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거 역사에서 야당이 의회 상·하원을 동시 장악하는 경 우는 종종 있는 일이었음. 이럴 때마다 미국 내에서는 극한 대립 으로 초래될 정책마비를 우려하는 비관론과 권력 분점으로 인해 나타날 양측의 신중함이 정책의 효율성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낙 관론이 혼재해 왔음.
가. 중간선거와 분점정부
미국의 중간선거는 집권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띠며 야당 이 선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음. 따라서 양원에서 야당이 다 현재로서는
분점정부가 즉각적으로 아시아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동이 조기에 안정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빠른 해결책을 찾는다면 정파적 갈등의 대상이 아시아와 한국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어…
수를 점하여 분점정부를 만든 경우가 대통령선거 때보다 빈번하 였음(부록 1. 참조).
1930년대까지는 민주·공화 양 당이 주기적으로 세력을 교환하는 가운데 중간선거가 통과의례 정도로 치부되었으나, 이후 세력 균 형의 일환으로 소수당이 중간선거를 적극 활용하는 경향이 있음.
최근 들어, 2002년 선거(9/11 테러 이후)에서 부시 대통령의 공 화당이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중간선거에서는 예외 없이 대통령 의 지지도 하락과 야당의 승리가 동반되었음.
- 2002년의 경우 불안하게 시작한 공화당 정부가 9/11 테러로 말미암아 국민의 지지를 결집할 수 있었고 아프간 전쟁을 비 롯한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응집력을 키울 수 있었던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었음.
특히 재선 대통령의 중간선거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야당이 승 리하여 흔히 ‘6년차 대통령의 징크스’라 불리기도 함.
- 재선된 대통령은 다음 선거에 대한 우려가 없는데다, 재선 승리 로 인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다가 지지도 가 점차 하락하고, 이는 결국 중간선거에서의 패배로 연결됨.
그 외에도 만년 소수당의 정치적 재기, 대통령 권한 억제, 안보 이슈의 쟁점화 등이 중간선거에서의 분점정부의 형성 조건임.
나. 국내 정책 위주의 이념적 대립
중간선거에서는 주로 외교보다는 국내정책이 심판대에 오르는 까닭에 분점정부가 만들어지더라도 경제나 사회복지, 의료, 교 육 등이 갈등 사안으로 대두됨.
- 국내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 외교정책이 소외된다는 염려가 있을 수 있으나,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내 이슈에 비하 면 외교 부문에서의 소외는 그 심각성이 그리 크지 않다고 보 아야 함.
분점정부가 이념적으로 대립할 경우, 보수와 진보의 대립으로 나타남. 정치, 사회, 경제 문제에 관한 한 미국의 진보와 보수는 유럽과는 다른 독특한 형태를 띰.
재선된 대통령은 다음 선거에 대한 우려가 없는데다, 재선 승리로 인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다가 지지도가 점차 하락하고, 이는 결국 중간선거에서의 패배로 연결되어…
분류하기에 따라서 미국의 보수와 진보 성향은 여러 방법으로 정리될 수 있으나, 민주·공화 양당으로 집결되는 정치적 의사의 표출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음.
-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계층은 주로 시장에서의 정부의 역할 을 부정하고 시장과 기업의 자율을 선호하며, 복지, 규제, 동 성애 등에 반대하는 성향을 보임.
- 반대로 민주당 지지층은 공공의 선을 위한 정부의 시장 규율 을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것을 선 호함.
<표 1> 미국 정치에서의 보수와 진보의 성향 비교
영역 보수 진보
정부의 역할 부정적 긍정적
정부의 규제
(시장) 비효율적 효율적
경제적 빈곤층 개인 책임 공공 책임
정부의 능력
(사회복지) 낮음 높음
소수인종(흑인) 자기 인식의 문제 인종차별의 희생자
이민자 경제적 부담 경제적 혜택
국방/안보 군사적 힘 외교
기업 부의 생산 부의 독점
규제(환경) 생산성 저하 생산성 향상
동성애 거부 인정
출처: Pew Research Center 2014, Freedom’s Lighthouse 2014 분석에 준하여 재구성
상대적으로 분점정부의 영향을 적게 받는 국외문제에서는, 경제 문제에서 일정 정도의 입장 차이를 노정함. 국내에서 생산과 소 비에를 바라보는 이념의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국외에서 무역이 나 금융 부문에서의 연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주문이 상이하게 나타남.
- 경제적 국익은 단일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고, 시각 혹은 행위 자에 따라(여기에서는 정당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임.
- 또한, 당내에서 경제 문제에 대한 다른 의견이 나타나기도 함.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계층은 주로 시장에서의 정부의 역할을 부정하고 시장과 기업의 자율을 선호하며, 복지, 규제, 동성애 등에 반대하는 성향을 보여…
공화당 내부에서 중국과의 무역적자에 대한 해결책으로 불공 정무역에 대한 제재와 협상을 통한 시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 립한 바가 있음.
반면, 국방·안보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은 주로 정책 수단에 서 이견을 보일 뿐, 동일한 목표와 가치를 추구함. 자유민주주의 (liberal democracy)에 기반한 국제 질서의 수립과 안정은 민 주·공화 양당의 공통적 정책 목표이자 미국의 정치·군사·외교적 이념임.
- 방법론적 측면에서 공화당은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공세적 개 입을 선호하고, 필요시 일방적 개입을 인정함.
- 반면, 민주당은 외교에 우선순위를 두고 동맹 및 국제사회를 통한 다자간 문제 해결에 방점을 둠으로써 공화당과 입장 차 를 보임.
다. 이념적 당파성의 심화와 안보 이슈의 쟁점화 가능성 최근 미국 국내적으로 이념적 분화가 심화되고 갈등의 소지가 높아짐에 따라 안보 이슈마저 분점정부로부터 악영향을 받을 가 능성이 높아짐.
<그림 1> 미국 정치에서 이념적 대립의 심화
출처: Polarization in the American Public, 2014, PEW Research Center 참조: 이념적 일관성은 10가지 주어진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간단위로 측정 하여 산출된 것임. 그림에서 왼쪽은 민주당 성향 답변자들의 이념적 분 포도를 나타낸 것이고, 오른쪽은 공화당을, 그리고 분포상 가운데 부분 은 이념적으로 겹치는 부분임. 여기에서 공화당 성향은 공화당 편향 중 도파(independents)를, 민주당 성향은 민주당 성향 중도파를 포함함.
국내 정치적 이슈들과는 달리 국방·안보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은 주로 정책 수단에서 이견을 보일 뿐, 동일한 목표와 가치를 추구…
<그림 1>에서 나타나듯, 최근 10여 년간 미국 유권자들은 이슈 와 무관하게 보수·진보로 일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경향이 높 게 나타났고, 따라서 이념적 갈등의 여지는 그만큼 넓어짐.
안보 이슈가 이념적 대립의 대상이 되면, 첫째, 상대 국가에 대한 인식이 나뉘게 되어 국익에 대한 공통의 이익 기반이 약화 됨. 따라서 분점정부의 안보정책에서 일관성을 기대하기 어렵 게 됨.
- ‘악의 축’과 같은 특정 국가에 대한 개념 규정이 좋은 예임. 이 는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평등한 주체로 상정하려는 입장과는 매우 다른 것으로 분점정부에서 대외정책은 양당간 극한의 대 립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음.
둘째, 정치·군사적 행위를 도덕적 기준으로 해석하여 옳고 그른 것으로 정치적 견해가 분리됨. 이는 안보정책의 수단이 목적에 앞서 대립구도를 형성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안보 수단에 효율 성이 아닌 철학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가능함.
- 드론을 이용한 폭격의 윤리적 적합성에 관한 최근의 논쟁이 대표적임.
셋째, 안보정책도 상대 당에 대한 무차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 이념적 대립이 격화될 경우 상대측에 대한 비판이 더욱 공 세적으로 변화하여 국내·외 정책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경향이 존 재함. 게다가 경제정책과는 달리 외교나 안보정책의 경우 책임 소재가 명확하여 정쟁의 대상으로 더욱 적합함.
- 클린턴과 부시(George W.) 행정부 후반기를 거치면서 의회 다수당이 된 야당이 각각 클린턴 정책에 대한 전반적 거부, 혹은 부시가 하는 모든 정책 거부 등의 행태를 보인 것이 그 예임.
이념적 분화가 심화된다면 외교정책에도 비교적 이념적 대립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음. 또한 분점정부는 당파성으로 인해 형성 된 만큼 이념적 대립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음.
- 효율성을 놓고 대립할 때와 달리, 이념이 지배할 경우 정책 비 특히 안보 이슈가
이념적 대립의 대상이 되면, 상대국가나 그 국가에 대한 군사적 전략, 혹은 전략의 수립당사자를 옳고 그름의 기준을 붙여 정치적 견해를 분리…
판은 대안의 제시가 없이도 가능하므로 분점정부의 폐해를 불 러오기 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