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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공간구조 및 도시체계의 변화

1. 선행연구의 검토

1.1. 국토 공간구조 및 도시체계의 변화

전반적인 국토 공간구조의 변화 추이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구로는 김창현(2003)을 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도시화 및 인구이동 추이, 통근‧통학 이동 및 여객 통행 등 상호교류 패턴, 연령‧학력‧취업 등 인구구조 등 다방면에 걸친 현황 분석을 통해 국토의 전반적인 공간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농촌 중심지 문제와 관련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분석 결과를 몇 가지만 소개한다. 첫째, 그동안의 도시화 추세를 보면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 시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다가 1990년대 들어 정체 상태를 보인다. 대신에 인구 25만 명 이상 도시계층의 인구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가 크 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도시체계에서 하위를 차지하는 소도시가 상대적으 로 쇠퇴하였음을 말해준다.

둘째, 우리나라의 인구이동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도시 간 이동이 주 류를 형성하고 있다. 농어촌지역으로부터 도시지역으로의 인구이동은 거의 정체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인구가 배후 농촌으로 분 산되는 역도시화 현상도 나타난다. 또한 농촌에서 도시지역으로의 인구이 동이 종전에는 주로 경제적인 요인으로 인해 이루어졌으나, 1990년대 이후 에는 주택‧교육‧생활환경 등이 주요 인구이동 요인으로 부상하였다.

셋째, 통근‧통학에 있어서는 수도권의 영향력이 경기도를 넘어 확대되는 모습이다. 강원, 충청지역, 전북‧경북의 일부지역까지 통근‧통학권이 확대 되는 것이다.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의 지방 통근‧통학통행이 증가하는 현 상은 수도권의 비대화‧광역화를 시사한다. 반면 지방은 인구정착 기반이 급속히 쇠퇴하고 있다. 또한 지방 대도시의 경우에도 주변 시‧군 지역과의 통근‧통학권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혔다5.

요컨대 국가 단위에서 보았을 때 도시 정주체계의 하위를 구성하는 다수 의 중소도시 비중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결국 대도시나 거점 도시에 비할 때 중소도시나 농촌 중심지의 제반 생활환경 여건이 열악하다 는 의미이다6.

이상의 분석 내용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결과가 <그림 2-1>에서 제시 되고 있다. 지역별로 도시 성장을 단계화해서 나타낸 결과와 인구이동의

5 특히 중심대도시 이외에 거점도시 발달이 미약한 충청권, 호남권의 경우에는 대도 시에 거주하면서 외곽 지역으로 통근‧통학하는 비중이 높다. 이들 지역의 경우 그동안 주변 농어촌에서 중심 대도시나 거점도시로 거주지를 이전한 주민들이 많았다는 점도 함께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농촌 중심지의 제반 정주 기반이 취 약함을 나타내는 결과인 것이다.

6 농촌의 압출 요인보다 도시(특히 대도시)가 갖는 매력요소가 농촌 인구 유출 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실제 농촌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주 여 건 조사 결과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송미령 등 2007: 96-100).

추이를 비교하고 있다. 도시화가 종착 단계에 들어가 역도시화 현상이 나 타나기 시작한 수도권의 경우 다른 지역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충청 권 및 호남권에서는 여전히 중심도시로 집중되는 흐름이 대세라는 점에서 수도권과 대조된다.

(A) 도시화 단계와 인구 분포 현황

(B) 중심대도시의 인구이동 동향

그림 2-1. 전반적인 도시화 추이와 인구이동 동향

자료: 김창현 등(2003).

도시체계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것으로 문제를 보다 좁혀서 진행된 연 구로는 김정연(1999)을 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요인분석과 군집분석을 통해 충청남도 175개 시‧군‧읍‧면 소재지를 5개 유형7으로 구분하였으며, 서비스 분야 업종의 사업체 수를 기준으로 대전‧충남권의 중심지를 4개 계 층으로 분류하고 시계열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또한

7 이는 ① 지방중심도시, ② 종합적 서비스 중심지, ③ 산업화 진행 소도읍, ④ 공 공서비스 의존도시, ⑤ 영세 소도읍 등으로 분류된다.

지역 간 연계구조 분석을 통해 광역대도시권 또는 연담도시권과 나머지 과 소지역으로 대전‧충남권 중심지가 이원화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이에 대한 후속 연구 성격으로 진행된 조봉운‧김정연(2004)의 작업에서 는 2000년 이후의 도시체계 변화 양상까지 살펴보면서 전반적으로 중심지 계층 단순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중간 계층의 중심지 기능을 수행하던 시‧군청 소재지의 기능이 현저히 약화되어, 2000년 이후 3계층과 4계층의 중심지 구분이 없어지면서 하나의 계층을 형성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중소도시와 소도읍의 위상이 하락하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것이다. 이는 <그림 2-2>에서 도식화하고 있다. 앞서 인구 분포를 바탕으로 지방 중소도시의 비중 감소를 보여주었던 김창현 등(2003)의 연 구 결과와 충남권 도시체계에 대한 이러한 분석 내용은 서로 일맥상통한 변화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림 2-2. 대전‧충남권의 중심지 계층 변화(1981-2002년)

자료: 조봉운‧김정연(2004).

국토 전반적으로 광역화 현상이 나타나며, 하위 계층 중심지의 기능이 약화된다는 변화 경향은, 농촌 중심지의 활성화에 대해서는 위협요소로 받 아들여지기 쉽다. 저차 서비스는 가까운 중심지에서, 고차 서비스는 보다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이용한다는 전통적인 중심지 이론이 중심지 계층구 조의 약화로 인해 도전받을 수 있는 것이다8.

그러나 김창현 등(2003) 및 조봉운‧김정연(2004) 등의 분석 내용들은 인 구 규모나 사업체 분포 등 중심 기능을 나타내는 대리변수를 활용하여 이 루어진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거점도시와 농촌 중심지로 대별되는 중심지 계층의 분화 현상을 제시하고 있으나, 농촌 중심지 자체에 초점을 두어 그들 내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능적인 위계를 설정하는 작업은 이루 어지지 않았다. 또한 실제 주민들의 중심지 이용 실태에 근거하여 농촌의 생활권을 파악하는 작업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요컨대 2차 자료를 기준으 로 하위 계층 중심지의 위상이 약해졌음을 입증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서 비스 거점으로서 농촌 중심지의 기능까지 소멸되었음을 보여준 것은 아닌 것이다.

농촌지역 내에서 정주체계가 어떠한 양상으로 형성되는지, 주민들의 서 비스 이용 거점으로서 농촌 중심지가 실제 어떻게 기능하는지 등을 살펴보 는 일은 별도의 실태 분석 작업을 필요로 한다. 다음부터는 이에 관한 연 구 사례를 검토하기로 한다.

8 실제로 교통발달의 영향으로 인해 크리스탈러(Christaller)의 중심지이론이 적합 하지 않음을 지적한 연구들은 서구에서 일찍이 여럿 진행된 바 있다. 예컨대 Hart(1967)는 자동차 도입으로 인해 농촌의 서비스 중심지의 전통적 경제기능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키며 많은 촌락이 인구 감소를 경험하였다고 지적하였다.

Brush(1953)는 농촌 구매자들이 동종 상품에 대하여도 고차중심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였다. Clark(1968) 역시 일상적 식료품을 사기 위해 절반 이하 의 구매자들만이 가까운 저차중심지를 이용하며, 보다 다수의 구매자들은 더 먼 거리의 고차중심지를 이용함을 확인하였다. Johnston(1966)은 최소요구치와 재화의 도달범위 간 비율의 변화에 따라 사례지역의 공간구조가 원칙적 위계구 조를 따르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