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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표기법과 음운론적 특징

2. 음운론적 특징

2.3. 구개음화

근대국어의 시기에 일어난 중요한 음운 변화의 하나로 구개음화를 꼽는데, 이 중에서 ㄷ 구개음화는 중앙어에서 17세기와 18세기 교체기에 일어난 것으로 소 개된다.95) 구개음화는 비구개음이 ‘ㅣ’나 ‘y’ 앞에서 구개음으로 바뀌는 음운 현상 을 의미하는데, 구개음화는 적용을 받는 자음의 종류에 따라, ‘ㄷ 구개음화’, ‘ㄱ 구개음화’, ‘ㅎ 구개음화’의 세 부류로 나뉜다.96)

19세기 중엽의 자료인 <순원왕후언간>에서는 ㄷ 구개음화 관련 용례는 확인 되지만, ‘ㄱ’이나 ‘ㅎ’의 구개음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ㄱ 구개음화는 ㄱ계열이 구 개음 ㅈ계열로 바뀌는 현상임에 반하여, ‘ㅎ’은 ‘ㅅ’으로 바뀌는 현상으로, ‘ㅅ’을 구개음은 아닌 치조 마찰음이므로, 구개음화가 아닌 다른 현상에 포함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현대국어에서 ‘ㅅ’이 ‘ㅣ, y’ 앞에서 음성적으로 구개음의 변이음 ‘ʃ’로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역사적으로 ‘ㅅ’이 구개음으로 실현되었을 때 ㅎ 구개음화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97)

<순원왕후언간>에서는 ㄷ 구개음화를 제외하고는 ㄱ 구개음화나, ㅎ 구개음화 가 분석되지 않으므로, 이 장에서는 구개음화의 명칭 아래, ㄷ 구개음화와 관련 된 용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구개음화의 각 유형별 빈도 및 발생 비율을 살펴보면서 시대적 의미를 찾아보고자 할 것이다. ㄷ 구개음화(이하, 구개음화)는 중앙어에서 17세기와 18세기 교체기에 일어난 것으로 논의된다. 19세기 중엽에 작성된 <순원왕후언간>에서는 구개음화가 상당히 진전되었을 것으로 판단되지 만, 전혀 그러한 양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구개음화와 관련된 해당 전체 용례는 2,041회가 나타난다. 그러나 이중에서 41 개가 어떤 의미인지, 또는 대응 한자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형태들이어서, 분석 된 전체 용례는 2,000회만 분석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구개음화 환경에 놓인 용 례를 모두 확인하고자 하였으며, ‘ㄷ, ㅌ + ㅣ, y’ 또는 ‘ㅈ, ㅶ, ㅊ + ㅣ, y’ 등을

95) 이기문(1972), 앞의 책, 197쪽.

96) 이진호(2005), 앞의 책, 126쪽.

97) 이진호(2005), 위의 책, 127쪽.

포함하였다. ‘ㅼ’은 이 문헌 자료의 초성자로 163회나 나타나지만, ‘ㅣ, y’에 연결

ㄷ 895 365(269/96) 301(0/301) 229 ㅌ 153 3(0/3) 79(5/74) 71 ㅈ 587 135(67/68) 72(4/68) 380 ㅊ 216 32(9/23) 7(5/2) 177

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순원왕후언간>과 비슷한 시기에 작성된 사대부가 언간의 구개음화 확산 비율과 비교하면, 이 언간의 구개음화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786년부터 1856년에 작성된 <추사가 언간>에서는 543회의 해 당 용례 중에서 466회에서 구개음화가 반영되어 85.8%의 비율을 보이는 확산 과 정이 확인되며,100) 1830년부터 1850년대 초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김성일가 언간> 중에서 비슷한 시기에 작성된, 남편이 아내에게 보낸 <김진화 언간>에서 는 173회 중에서 160회가 구개음화가 반영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구개음화가 100%에 가까운 92.49%의 비율을 보인다. 왕실 관련 자료나 문헌 자료의 성격이 같은 사대부가 언간에서도 구개음화의 비율이 80% 이상 나타나고 있음에 비하 여, <순원왕후언간>에서는 채 10%가 안 되는 8.23%는, 아직 왕실 여성 언간에 서는 그리 활발하지 못한, 초기 단계에 놓인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매우 높다.

2.3.1. 구개음화

<순원왕후언간>의 구개음화는 8.23%, 과도교정이 6.41%에 해당된다. 세부적으 로 분석해보면, 구개음화 중에서 ‘ㄷ>ㅈ’인 경우는 956회 중에서 61회가 발생하 여 6.38%의 비율을 보이며, ‘ㅌ>ㅊ’은 186회 중에서 33회로 17.74%로 나타난다.

고도교정 중에서는 ‘ㅈ>ㄷ’이 639회 중에서 52회로 8.14%이며, ‘ㅊ>ㅌ’은 219회 중에서 3회로 1.37%을 보일 뿐이다.

고유어에서는 792회 중에서 44개가 나타난 7.77% 비율을 보이는데, 어휘 형태 소에서는 399회 중에서 31개로 5.56% 비율을 보이며, 문법 형태소의 393회 중에 서 13회가 나타나 3.31%로 빈도에서는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비율에 서는 어휘 형태소나 문법 형태소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한자어에서는 300 회 중에서 50회가 나타나 16.67%로 이 문헌의 구개음화 실현 비율 8.26%보다 두 배 가량 높게 나타나지만, 한자어의 과도교정은 670회 중에서 13회로 4.33%로, 평균치보다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0) 윤희선(2016), 「19세기 전기 언간의 구개음화 연구」, 국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9쪽.

고유어에서 ‘ㄷ>ㄷ’에 해당하는 용례는 895회인데, 어휘 형태소는 365회이고, 이 중에서 어두 음절인 경우가 269회, 비어두 음절이 96회이며, 문법 형태소에서 301회, 한자어에서 229회가 확인된다. 그리고 구개음화가 반영된 ‘ㄷ>ㅈ’은 61회 인데, 어휘 형태소에서 28회이며, 이중에서 어두 음절이 13회, 비어두 음절이 15 회씩 분석된다. 그리고 문법 형태소에서 5회, 한자어에서 28회의 구개음화 적용 용례가 각각 확인된다. 이 중에서 구개음화가 적용되거나 과도교정으로 표기 변 화가 나타난 용례만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구개음화 ㄷ>ㅈ: 61회

가. 어휘 형태소(28회): 건져<순원어필-10>, 주러져시나<순원한글박-12>, 그만져 만<순원한글박-12>, 져러여니이다<순원어필-01>, 져리여도<순원봉 서-02>, 져리<순원어필17>, 져리된<순원봉서-04>, 져러타<순원봉서-31>, 져 러타<순원어필22>, 져러타<순원봉서-04>, 져러타<순원봉서-08>, 져리<순 원봉서-27>, 져리들<순원봉서-19>, 져리<순원어필-19>, 어지러<순원봉서-1 2>, 달나지고<순원봉서-04>, 지켜도<순원봉서-31>, 어두어지고<순원봉서-3 3>, 여지라<순원한글박-04>, 지니<순원어필21>, 어지시니<순원봉서-2 1>, 지디<순원어필-02>, 어지리<순원어필-22>, 지디<순원봉서-23>, 글 너진<순원봉서-18>, 젹어질<순원한글박-08>, 뒤질<순원봉서-25>, 질<순 원석주선-01>

나. 문법 형태소(4회): 지<순원봉서-02>, 지<순원한글박-04>, 구지<순원어 필-18>, 압셔지<순원봉서-25>

다. 한자어(28회): 져의<순원봉서-08>, 젼갈을<순원한글박-04>, 소무젼고<순 원봉서-06>, 일호반졈<순원봉서-23>, 졍셕이<순원어필10>, 졍쳥<순원봉 서-19>, 졍쳥디<순원봉서-17>, 졍쳥디<순원봉서-17>, 질졍을<순원어필1 8>, 졔슈<순원어필02>, 아모죠록<순원봉서-08>, 무지<순원봉서-15>, 심지 가<순원봉서-02>, 환텬희지<순원봉서-05>, 지쇽<순원봉서-30>, 브지어텬

고<순원봉서-11>, 심지나<순원봉서-01>, 심지도<순원어필-07>, 지량이

<순원어필-15>, 슈직니<순원어필-19>, 쳥직이<순원한글박-04>, 진즉

<순원석주선-02>, 진작<순원한글박-23>, 진압<순원어필-19>, 진뎡이나

<순원어필-11>, 진면의도<순원어필10>, 질<순원봉서-29>, 징샹이니<순 원어필-25>

(2) 구개음화 ㅌ>ㅊ: 33회

가. 어휘 형태소(2회): 디나치니<순원한글박-21>, 거치<순원봉서-15>

나. 문법 형태소(8개, 경계 포함): 븟쳐시니<순원한글박-12>, 븟쳐<순원한글박-1 2>, 븟치시고<순원어필09>, 관쟉붓치<순원봉서-31>, 치<순원봉서-11>, 븟 치<순원한글박-08>, 븟치랴<순원봉서-24>, 븟치<순원한글박-12>

다. 한자어(23회): 담챡고<순원봉서-25>, 화챵나<순원석주선-02>, 화챵니

<순원어필25>, 탕쳑이<순원어필21>, 쳠으로<순원봉서-27>, 쳥직이<순원한 글박-04>, 쳬<순원어필22>, 쳬다<순원봉서-27>, 츄후야<순원어필-02>, 이 욕츄락<순원어필-04>, 치졔신다고<순원한글박-19>, 치하<순원어 필-09>, 쳐치소<순원어필-04>, 치하로<순원봉서-10>, 유치의<순원봉서-0 9>, 치표<순원어필-17>, 소치로<순원봉서-23>, 쳐치소<순원어필-04>, 칙 교<순원어필-18>, 칙교로<순원한글박-23>, 돈칙여<순원어필-11>, 신칙

<순원어필-20>, 침침면<순원어필-20>

(3) 구개음화 ㅳ>ㅶ: 2회

어휘 형태소(2회): 넘<순원봉서-33>, <순원한글박-10>

(3)의 어휘 형태소는 중세국어에서 각각 ‘넘​-’와 ‘​-’로 소급되는 어휘들인 데, 이들이 ‘ㅶ’으로 나타난 경우이다. 이들은 된소리를 담당한 표기로 판단된다.

또한 이 언간에서는 [ㄸ]의 음가를 담당한 ㅅ계열의 ‘ㅼ’이 널리 사용되고 있지 만, 그 분포가 특정 어휘에 치우쳐 있어서, ‘ㅣ, y’에 연결된 어휘는 하나도 발견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들도 구개음화가 적용된 용례이므로, 구개음화가 반영 된 빈도와 비율을 계량할 때 같이 포함하여야 하지만, 구개음화가 적용되기 이전 의 해당 용례가 하나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감안하여, 전체 빈도와 비율에서는 제외하였음을 밝힌다.

2.3.2. 과도교정

여기서의 과도교정은 ㄷ 구개음화의 진행 방향과 반대의 방향으로 나타난 경

우를 가리킨다. 즉 ‘ㅈ, ㅊ + ㅣ, y’가 ‘ㄷ, ㅌ + ㅣ, y’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개음화를 인식하여 과도하게 교정, 즉 바꾼 표기를 지칭하는 것이다

중앙 문헌에서는 이른 용례로는 17세기 중·후기부터 나타나는데, ㄷ 구개음화 와 함께 그 과도교정의 용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101) 이러한 특징은 18세기 초 기 문헌에도 거의 그대로 나타나는데,102) 19세기 중엽의 <순원왕후언간>에서도

‘외간​디, 셩복​디, 말관​디’ 등처럼 ‘​디’와 같은 문법 형태소에서도 과도교 정된 용례가 나타난다. 이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표-18> 과도교정 관련 빈도

이 언간에서는 과도교정이 55회 나타나는데, ‘ㅈ>ㄷ’은 52회이며 ㅊ>ㅌ이 3회 이다. 이중에서 고유어의 ‘ㅈ>ㄷ’은 40회, 한자어에서는 12회가 분석된다. ‘ㅊ>ㅌ’

에서는 고유어가 2회, 한자어가 1회가 나타난다.

고유어에 나타난 ‘ㅈ>ㄷ’ 변화된 용례 중에서 어휘 형태소는 18회이고, 이중에

고유어에 나타난 ‘ㅈ>ㄷ’ 변화된 용례 중에서 어휘 형태소는 18회이고, 이중에

문서에서 순원왕후 언간의 국어학적 연구 (페이지 8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