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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제도는 2000년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과 직장조합이 통합되어 단일보험자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통합의 효과는 지역 간, 소득계층 간, 질병위험인구 구성 비율에 따른 집단 간 재정이전효과가 높으며, 누진적 소득재분배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최인덕, 2008). 그리고 관리운영 비절감, 보험료 부과 형평성 등에서도 통합이전의 조합방식보다 통합으 로 인한 단일보험자 방식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김진현, 2007;

이상이 외, 2006). 단일보험자의 관리운영방식은 높은 위험분산효과를 통해 가입자인 국민의 건강보장권 확대와, 사회연대성을 강화할 수 있고 공급자에 대한 구매력과 협상력 등이 확대되어 가입자에게 유리한 조건 으로 협상과 구매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일보험자 방식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입자가 다양한 보험 자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제약되어 서비스의 질 개선 노력과 효율 적인 의료비지출 개선노력이 부족하다는 한계점이 지적된다. 다보험자 방식에서는 가입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서 다양한 경쟁(보험료인하, 급 여서비스 개선, 형정편의 제공 등)을 통해 가입자의 편의를 증진시키지 만, 단일보험자 방식으로는 보험자중심의 서비스가 확대되기 어렵고, 조 직의 관료화로 인한 비효율적인 관리운영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비판 도 제기되어 새로운 측면의 경쟁방법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Anderson and Hussey, 2004; 최인덕, 2011에서 재인용).

하지만, 단일보험자 방식은 다보험자 방식처럼 경쟁상대가 부재하다는 것일 뿐, 비용절감과 보장성 확대를 위한 혁신노력이 부재한 것은 아니 다. 단일보험자 방식의 위험분산형태를 가지고 있는 NHS 방식의 국가들 은 의료보장체계의 효율화를 위해 분권화와 내부시장제도를 도입하여 시 장지향적인 관리운영체계로의 변화를 모색해왔다(Gottert and Schieber, 2006; 최인덕, 2011에서 재인용).

제5장 내부경쟁 필요성 및 적용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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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단일보험자 방식인 우리나라에서도 중앙 집중화된 건강보험서비스 체계를 지역별 특성이나 가입자의 특성을 감안 적절한 분권화를 시도하는 것 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분권화 수준은 민영화나 탈집중화 보다는 권위와 책 임을 이전하는 이양과 위임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분권화의 주체와 대상은 지역별로 구분하는 방안30)과 수행하는 내용을 고려하여 단위를 결정하는 방 법을 고려 할 수 있다(Bankauskaite, Dubois and Saltman, 2007;34; 최인 덕, 2011에서 재인용).

현 단일보험자방식에서 분권화의 주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가 되 며, 대상은 지역본부 또는 지사가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양은 재원 운용과 공급자 계약과 소유등과 관련한 관리권한을 의미하며, 위임은 재 정운용에 대한 관리책임이 될 수 있다.

외국의 분권화 사례의 경우에서도 지방에 많은 권한을 이양하지만, 중 앙은 가이드라인 설정과 지방에 대한 관리감독기능을 통해 전국의 수준 을 균일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네 덜란드의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분권에 관한 프랑스의 철학은 정책과 재정에 대한 중앙통제를 축소하는데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결 과적으로 분권화의 형태는 주로 탈집중화의 형태로서 받아들여진다.

건강보험에서 관리운영방식과 관련하여 환자의 선택권은 매우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다. 2000년 통합이전 통합논쟁에서도 주요 쟁점 중 하나 가 바로 지역별, 직업이나 직종별 조합의 선택권이라는 측면이 강조되었 다. 즉, 국민 개개인이 보다 효율적으로 건강보험 관리운영을 하여 보험 료가 저렴하고, 급여서비스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조합을 선택할 수 있 도록 조합방식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논거였다. 하지만 당시의 우리나라

30) 지역별 분권화의 방법은 지역적 특성과 지역내 가입자 특성을 고려하는 방법이 고려될 수 있음. 먼저 지역적 특성은 기존 행정구역이나 관리운영체계 구역으로 구분하는 방법이 며, 지역내 가입자 특성은 인구학적 특성, 유병율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임(최인덕 외, 20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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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자 내부경쟁을 통한 효율화 방안 연구

조합운영은 그 자체가 비효율적이고, 불형평적인 요소가 너무 강하였기 때문에 통합하여 단일보험자 체계로 운영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 율적이라는 논거에 설득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조합방식으로 건강보험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 네덜란 드, 프랑스 등은 공정한 경쟁 방법 제시와 함께 환자의 조합선택권에 대 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조합별 보험료 및 급여서비스 경쟁을 통한 성과에 대해 국민, 즉 환자들이 직접 조합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소수 조 합 또는 적자 조합이 흑자조합이나 능률적 조합에 흡수 통합될 수 있도 록 유도하고 있다. 적자조합에 보험료 인상과 재정운영에 불이익을 제공 함으로써 이러한 경쟁체제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31).

종합하면, 우리나라와 같은 단일 보험자 방식에서 국민들의 지역본부, 지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다. 그러나 개별 지사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타지사와의 비교를 통한 서비스 요구 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즉, 환자선택권이 지역이나 지사의 선택이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 선택권으로 확대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은 질병과 그로인한 경제적 손실이라는 사회적 위 험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로서 궁극적으로 질병치료와 그 로 인한 소득상실을 보전하는 것이 목표이다. 국민건강보험은 강제 적 보험 가입을 통해 국민 모두가 질병과 소득상실이라는 위험을 분산하고자 하는 보험수리 방식의 제도이다.

이러한 노력을 추구하는 조직은 가입자인 국민의 질병치료, 소득보전 등에 보다 높은 만족도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부여 된 것이다. 공보험 조직으로서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여 하며, 이를 위해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조

31) 국가별 자세한 내부경쟁 또는 경쟁메카니즘에 대해서는 국외 사례에서 자세히 제시함.

제5장 내부경쟁 필요성 및 적용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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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리라 할 수 있다. 결국, 국민이 건강보험 급여 서비스에 만족하도록 조직과 구성원은 최선의 노력을 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동기를 부여하 기 위해 경쟁이라는 수단적 도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