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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절 근로빈곤층의 노동경제적 특성

1. 가설적 문제제기

빈곤의 진입과 탈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노동의 문제는 아 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노동은 개인 근로소득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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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구의 소득지위 또는 빈곤상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가구 가 빈곤상태에 빠지는 이유는 가구원 중 일할 사람이 없거나 일하고 있어도 양 질의 일자리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전자는 건강상태와 가구여건 그 리고 노동수요라는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후자는 각 개인의 취업경 쟁력과 노동시장의 변화, 노동시장에서의 차별 등의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결국 빈곤의 문제는 일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일자리에 진입할 수 있 는가 하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근로빈곤층(working poor) 문제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근로빈곤층은 근로능력이 있음에도 취업하지 못해 빈곤해진 경우와 취업하고 있음에도 빈곤해진 경우로 대별할 수 있다. 전자는 빈곤층 실업자 및 실망실업자 그리고 비경제활동인구를 지칭하며, 지금까지 많 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왔다는 점에서 향후 근로빈곤 연구에서 개척해야 할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주36) 그리고 후자는 이 절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자 하는 집단으로 취업빈곤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는 외환위기를 전후 한 네 시점의 근로빈곤층 특성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취업빈곤층 개념(개념정의 B)을 채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근로빈곤층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측면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아래 그림을 통해 간단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빈곤진입 및 탈출에 영 향을 미치는 요인은 노동소득과 기타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기타소득 은 자산(금융소득과 재산소득 등)과 이전소득으로, 이전소득은 다시 사적이전소 득과 공적이전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다.주37) 둘째, 노동소득은 실업과 취업에

주36) 근로능력빈곤층의 관점에서 근로빈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연구로는 노대명(2004)을 참조 하기 바란다.

주37) 근로할 수 없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은 비근로소득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재산소득 이나 금융소득이 없는 경우라면, 사적 또는 공적이전소득이 빈곤진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서구 복지국가의 경우, 이전소득이 전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 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특히 노인계층의 빈곤진입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공적이전소득이 노인빈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사적이전소득 또한 점진 적인 감소가 예상된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근로능력이 없는 빈곤층의 빈곤위험이 매우 높 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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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해 영향을 받으며, 취업(임금근로 및 자영업)은 일자리의 질(고용조건과 급여 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물론 각 일자리는 단위임금과 노동시간에 따라 다른 근로소득을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각 개인이 어떠한 일 자리에 진입하는가에 의해 소득이 결정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점에서 근로빈 곤층 문제는 각 개인이 어떠한 일자리에 접근하고 있으며, 그것은 어떤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살펴보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그림 6-4〕빈곤진입 및 빈곤탈출에 있어 노동문제의 분해

(빈곤기준 상승)

실 직 가구원 증가

노동시장 종사지위 같은 일자리 근로소득

수요와 공급

이 직

빈곤 기타소득

인구가족구조 사적이전소득 비근로소득

이전소득

사회정책 공적이전소득

많은 선행연구결과는 근로빈곤층 발생원인을 ① 저임금(low pay), ② 고용의 질(quality of employment), ③ 가구특성(household characteristics), ④ 개인특성 (individual characteristics)의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를 재범주화하면, 저임 금․고용의 질과 같은 노동시장 요인, 가구구성의 변화와 같은 사회․인구학적 요 인, 그리고 개인의 취업경쟁력과 같은 개인적 요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리고 이 원인은 취업자 또는 근로능력자의 빈곤진입을 예방하고, 빈곤탈출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근로빈곤층이 발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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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원인이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음 세 가지 질 문을 통해 접근하고자 한다.

첫째, 산업구조의 변화는 근로빈곤층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기존 의 많은 연구결과는 근로빈곤층의 발생이 개인특성 이상으로 경제 및 산업구조 변화에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산업구조개편에 따른 일부 업 종에서의 고용감소가 근로빈곤층의 규모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제조업부문에서의 고용감소와 <도소매업 및 음식숙 박업 그리고 개인서비스업> 부문의 고용증가가 근로빈곤층의 업종별 분포와 어떠한 관계를 갖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인구·가족구조의 변화는 근로빈곤층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가구규모의 변화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던 것 처럼, 저임금노동자가 2인 가구에서 4인 가구로 증가하면, 소득이 변화가 없거 나 소폭 증가하더라도 비빈곤가구에서 빈곤가구로 변화할 수 있다. 반대로 가 구원의 증가가 취업자의 유입을 의미한다면 반대의 결과를 나타내게 될 것이 다. 다른 측면에서 가구원 수의 증감이 소득지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능 력이 없는 피부양자가 증가하는지 아니면 소득능력이 있는 부양자가 증가하는 지에 따라 소득지위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셋째, 개인의 특성 또는 취업능력은 취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이는 노 동공급을 위한 경쟁에서 각 개인의 인적자본 및 직업능력 정도가 취업, 일자리 의 질, 근로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결과는 근로빈 곤층 대부분이 저학력‧비숙련‧직업경험부족 등 공급측면에서의 경쟁력이 취약 하여 열악한 일자리로 진입하고, 낮은 임금과 고용불안은 해당 가구의 빈곤화 로 이어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취업과 실업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이것이 해당 가구의 반복적 빈곤경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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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업구조 변화와 근로빈곤

최근 근로빈곤층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인식되는 사안은 산업부문간 노동이동의 문제이다. 즉, 경제양극화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어떠한 산 업부문에서 일자리가 감소하고, 그로 인해 실직자 또는 빈곤층이 어떠한 부문 의 일자리로 이동하고 있는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 가 구소득과 개인임금 그리고 산업부문간 이동을 확인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자 료를 찾기 힘들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가구주의 종사업종을 중심으로 업종변동에 따른 빈곤층이 취업상태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이 접근방식이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을 전제해야 할 것이다.

분석대상 시점을 외환위기 전후인 1996년과 2006년으로 할 때주38), 양 시점 에 소득계층별로 취업가구주의 업종별 비중변화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먼저 제조업부문의 취업자 비중은 1996년 25.6%에서 2006년 21.5%로 약 4.1%가량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특히 취업빈곤가구 가구주에게 큰 폭 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취업빈곤가구 가구주 중 제조업에 종사하 는 사람의 비중은 1996년 23.5%에서 2006년 13.6%로 약 10%에 이르는 감소세 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소세는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 하는 건설부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도소매업은 1996년 19.1%에서 2006년 15.5%로 약 3.6% 감소하였으나, 취업빈곤가구 가구주에서는 17.7%에서 19.6%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형할인점 등 대규모 유 통업체가 출현함에 따라 부분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으나, 생계형 소형창 업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양상과 달리, 비중이 증가하는 업종도 존재한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숙박음식업을 들 수 있다. 1996년 5.0%에서 2000년 6.0%로 취업자 비중이 약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업종은 빈곤층과 비빈곤층 모두에서 취 업자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임금부문에서 감소하는 일자리가

주38) 2003년 국민생활실태조사자료는 근로능력자로 한정하여 업종을 조사하였기 때문에 이 변 수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와 동일한 표본의 분석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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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용이한 숙박음식점업 등의 부문에서 창업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가용할 수 있는 창업자금이 적고, 특별한 기술 이 없는 취업빈곤가구 가구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의 업종에서도 흥미로운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최근 정부가 일자 리 창출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특히 보건복지서비스부문의 취업 자 비중이다. 아래 표는 1996년에서 2006년 사이 취업자 비중이 3.0%에서 2.4%

그 밖의 업종에서도 흥미로운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최근 정부가 일자 리 창출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특히 보건복지서비스부문의 취업 자 비중이다. 아래 표는 1996년에서 2006년 사이 취업자 비중이 3.0%에서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