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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의 서술은 단순한 기록의 작업이 아니다. 역사 속에서 교육을 영위한 사 람들의 역사적 실존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그 이상으로 이해하고 해석함으로써 더욱 발전적인 역사적 모습을 살피는 작업이라 하겠다. 따라서 건조한 교육이론 이나 제도적 교육활동 뿐만이 아니라 당대 사람들의 삶의 지혜 속에서 묻어나는 교육적 가치와 의미를 고찰해야 한다. 역사 속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교육에 대한 소신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육사 기술을 위해서는 특수성을 통해 보편타당한 원리를 발견하고 또한 보편성 속에서 특수성을 탐색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한 과정에서야말로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연결 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교육사상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한 탐구는 변방 민중의 삶과 이주민들의 삶에 대한 심층적 고찰을 통해 나름의 내재적 발전법칙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개 교육사상의 경우 역사 속의 한 시기를 이끌었던 위대한 인물이나 중앙적이 고 지배계층 특유의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이 압도적이라 하겠다. 기존 역사인식의 한계성으로 말미암아 변방에서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면서 내부적으로 형성되 는 의식이나 교육적 역동성은 흔히 간과되거나 무시되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일변도의 교육사 및 교육사상에 대한 인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의 주제인 북간도 지역의 민족교육사 및 민족교육사상은 변방 조선인 들의 이주지역이라는 북간도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변방민중들이 출신 지역의 민중에서 이주민으로 변모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의식이 어떻게 변 화되어 가는지 그들의 변화에 능동적인 반응을 해 준 계층은 어떤 사람들인지 등을 살피는 것을 우선으로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간도 이주 조선인들이 함경도에서의 삶, 이주와 정착 및 이 민족과의 갈등과 모순을 겪는 역사적 과정 속에서 서서히 교육적 주체로 변모되 어 가는 과정을 살폈다. 또한 교육적 의식과 민족의식이 생겨남으로써 교육에 대 한 필요성을 인지하는 당대 이주민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관계들을 통해

이주 조선인들의 자주적인 교육적 노력을 확인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이주민들 의 삶 속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된 ‘우리의식’, ‘자기의식’으로 표방되는 사회적 힘 을 통해 공동체의식, 집단의식이 생성될 수 있었다. 그러한 의식들로부터 민족의 식이 자각되기 시작함으로써 사회공동체 및 후대들을 향한 교육적 의식을 가지 게 되었던 것이다.

아울러 전근대 상황에서의 민족의식의 생성과 전파가 1905년 이후 북간도에 유입되는 민족주의 교육사상을 비롯한 다양한 사상들과 융합되면서 북간도 민족 교육사상으로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민족교육사상의 전개과정 에 대해 사립학교들의 유형과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분석해보았다. 그러한 교육사 상이 북간도에서 진행된 독립운동, 민족해방운동에 미친 영향과 중국이라는 이국 에서 살면서 민족의 정체성의 형성과 유지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북간도는 여진족이 발족한 지역이다. 여진족의 민족적 특성상 농사를 하지 않 았다는 이유와 근세이후 청정부의 봉금령 영향으로 개간되지 않은 황무지가 대 부분이었으며 무인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었다. 이러한 북간도로의 함경 도 변방 사람들의 영주(永住)를 위한 이주는 1860년대 이후 시작되었다. 대규모 의 집단이주는 단순한 사람의 이주인 것이 아니라 함경도 변방의 고유의 농경문 화를 바탕으로 하는 오랜 정신문화를 함께 이주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로 써 두 지역은 결국 문화적 전승관계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과 아울러 북간도에 이주하게 된 함경북 도 사람들의 정신문화적 특징과 근원을 살피면서 북간도에서의 민족교육사상의 형성과정을 고찰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간도 조선인 근대교육사의 출발을 독립운동가들의 북간도 망명으로부 터 보고 있던 기존의 관점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기본적으로 북간도 이주 조선인 들의 성격에 대해 재분석하였다. 따라서 이주민 사회에서 제시되는 민족, 민족교 육, 민족교육사상에 대한 개념정의와 함께 그것이 보편적으로 어떻게 접근되고 있으며 북간도의 그것과 어떻게 구별되는지 그 이론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주 지역 북간도에 있어서 민족이라는 것은 지극히 근대적이고 또한 일제에 대 한 저항적 의식에서 배태된 한반도 내의 민족의식의 생성과정과는 구별적이었다.

그것은 일제라는 근대적인 외세에 대항하기에 앞서 이주와 함께 이주국 및 이주

국가의 주류민족인 만족, 한족들과 부딪쳐야 했던 것이다. 그러한 접촉과정에서 생성된 민족의식은 외래적이고 근대적인 것이 아니라 내부적이고 근대지향적인 것이었다.

아래로부터 내부로부터 생성된 민족의식과 교육의식은 생계 이상의 이상사회 를 구현하고자 했던 유지계층의 발견과 인도를 통해 발전하게 되었다. 유지들의 중재적 역할로 반외세적 민족주의 및 애국주의의 사상들이 북간도 이주와 정착 이 가능했던 것이다. 내부로부터 생성되는 의식과 외부로부터 주입되는 의식이 맞물릴 때 폭발적인 에너지가 분출된다는 것이 역동성의 논리라 할 수 있다. 당 대 북간도라는 이주 공간에서 민족교육 및 민족교육사상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 었던 데는 이로부터 연유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역동성에는 대개 계층 간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클 우려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북간도에서 이러 한 상하의 괴리를 극복해 주는 역할을 바로 관북유지 및 유림을 중심으로 하는 지식인 계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 이주와 함께 이루어지는 유지들의 교육사상적 중재 역할은 두 측면에서 표현되었다.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면서 북간도 교육사상에 영향을 미 친 명동촌 및 명동학교와 같은 사례가 그 하나였다. 그런가하면 또 시대적 변화 와 외세의 강제적 침입에 대해 전통을 통해 수호함으로써 체제보위적 사상으로 써 북간도 교육사상에 합류되는 의병계열과 같은 사례도 있었다.

결국 그 어떠한 사례이든 자생적 교육력을 체계화하여 북간도 교육사상의 민 족성을 강화시키고자 했다. 그것은 당대 민족의 최대 과제였던 민족광복을 실현 하고자 하는 목적지향으로 민족교육사상에 합류되었던 것이다.

셋째, 한반도 근대적 사상들의 합류는 북간도 교육사상을 민족교육사상으로 승 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전통사상의 계승과 함께 근대사상, 이를테면 애 국계몽사상 및 개화사상 등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교육운동은 전례 없는 열기를 띠었다. 이러한 사상적 배경에는 외래사상인 기독교사상의 영향을 수용함으로써 근대 지향적인 교육사상으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한반도의 경우 외세의 침입이라 는 함수와 맞물리면서 이러한 근대사상은 근대지향적인 측면보다 오히려 민족지 향적인 측면이 더욱 강해지게 되었다. 이는 교육에 있어서 민족성을 강하게 강조 함으로써 외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교육구국운동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교육구국운동의 북간도 진출은 북간도 자생적 민족교육사상을 근대지 향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결국 북간도의 자생적 민족교육의식과 근 대라는 두 함수의 결합이 북간도 한민족교육사상을 형성시켰다. 그러한 결과 수 많은 한민족 사립학교의 설립운동과 다양한 사회교육운동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민족교육사상은 바로 이러한 사립학교들을 통해 전승 발양되었으며 북간도 이주 조선인의 민족성은 이로써 크게 고조되어 민족광복운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독립운동가들의 애국계몽운동 및 외래사상의 영향은 북간도 교 육적 자생역량의 근대화를 촉진시킨 촉매의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겠다. 북간도 민중의 근대 교육에 대한 수용성과 전통에 대한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계승 등 움직임이 정치운동가들의 민족사상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넷째, 민족종교사상으로 대별되는 동학계열의 사상과 대종교계열의 사상 역시 북간도 이주를 계기로 북간도 민족교육사상에 합류되었다. 이러한 사상은 이미 국내에서 외세와 봉건적인 압박에 저항하는 민중을 기반으로 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민중을 바탕으로 민족의 광복에 달성하고자 하는 것 으로 민주와 자유를 지향하는 사상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사상의 민족 교육사상에로의 합류는 민족교육사상의 민족성을 더욱 민중기반으로 하게 만들

넷째, 민족종교사상으로 대별되는 동학계열의 사상과 대종교계열의 사상 역시 북간도 이주를 계기로 북간도 민족교육사상에 합류되었다. 이러한 사상은 이미 국내에서 외세와 봉건적인 압박에 저항하는 민중을 기반으로 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민중을 바탕으로 민족의 광복에 달성하고자 하는 것 으로 민주와 자유를 지향하는 사상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사상의 민족 교육사상에로의 합류는 민족교육사상의 민족성을 더욱 민중기반으로 하게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