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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에 의해 자신의 질병이 중증으로 상징화되어 타인으로부터 차별화 되다

문서에서 정신질환자의 보호실 경험 (페이지 57-62)

과거 자신의 경험상 보호실 적용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각인되어 있다.

이러한 각인된 생각은 스스로 명백하게 상황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태에서조차도 보호실을 적용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이 중증 정신질환자로서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낙인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과거의 경험을 바 탕으로 인식된 이런 낙인 때문에 보호실 경험 후 대부분의 사람과 자신이 다르다 는 생각에 창피하고 비참한 심정을 경험하게 되며, 이런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스스로 타인으로부터 분리된다.

묶여있는 상황은 발작했다는 증거라고 각인되어 있고, 자신의 상태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조차 보호실을 경험하였다는 사실은 자신의 증상이 중증 정신질 환의 증상임을 입증하는 것으로 각인되어 있다.

근까 발작을 심하게 한다든지, 심하게 위반을 했다든지, 심하게 발악을 한다 든지 이러지 않고는 묶지 않거든요. 웬만해선 안 묶어요. 근까 묶는다는 거는 굉장히 중증의 상태라고 봐야되요. 왜 그냐 하면 지금까지 그걸 봐왔으니까, 평상시에. 평상시에 묶는 사람들을 내가 봤기 때문에, 아 어떤 사람들은 묶더 라, 어떤 사람들은 그냥 집어만 늫더라... 근까 내가 안 묶이구 보호실에 들어 갈 때 보면은... 경미하게 한 두시간 안정실에 있다 나오면 되는데... 묶였다 그 러면은 내가 인제, 첨에 모르죠. 일단 묶여있다 깨면은 아 비참하다. 내가 심 허게 또 발작을 했나보다 그런 느낌이 많죠. 제가 본 거로는 묶이는 사람들은 발작해서 치료진에 대항하는 거... 소리지루고, 막, 난동 피우고 이런 거. 때리 고 뭐, 큰 소리 치면서 막... 잠 못 자고... 그래서 주사 맞고 자죠. 그러니까 묶 이면 아주 상태 나쁜 사람들이 하는 일 중에 한 일을 내가 했나부다, 이런 느 낌이죠. (참여자 1, 남)

환우들 사이에서도 보호실 갔다오면 상태가 더 심하다, 뭐 그런 생각해요. 저 도 상태가 심각했죠(웃음). 다른 사람보다 더... 헛소리하구... 잘 생각 안 하는 데, 헛소리했던 거 같에요. 옷을 가슴까지 올린 적은 있대요(웃음). 잘 생각은 안 나지만. 그때는 환자들한테 막 성질 내고 막 그랬대요. 문도 꽝꽝 닫고 다 니고, 그랬대요. 막 귀찮게 하구, 막 사람들. 그랬대요. 다른 사람들이 거기 가 는 거 보면 안 좋죠.. 뭐 저 사람, 중증인가 보다 하는 생각도 들고... 나도 보 호실에 한 번 갔다오면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심한가 뭐 이런 생각 들었어요.

심했구나, 내가. 심했구나, 다른 사람보다. (참여자 3, 여)

자신의 증상의 심각성 정도보다 오히려 보호실 적용 여부에 근거하여 자신의

증상을 평가하는 인식의 틀이 각인되어 있다. 특히 보호실 적용과 자신의 증상간 의 관계를 제대로 규정짓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실을 적용 당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을 중증 정신질환자로 분류하게 된다. 이러한 태도는 보 호실 적용 후 다른 사람들의 자신에 대한 태도에서 더욱 굳어진다.

보호실 들어가니까 내가, 다른 사람보다 상태가 심한 것 같았어요. 보호실 들 어가는 다른 사람들 봐도 그런 생각 들죠. 보호실에서 나오면 그 사람은 인 제... 상태가 좋아졌다고 생각 들죠.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 다닐 때, 담임 선 생님이... 지각하거나 그러면 막 챙피주고. 머리카락 카트를 다 치라고 그랬는 데, 쳤는데, 막 머리 안 잘랐다 그래가지고 선생님한테 막 맞고 그런 거랑 비 슷한 거 같애요. 그럼 또, 뭐... 비참하고 고통스럽죠. 챙피하고. 사람들한테. 지 금이 더 챙피하죠. 내가 정신병이 더 다른 사람들보다 심한 거 같고. 다른 사 람이 나를 상태가 안 좋다고 생각하겠죠. 병이 심하다는 거. 정상인 보다... 정 상인이 아닌...(중략)...뭐, 얘기 같은 거 잘 안할라고 그러고. 그냥 만약에 거기 보호실 왔다갔다 자주 하면. 사람들이 대화를 안 하려고. 좀 따돌림당하고 그 런 거 있어요. 서운하죠. (참여자 4, 여)

보호실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 사이에서조차도 암 묵적으로 소외당하는 현실에 허탈하고 서운한 심정이 든다. 그러나 보호실을 경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인식 때문에 자기 자신 역시 보호실을 경험한 타인에 대해 꺼려진다.

안정실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저를 중환자로 생각하는... 기분이 들죠.

이 사람은 더 상태가 심하다.... 마찬가지로 다른 환자들도 들어가는 걸 보면 그렇게 생각을 하죠, 저건 중증이다. 근까 환자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을 당하 게 되는... 이것도 작은 사회기 땜에, 왕따, 뭐 이지메 현상이 있어요, 또.(웃 음). 되게 웃기지만, 말도 안 되는 거 같으면서 다들 있어요, 여기도 사회기 땜에... 가족 간에도 한 명을 좀 소외시키는...게 있듯이, 이 사회에서도... 있어 요. 누가 들어갔다 나오면 그 사람에 대해서 뭐 안 좋게 말한다던가 왕따를 시킨다거나... 그런 현상이 있어요. 그 당사자한테는 얘기를 안 하겠지만, 서로 간에는 하죠. (참여자 2, 남)

그냥 일반적으로는 상태가 안 좋은 때 보호실에 가는 거죠. 저도 보호실에 갔 다는 사실 때문에... 내가 다른 사람보다 심하다는 생각 많이 하죠. 지금도 하 죠. 그니까 많이 심했었다. 지금도 다른 사람보다 심하다는 생각이 그냥... 음...

없지 않아 그런 게 있을 수도 있죠...(중략)...보호실에 많이 들어가고 그러는 사람.. 솔직히 쫌 꺼려지는 게 있었어요. 너무 중증인 거 같애서.. 근데 직접 표현은 못했죠.. 근데 그 언니 같은 경우는 직접적으로 이케 표현을 하면서 내가 들어오면 문 쾅 닫고 나가고 이러니까... 그런 것도 너무 싫었죠. 너무 예 의가 없고... 쫌 왕따당하는거 그런 기분. (참여자 11, 여)

자신의 모습이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된다는 생각에 타인에게 자신의 모습 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외부와의 단절을 통해 분리되어 있기를 원한다.

그분이 저를 안정실에 있는걸 보셨을 것 같애요. 그러니까 그런 게 제일 기분 이 나쁘죠. 제가 싫어하는 분이니까 그분이 저를 싫어할 거 아니에요. ‘아, 쟤, 뭐 잘못했으니까 들어갔지‘ 그러면서 ’꼴좋다‘, ‘고소하다’ 그렇게 생각하셨을 것 같애요. 그래서 기분이 되게 나쁘더라구요. 안정실에 있을 때는 누가 자꾸 들락날락하면서 문이 열리는 거가 좀... 싫었어요. 누가 지나가다가 혹시 볼까 봐... (참여자 9, 여)

보호실에서 있었던 경험들이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타인들에게 알려지는 경 우 자신을 소외시킬 것이라는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자신의 보호실 경험에 대해 서는 타인에게는 절대 알리지 않으려고 하고 이로 인해 세상 누구와도 경험을 나 누기를 거부하면서 스스로 분리된다.

다른 사람들하고 보호실 갔다온 얘기는 안 하죠, 뭐 좋은 얘기라고. 보호실 들어갔던 사람들 보면 안됐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똥도 싸고 오줌도 싸고...

보호실에 간 이유가 수치스러운 게 아니라 들어가면 당연히 오줌도 싸고 그 러잖아요. 가지고 나와서 치워야하고, 물도 먹어야하고, 가져 와야하고, 내가 다 챙겨가요. 달라고 해도 안주니까 식구들은 그냥 모르는 게 나을 것 같아 요. 남편한테도 할 필요가 없을 거 같아요. (참여자 5, 여)

...죄를... 이 말로 표현을 못하겠는데요, 그러니깐 이렇게 안 들어왔어야 좋을 데를 들어와 있는 거니까 괜히 그러니까, 말로 잘 표현을 못하겠어요. 하여튼

남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 같애요. (참여자 6, 남)

보호실에 갔다왔단 얘기 엄마 아빠한테는 걱정하실까봐 안 하고요. 부모님한 테 하면 얘가 또 어떤 짓을 했길래 또 묶였을까... 또 뭐 증상이 나빠졌나... 그 렇게 생각하실까봐. (참여자 8, 여)

문서에서 정신질환자의 보호실 경험 (페이지 5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