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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선행 연구의 검토

지금까지의 시간 사용 패턴에 대한 선행 연구는 유럽 국가들이나 미국, 호주, 캐나다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다. 시간 사용 패턴 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연구가 되었고, 현재에도 진행 중인 주제로 주목되고 있는 것은 시장노동시간, 가사노동, 그리고 여가시간의 패턴이 다(Gershuny, 2000; Robinson & Godbey, 1997). Gershuny(2000) 와 Robinson(1996)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 비교 연구에서 시장노 동과 여가시간이 비슷한 패턴으로 수렴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장노동 과 가사노동의 감소로 인하여, 여가시간이 증가되었다고 주장하였다.

Sullivan과 Gershuny(2001)는 시간 사용 패턴에서 더 나아가, 계층의 차이라던가 젠더 간의 시간 사용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밝 혔다. 그들의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1960년대부터 1990년 사이에 수 집된 시간 사용 데이터를 통하여 6개국(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 드,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의 사람들의 시간 사용 패턴에 대해서 알아보 았다. 이런 결론은 복지의 형태가 비슷하고 선진국으로만 구성된 데이터 를 이용하였다는 한계를 가진다.

그렇다면 복지의 발전 정도에 따라서 시장노동과 여가시간, 그리고 가 사노동시간에 대한 국가별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는가? 최근에는 정책적 개입을 통해 개개인이 경험하게 되는 시장노동시간과 가사노동시간이 변 화하는지에 대하여 관심이 높아졌다(Esping-Anderson, 2009). 예를 들 면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의 비교 연구에서 맞벌이 부부일 경우, 일과 생 활의 균형은 여성 시간제 고용 비중이 낮은 스웨덴보다는 여성 시간제 고 용이 높은 영국이나 네덜란드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Counsins & Tang, 2004).

개인의 시장노동시간과 가사노동시간의 균형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가 족 내에서의 시장노동과 가사노동의 균형은 가족 내에서의 젠더 문제와 연관이 되므로 더욱 중요하다. 이것을 통하여, Pfau-Effinger(2008)는 가족모델과 복지제도의 상호작용으로 남성 홑벌이부터 시작하여 현재에 는 맞벌이와 부부가 돌봄 제공 모델 혹은 맞벌이와 외부 돌봄 제공 모델 로 발전해 왔다고 주장하였다. 그녀는 이런 모델이 일관되게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복지국가나 다양한 복지정책의 도입에 따른 변화와 함께 변화해 온 것으로 제안한다.

Craig(2007)도 비슷한 형태로 가족 역할에 대한 정부 정책의 수준을 활용하였는데, 여성의 시간 활용 유형을 4가지로 나누었다. 북유럽 스타

일로 맞벌이 선호와 정책 지원형, 독일형으로 남성 주부양자 선호와 정책 지원형, 이탈리아형으로 남성 주부양자와 시장 지원형, 그리고 미국과 호 주형으로 맞벌이 선호와 시장 지원형으로 나뉜다. 이는 가족 내에서 여성 의 역할이 얼마큼 우선성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이 된다(Korpi, 2000).

예를 들면, 이전의 한국은 이탈리아형으로서, 남성이 주부양자로서 존재 하고, 여성은 시장노동에서 부차적인 존재이지만, 가사노동에 대한 책임 과 강도가 훨씬 크게 강조되고 있는 형태이다.

북유럽형은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라 불리며, 복지의 재분배적 기능이 가장 강하며, 스웨덴, 벨기에, 핀란드, 노르웨이 등이 포함된다(Esping- Anderson, 1990). 여성의 취업률도 높을 뿐 아니라 여성들이 남성과 동 일한 전일제 근무가 권장되는 형태의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여성의 전일제 근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국가의 무료 공보육을 장려해 왔고, 이런 보육 혜택은 근로 기 혼여성에게 집중되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북유럽형의 경우, 남녀의 시장 노동은 유지하면서, 남녀 각자가 일‧가정의 균형을 이루려는 목적을 가지 고 있다고 한다(Craig, 2007).

Esping-Anderson(1990)에 따르면 독일형과 이탈리아형은 모두 보 수주의 복지국가에 속한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이 포함된다. 가족 주의적 요소가 강하며, 국가는 가족의 특성을 지원하고 보완한다. 독일형 은 노동시장에서의 단시간 정책을 남녀 모두에게 강조한다. 즉 노동시장 에서의 시간을 줄임으로써, 일‧가정의 균형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형은 독일형과 비슷하지만, 여성의 가사노동을 더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 다. 가사노동이나 돌봄노동은 여성이 도맡아 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었 기에, 일하는 여성의 경우 가사노동까지 함께해야 하는 이중 부담이 있다 (Hochschild, 1997).

미국이나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속하는 장시간 시장경제 노동 패턴 은 유지하되, 국가에서 주관하는 복지정책을 대신하여 개개인이 시장에 의존하여 대체재 및 소비재를 구입하여 해결하는 모형이다. 복지서비스 를 받기 위한 자격 기준이 엄격하며, 사회복지서비스는 무척 제한되어 있 다. 즉 Esping-Anderson(1990)에 따르면 자유주의형 복지국가라 불리 며, 긴 노동시간으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돌봄노동이나 가사노동에 할애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개개인이 심한 시간 압박을 경험하게 되었다 (Craig, 2007).

복지국가 형태에 따라 시장노동시간이나 가사노동시간에 대한 시간 사 용은 차이를 보여주었지만, 여가시간에 대한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선 행 연구는 보여주었다(Gershuny & Sullivan, 2012). 그러나 여가 시간 중에서도 가장 소극적(passive)인 여가시간이라 여기는 TV 시청하는 시 간은 자유주의형 복지국가일수록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여성 노동시간을 해외 국가와 비교 분석한 연구로는 차승은 등(2015)의 연구 가 있다. 이 연구는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미국, 영국, 이탈 리아. 그리고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 사용을 비교 분석하였다. 이 연구도 해외 연구들과 비슷하게 북유럽 국가 기혼여성의 무급노동 부담이 적다 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서유럽 국가 기혼여성의 경우 유급과 무급노 동 시간 간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하였다. 반면 우리나라 기혼여성은 취업여성과 미취업여성의 시간 사용 차이가 큰데, 취업여성 은 유급노동 우선성이 강하고 미취업여성은 자유시간이 상대적으로 매우 커서 경력단절의 문제가 더 심각할 위험이 있음을 시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