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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들게 되다

문서에서 정신질환자의 보호실 경험 (페이지 117-122)

주제 6 : 상처의 흔적이 남음

4. 상처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들게 되다

보호실 경험 이후 이를 연상시키는 사물과 상황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되고, 이 를 소멸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또한 보호실 경험 동안 치료 자들과의 관계는 치료와 치료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나아가 대인관계의 양상 과 가치관의 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경험으로 생긴 흔적들은 현재에 서 끝나지 않고, 지속될 것 같은 두려움까지 있다.

보호실 적용 후 이전과는 달리 갇힌 공간에 혼자 있게 되는 것이 공포스럽고 불안하여 견디기 어려워하는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발견한다.

저 같은 경우에도, 거기를 들어갔다 나오면서 대인 공포증이 생겼어요. 그 첫 번째 병원에서 사람한테 맞고 나니까, 대인 공포증이란게 막 오고, 집밖에, 거 의 6개월, 8개월을 밖으로 안 나갔어요. 그리구... 퇴원하구 나서 그리구, 갇힌 공간에 가면은 불안해요. 근까. 꼭 밖에 나가요. 집에 붙어있질 못해요. 그게 지금까지도 있거든요. 또, 갇힌 공간에 혼자 있으면, 괜히 무섭고 불안하고, 그래요. 그래서 제가 집에 있을 경우에는 집에 아무도 없으면 옥상을 주로 올 라가 있어요. 그, 그게 학원을 다니라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근까 계속 있으니 까, 학교도 안나가고, 고등학생인데... 근까... 퇴원하고 나서 그랬는데, 갔는데, 학원이 왜 이렇게 갇힌 느낌이 나는 거에요. 좀... 저는 불안하고 그러진 않았 거든요, 혼자 있어도. (참여자 2, 남)

보호실 적용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하는 가족의 애완견 훈련이나 잠금창치가 있는 방문고리를 보면서 자신의 경험을 연상하게 되고, 이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피하고 안정감을 얻기 위해 보호실을 연상시키는 상황을 소멸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제가 그 무리한 짓을 했어요. (웃음) 똑 같은 개를 한 마리 더 사가지구 같이 넣어 줬어요, 제가...(중략)...같이 (개를) 넣어주면 좀 나은 거 같기두 하구. 확 실하게 모르겠어요, 며칠밖에 아니어가지구...(웃음). 남들은 이해를 못해요. 제 가 왜 그런가, 쓸데없이 돈 쓴단 생각밖에 안 하죠. 어머니한테는 그런 거 별 로 설명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진짜 안 좋은 행동이긴 한데, 문을 안 닫히 게 해 놨어요(웃음). 우리 집 방문들을. 그걸 이해를 못해요. 근까 뭐 아예 뿌 셔버린게 아니라, 손잡이를 좀 돌려가지구, 약간 돌려가지구, 이거 안 잠기게 해놨어요. 그걸 이유를 모르세요, 왜 그런지 제가 또 쓸데없는 짓 했다. (참여 자 2, 남)

퇴원 후 집에 혼자 있게 되는 상황에서 혼자 보호실에 있었던 상황에서 느껴 졌던 고립감이 느껴져 적극적으로 결혼을 고려하게 되고, 극도의 적막감으로 인해 두려웠던 기억 때문에 청각적 자극을 얻기 위해 강아지를 구입하기도 한다.

조용하면 그냥 소름끼쳐요.(웃음) 공포스럽고... 사람소리 좀 들리고 그러면 괜 찮아요. 나 혼자 잠자기 전에... 그냥 조용하면, 뭔가 팍, 나올 거 같은 그런 느 낌도 있어요. 누가 나를 해쳐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내 주변에 아무도 없

고, 세상에 나 혼자 밖에 없다... 환자라도, 환자라두 같이 있으면 안 무서울 텐데 환자두 없고 나 혼자 있으면 무섭죠. 그리구 조용해요. 나는... 너무 조용 하면은 심심한 거보다는 무서운 거죠. 말안하고 혼자 있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데요. 혼자 있어본 적 없어요? 난 요새도 혼자 있으면 무서운데 보호실 경 험하고 나서 혼자 있는 게 무서워요. 그래서 결혼하고 싶어요. 그래서 강아지 산 거잖아요. 혼자 있기 싫어서 대화 상대가 없으니까. 그런거에요. 그러니까 사람이 없으니까 나뿐이 없으니까 무서운 거죠. 여러 사람이 있으면 안 무서 운데, 사람이 없으니까 무슨 소리라도 나면은 좀 괜찮죠. 근까 강아지, 개 짖 는 소리라도 나야 되요. (참여자 3, 여)

치료에 있어 치료자와의 신뢰적인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반복 되는 보호실 경험 후 치료자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잃게 된다.

애정이 있어야 미움도 있고 뭐, 미움이 있어야 애정도 있다, 뭐... 그런 별로 치료자들한테 그렇게 기대하지 않아요. 치료자들한테 실망을 많이 했기 땜에...

근까 치료자들한테는 절대 기대 안해요. (참여자 2, 남)

보호실 갔다 온게 마음에 응어리로 남아있어요. 병을 고치러 왔는데, 오히려 병을 만든다... 뭔가 꽉 맥혀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오히려 보호실에 들어가 서 더 병을 얻게 된 것 같은... 그러니까, 치료자들에 대한 불신. 제일 중요한 거는 불신. 근데 환자는 치료자들을 믿어야 되잖아요? (참여자 8, 여)

다들, 간호사님들이 좋았던 것 같애요. 근데 이제 처음 나를 데리고 안정실에 들어갈 때, 한 간호사님이... 간호사님에 대한 이미지가 좀 안 좋아 가지고, 그 분하고는 별로였구요, 안정실에 처음 데리고 가신 분하고 관계가 별로 안 좋 았는데, 그냥, 처음에 목소리도 그렇고, 처음부터... 그냥 별로 안 좋았어요. 제 가 그냥 싫었어요. 특별히 부딪히거나 그런 적은 없어요. 처음에 **병원에 입 원해서 인제 간호사님들한테 대한 감정이 좋았는데, 보호실에 간 이후로는 별 로 이렇게... 좋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오히려 더 반항심, 그냥 막 내 마 음대로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참여자 9, 여)

보호실 경험 이후 치료자들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감정은 결과적으로 대인 관계의 양상에 있어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참여자 7의 경우 보호실을 적용한 여

자 간호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동성간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 을 갖게 된다.

저는 말도 안하고, 퇴원을 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면서 퇴원을 하라 고 했죠. 퇴원하고 나서는 집에만 있구요, 막 가족을 피해서 다니고. 병원에 입원하고 별로 안 좋은 영향이 있었던 거 같애요. (참여자 6, 남)

어떤 보호사님은 딱 시간이 덜 됐는데도 딱 꺼내주드라고. 내가 그 들어가 있 으면 안 됐다는 듯이 그렇게 바라보고 그라드라고... 여자보다 남자가 낫다 싶 드라고... 난 남자들하고 얘기하면, 많이 얘기하고, 또 말이 잘 통하는 거 같드 라고.... 또 걔중에, 맻맻은 아이지만. (참여자 7, 여)

보호실 적용을 당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이고 일방적이던 치료자와의 상호작용 양상을 근거로 자녀교육에 관한 자신의 가치관이 변화하게 된다.

저는 애기 말 안 들어도 안 때릴 거에요, 저는. 애기는 잘 모르잖아요. 환자 분도 정신이 없기 때문에 모르잖아요. 때리면은 왜 때리는지. 여기다 써 붙여 야지, 설명을 해줘야지 애들도 ‘니가 이거 이거 잘못했으니까 이렇게 혼나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해주고 혼을 내는 게 좋을 것 같애요. 무조건 때리면은 애들도 왜 맞는지 모르잖아요. (참여자 4, 여)

특히 참여자 4는 임신 중인 몸으로 보호실 적용을 받은 것이 태아에게 악영향 을 주고 자신의 고통의 산물로서 불행이 태어날 아이에게 대물림되지 않을까 불 안하다.

뱃속에 애기가 있었는데, 꽁꽁 계속 묶어 가지고 피가 안 통해 가지고 지금까 지도 여기 엄지손가락이 찌릿찌릿해요. 그래가지고 이렇게 이렇게 (주먹을 쥐 었다 폈다 하면서) 계속 했어요. 묶어 가지고 피 안 통해 가지고. 그래가지고 살았어요. 내 나이 수만큼 계속 이렇게 이렇게 해서 살았어요. 묶였을 때. 너 무 너무 꽉 묶어 가지고 피가 안 통해 가지고 죽을 뻔했어요. 피가 안 통하면 애기가 죽잖아요. 숨을 못 쉬니까. 그런 생각 들었어요. 우리 아가가 지금 6개 월이 다 돼 가는데도 움직이지도 않잖아요. 움직여야 되는데. 애기가 아직 안 움직여요. 검사결과는 괜찮은데, 불안해서 그런지 어쩐지 움직이지도 않잖아

요. 빨리 퇴원을 해야지, 편안하게 있어야지 움직일 것 같은데. 보호실 갔을 때 그때 막 소리지르고 막 그러니까 안 좋았던 게 애기가 불안해했을 것 같 아요. 걱정이예요. (참여자 4,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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