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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학습공동체 문화와 의식의 구축에 기여하는 교육

문서에서 교육관계법 개정방향과 개정안 (페이지 92-98)

서 론

4) 선진 학습공동체 문화와 의식의 구축에 기여하는 교육

우리 교육개혁 노력들은 주로 제도나 정책의 변화에 초점이 맞추어진 경향이 있 다. 지식사회의 우리 교육에서 교육의 질적인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나 정책 의 변화뿐 아니라 올바른 학습공동체 문화와 의식의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수반되어 야 한다. 입시와 평가의 기준과 같은 교육경쟁의 기준과 객관적인 원칙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올바른 경쟁의 문화가 정립될 수 있다. 선진적 학습공동체 문화의 구축 을 위해서는 교사, 학교와 같은 교육환경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에 대한 제도적인 평가와 시장에서의 엄정한 평가가 요구된다. 무분별한 경쟁을 지양하고 건전한 경쟁 의 문화를 만듦으로써 ‘우리’의 경쟁력을 키우고 나아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교육 의 소임을 할 수 있다.

2. 교육법 개정의 필요성

교육은 개인이나 사회가 처한 환경(Context)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어느 시대 나 교육은 사회 ‧ 문화 환경의 역동적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시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와 교육적 요구들을 충족시켜 주 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교육은 변화하는 사회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개인의 자

아실현을 이끌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며, 시대를 앞서 미래 사회 변화 를 예측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법은 이러한 교육의 역할을 지원하고, 발전 을 보장하며,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근거하여 1949년에 최초의 교육법(법률 제86호)이 제정된 이래 우 리 교육법은 시대 상황 및 교육 요구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 ‧ 보완되어 왔다.

법률 제86호는 우리 교육제도에 대한 기본법으로서 학교교육의 규범을 형성하고, 교육 제도 및 체제 정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우리나라 교육행정의 지침이 되는 등 오늘날 우리 교육의 바탕을 마련하였다고 평가된다. 이것은 1988년에 교육기본법과 초 ‧ 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등 세 개의 법률로 분리되어 정비되었다. 해방 이후 산 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지속적인 양적 팽창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 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우리 교육은 1995년의 5 ‧ 31 교육개혁으로 질 중심으로 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우리나라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는 5 ‧ 31 교 육개혁 이후, 정보사회 도래에 따른 교육의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2000년에는 기존 의 사회교육법이 평생교육법으로 전면 개정되어 범국가적 차원에서 평생교육을 진 흥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고, 유아교육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인적자 원개발법,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등 일련의 분야별 법들도 재정비되었다. 또한 시장 개방을 비롯한 세계화 경향에 대처하기 위해 최근에는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 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 ‧ 운영에 관한 특별법과 같은 새로운 법들도 계속 만들 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서 교육법 개선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것은 교육법 의 부분적인 수정 ‧ 보완 혹은 외형적인 개선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교육법 체제 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의 교육법 체제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새로운 교육현상들이 20세기 후 반 들어 나타나고 있어서 이런 교육의 변화 도전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법 체제가 요구된다.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전 세계적인 문명사적 전환에 따라 정치, 경제를 비롯한 사 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 분야에서도 다양한 변

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19세기와 20세기의 독점적 지배 양식이었던 학교 중심 교육제도의 위상이 급격히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김신일 외, 2010). 국 민국가시대인 산업사회에서는 교육을 논할 때 대부분 ‘교육’과 ‘학교교육’의 개념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할 정도로 학교 본위 교육관이 교육제도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육이 학교를 넘어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의 발 달은 지역과 국경을 넘어 다양한 학습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전통적인 교육기관에 속하지 않고 주체적인 학습활동을 수행하는 학습자들이 수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교육 시기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교육 중심에서 평생교 육으로 확장되어 성인교육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교육의 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학부모, 학습자들의 교육선택권에 대한 논란, 교육의 상업화와 기업화 등도 새 롭게 나타나는 교육현상들이다. 이러한 교육의 변화 경향들은 전통적인 학교 중심 국민교육체제의 급속한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의 시대적 변화를 정확하 게 이해하고 이에 관한 담론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교육법 체제를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교육법이 지식사회의 교육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식사회의

‘학습’ 중심 교육 패러다임과 교육적 요구에 맞게 교육법 체제가 개선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새로운 교육현상들의 기저에는 전통적인 ‘교육주의’에서 ‘학습주의’로 의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교육법은 원래 학교교육에 초 점을 맞춘 산업사회 교육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산업사회 교육 패러다임 은 대중사회의 평준화 교육을 지원하던 학교 중심 교육이다. 학교교육은 ‘교육주의’

를 근간으로 하는 ‘교수(敎授)’ 중심의 교육체제이다. 대량생산을 통한 양적 성장 위 주의 산업사회를 지원하는 교육은 중앙집권식 교육운영, 학교 중심 교육, 지식 전달 자로서의 교사 역할 강조 등을 특징으로 한다. ‘교수(敎授)’ 중심의 교육체제는 교육 을 지식 전달의 관점에서 보는 것으로 교육의 권한이 교육의 공급자에게 있다. 교육 현상의 행위 주체는 교육 행위자이고, 학습자는 교육의 객체로서 교수활동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교사와 교육행정가, 나아가 국가는 교육을 실시하는 입장에서 ‘누구에 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이다. 그동안 사회 변화

의 흐름이나 이에 따른 교육 요구를 반영하여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고, 이에 따라 교육법에도 크게 변화되었지만, ‘교수(敎授)’ 중심의 교육에 대한 관점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식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하는 인본주의적인 사회이다.

지식사회 교육은 개인에 초점을 두고 개별 학습자의 창의성과 고차적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학습’ 중심의 자율적인 교육을 요구한다. 자율은 선택을 전제로 한다.

삶의 과정이 곧 배움이고, 세상이 곧 배움의 터라고 생각하는 ‘학습’ 중심 교육은 인 간의 배움 본능, 즉 호모 에루디티오(Homo Eruditio)에 충실한 것으로 지식사회의 사 회적 특성에 적합한 교육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교수’에서 ‘학습’ 중심으로의 패러 다임 변화는 교육의 전 과정에서 근본적인 변혁을 필요로 한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국립대학의 법인화 사례처럼 국가가 주도하던 교육의 사유화는 변화의 한 예 에 불과하다. 산업사회 교육모델에 기반을 둔 현재 교육법 체제로는 지식사회의 교 육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셋째, 교육경쟁력이 곧 개인 및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가 되면서 양 중심의 교육에서 질 중심 교육으로의 변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성공적인 질 중심의 교육체제 구축은 이를 지원하는 교육법, 제도 정비를 필요로 한다.

1948년에 제정 ‧ 공포된 우리나라 헌법을 기초로 시작된 우리 근대교육은 지난 수 세기 동안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교육법은 양적 성장 위주의 이 시기 교육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우리 교육은 국가 발전에 요구되는 인력 양성을 위해 빠른 속도로 양적인 팽창이 이루어졌다. 현재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인 우리나라 중등교육 등록률은 거의 100%에 달하며, 고등학교 졸업생의 80% 이상이 전문대를 포함한 고등교육을 받는 등 고등교육의 비율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 은 편이다.

우리 교육에서 비교적 양질의 교육 시스템이 단기간 내에 정착하여 원하는 국민 들에게 적절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에 유래가 드물게 성공적인 국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 주도의 교육운영에 기인한 바가 크다. 중 앙집권적인 교육운영방식과 표준화된 교육 시스템은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을

시의성 있게 효과적, 효율적으로 양성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 시대의 정부 주도식 교육은 급속한 경제발전이 진행되고 있던 우리 사회의 시대적 요청이었으며,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하겠다.

정부 주도의 중앙집권적인 교육은 획일성을 기반으로 하는 전형적인 산업사회 교 육모델로서 교육의 양적 팽창기에는 매우 효율적인 교육운영 방식이라고 할 수 있 다. 그러나 교육의 양적 팽창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교육의 획일성에 대한 비판과 교 육적 이해관계에 따른 다양한 의견 간의 갈등이 빈번해지고 있다. 중앙집권식 교육 운영은 과도한 정부의 규제를 초래하고, 지식 전달 공간이 된 학교교육은 입시교육 에 함몰되어 과도한 사교육과 불합리한 점수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5 ‧ 31 교육개혁 이후 비롯된 수월성 교육과 평준화 교육의 갈등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으며, 관련 정 책의 운용은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인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한편 평준화 교육으로 교육의 질 저하가 심화되고 있다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특목고, 자율고 등의 수월성 교육정책들과 맞물려 공교육의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중앙일보, 2011. 5. 17). 또한 세계시장에서 우리 교육의 경쟁력이나 현행 교 육 체제의 질적인 수준에 대한 위기의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김경근, 2009). 이처럼 교육과 관련된 문제 상황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양 중심의 산업사회 교육 패러다임 의 한계를 극복하여 질 중심의 새로운 교육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질 중심의 교육체제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양 중심의 교육적 관행과 교육정책에서 벗어나 질적인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교육법 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넷째,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국내외적 사회환경 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면서 새로 운 교육 요구들이 대두되고 있다. 지식사회에서 개인과 사회의 미래경쟁력을 확보하 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변화 추세나 급변하는 국내외적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새 롭게 대두되는 교육 요구들을 각종 교육활동과 교육정책 운영에 시의성 있게 반영 할 수 있도록 교육 및 교육법 체제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5 ‧ 31 교육개혁이 제안되었던 시대에는 향후 세상이 세계화와 정보화의 영향으로 지식사회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5 ‧ 31 교육개혁은 이런 세계화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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