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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이론적 논의

1) 장애수용의 개념

장애수용은 장애 또는 장애인에 대한 태도로서 장애를 인정하고 적응해나가는 지속적인 개인의 심리적 변화 과정으로 사회적인 존재로서 갖는 어떤 특성이나 속성을 말하는 장애정체감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태도(態度)란 정서적․인지적․행동적 요소를 가진 개념으로 개인 내에 내재되어 있다가 특정한 사회적 상황에서 어떤 특정한 일에 의해 유발되어 나타나는 잠재적 혹은 추론적 심리사회적 과정이다(Hampton & Xiao, 2013; 신 은경․이한나, 2011). 또한 대상에 대한 수용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된 신 념으로서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경험과 정보의 습득을 통해 변화 가능한 것이 다(차재화, 2005). 결국 장애인에 대한 태도는 개인의 경험적 인식을 바탕으로 타 인에 대한 주관적 느낌의 감정을 의미한다.

개인의 심리적 변화과정으로서 적응(適應)이란 주어진 환경에 자신을 맞추는 순 응과정(順應; adaptation process)과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환경을 변 화시키는 인간의 심리적 조정과정(調整; adjustment process)을 의미한다. 즉, 개 체와 환경의 두 개념을 포함하는 적응은 단순히 환경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일치 시키는 소극적 의미뿐만 아니라 개체와 환경간의 역동적인 관계를 정확히 파악 하여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달성해 나가는 창조적 과정을 의미한다(Lazarus, 1977; 정원식․이상로․이성진, 1979; 강영애․최영종․곽승철, 2007 재인용).

이에 반해 수용(受容; acceptance)이란 ‘생각 및 감정 등의 사적사건(private event), 특히 심리적 고통을 유발시키는 사적사건을 그 빈도나 형태를 변화시키 려 시도하지 않은 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Hayes et al., 2006). 즉 ‘개인의 정서, 사고, 신체감각 등의 사적 경험들에 기꺼이 접촉하지 않고, 삶에서 손해를 겪음에도 불구하고 사적 경험의 형태나 빈도를 바꾸거나 이에서 벗어나려는 시

도’를 의미하는 ‘경험회피(experiential avoidance)’와는 반대되는 치료적 변인이다 (Hayes, Strosahl, & Wilson, 2012). 이러한 수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가 치에 기반을 둔 삶을 사는데 필요한 과정이다(김기환, 2015).

결국 장애수용이란 장애 또는 장애인에 대한 태도와 필수적인 심리적 적응과정 으로서 수용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장 애인 당사자의 심리사회적 적응으로 신체적 건강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서 장애수용, 둘째, 장애를 가진 또래와 적극적인 상호작용 관계를 맺음으로써 사회 적 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또래친구의 장애수용, 마지막으로 장애아동의 부모가 경험하는 심리적 현상 중의 하나로서 나름의 갈등과정, 적응과정, 수용과정과 같 은 장애자녀의 양육과정에서 겪는 일련의 감정적 변화 과정을 의미하는 장애아 동 부모의 장애수용이다.

2) 장애아동 어머니의 장애수용 과정

장애아동 어머니가 장애를 수용하는 과정은 학자에 따라 4단계에서 12단계까 지 연구자들마다 조금씩 다른 수용단계를 제시하지만 대체로 충격과 같은 부정 적 반응단계에서부터 시작하여 비슷한 심리적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수용이라 는 긍정적 반응단계에 도달한다(고일영, 2009; 김윤희․김진숙, 2014). 또한 부모 의 장애수용 과정을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적응해나가는 지속적이 며 연속적인 단계로 진행된다고 가정하고 있다(고일영․황경열, 2010).

장애수용 과정에 대한 외국연구자들의 경우 Levinsin(1962)은 지적장애아 부모 들의 심리적 문제와 반응을 중심으로 충격단계, 부정단계, 수치심단계,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단계, 시기를 느끼는 단계, 배척이나 보호를 하는 단계, 수용의 단계 로 이어지는 7단계의 감정적 변화를 제시하였고, Perske(1973)는 장애아동 부모 들이 지니고 있는 감정들에는 우울함, 변화, 상처, 죄의식, 증오, 포기 등의 다양 한 감정들이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불확실, 충격, 부정, 죄의식, 분노, 우울, 수용 의 7단계로 구분하였다.

의료적 패러다임 입장에서 Huber(1979)는 장애자녀의 적응 과정을 부정의 단계, 분노의 단계, 교섭의 단계, 우울의 단계, 수용의 단계인 5단계로 구분하였다. 가 부장적 가족관계 안에서의 주 양육자인 어머니의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소외경험 을 중심으로 Luong, Yoder, and Canham(2009)은 거부/수동적 극복, 역량강화, 치료에 전념, 우선순위 변화, 삶과 관계의 재정립, 변경된 기대, 사회적 위축, 영 적인 극복, 장애수용에 이르는 9단계의 극복형태를 도출하기도 하였다.

국내의 연구자들도 장애아동 어머니의 장애수용 과정을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과정을 제시한다.

서화자(1998)는 장애아동 가족은 장애를 수용하기까지 아주 역동적인 심리과정 을 겪게 되는데 가족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장애를 수용하는 과정을 크게 3단계 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어머니의 심리연구를 통해 장애아동 어머니가 장애를 수 용하기까지의 심리과정을 쇼크단계, 부인(부정)의 단계, 장애의 인식과 죄의식 단 계, 혼란 단계, 정동반응(분노, 슬픔, 불안)의 단계, 절망 대 적응의 단계, 재기 단 계, 심신의 피로단계, 장벽의 단계, 선택의 단계, 자아가 회복되는 단계, 적극적으 로 참여하는 단계 등 12단계로 설명하였다. 서명옥(2008)의 경우 지적장애 아동 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저하된 삶의 질이라는 현상에 대한 충격․부정의 단계, 분 노․원망의 단계, 타협의 단계, 좌절․우울의 단계, 수용의 단계 과정을 경험한다 고 하였다.

한편, 장애수용과정에 대하여 Miller(1994)는 장애아동 부모가 장애아동을 수용 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존기, 탐색기, 안정기, 분리기 4단계로 보고 장애 수용과정 을 연속선상의 발달계열로 단계를 제시하고 묘사하긴 했으나 부모의 심리나 주 위환경, 여러 가지 사회적 자극에 의해 이 과정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고 하였 다. 일찍이 기존의 단계모델 가정에 반론을 제기한 Berry and Zimmerman(1983) 은 장애자녀의 출생이나 진단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경과할수록 그 부모는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에 이르는 보다 높은 수준의 적응단계로 점진적 발달을 가 정하지만 각 단계들이 이전 단계로의 퇴행도 가정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 다. Blacher(1984) 역시 장애아동 부모의 장애수용태도가 계열적으로 나타나는지 아니면 비계열적으로 전개되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그는 장애아 동 부모들이 경험하는 여러 가지 양가감정들은 계속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아니

라 일생을 통하여 순환되며 반복되어 진다고 하였다. 국내의 연구자들도 대체로 모든 장애아동 부모가 동일하게 정해진 반응의 단계를 보이지는 않는다고 하였 다(주현숙, 2000; 고일영, 2009; 김기룡 김삼섭, 2012).

최근 자폐성 장애 아동 어머니의 삶의 전환과정을 살펴본 이애란 등(2010)은 장 애아동 어머니의 삶의 전환과정에서 어머니들은 한 단계에 머물러 있기도 하고,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는 등 개인마다 다음 단계로의 이행에서 속도 차이를 보였 고, 전환과정의 단계이행에는 자녀의 상태, 어머니의 맥락적, 중재적 조건이 영향 을 미친다고 하였다. 그리고 김현옥, 김경호 그리고 박지현(2009)은 장애수용을 장애아동의 전 생애에 걸친 지속적인 과제로서 다양한 요인의 작용으로 이루어 지며 장애아동 가족을 위한 사회적 원조체계가 존재해야 가능한 복합적인 과정 이라고 강조 한다. 즉, 장애수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계들은 중복되어 나타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시작될 수도 있다(고일영, 2009).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은 부모기를 통해 경험하는 규준적인 문제로 부모들 간에도 장애를 수용 하는 과정마다 개인차가 있음을 인식해야 된다는 것이다(Bernheimer, Young, &

Winton, 1983).

결국 장애아동 어머니의 장애수용이란 자녀의 장애로 인한 고뇌와 모순된 정서 를 의미하며,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적응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과정이다(Barnett et al., 2003). 이때 장애아동 어머니가 아동의 장애를 수용하기 까지의 과정은 시간이 걸리며 평생의 과정으로서 어떤 측면에서 고독의 행보라 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머니들과 가족은 이처럼 복잡하면서도 역동적 인 심리 과정을 겪으면서 점차 자녀의 장애를 수용하고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 타협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가족체계를 형성하게 된다(정현주․김성수, 2013).

Olsson and Hwang(2008)은 장애아동 어머니의 장애수용이 양육에 있어 중요한 과업이지만 그 자체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여 장애수용이 이루어지고 가족들의 삶의 질 기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Freedman(1995) 도 장애아동 어머니의 장애수용은 어머니 본인의 아동에 대한 애정이나 포용력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과업이며 사회적 협조로 이루어지 는 것이라고 하였다. 실제로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을 통한 지지와 지원 그리고 가족 내에서의 기능적인 의사소통이 장애수용과 가족의 성공적인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수용의 단계를 통해 가족들이 가족의 가치와 구조를 있 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이들은 계속해서 새롭게 가족의 기능을 개발, 발전, 유지하는 것에 자연스러워진다(고일영, 2009).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여 장애아동을 둔 가족의 문제와 적응을 가족 구성원 어느 한 개인의 것으로만 파악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맥락 혹은 체계라는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여 장애아동을 둔 가족의 문제와 적응을 가족 구성원 어느 한 개인의 것으로만 파악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맥락 혹은 체계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