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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40-49)

매체는 체계가 아니다. 매체는 스스로를 재생산하지 않으며 스스로 기술 적 발전을 이룩하지도 않는다. 또한 매체는 물리화학적 실체가 아니다. 인 쇄된 책은 종이가 아니며 전자매체로서의 컴퓨터는 전기가 흐르는 쇳덩어 리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오직 커뮤니케이션의 자기생산이 이루 어질 때만 커뮤니케이션들의 연결 개연성을 높일 뿐이다. 그리고 한번 형성 된 매체는 커뮤니케이션들이 어떤 경로로 이어질 것인지를 제약한다. 이러

61) 위르겐 하버마스, 뺷분열된 서구뺸, 나남, 2009, 147~148면.

62) Gunther Teubner, “Verfassung ohne Staat? Zur Konstitutionalisierung transnationaler Regimes”, Stefan Kadelbach and Klaus Günther(Hg.), Recht ohne Staat?, Berlin : Campus, 2011, pp.49~100.

한 형성과 발전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체계 바깥의 환경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우선 가장 필수적인 환경이자 구조적으로 결합 된 체계들인 인간의 심리적 체계들의 동기유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 동기유발이 지속되기 위한 인간의 생명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 물리화학적 인프라도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기능을 위해 필요한 환경 인프라들의 비중은 확산매 체와 성공매체가 서로 다르다. 심리적 체계들의 동기유발은 양쪽 모두에 필 수적이다. 그런데 확산매체의 기술적 발전을 위해서는 생명체계보다 물리화 학적 인프라의 비중이 더 크다. 손 동작 등 유기체의 움직임이 필요하긴 하 지만 기술적 발전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물리화학적 환경의 뒷받침이다. 종 이가 없었다면 인쇄 기술은 없었을 것이며, 전기가 공급되지 않으면 전자매 체는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앞서도 강조했듯이 이러한 인프라가 갖추어졌 다고 해서 곧 확산매체가 쓰이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놀라운 성능의 컴퓨터 라 하더라도 경제적 비용이나 미적 외관 등의 이유로 외면당할 수 있다.

성공매체의 경우 인간 바깥의 물리화학적 인프라보다 더 큰 비중을 갖는 것은 인간의 유기체이다. 화폐는 생필품에 대한 욕구와, 권력은 물리적 폭 력과, 진리는 지각에 대한 지각과, 사랑은 섹슈얼리티와 각각 공생 관계에 있는 매체이다. 하지만 성공매체의 성립은 이러한 신체성의 즉각적 실현의 지연을 통해서이다. 그리고 상징적으로 일반화된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신 체적 힘겨움으로 인해 심리적 체계들의 동기유발이 힘든 커뮤니케이션의 연쇄도 가능하게 했다. 진리는 며칠 밤을 새워 공부할 수 있게 하며 화폐는 목숨을 건 위험한 노동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죽게 된 유기 체와 그것에 공생하는 의식은 다른 인간의 것들로 대체된다.

확산매체의 기술적 발전은 분명 커뮤니케이션의 자기생산 양상을, 즉 현 대 사회를 변화시키는 촉매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촉매는 심리적 체계들 과 더 밀접하게 얽혀 있는 신체성에 기초하면서도 그러한 신체성의 극복을

가능하게 한 지독한 커뮤니케이션 매체인 성공매체와의 긴장 속에서만 사 회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아직 우리는 인쇄 시대에 성립한 성공매체 중 결정적으로 무력화된 매체를 찾아볼 수 없다. 또한 기능적 분화라는 현대 사회의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인문학적 매체 연구는 디지털 멀티 전자매체 기술의 발전이 초래 할 변화에 관한 매체이론가들의 성급한 전망을 추종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또한 섣불리 더 좋은 사회나 더 나쁜 사회 혹은 더 인간적인 사회나 반인간적인 사회를 전망해서도 안 된다. 이 변화가 지금 각각의 성공매체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추적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에 미칠 영 향을, 즉 인간의 사회적 생활에 미칠 영향을 전망해야 한다. 이 글에서 나는 루만의 매체이론을 토대로 이러한 인문학적 매체 연구를 위한 개념을 소개 하고, 이를 토대로 오늘날 확산매체와 성공매체 사이의 긴장 사례들을 짚어 보았다. 하지만 폭넓은 안목과 전문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아직 그리 깊이 있는 연구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앞으로의 꾸준한 연구와 다른 분과학문 연구자들과의 협업이 이루어진다면, 좀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연구 성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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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Tension between Dissemination Media and Success Media in the Digital Epoch

Jung, Sung-hoon*63)

The development of digital technology is changing the way of human perception and communication, including the way of writing and publication.

It is reasonable that the scholars of humanities have concerns for this transformation of media. The history of humanities has been constructed by book publication.

The current studies of media humanities focuss on the dissemination media (language, picture, photography, movie, computer, etc.), which have been researched mainly by the science of communication. But the success media (money, power, truth, love, trust, etc.) which have been researched by sociology are out of media humanities’ view.

In this paper, I will try to extend the field of view for media humanities by referring to the media theory of Niklas Luhmann. I will define the concept of media, distinguish between dissemination median and success media, and research the tension between two kinds of media. The variance of love after romantic love, the dynamization and the risk of money in the digital epoch, and the crisis of the rule of law are included.

Key Words : media, digital, communication, dissemination media, success media, love, money, the rule of law

* Seoul National University

<필자소개>

이름 : 정성훈

소속 : 서울대학교 철학과 전자우편 : [email protected]

논문투고일 : 2015년 12월 28일 심사완료일 : 2016년 2월 15일 게재확정일 : 2016년 2월 17일

이선경 이원구 산업론의 역학적 체계 이영란 뺷소학뺸을 통해 본 조선시대 여성상

이선경*64)

목 차 1. 머리말

2. 이원구의 ‘산업’ 이해

3. 산업론의 기반으로서 坤道의 재해석 4. 맺음말

<국문초록>

일수 이원구는 18세기 후반~19세기 초반에 활동한 역학자이자 실학자이다.

그는 당시 사회의 모순이 인륜과 산업의 괴리에 있다고 진단하고, 역의 건곤음양 론을 통해 양자를 통합하는 이론을 구축하였다. 그는 특히 ‘산(産)’의 가치를 재인 식해야 함을 역설한다. 동시에 산업은 인륜을 실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 한다. ‘산’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과 인륜의 실현은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 뿌리 가 된다. 산업을 통해 인륜을 실현해야한다는 그의 산업론은 역학적으로 곤도(坤 道)중심체계를 형성한다. 그의 곤도는 건도(乾道)를 수용하여 완성하는 의미로 서, 종래 건도를 주(主)로 곤도를 종(從)으로 보는 것과는 관점이 다르다. 그가 곤도를 중심으로 건곤을 통합하는 논리와 산업을 중심으로 인륜과 산업을 통합하 는 논리는 같은 궤도에 있다. 첫째는, 인륜과 산업의 관계를 인의의 관계로 보는 것이다. 역학적으로 건도가 ‘인(仁)’이라면 곤도는 ‘의(義)’라 할 수 있는데, 이때 의 ‘의(義)’는 건도의 ‘인(仁)’을 적절히 조절하여 완성한다[財成輔相]는 의미를 지닌다. 이와 같이 곤도로서 산업은 인륜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한 인정 (仁情)으로서의 인륜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으로서 인술(仁術)이 된다. 둘 째는, 건원(乾元)과 곤원(坤元)의 소통성이다. 천지를 상징하는 건도의 원(元)

* 성신여자대학교

과 곤도의 원(元)은 두 개의 ‘원’이 아니라 동질의 것이며 그 내용은 ‘인(仁)’이다.

일수에 있어서 인륜과 산업의 매개고리는 ‘인(仁)’이다. 인륜과 산업은 ‘인정’과

‘인술’로서 ‘인(仁)’을 공통분모로 한다. 인륜과 산업을 인의(仁義)의 관계로 보 고, 의(義)를 통하여 인(仁)을 완성하는 것으로 보듯이, ‘의’로서의 산업은 인륜 을 완성하는 것이다. 또 산업에는 구체적 여섯 조목인 육사(六事)가 있는데 그 첫 째 조목이 권(眷)이다. 권(眷)은 인술(仁術)의 근원으로서 인륜구도(人倫九道) 가 뿌리박고 있는 곳이자, ‘육사’전체를 관류하는 정신이다. 권(眷)은 ‘아끼고 돌 보아 잊지 않음’의 뜻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인(仁)의 구체적 발현임을 알 수 있다. 권(眷)의 위상은 곤원(坤元)과 같다. 즉 ‘권’으로 표출된 인(仁)이 산업으 로서 육사의 각 조목을 관류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계사전」의 ‘형이상의 것을 도 라 하고, 형이하의 것을 기라 한다’는 구절에 대하여, 도(道)란 다름아닌 ‘기(器) 를 다하는 것’이라 한다. 이는 기(器)의 입장에서 도(道)를 통합하려는 사유로, 그의 곤도 중심적 산업론의 입장을 잘 드러낸다. 사상사적 관점에서 일수의 곤도 중심적 산업론은 실학의 입장에서 성리학적 도학과의 통합을 도모하고, 이용후생 의 실학에 그 철학적 기반을 부여하는 의의를 지닌다고 하겠다.

주제어 : 역학,  실학,  건곤,  음양론,  이원구, 인륜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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