.3 9.4

전체 4.4 6.8 3.6 4.4 8.1 0.7 58.9 10.0

자료 : 문화관광부‧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향수 실태조사󰡕, 2006.

5) 문화향수 실태조사는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조사라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으나, 이 자료에 기초하여 문화 향수에서의 성별 차이를 심층적으로 본격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는 아직 나오 지 않았으며 이 연구 역시 기본 수치의 남녀 응답률 차이를 소개하는데 머무르고 있다. 문화 향수 실태조사의 원자료를 재분석하여 성별 차이를 심층적으로 드러내는 연구가 시급히 필 요한 실정이다.

<표 2-2> 예술행사 관람 횟수

(단위:%)

관람한적 없다 1회 2회 3회 4회 이상 계 평균(회)

여성 33.5 17.7 13.8 9.3 25.8 100.0 4.65 남성 35.0 14.1 13.2 8.9 28.8 100.0 4.67 전체 34.2 15.9 13.5 9.1 27.3 100.0 4.66 자료 : 문화관광부‧‧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향수 실태조사󰡕, 2006.

<표 2-3> 예술행사 관람(참석)에서 가장 큰 어려움

(단위:%)

시간없음 비용이 많이듬

관심있는 프로그램 없음

관련정보

부족 교통

불편 시설

불편 함께할

사람없음 기타 계

여성 26.9 33.9 16.7 12.8 4.7 3.7 1.1 0.1 100.0 남성 33.2 25.9 19.7 12.6 4.7 2.6 1.1 0.3 100.0 전체 30.0 30.0 18.2 12.7 4.7 3.1 1.1 0.2 100.0 자료 : 문화관광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향수 실태조사󰡕, 2006.

<표 2-4> 월평균 문화활동비 지출액 - 7개 대도시

(단위: %, 백원) 지출률 0~5

만원 6~10

만원 11~1 5만원

16~20

만원 만원 만원 무응답 평균(백원) 지출평균 (백원) 월평균

문화 활동비 지출액

남 66.9 47.8 12.3 3.5 1.4 1.2 0.7 0.1 309.38 461.91 여 64.6 49.9 9.1 3.6 1.1 0.4 0.6 0.4 263.37 406.45

월평균 여가비 지출액

남 87.7 34.5 24.1 5.7 10.1 8.0 5.1 0.3 1162.52 1326.33

여 80.0 46.9 20.1 4.1 5.1 2.0 1.1 0.2 616.83 771.04 출처: 문화관광부, 󰡔2002 국민문화지수 개발 연구󰡕, 2002

예술 행사에 참석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남성들은 ‘시간 부족’을 주로 응답한 반면 여성들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경제적 요인이 여성들 의 문화예술 관람을 제약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7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 <표 2-4>를 보면 문화활동비 지출이나 여가활동비 지출 비용은 남녀 간에 현격한 차이가 난다.

문화 향유에서의 성별 차이에 대한 기존 자료를 종합해 보면, 단순한 관람비율의 양적 비교에서는 남성과 여성간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그러나 향유의 질적인 측면이나 향유의 장애요인 측면에서는 성별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여성들 은 소극적인 문화 소비자를 넘어서 적극적인 문화향유자가 되어 스스로의 문화역량을 키우는데 있어서는 남성보다 다소 불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은 많으나 집중적인 관람 경험이 다소 적은 편이며 경제적 장애로 인한 제약을 남성보다 많이 느끼고 있다.

문화적 욕구, 문화향유에의 욕구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원하는 욕구만큼 문화향수의 기회를 충족시키고 있는가라는 욕구충족도의 측면에서 본다면, 남성보다는 여성들의 충족도가 더 낮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예술 감상’을 하겠다는 응답도 여성(10.4%)이 남성(7.2%)보다 높았으 며, 앞으로 예술행사를 관람할 의향 역시 여성(76.2%)이 남성보다(71.4%)더 많았다.

여성들의 문화향수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확인된다(문화관광부‧한국 여성개발원 2005: 176~7).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은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나 자신의 욕구만큼 문화를 누리지 못한다는 결핍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여성들은 여가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모든 방면에서 문화향수가 증가하며, 여가시간 부족이 문화향수의 장애요인이 됨과 동시에 여가시간만 허락한다면 적극적으로 문화 향수를 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2) 문화시설 이용실태

문화시설은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문화기반이며 문화 향유와 더불어 문화 교육, 나아가 문화생산자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공공문화시설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화 인프라의 중요 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군‧구민회관, 문화예술회관, 문화원 등 문화시설을 방문한 경험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으며, 이 시설에서 문화행사에 참석한 경험 또한 여성들이 많았다 (표 2-5). 이러한 수치는 지역 수준에서 문화시설을 주로 이용하는 주체가 여성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기반시설에서 운용하는 문화예술 행사나 교육 프로그램 등이 수요자인 여성들의 수요나 만족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사설학원과 차별화되지 않는 취미 및 강습 프로그램이 많고, 특히 여성을 ‘주부’나 ‘어머니’로 전제하여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이 반복된다는 지적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