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제정의 필요성

나. 문화권 확대, 문화 향유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양성평등 문 화정책의 필요성 증대

양성평등 문화정책은 문화향유를 질적‧양적으로 제고하고 국민의 문화권 보장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다. 문화 향유에서는 성별 불균형보다는 문화향유자로서 의 여성의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잠재적 욕구의 수준은 남성보다 여성이 높으며, 특히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에 대한 관심도는 여성들이 남성 보다 높게 나타난다. 획일화된 상업적 문화가 아니라 다양한 기초 예술 장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양질의 수요층으로써 여성들이 가진 잠재력은 향후 기초문화예술이나 문 화산업의 진흥을 위해 중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여성은 지역사회의 생활주체로서 지역에 기반을 둔 문화예술 시설 및 교육프로그램 의 주요 참가자이다.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뿌리 내린 문화정책의 확산, 문화향유의 생 활화를 지향한다면, 여성들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대상 집단이다.

다. 기초예술‧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양성평등 문화정책의 필요성 증 대

기초 예술 및 문화산업 분야의 인력 상황을 보면 일부에서 성별 불균형의 문제가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문화예술 잠재인력은 많지만 실제로 문화예술인으로 활동을 지속하고 특히 안정적인 일자리로 진출하는 경우는 남성보다 여전히 적은 것으로 나 타난다.

여성 문화예술인 및 문화산업 종사자의 지위는 점차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지 만, 일부 불합리한 관행으로 인해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때로는 불안정한 시장상황 으로 인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인력활용에서 나타나는 성별 불균 형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문화예술 전문인 력 양성과 관련하여 여성이 갖고 있는 차이나 잠재력을 극대화함으로써 문화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문화가 상품화되고 문화 산업에 확대되는 최근의 사회 환경에서 공공 문화정책의 중점 방향은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 즉 문화적 가치 및 콘텐츠가 지나치게 상업화‧획일화되어 문화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도 있는 위험 요소를 완화시키는데 맞추어져야 한다.

여성인력의 진출은 문화예술 전문인력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으며, 더 나아

가 여성적 가치나 여성들이 공유하는 독특한 문화(또는 하위문화 subculture)를 표현 하는 새로운 콘텐츠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성문화전문인력 지원 정책은 (당장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투자할 가치가 있는) 대안적 이고 창의적인 문화예술 활동이나 콘텐츠를 지원하여 결과적으로 문화예술과 문화산 업을 진흥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 양성평등문화진흥을 위한 정책목표‧수단의 확보 필요

현재, 양성평등문화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목표와 방향, 인프라 구축이 매 우 미흡한 실정이다. 문화정책에서 양성평등 관점(성인지적 관점)의 중요성은 문화정 책의 비전을 제시한 ｢창의한국｣(2004)과 여성정책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제2차 여성정책기본계획에 명시되어 있다. 또한 창의한국에서는 양성평등문화 확립을 위한 세부추진과제로써 양성평등 문화정책 기반조성, 양성평등문화 환경조성, 여성의 문화 적 표현과 향유 확대, 여성문화 창조 지원, 여성문화유산 발굴 계승과 아시아 문화교 류 거점 조성 등이 강조되었다. 제2차 여성정책기본계획(2003～2007)에도 여성의 문 화예술 활동참여와 관련된 정책과제로써 문화예술실태조사 시 여성관련 평가요소 도 입, 여성 참여 문화예술 활동 활성화, 문화산업분야 여성인력 양성 지원, 여성 역사인 물 및 여성관련 문화재 발굴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 분야의 성인지 통계, 양성평등 문화정책 기본계획, 여성문화인력 실태 파악 및 양성계획, 장기적인 양성평등 문화정책 비전 등이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여성문화예술 사업을 일부 지원하고 있으나 일회성 지원행사가 대부 분이며 지속성을 결여하고 있다. 성인지 문화정책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양성평 등문화 환경 조성을 위한 예산은 3억에 불과하고, 성인지 예산으로 책정된 예산은 모 두 30억 정도이나, 대부분은 개별적인 활동지원이나 일회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것 으로 장기적인 양성평등문화 환경조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전담 부서나 관련 법령이 미비하여 객관적 정책 자료의 구축 및 축적,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구할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다. 따라서 문화정책의 각 분야에서 성인지적 관점을 통합한 새로운 정 책 개발 및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정책을 성인지적 관점에서 추진하고, 양성평등문화를 진흥‧육성 을 위한 독립된 추진체계와 시책, 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수립‧집행할 수 있는 구조 마련과 함께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마. 강력한 정책수단의 확보를 통한 문화정책의 성인지적 발전기반 조성

법 제정은 양성평등 문화정책의 위상을 확고하게 하고 강력한 정책수단의 확보를 통한 양성평등 문화정책의 발전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현행 문화관련 법제는 크게 민족문화 및 문화예술 관련 법제, 문화산업 및 문화미디 어 관련 법제, 관광산업 관련 법제, 체육 관련 법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문화‧예술 관련 법령의 주요 목적은 문화예술인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각종 문화예술 시설과 프로그램 확충을 통해 문화예술창작을 활성화하고 국민의 문화예술 향수권을 신장시키고,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산업‧관광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최소화하고 제 도적인 지원을 통해 문화산업‧관광산업을 21세기 국가전략산업으로 진흥시키고, 신문

‧방송 등 언론의 자유와 기능 보장 및 언론과 국민간의 건강한 상호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법률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삶의 질’을 한 차원 더 높이고 문화창조 력의 증진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있다.

그러나 현행 문화관련 법령으로는 문화정책을 성인지적 관점을 갖고 효과적으로 추 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문화관련 법령으로는 문화산업의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사항 을 정하고 있는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 하기 위한 ｢문화예술진흥법｣, 그 밖에 특정 문화산업의 지원과 육성을 위한 ｢게임산업 진흥에관한법률｣, ｢영상진흥법｣, ｢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 ｢음악산업진흥 에관한법률｣, ｢뉴스통신진흥에관한법률｣, ｢출판및인쇄진흥법｣, ｢방송문화진흥법｣ 등 이 있다.

이상의 법률들은 그 대상 범위가 문화산업, 문화예술, 그리고 특정 문화산업으로 한 정되어 있어 문화정책을 성인지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추진체계, 인프라 구축, 시책 등 을 포괄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한편 ｢헌법｣의 남녀평등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와 기본시책을 정함으로써 정치‧경제‧사 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남녀평등을 촉진하고 여성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 로 하는 법률로서 ｢여성발전기본법｣이 있다. ｢여성발전기본법｣ 중 문화와 관련된 조 항으로는 동법 제3장의 여성정책의 기본시책으로 대중매체의 성차별 개선 조항이 있 지만(제28조) 동법 제28조의 대중매체의 성차별 개선 조항만으로는 그 정책의 대상과 범위가 협소하여 성인지적 관점에서 문화정책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보인다.

또한 ｢여성발전기본법｣은 말 그대로 기본법으로서 오히려 이에 입각하여 실무 부처 에 맞는 좀 더 실현 가능한 새로운 법 제정이 필요하고, 단지 원칙이나 선언이 아니라

실행 단위에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이에 양성평등문화진흥을 위한 국가 등의 책무와 지원시책, 추진체계, 인프라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다. 즉 문화 분야의 성인지 통계, 양성 평등 문화정책 기본계획, 여성문화인력 실태파악 및 양성계획, 문화정책의 성인지적 비전 등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문화정책을 성인지 관점에서 추진하고, 양성평등문화진 흥‧육성을 위한 독립된 추진체계와 시책, 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수립‧집행할 수 있는 구조 마련과 함께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