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미국 대학의 유형별 글쓰기 교과 이수체계

미국 대학의 교양교육과 글쓰기 교육

2. 미국 대학의 유형별 글쓰기 교과 이수체계

2.1. 연구중심대학

앞에서 제시한 미국 대학의 5개 유형 중에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유형은 연구중심대학이다. 이들 대학은 약 200여 개로 학사・석사・박사과정을 모두 개설하며, 대개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을 갖추고 있다.

상위 60여 개의 대학은 전 세계적으로 대학의 학문 발전을 주도하고 있으며, 입학조건이 매우 까다롭다(Bok, 2013: 10). 미국 전체 고등교육 기관 중에서도 소수에 속하기 때문에 이들 대학이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미국 을 대표하는 대학들이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결코 미국 대학의 평균적인 교육모델로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들 대학이 미국의 엘리트 교육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교양교육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글쓰기 교육을 어떻 게 하고 있는지 참고할 만할 것이다.

<표1>에 제시한 다섯 개의 주요 연구중심대학들은 임의로 선택한 것임에도 이들 대학에서 졸업에 필요한 이 수학점 중 교양과목이 차지하는 비율은 최소 30%에서 많게는 45%에 달했으며, 이 비율은 미국 내 다른 유형 의 대학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즉 대학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대학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교 육의 1/3 이상을 교양교육에 할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글쓰기 과목은 평균 2과목 정도 를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표1> 미국 연구중심대학의 교양 이수체계 주요 사례

대학 글쓰기 이수요건 과목 성격

프린스턴 1과목 • 1학년 글쓰기 세미나(WI)

• WAC: 주제 중심의 학술적 글쓰기

• 과목명 예: “게이미피케이션”, “음식의 미래”,

“포스트휴먼”

예일 2과목 • 학술적 글쓰기 하는 요소들을 나타내는 WTL(Writing to Learn)은 ‘학습연계글쓰기’로, WID(Writing in the Discipline)는 ‘전공특화글쓰 기’로 옮기고자 한다.

5) WI(Writing Intensive) 외에 WR(Writing Rich), WE(Writing Enhanced)라는 용어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6)  1975년 “자니가 글을 못 쓰는 이유”(Why Johnny Can’t Write)라는 <뉴스위크> 기사에서 글쓰기 교육의 실패를 신랄하게 비

많고, 시간제 학생이나 35세 이상의 성인 학생 등 전통적인 대학생이 아닌 경우도 많다. 지원자의 대부분이 입

어떻든 이들 종합대학들은 주요 연구중심대학과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수학에 필요 한 기본적인 문해능력 및 글쓰기 역량 향상을 위한 기초 글쓰기 과목들을 필수 이수하게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전공연계글쓰기(WAC) 프로그램 역시 졸업요건으로 도입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단 순히 작문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학문 분야와 연결된 읽기와 쓰기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 학 교육에 바람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2.3. 리버럴아츠칼리지

리버럴아츠칼리지는 재학생 수가 2천 명 정도의 소규모 기숙형 대학으로 대다수가 사립이며 그 수는 약 1,000개에 달한다. 백 년 전만 해도 거의 대부분이 리버럴아츠 교과만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는데, 최근에는 전 문・직업 교과에 의해 잠식당하는 경향이 있다.7) 미국 대학교육의 원형에 해당하는 이들 리버럴아츠칼리지 중 윌리엄스 대학(Williams College)이나 앰허스트 대학(Amherst College)과 같은 최상위권 대학들은 여전히 리버럴 아츠 교과만을 가르치는 전통을 유지하면서 최고의 학부교육을 제공하고 있다(Bok, 2013: 11).

리버럴아츠칼리지의 특징이 리버럴아츠 전공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이들 대학이 교양과목을 두루 교육한다는 것은 일견 당연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배분이수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하나의 전공에 치우 치지 않고 다양한 학문을 경험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8) 그리고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대체로 1학년에 별도의 영작문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하지 않고, 전공연계글쓰기(WAC) 성격의 글쓰기집중교과(WI)를 2과목 정 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 글쓰기 과목은 신입생 세미나 과목인데, 신입생이 전공을 정하지 않 고 입학하는 리버럴아츠칼리지의 특성 상 이러한 세미나 과목은 전공을 가로지르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포 모나 대학(Pomona College)의 “비판적 탐구 세미나”, 칼튼 대학(Carleton College)의 “논증과 탐구 세미나”가 그 런 사례들이다.

<표3> 미국 리버럴아츠칼리지의 교양 이수체계 주요 사례

대학 글쓰기 이수

요건 과목 성격

윌리엄스 2과목 • 글쓰기집중(WI): 2과목 • WAC: 전공별 개설과목 수강

• 2학년까지 1개, 3학년까지 1개

포모나 2과목 • 1학년 비판적 탐구 세미나 (WI) • 과목명 예: “색채와 그 영향”, “과학과 공공보건”,

“상상의 도시”

• 글쓰기집중(WI): 1과목 • WAC: 전공별 개설과목 수강

칼튼 2과목

• 1학년 논증과 탐구 세미나(WI) • 학과별 개설 주제중심 기초 과목

• 글쓰기집중(WI): 1과목 • WAC: 전공별 개설과목 수강

• 글쓰기 포트폴리오 제출 • 비교과 졸업요건

7)  여기서는 데릭 복(2003)의 대학 유형 분류를 참고했으며, 학자에 따라서는 리버럴아츠칼리지를 다르게 규정하기도 한다. 브 레네맨은 소규모 기숙형대학 중에서도 리버럴아츠 분야에서 학위를 수여하는 비율이 40%는 넘어야 리버럴아츠칼리지로 분 류할 수 있다고 보며, 그 기준을 적용할 때 그 수는 1970년대부터 급격히 줄어들어 200여 개 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Breneman, 1990).

8)  예외적인 사례인 앰허스트 대학은 이른바 ‘오픈 커리큘럼’(Open Curriculum) 제도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의 자 유를 보장하고 있다. 단, 이 경우에도 전공연계글쓰기 형태로 진행되는 “1학년 세미나” 과목은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웰즐리 1과목 • 1학년 글쓰기: 1과목 • WAC: 학문 분야별 주제 중심 기초 과목

미들베리 2과목 • 1학년 세미나(WI) • 주제 중심 기초 과목: “사랑과 우정”, “사회학과 유토피아”, “호모 에코노미쿠스”, “반영웅”

• 글쓰기집중(WI): 1과목 • WAC: 전공별 개설과목 수강

<표3>에 제시된 대학 중 윌리엄스와 웰즐리 대학(Wellesley College)을 제외하고는 1학년에 개설되는 전공연 계글쓰기 세미나 과목을 이수한 후에 추가로 글쓰기집중 교과를 1개 이수하도록 되어 있다. 칼튼 대학은 두 과목의 전공연계글쓰기 교과목 이수 후에 별도의 글쓰기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 것이 졸업요건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처럼 리버럴아츠칼리지 역시 교양교육과정의 일부로, 또 졸업필수요건의 하나로 학생들의 글쓰기 역량 향상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 앞에서 종합대학들이 주로 기초 영작문 과목들을 필수로 지정하 고 있는 반면, 리버럴아츠칼리지들은 전공을 가로지르는 성격의 1학년 세미나를 개설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2.4. 커뮤니티칼리지

커뮤니티칼리지는 2년제 대학으로 그 수는 1,000개가 넘으며, 95% 이상이 공립이다. 미국 전체 대학(학부)

생의 40% 정도가 커뮤니티칼리지 학생인데, 그 중 약 60%는 시간제 학생, 80%는 직장인이다. 직업교육 2년 이수 후 취업하는 학생과 2년 수료 후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학생으로 나뉜다(Bok, 2013: 11-12). 2년제임에 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들은 상당한 비중의 교양과목을 이수해야 하며, 글쓰기 과목 역시 2과목이 필수로 지정 되어 있다. 이처럼 커뮤니티칼리지라고 해서 교양교육이 소홀히 취급되지 않는 이유는, 커뮤니티칼리지가 4년 제 대학으로 가는 하나의 채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국에서 어떤 유형의 대학이건 대학교육을 받 는다는 것은 교양교육을 기본으로 하며, 그 중에서도 읽기와 글쓰기 같은 문해력이 가장 기초가 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