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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절 분석 결과

2. 가사노동

다음으로 가사노동에 쓰는 시간 활용 양상을 계층별 그리고 성별로 어 떠한지 살펴보았다. 앞에서 시장노동시간에 대한 분석에서는 국가별로 뚜렷한 차이점이나 특이점이 발견되지 못하였다. 그런데 가사노동을 살 펴보면, 국가의 복지정책에 따라 차이점이 보인다(<표 3-7> 참조). 우선, 계층별 가사노동의 차이는 주중과 주말의 패턴에 차이가 있다. 핀란드, 캐나다, 미국, 영국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주중에는 저 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에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차이가 많은 영국의 예를 들면, 저소득층 남성의 경우 주중에 114분을 가사노동에 사용하는 반면에 고소득층 남성은 74분을 사용하였다. 영국의 저소득층 여성은 주중에 207분을 가사노동에 쓴 반 면에, 고소득층 여성은 주중에 150분을 사용하였다. 이런 결과는 고소득 층의 경우 자신이 직접 가사노동에 참여하기보다는, 가사노동에 해당하 는 서비스를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런데, 주말에는 이와 반대로,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많은 시간을 가 사노동에 쓴다. 이런 현상은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더 뚜렷이 나타나고 있 다. 미국의 경우 저소득층 남성이 주중에 가사노동에 쓴 시간은 99분이었 으나, 주말의 경우 평균적으로 133분을 사용하였다. 미국 고소득층 여성 의 경우 주말에 231분이라는 시간을 가사노동에 사용한 것에 비해, 저소 득층 여성은 174분을 사용하였다. 저소득층의 경우 주중과 주말의 차이 가 크지 않은 것에 비해, 고소득층은 주중에 적게 가사노동에 시간을 투 자하는 것에 비해, 주말에 더 높은 비중의 시간을 투자하였다. 이는 고소 득층의 경우 주중에는 시장노동에 투여하는 시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상 대적으로 가사노동에 투입할 시간이 적을 수 있는 반면에, 주말에는 주중 에 하지 못했던 가사노동에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표 3-7> 계층과 성별, 주중과 주말로 나눈 가사노동시간

다. 비슷한 패턴이 영국에서도 관찰되는데, 저소득층 여성과 남성 모두

취업자만을 고려할 때, 계층별 가사노동시간이 고용 형태에 따라 달라 질까? 상용직은 임시직에 비해 시장노동에 사용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가사노동이나 여가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을 수밖 에 없다. 그러나 주말일 경우, 이런 차이는 사라질 수 있으며, 계층별로도 그 차이가 달라질 수 있다. <표 3-8>은 고용 형태별로 성별, 계층별, 그리 고 주중과 주말로 가사노동에 사용하는 시간을 보여준다. 상용직 남성의 경우, 계층별로 주중에 가사노동에 사용하는 시간의 차이는 거의 없는 것 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페인의 남성 상용직의 경우만 예외로 주중에 가사 노동에 사용하는 시간이 고소득층일수록 길게 나타났다.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않은 상용직 남성의 가사노동시간과는 달리 임시직 남성의 가 사노동시간은 계층별로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핀란드의 경우 저소득층 임시직 남성은 주중에 평균 100분을 가사노동에 사용하는 것에 비해, 고소득층 임시직 남성은 주중에 55분 정도만 가사노동에 할애 한다. 이런 차이는 스페인의 임시직 남성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의 저소득층 임시직 남성은 122분을 할애하였고, 중간소득 층은 43분, 그리고 고소득층은 70분을 할애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와 반대로 중간소득 임시직 남성이 가장 많은 시간(141분)을 가사노동에 투 입하고, 저소득층이 가장 적은 시간(71분)을 가사노동에 사용하였다.

상용직 여성의 경우도 상용직 남성의 패턴과 마찬가지로, 계층별로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임시직 여성의 경우 대체로 소득이 높을 수록, 많은 시간이 가사노동에 투입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단, 스페 인의 임시직 여성의 경우, 주중에 사용하는 가사노동시간(234분)은 저소 득층이 가장 높고, 고소득층이 가장 낮게(187분) 나타났다.

주말에는 상용직과 임시직의 패턴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 다. 즉 주말에는 소득계층이 높을수록, 가사노동시간이 길게 나타났다.

이는 고용 형태에 상관없이, 주말에는 더 여유로운 시간이 있을 수 있으 므로, 가사노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남녀 모두, 주말에 또한 계층 간 가사노동시간의 차이가 감소하였다.

지금까지 시장노동시간과 가사노동시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렇다 면 시장노동과 가사노동의 분배는 어떻게 될까? 이를 위해 앞에서 보였던 시장노동시장과 가사노동시간의 비율을 계산해 보았다. <표 3-9>는 시장 노동시간 대비 가사노동시간이다. 소득계층과 국가에 상관없이 남성은 가사노동시간에 비해 시장노동시간을 사용한다. 이는 저소득층 남성에 비해, 고소득층 남성일수록 시장노동시간 비율 대비 가사노동시간은 훨 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성의 일상생활의 우선성은 시장노동시간 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저소득층 여성은 핀란드와 캐나다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가 장 큰 시장노동시간 대비 가사노동 비율을 보여준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가사노동보다는 시장노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그러나 저소득층 여성의 경우, 영국과 스페인은 시장노동시간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시간을 가사노동에 쓰고 있다. 이는 스페인의 보수적인 복지국 가 형태와 잘 맞아떨어지지만, 영국은 예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표 3-9> 시장노동 대비 가사노동시간 비율

(단위: %)

핀란드 캐나다 영국 미국 프랑스 스페인

남성

저소득층 55 34 63 40 49 59

중간소득 31 24 20 24 29 18

고소득층 24 20 19 16 20 21

여성

저소득층 96 74 207 107 119 262

중간소득 54 53 65 52 75 101

고소득층 46 42 54 46 52 60

자료: Center for Time Use Research(CTUR). Multinational Time Use Study(MTUS).

2009-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