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부문 사회갈등 관리방안
2. 갈등관리방안
2.1. 사전적(예방적) 관리기제 구축방안
현재화된 갈등이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더불어 불가피하 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 점에서 사후적 갈등 해소․조정 보다 사전적 갈등예방 차원에서의 관리전략이 우선해야 한다. 실증 분석의 두 사례에서 정책집행에 앞선 초기의 협력적 정책결정과 정,41 자율적 협의제도 내에서의 사회집단 간 공동의사결정42 등은 크게 미흡했다.
공적 영역에서의 의사결정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사회집단(농민단 체) 간 일상적 협의기제로서 정책참여기제를 확충해야 한다. 더불어
41 한․칠레 FTA 체결과정에 대해서는 통상협상의 특수성을 이유로 정 부가 초기부터 일방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했던 데 대한 비판적 성찰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한․칠레 FTA 국회비준 직후 외교통상부를 중심으로 「FTA 추진절차법」을 제정해 향후 추가적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서는 정책수립단계에서부터 관련 주체들이 정책 결정을 공유하는 틀을 마련하겠다는 정부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42 한․칠레 FTA 체결과정에서 초기부터 정부가 ‘공산품 수출시장=국가 적 공익’이라는 제조업부문의 입장을 수용했던 점은 차치하더라도, 정 부와 농민단체 간 갈등이 표출되기 이전은 물론 더 나아가 갈등이 격 화되는 확산단계에 이르기까지 제조업부문과 농업부문의 주요 사회집 단 간 자율적 협의과정은 전무했음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장천면 지역 농협 운영개선과정이 아직 현재적 갈등으로 발전하기 전에 농민과 지 역농협은 조합운영과 관련한 법제도적 관계, 즉 회원(member)-운영자 (manager) 간 기존 관계를 상호협의의 틀로 실질화해 서로의 이해와 가치를 조정해가려는 작업에 소홀했던 점도 볼 수 있었다.
공적 영역에서의 의사결정과 별개로 시민사회영역에서의 사회집단 간 자율적 의사결정과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즉, 시민사회주체 중심의 사회적 협의기제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집단별․하위부문별 로 형성․발전해가는 이견이 자율적인 조정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체들 간 일상적 협의를 위한 제도적 조건으로서 정책참여기제 와 사회적 협의기제는, 공적․사적 의사결정과정에서 초기부터 이견 들을 상호 조율함으로써 불필요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관리기 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러한 협의기제를 통해 초기과정에서의 갈등예방이 설사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협의기제를 운영하려는 노력은 실제 갈등이 발전해가는 동안에 갈등주체들이 서로를 불신하거나 협의과정 자체를 불신하는 것을 예방하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상호불신이 일반적 의사결정과정 및 갈등관리과정에 미치는 부정적 여파를 볼 때,43 일상적 협의를 통한 신뢰구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2.1.1. 정책참여기제 확충
정책결정과정이 기존의 정부 및 담당공무원은 물론 농민, 농민단 체 등 사회 내 다양한 민간주체들을 포괄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시각 은 농업부문 내에서도 일찍이 수용되었다.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농 업․농촌 관련 법률이 각종 위원회 제도를 정부와 사회집단 간 정책
43 상호협의경험이 부족한 탓으로 실제 갈등과정에서 불필요한 상호불신 이 확대되어 갈등관리노력을 어렵게 한 점은 한․칠레 FTA를 둘러싼 갈등과정에서 예시적으로 드러났다. 과학적․분석적 작업에 대한 일반 공중(公衆)의 보편적 불신은 차치하더라도, 초기부터 누적된 정보의 불투명성에 대한 불만은 개방피해규모에 대한 예측치가 비로소 공유 되는 단계에서 오히려 더욱 커졌던 것을 보았다.
협의틀로 도입했던 게 사실이다.44
그러나 대부분의 위원회가 한시적 참여기제로 운영되는 것을 목 적으로 하거나 정부 주도의 정책결정사항에 대한 사후 협의 목적으 로 운영된 점이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45 실질적 참여가 미흡하다거 나 생산적 대안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그 자체로 그 동안의 위 원회 운영결과에 대한 비판적 평가로 받아들여져야 하겠지만, 위원 회 운영의 애초 목적이 지나치게 편협하게 설정돼 있었던 데에서 불 가피하게 초래될 수밖에 없었던 예견된 결과는 아니었는지 재고되 어야 하겠다.
사전적 갈등관리기제로서 정책참여기제 확충은 이와 같은 근본적 한계를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참여주체의 권한강화(empowerment) 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잠재적 참여주체에게 의제설정권한을 부여하고 주어진 의제에 대한 실질적 의결권을 부여해 주체들의 임 무와 역할을 제도화하는 것이 권한강화의 핵심이다. 협의과정의 실 질화를 위한 제도운영의 지속성과 안정성도, 제도설계의 법률적 틀 과는 별개로 실제 운영과정에서 확보되어야 할 권한강화 정도에 의 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책참여기제 구축에서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참여주체의 포괄성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정책적 의사결정 사안, 특히 농산물
44 일반적으로 정책참여는 의사결정참여, 사업참여 등 다양한 형태로 이 뤄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이해와 가치의 대립인 사회갈등과 관련해 정책참여를 주요 주체들 간 관계 및 협의로 국한해 검토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45 제3장에서 보았듯이 농정심의회 등 정부 위원회 소집권이 장관 등 위 원장에게만 부여되어 있는 것은 위원회 운영의 근본적인 한계를 단적 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이후 농어촌발전위원회 및 농업․농촌특별대책 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제도설계상의 한계는 극복되지만 제도운영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문제는 여전하다.
수입 등 시장자유화 및 환경 등 자연자원 이용․관리가 정부 내 개 별부처 차원의 대응능력을 넘어서는 복합적 차원의 문제를 갖는다 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정책참여기제에 대한 정부 참여가 정부와 사회집단 간의 실질적 협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 차원의 다(多)부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다부처 참여는 다부처 기 구로 상시화될 수도 있으며 필요시 부정기적 협의관계로 제도화될 수도 있겠으나, 참여기제의 실질적 효과는 안정성에서 기인하는 바 가 크므로 상시적 기구화가 보다 적합하다고 본다. 또한 사회집단의 정책참여 포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사회집단의 정책참여 포괄성은 특정 정책적 의사결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주체뿐 아니 라 간접적 이해관계자 혹은 관심공중(關心公衆, attentive public)까지 를 정책결정과정에 참여케 하는 것을 의미한다.
2.1.2. 사회적 협의기제 구축 지원
두 실증분석과정에서 갈등구조의 역동성은 사회집단 간 갈등에서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음을 보았다. 따라서 주체들의 다양한 이해와 가치가 사전적 기제를 통해 조정되어야 할 필요성은 사회집 단 간에서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게다가 사전적 단계에서도 이해와 가치의 조화․대립은 사회집단 간에서 더욱 역동적으로 재구성되므 로 정부 등 공공주체의 제삼자적 관리노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민사회주체들의 자율적인 협의기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제3장과 제4장에서 본 바와 같이 농업부문 내 공적․사적 의사결정과 관련해 사회집단들 간 사회적 협의(social dialogue) 및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는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0 년대 후반 한국농업회의소 설립노력 및 이에 촉발돼 광범위 사회집 단 간 연계(통합 농단협)가 나타나기도 하였으나, 현재 농업부문 내
사회집단 간 관계는 여전히 농민운동단체 중심의 전국농민연대와 생산자단체 중심의 전국농민단체협의회로 양분돼 있어 사회집단 간 포괄적 협의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 동안의 과정이 전국농민연대 라는 농민운동단체 간 연계틀을 새로 마련할 수 있었던 점은 공공․
민간주체 모두가 협력적 의사결정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성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두 개의 느슨한 네트워크 안팎에서 사안별 협력에 머무는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움직임을 민간주체 중심의 협의기제 로 제도화하려는 노력이 시민사회 안팎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 져야 한다. 특히 정책적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시민 사회주체 간 관계의 안정화가 시민사회 내부 이견의 조정은 물론 정 부와 시민사회 간 관계의 제도화 및 이견 조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협의기제 구축을 주도해야 할 민간주체의 자 율적 영역과 별개로, 이에 대한 공공의 지원은 협력적 상호의존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데에서 장기적 기획으로 출발해야 한다. 따라 서 공공의 지원은 시민사회영역에 잠재하는 이해와 가치가 공적․
사적 의사결정과정에서 투명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 해야 한다. 각 사회집단의 독자적인 전문성 제고노력을 지원하거나
사적 의사결정과정에서 투명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 해야 한다. 각 사회집단의 독자적인 전문성 제고노력을 지원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