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 농촌에서 가정생산책임제의 추진과 도 시에서 경제개혁이 추진되면서 ʻʻ단위보장제ʼʼ를 지탱하고 있던 사회 보장제도의 기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시장경제체제가 확 립되고 사회구조가 분화됨에 따라, 사회화된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요구가 더욱 절실해졌다. 그리하여 1980년 중반부터 중국 사회보장 제도가 전면적인 개혁시기에 접어든다.
이렇듯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 사회전반에 새로운 변화가 생 기면서 단위에 대한 국민의 의존성이 점차 약화되었다. 그 주요 변 화는 이전에는 단위가 사회보장의 책임을 도맡아 처리했던 ʻʻ단위보 장제ʼʼ에서 벗어나 여러 사회주체(정부, 기업, 개인, 시장과 사회단체 등)이 공동으로 사회보장의 책임을 분담하는 ʻʻ사회보장제ʼʼ로 전환되 었다는 점이다. ʻʻ단위보장제ʼʼ에서 주민은 단위를 통해 사회보장을
[그림 1-1-2] 단위보장제에서 사회보장제로의 전환
제공받은 반면, 단위에 소속되지 못한 주민은 국가 보조와 가족 보 장을 통해 기본생활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ʻʻ사회보장제ʼʼ에서 갈수록 단위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주 민은 더 이상 국가나 단위만을 의지하지 않고 가정, 시장과 지역사 회 등 더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기본생활의 보장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그림 1-1-2] 참고). 예를 들면, 경제체제 개혁으로 인해 점차 국가-단위(혹은 집체)-개인의 이해관계가 첨예화되면서 단위(혹은 집체)과 개인의 기여금을 바탕으로 한 사회보장제도가 새롭게 실시 되고 있다. 한마디로, 개혁개방 이전의 전통적인 ʻʻ단위보장제ʼʼ에서 는 ʻʻ국가-단위-개인ʼʼ 간의 수직적 관계가 분명했지만, 개혁개방 이후 전통적인 ʻʻ단위보장제ʼʼ가 점차 약화되면서 ʻʻ국가-단위-개인-시장-지 역사회-가정ʼʼ 간의 관계가 점차 다원화되는 추세이다.
중국 사회보장제도가 ʻʻ단위보장제ʼʼ에서 ʻʻ사회보장제ʼʼ로 전환되었 는데, 이는 특수한 시대적 배경 하에서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은 결 과이다. 첫째는 내부적인 요소인데, ʻʻ단위보장제ʼʼ는 자체적으로 내
재적 모순을 안고 있었다. ʻʻ단위보장제ʼʼ는 폐쇄적으로 운영되었던 탓에 단위가 재원을 조성하는데 큰 부담을 안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일부 오랜된 국유기업은 개혁개방 이전의 과중한 부담으로 인해 경 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둘째, 경제개혁으로 인한 새로운 변화 는 ʻʻ단위보장제ʼʼ를 받들고 있던 경제· 사회구조의 기반을 흔들었다.
1980년대 초반 농촌에서 토지개혁에 따른 가정생산책임제가 실시됨 에 따라, 농촌 사회보장(예를 들면, 오보제도와 합작의료제도 등)을 지탱하던 집체경제의 기반이 상실되었을 뿐만 아니라, 도시 경제개 혁이 점차 진행되면서 중국은 계획경제에서 벗어나 시장이 작동하 는 경제를 도입하면서 경제· 사회구조가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경 제주체의 다원화, 노동력의 시장화, 소득 격차의 확대 및 이로 인한 사회계층의 분화와 단위와 정부간, 개인과 정부 및 단위 간 다양한 이해관계의 첨예화로 인해 개혁개방 이전에 실시된 ʻʻ단위보장제ʼʼ의 기반이 흔들렸다.
개혁개방 이후, 단위의 사회복지 기능은 끊임없이 약화되었는데, 그 주요 원인은 전통적인 단위체제와 시장경제 간에 명백한 상충뿐 아니라, 단위구조 자체에도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정치와 기 업의 분할과 시장시스템에 따라 단위의 역할이 바뀌었다. 구체적으 로 국가와 기업이 서로 분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장시스템의 도입 에 따라 단위가 사회를 위해 담당했던 역할이 변했다. 특히, 경제개 혁 이후 단위가 시장경제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기 위해 생 산과 사회복지를 동시에 책임지는 이중부담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단위는 점차 생산에만 전담했고, 사회복지와 복지관련 서비스는 점 차 국가와 기타 사회조직이 분담했다. 그리하여, 빈곤 근로자에 대 한 관련해서 단위의 사회보장 책임이 점차 줄어드는 동시에, 단위에
대한 국가의 책임도 점차 줄어들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로의 이행에 따른 경제체제 개혁이 가속화됨에 따라, 사회보장(특히 양로보험제도)16)에 대한 개혁이 심화되었다.
1980년대 초반 농촌에서 가정책임제 실시 이후, 도시 또한 경제체제 (특히, 국유기업) 개혁을 실시하였고, 정부와 기업의 분리, 기업의 경영자주권 확대, 기업의 시장경쟁 참여, 기업경영에 대한 책임 등 여러 환경의 변화로 인해 개혁개방 이전의 양로보험제도는 새로운 사회· 경제구조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계획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은 사회화된 양로보험제도가 요구되는 사회 적 배경을 형성했다.
한편, 농촌에서는 이농현상과 인구고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기존 가정과 토지 위주의 사회보장 기능이 점차 약화되기 시작되었 다. 1980년대 초기에 농촌에서 가정생산책임제(家庭承包制)가 실시 되면서, 인민공사제도가 해체되었고 본래의 농촌 사회보장제도를 뒷받침했던 집체경제마저 그 기능을 점차 상실했다. 국가계획생육 정책 실시 후 가정의 평균 인구가 감소하면서 가정보장의 기능이 약화되었으며, 농촌도 양로보험방식으로 농촌 주민의 노후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중국 정부는 점차 농촌 양로 보험제도에 관심을 보였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신형 양로보험제 도를 수립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사회보장제도가 전면적인 개혁에 들어가 면서 신형 사회보장제도가 신속하게 수립되기 시작했다. 도시 주민 최저생활보장제도가 1993년 최초로 상하이시에서 시범사업으로 실 시되었다가 점차 다른 도시로 확대· 적용되었으며, 2007년 모든 농
16) 우리나라의 연금보험에 해당한다.
촌 주민에게도 적용됨으로써 사실상 전국민에게 적용되는 제도로 거듭나게 되었다. 아울러 사회보험제도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 었는데, 1995년 사회통합기금과 개인계좌가 서로 결합된 형태의 신 형 양로보험제도와 신형 의료보험제도가 실시되었다. 특히 2010년 에 접어들면서 도· 농 최저생활보장제도가 전국민에게 적용되었고, 도시 직원 의료보험, 도시 주민 의료보험, 신형 농촌합작의료 등 3 대 의료보험 가입자 수가 각각 2억 4000만 명, 2억 명, 8억 4000만 명에 이르러 전체 인구의 94.7%를 차지했다.
중국 사회보장제도는 ʻʻ단위보장제ʼʼ에서 벗어나 현대화의 요구에 따라 점차 ʻʻ사회보장제ʼʼ로 전환되었다. 물론, 개혁개방 이후에도 이 원화된 구조가 잔존하여 도시와 농촌의 사회보장제도 간에 기본적 으로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가령, 농촌의 양로보험제도가 시기적 으로 늦게 수립· 실시된 점 이외에도, 도시의 양로보험제도는 농촌 의 양로보험제도에 비해 그 적용범위, 급여수준, 재원 등에서 훨씬 양호한 상태이다.
이러한 도시와 농촌 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ʻʻ단위보장제ʼʼ에서 ʻʻ사회보장제ʼʼ로의 전환은 중국 사회보장제도의 발전과정에 있어 중 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전환은 제도 전환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과거 사회주의 하에서 도시 주민을 위주로 실시된 단위보장제에서 벗어나 전국민을 위해 사회보장의 책임을 공동으로 분담하는 사회 화된 사회보장제도로 전환되는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제4절❘
결론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 사회보장제도는 계획경제체제와 서로 부합 하는 제도이자 전형적으로 단위보장의 색채가 강한 사회보장제도였 다. 반면,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 사회보장제도는 ʻʻ단위보장제ʼʼ에서 벗어나 점차 ʻʻ사회보장제ʼʼ로 개선· 발전했다. 최근 중국 사회보장제 도가 우선적으로 도시에서 실시된 후 시범사업을 통해 점차 농촌으 로 확대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내용면에서도 과거 일방적으로 단위의 책임에서 벗어나 국가, 기업, 개인, 지역사회 등 다양한 사회 주체들이 공동으로 분담하는 사회화된 ʻʻ사회보장제ʼʼ로 전환되는 양 상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2010년 10월 28일에 통과된 ｢중화인민 공화국 사회보험법｣에서 그대로 반영되었다. ｢중화인민공화국 사회 보험법｣의 제정은 기본적으로 중국 사회보장제도의 기틀을 확고히 하는 시점이자, 신형 사회보험제도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를 가진다. 이렇듯, 개혁개방 이 전의 도시와 농촌이 이원화된 상황에서 고착된 ʻʻ단위보장제ʼʼ에서 도 시와 농촌을 모두 아우르는 사회화된 ʻʻ사회보장제ʼʼ로의 전환은 중국 사회보험제도의 발전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