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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식전달체계의 재설정

한참 데스킹을 마치고 올라오는 기사들을 확인하고 있어야 할 금요일 오후 4시. 이태우 편집국장은 국장석에 앉아 마우스를 잡고 모니터 화면 을 보며 고심하고 있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김혜연 기자도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국장은 SNS에 직접 뉴스 콘텐츠를 올려보는 실습 교육을 받는 중이었다. 교수자는 2013년에 입사한 5년 차 김혜연 기자.

SNS에 서투른 이 국장에게 김 기자는 수십 번 고개를 저었다.

정론일보의 데스크진 뉴콘텐츠 교육의 실습에서는 근속 연수가 20년 이 넘은 부장, 에디터 등 데스크진이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기사 쓰는

법’을 새로 배우는 교육이 진행됐다. 지면에 실리는 기사가 아니라, 모바 일, PC 등 웹으로 쓰는 기사, 제목 달기, 새로운 포맷으로 기사 쓰는 법 을 배우는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 중 모바일 및 뉴콘텐츠 교육은 2-3명 이 조를 짜서 한 주씩 진행되었다. 모바일팀에서는 하루의 업무 일과를 따라가며 직접 업무를 해보는 방식으로 교육을 받는다. 일반 지면용으로 올라온 기사를 모바일 플랫폼에 적합한 기사 제목으로 수정하고, 텍스트 만 보내온 기사에 사진이나 영상 등 시각자료를 추가하며, 온라인에 직 접 기사 링크를 걸고 지면기사보다 먼저 출고하는 등의 실무와 함께, 직 접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작성하는 일까지 실습하게 된다. 뉴콘텐츠팀 교육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등 소셜미디어 매체의 특성에 따라 기사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경험하고, 카드뉴스 등 간단한 형태의 뉴콘텐 츠를 직접 만들어보는 등의 실습을 진행한다. 각 실습의 교수자는 대부 분 10년 차가 안되는 젊은 기자들이다.

편집국장도 예외일 수 없었다. 편집국장이 참여하는 실습교육은 몇 차례 무산되었다가 이번에 겨우 성사되었다. 보편적으로 큰 기사가 많지 않은 금요일 하루를 업무에서 빠지고 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 았으나 자꾸 금요일에 큰 사건들이 터지면서 여러 차례 순연되었기 때문 이다. 이 국장이 수습기자 교육 이후 25년 간의 기자생활 동안 현업에서 빠지고 하루 종일 교육을 받은 날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먼저 정론일보 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접속하여 직접 카드뉴스를 만들어 올려보기로 했 다. 김 기자는 이번 실습이 신문지면에 수록된 사진 밑에 쓰는 ‘사진설 명’과는 달리 페이스북이라는 매체에 맞는 “코멘트를 잘 뽑는” 것이 핵 심이라고 이 국장에게 설명했다.

김혜연 기자: 이게 약간 (지면과) 다른 게요. 지면에는 전체적으로 (봐서) 여기에는 상보41)가 있으니까 밑에는 박스(기 사)로 설명을 하고... (그런데 SNS에서는) 이런 게 안 되고. 이 기사 하나만 읽는 독자를 생각을 하고 코멘

트를 써야 하거든요.

이태우 국장: (코멘트를 적어보다가 김 기자를 힐끗 보며) 이건 좀 재미가... (없지?)

김혜연 기자: 아, 아니요. (웃음) 아주 재밌게 쓰지는 않으셔도 돼 요.

(이태우 국장이 코멘트 작성 후)

김혜연 기자: (코멘트를 작게 읽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으음. 어 이거 괜찮은데요? 이거 멘트 되게 좋아요.

김 기자의 칭찬에 이 국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김 기자는 이 국장이 적은 코멘트에 줄바꿈을 위해 엔터를 치며, “이렇게 하면 행 갈이가 되 어서 모바일에서 잘 보일 수 있”다고 다시 한번 설명했다. 김 기자는 실 습을 하면서 신문 지면과 SNS의 차이점과 특성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이 야기를 했다. 예를 들어, 지면에서 크게 쓴 기사와 단신으로 쓴 기사를 비교했을 때, SNS에서 독자 관심도는 지면 기사의 길이와는 전혀 비례 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기사에 따라 붙는 코멘트에 따라 기사에 관심을 갖는 독자의 연령대도 달라지기 때문에 타깃 독자층을 고려하여 코멘트 를 작성해야 한다. 온라인 매체별로 독자들의 기사 도달률42)이 변화하고 매체별 정책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에 따라 전략도 수시로 재고해야 한다 는 것이다. 편집국장에게 굳이 온라인에 기사를 올려보는 실습 교육을 하는 목적은 국장이 SNS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아니다.

(국장이 SNS) 작업을 하시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제목을 달고 어떻게 보면 다음부터 국장은 평생 (SNS를) 안 쓰실 수도 있고 안 쓰셔도 상관이 없어요. 어차피 이런 건 저희가 하면 되니까. 근 데 이제, 기사를 어떻게 야마(주제)를 잡고, 어떻게 하면 SNS를 (살릴 수 있을지) 평소에도 이걸 좀 머릿속에 가지고 계시면. 사실 이게 지면을 만들 때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김혜연 기자)

42) 기사가 얼마나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지 측정하는 기법 중 하나이다.

2018년 상반기 내내 실습이 진행되면서 편집국 한 중간에 있는 원탁 테이블에서는 서른 전후의 후배기자들이 중년 이상의 지긋한 선배들을 모아놓고 ‘가르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박인홍 기자는 편집국이 한참 분주한 월요일 오후 2시경 원탁 테이블로 이정환 경제부장, 김선우 사회부장 등 데스크진을 불러 모았다. 6년 차 박 기자는 데스크진을 대 상으로 하는 본격적인 온라인 교육에 앞서 온라인 이해의 기본이 되는 여러 개념을 설명하는 교육을 맡았다. 온라인에 대한 개념적 이해가 거 의 없는 데스크진에게 각 언론사들의 온라인 현황을 알 수 있는 통계자 료를 통해 기본 개념을 교육하는 것이다. 유니크 비지터(Unique Visitor/UV), 페이지뷰(Page View/PV) 등의 개념을 축으로 각 언론사 홈페이지에 얼마나 많은 인터넷 사용자가 어떤 경로를 이용하여 방문하 고 체류하는지, 한 페이지만 보고 창을 닫는지, 최근 추이가 어떠한지를 통계를 통해 설명한다.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온라인 기사가 실제로 어 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데스크진이 그 영향력을 체감하도 록 하는 것이다. 교육에 참여한 데스크진은 아는 지식 범위 내에서 열심 히 질문하며 개념을 익히고, 또 정론일보의 온라인 구독 현황을 파악하 는 모습이었다.

박인홍 기자: (...) ‘도달률’이 전체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한 사람을 100명으로 봤을 때 네이버 들어온 사람이 육십몇 명이 다, 뭐 이거거든요. 다음은 30, 40% 이 정도 되고, 언 론사 중에 많은 게, 보시는 게 약간 차이가 있는데 보 통 ○○이나 XX이나 △△이 도달률이 5-7% 정도 되 고요. 우리가 한 *%43) 정도 돼요. 통계적으로 1% 미 만은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 근데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릴 것은 그럼 ‘우리가 *% 밖에 영향이 없느 냐?’라고 보시면 안 될 게, 우리는 동시에 우리 홈페이

지도 나가고 네이버에도 나가잖아요.

김선우 부장: 그렇지, 그렇지.

박인홍 기자: 네이버에서 팔리는 거는 네이버 카운트로 되는 거니 까. 그렇게는 볼 수는 없는데. 홈페이지 경쟁력으로만 보면 그렇다는 거죠.

이정환 부장: 맞네.

오후 3시에 바로 이어진 교육은 모바일팀 안재경 기자의 ‘온라인 제 목달기’ 프로그램이었다. 안 기자는 12년 차 편집기자로 지면 편집을 담 당하다가 지금은 모바일팀 편집 업무를 하고 있다. 같은 기사를 소스로 하더라도 지면과 모바일에서 붙이는 제목 스타일은 매우 다르다. 지면 기사 제목은 보통 편집기자가 달고 편집데스크를 거친다. 각 부서의 데 스크를 비롯한 취재기자들은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의 역할을 한다. 그러 나 온라인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빠르게 기사를 출고하는 속 보성이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기사는 시간적 효율을 위하여 직접 기자들이나 데스크가 제목을 붙인다.

온라인에서는 제목에 따라 기사 클릭 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적절한 제목을 붙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온라인 제목은 기자들이 익 숙한 지면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재경 기자가 따로 시 간을 내어 교육하는 것이다. 지면용의 제목과 온라인의 제목이 어떤 면 에서 다른지 내용, 형태, 길이, 이미지 유무의 차이 등을 확인하고, 어떤 제목이 온라인이나 모바일 독자의 관심을 끄는데 적절한지 플랫폼 별로 함께 비교해보며 제목을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안 기자가 말하는 온라인 제목 짓기 팁은 먼저, ‘짧게 핵심만’ 다는 것이다.

제목이 길면 포털 화면에 상당부분이 잘려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핵심을 전달하지 못하게 되고 가독성이 떨어져 독자들이 클릭하지 않게 된다.

안재경 기자: 지면하고 마찬가지로 짧게, 핵심이 들어가 있으면 좋 구요. 늘어지면 일단은 (독자들이) 읽지 않으니까. 지금 온라인으로 넘어오는 것(기사)들을 보면 긴 게 많아요.

근데 포털에 (기사가) 돌아다닐 때는 상관이 없는데, 어디 (메인화면 등에 기사가) 걸렸다고 하면, ‘땡땡 땡’44)이 되는 거예요.

(중략)

김선우 부장: 최대한 짧게 하자는 거예요. 예컨대, ‘MB소환’ 이거 랑 ‘MB 검찰소환’ 이거랑 두 글자가 더 들어가니까...

안재경 기자: (...) (포털에) 본인이 단 것(제목)이 그대로 나갔는데, 땡땡땡 이런 식으로 달리는 것보다는 이왕이면 본인이 맞춰줘서, 편집자나 부장이 만지든 안 만지든 그걸 고 려해서 달면 제일 좋겠죠.

다음 팁들은 보다 실제적이다. 어플리케이션 화면에 맞도록 21자가 넘어가지 않게 붙여야 한다거나, 기호, 구두점, 괄호 같은 약물(約物)을 활용하는 방법,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낚시성’ 제목 짓기 등의 방 법이 있다. 예를 들어 순위 랭크에 대한 기사면 독자가 궁금하도록, “2등 은 ○○인데, 1등은?” 하는 식으로 제목을 달아서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 다. 제목만 보고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게 되면 기사 본문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안 기자가 강조하는 것은 온라인은 지면과 매우 다 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독자 입장에서 포털 기사를 볼 때를 생각해 제목 을 달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데스크들이 이러한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직접 카드뉴스를 만들거나, 코멘트를 달고, 항상 제목을 달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왜 제목을 신중하게 달아야 하는지, 독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기사를 클릭할 것인지, 어떻게 써야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에서도 잘 읽히는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는 모습이 교육 시간마다 드러났다. 2016년에 입사해 이제 3년 차인 김성우 기자도 모바일팀에서 데스크진을 교육하면 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